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글로벌 먹튀, 과거에서 배우는 거래소 선택의 중요성
빗썸 글로벌 먹튀 사건: 과거를 통해 배우는 거래소 선택의 중요성
2021년 이후 코인 시장에 입문하신 분들은 잘 모르실 수 있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빗썸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거래소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왜 코인 커뮤니티에서 빗썸보다는 업비트를 더 추천하는지에 대한 이유도 이 사건 속에 담겨 있습니다. 오늘은 빗썸과 빗썸 글로벌에 얽힌 과거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보면서, 거래소 선택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얻어보겠습니다.
빗썸 글로벌의 탄생과 빗썸과의 관계
2018년 즈음, 빗썸은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해 빗썸 글로벌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빗썸 글로벌은 이름뿐만 아니라 로고 디자인까지 빗썸과 매우 유사하게 만들어졌는데요. 이는 빗썸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실제로 빗썸 글로벌의 지배 구조를 살펴보면, SG BK그룹이라는 싱가포르 법인이 소유하고 있었고, 빗썸 코리아의 지분 역시 김병건 회장이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즉, 김병건 회장은 빗썸 코리아와 빗썸 글로벌 모두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빗썸과 빗썸 글로벌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단순히 관계가 좋은 정도가 아니라, 서로의 계정으로 로그인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빗썸 아이디로 빗썸 글로벌에 로그인하거나, 빗썸 글로벌 아이디로 빗썸에 로그인하는 것이 자유로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산 연동 기능까지 제공되어 빗썸에 있는 비트코인을 빗썸 글로벌로 수수료 없이 즉시 이체하거나, 빗썸 글로벌의 이더리움을 빗썸으로 수수료 없이 빠르게 옮기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마치 하나의 거래소처럼 느껴질 정도로 매우 편리한 시스템이었는데요. 빗썸과 빗썸 글로벌은 이러한 편리한 기능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사용자들을 유치했습니다.
빗썸과 빗썸 글로벌의 차이점: 상장 코인
그렇다면 빗썸과 빗썸 글로벌은 완전히 동일한 거래소였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상장된 코인의 종류였습니다. 빗썸은 예전부터 소위 ‘자발트’라고 불리는, 인지도가 낮은 알트코인을 많이 상장시키는 경향이 있었는데요. 빗썸 글로벌은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했습니다. 빗썸 글로벌에는 빗썸에 상장되기 전에,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잡(스러운) 알트코인, 즉 ‘잡자발트’들이 주로 상장되었습니다.
과거 상장 브로커들은 빗썸과 빗썸 글로벌의 관계를 이용하여, 빗썸 글로벌에 먼저 코인을 상장시킨 후, 빗썸에 상장시키는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빗썸 글로벌이 빗썸의 자회사와 같은 관계였기 때문에, 빗썸 글로벌에 상장된 코인은 빗썸에도 상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빗썸 글로벌은 빗썸보다 상장 조건이 다소 느슨하고 상장 수수료도 저렴했기에, 잡자발트들이 