10분 안에 끝내는 중국 군벌

중국 군벌의 발흥과 북양 군벌 시대: 아편전쟁부터 국민당 북벌까지 상세 해설

중국 군벌은 20세기 초 청나라 멸망 이후, 군사력을 기반으로 중국 대륙을 분할 통치했던 세력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군벌의 씨앗은 이미 19세기 후반 청나라의 쇠퇴기에 뿌려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일제강점기가 1910년부터 시작되었지만, 그 이전부터 국권 침탈 과정이 있었던 것과 유사합니다. 따라서 중국 군벌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19세기 후반 청나라의 역사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군벌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군대의 상층부가 군사력을 배경으로 정부에 대해 상대적인 독자성을 가지고 강력한 정치 권력을 장악한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정부에 대한 상대적 독자성' 즉, 정부의 통제를 벗어난다는 점입니다. 군벌의 형태는 서양 봉건 사회의 영주, 한국의 고려시대 무신, 바이킹과 같은 해양 세력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군벌은 군대의 수장이 병력을 기반으로 지방을 할거하며 영주처럼 권력을 행사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위안스카이, 장쭤린, 돤치루이 등이 있습니다.

중국 군벌 시대는 1912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멸망한 후, 군사력을 기반으로 전국 또는 지방 일부를 점거하며 권력을 행사한 중국의 고급 군인들의 시대입니다. 군벌은 크게 북부 군벌, 남부 군벌, 그리고 국민당과 공산당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중국의 대표적인 군벌이라 할 수 있는 북양 군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아편전쟁과 양무운동: 군벌의 맹아

중국 군벌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는 19세기 후반 청나라가 서구 열강에 의해 잠식되어 가는 과정, 특히 아편전쟁을 주목해야 합니다. 19세기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단연 두 차례의 아편전쟁입니다. 1차 아편전쟁(1840년~1842년)과 2차 아편전쟁(1856년~1860년)을 거치면서 청나라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1차 아편전쟁의 결과, 난징 조약이 체결되면서 광저우, 샤먼, 푸저우, 닝보, 상하이 등 5개 항구가 개항됩니다. 개항은 곧 이 항구들이 영국에게 점령당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이 5개 항구는 모두 중국 남부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영국은 남쪽 항구들을 점령하며 중국을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중국은 워낙 넓었기 때문에 기대만큼의 무역 이익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에 영국은 북쪽 항구까지 점령하기 위해 애로호 사건을 빌미로 2차 아편전쟁을 일으킵니다.

2차 아편전쟁의 결과, 톈진 조약과 베이징 조약이 체결되면서 톈진 항이 개항되고 베이징에 외국 공사관 주재가 허용됩니다. 이로써 중국 동부 해안 대부분이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의 손에 넘어가게 됩니다. 청나라가 서구 열강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 중국 내부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납니다.

남쪽에서는 난징을 중심으로 태평천국 운동이 일어나 청나라에 반기를 들고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합니다. 한편 북쪽에서는 서양 군대의 강력함을 깨닫고 서양 무기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양무운동이 시작됩니다. 이 양무운동은 군벌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중요한 배경이 됩니다.

양무운동은 2차 아편전쟁 이후 1861년부터 청일전쟁에서 패배하는 1894년까지, 청나라 말기에 관료 주도로 추진된 군사 중심의 근대화 운동입니다. 양무운동을 주도한 인물은 신유정변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 서태후의 측근 공친왕 혁흔입니다. 공친왕 혁흔은 함풍제의 이복 동생으로,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구 열강 역시 혁흔의 집권을 환영하며 기술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양무운동의 핵심 슬로건은 '중체서용(中體西用)' 즉, 중국 전통 사상을 근본으로 하고 서양 과학 기술을 응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베이징에 외국어 학교를 설립하고 유학생을 파견하는 등 서양 기술 도입에 힘썼습니다. 특히 군사력 강화에 집중하여 강남기기국, 진장기기국과 같은 군수 공장을 건설하고 북양함대, 남양함대, 복건함대 등 근대 해군을 창설했습니다. 특히 북양함대는 이홍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당시 동아시아 최강의 해군력으로 성장했습니다. 해군력 강화를 위해 북양 해군사관학교 등 해군 관련 교육 기관도 설립되었습니다.

하지만 양무운동은 '중체서용'이라는 한계 속에서 군벌을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당시 군인들은 유교적 가치관, 특히 충(忠) 사상만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는 황제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임명한 사령관에게 절대 복종하는 군대를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유교적 인의와 충효 사상을 바탕으로 사병화된 군대는 곧 군벌의 토대가 된 것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군벌 형성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신해혁명 이후 청나라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각 성의 군인들은 자체적으로 세금을 징수하고 군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심지어 통행세를 징수하거나 민간 재산을 약탈하여 군대를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군대는 사령관의 사병 집단으로 변질되었고, 군벌은 독자적인 세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북양 군벌의 위안스카이는 이러한 군벌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군벌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쑨원은 국민당을 조직하고 북벌을 추진했으며, 천두슈와 리다자오 등은 공산당을 창당하여 군벌에 대항했습니다. 1912년부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전까지 중국 역사는 군벌, 국민당, 공산당 세 세력이 각축전을 벌이는 시대였습니다. 특히 북양 군벌 내부에서도 안휘파, 직예파, 봉천파 등으로 분열되어 혼란이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마치 춘추전국시대나 오호십육국시대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양 군벌 시대: 분열과 갈등의 심화

중국을 대표하는 군벌은 단연 북양 군벌입니다. 북양 군벌은 청나라 말기부터 민국 초기에 걸쳐 등장한 근대식 군사 집단입니다. 이홍장의 북양군에서 출발하여 위안스카이를 거치면서 세력을 확장했고, 이후 분열되었지만 다른 군벌들을 압도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북양 군벌의 핵심은 위안스카이였습니다.

위안스카이는 하남성 명문가 출신으로, 과거 시험에 계속 낙방하자 군인의 길을 걷게 됩니다. 절강성 제독 오장경 휘하에 들어가 군인이 되었고,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군대를 이끌고 조선에 파견되어 반란을 진압하고 흥선대원군을 체포하는 공을 세우며 출세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약 10년간 조선에 머물며 조선 내정에 깊숙이 간여했습니다. 1894년 청일전쟁 직전 귀국하여 이홍장 사후 북양군의 실질적인 지휘관이 됩니다. 무술변법, 의화단 운동 등 격변기마다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여 권력을 키웠고, 1912년 신해혁명 이후 쑨원으로부터 임시대총통 자리를 양보받아 권력의 정점에 오릅니다. 이후 황제 자리에까지 오르지만 곧 몰락하고, 1916년 초대 중화민국 대총통으로 사망합니다.

위안스카이 사후, 북양 군벌은 급격히 분열됩니다. 안휘파, 직예파, 봉천파 세 개의 주요 파벌로 나뉘어 서로 패권을 다투기 시작합니다. 안휘파는 돤치루이를 중심으로 안휘성 지역을 기반으로 했고, 직예파는 펑궈장, 차오쿤, 우페이푸 등을 중심으로 직예성(현재의 허베이성)을 장악했습니다. 봉천파는 장쭤린과 그의 아들 장쉐량 부자가 이끌었으며, 봉천성(현재의 랴오닝성)을 중심으로 만주 지역을 지배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군벌 수장들이 북양군 장교 출신이었지만, 봉천파의 장쭤린은 마적단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장쭤린은 뛰어난 처세술로 위안스카이의 신임을 얻어 만주 지역을 장악하고 군벌로 성장했습니다.

위안스카이 사후, 가장 먼저 패권을 잡은 것은 안휘파의 돤치루이였습니다. 당시 부총통이었던 리위안훙이 제2대 대총통이 되었지만, 실권은 총리인 돤치루이에게 있었습니다. 돤치루이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놓고 리위안훙과 갈등(부원지쟁)을 겪었고, 승리하여 권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돤치루이는 제1차 세계대전에 연합군으로 참전하여 독일 조계지였던 칭다오를 회수하려 했습니다. 당시 일본 역시 칭다오를 포함한 산둥 반도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고 있었고, 돤치루이와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돤치루이는 일본의 지원을 받는 대신 중국 내 일본의 영향력 확대를 묵인했습니다.

하지만 1919년 파리 강화 회의에서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 산둥 반도의 독일 이권을 일본에 넘기는 것을 묵인하면서 상황이 반전됩니다. 이 비밀 협약 내용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5.4 운동이 발발하고, 친일 행보를 보였던 돤치루이는 민심을 잃고 몰락합니다. 이후 직예파와 봉천파 간의 패권 다툼, 즉 직봉 전쟁이 시작됩니다.

직봉 전쟁은 두 차례에 걸쳐 벌어졌습니다. 1차 직봉 전쟁에서는 직예파가 승리하며 봉천파의 장쭤린은 만주로 후퇴합니다. 그러나 2차 직봉 전쟁은 강소 군벌 치셰위안이 안휘파 군벌인 절강 군벌 루융샹을 공격하면서 발발합니다. 봉천파는 이를 틈타 관내 진출을 시도했고, 당시 대총통이었던 직예파의 차오쿤은 우페이푸를 토벌군 총사령관에 임명하여 봉천파에 맞서게 합니다. 또한 펑위샹을 3군 사령관에 임명하여 우페이푸를 지원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펑위샹은 차오쿤과 우페이푸의 권력 독점에 불만을 품고 있었고, 쑨원을 존경하며 국민당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장쭤린은 펑위샹의 이러한 속내를 간파하고 아들 장쉐량을 시켜 펑위샹을 매수하려 했습니다. 이 작전은 일부 성공하여 펑위샹은 1924년 쿠데타(북경 정변)를 일으켜 차오쿤을 체포하고 베이징을 장악합니다. 북경 정변으로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는 자금성에서 쫓겨나 일반 시민으로 전락합니다.

북경 정변 이후, 펑위샹은 국민군을 조직하여 장쭤린과 대립하지만 패배합니다. 장쭤린은 하북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고, 남쪽으로 세력을 확장합니다. 당시 중국 최남단 광동 지역에 기반을 둔 국민당에게 장쭤린의 남하는 큰 위협이었습니다. 이에 장제스의 국민당은 마침내 북벌을 결심합니다.

국민당의 북벌과 군벌 시대의 종언

국민당의 북벌은 1926년부터 1928년까지, 국민당이 공산당과의 협력하에 군벌을 타도하기 위해 벌인 군사 작전입니다. 쑨원은 군벌 타도를 위해서는 군사력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광저우에 황푸 군관학교를 설립하고 국민혁명군을 조직했습니다. 장제스는 쑨원 사후 국민혁명군을 이끌고 광동, 광서 지역을 통합하며 세력을 키웠습니다. 황푸 군관학교는 의열단 단장 김원봉 선생이 졸업한 학교로도 유명합니다.

국민당의 세력이 커지면서 북벌이 시작됩니다. 북벌의 주요 목표는 북양 군벌의 직예파와 봉천파였습니다. 1925년 북벌 직전, 장쭤린, 우페이푸, 쑨촙팡 등 주요 군벌들이 각 지역을 할거하고 있었고, 국민당은 광동-광서 지역에 위치했습니다. 북벌은 광저우에서 출발하여 세 갈래 길로 북상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루트는 창사를 거쳐 양쯔강 요충지 우한으로 향하는 길, 두 번째 루트는 강시를 따라 난창을 거쳐 난징으로 향하는 길, 마지막 루트는 동부 해안을 따라 북상하는 길이었습니다. 국민당은 북벌을 통해 양쯔강 유역과 상하이, 난징 등 주요 도시를 장악하고, 다른 군벌 세력을 포섭하여 국민혁명군에 합류시킬 계획이었습니다.

1926년 6월, 장제스는 국민혁명군 총사령관에 취임하고 7월 북벌 동원령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북벌이 시작됩니다. 북벌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결국 부패한 북양 군벌을 베이징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장제스와 장쭤린 군대 간의 전투가 1928년 3월 시작될 무렵, 일본군은 자국민 보호를 명목으로 산둥 반도에 군대를 파견합니다. 이는 중국 통일을 방해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일본군은 장쭤린에게 만주로 돌아갈 것을 종용했고, 장쭤린은 만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폭탄 테러로 사망합니다. 이는 일본 관동군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쭤린 사망 후, 염시산이 베이징에 입성하며 북벌은 완성됩니다. 장제스는 쑨원의 묘소 앞에서 북벌 완성을 선포합니다.

장쭤린의 아들 장쉐량은 국민당에 항복하고 동북 총사령관에 임명됩니다. 직예성은 허베이성으로 개칭되고, 베이징은 베이핑(북평)으로 이름이 바뀝니다. 북벌 이후, 장제스가 이끄는 난징 국민정부가 중국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하고, 수도는 난징으로 옮겨집니다.

오늘 설명드린 내용은 중국 군벌 역사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군벌 시대를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탐구가 필요합니다. 본 영상은 중국 군벌에 대한 입문 수준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자료 정도로 활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내용상 오류가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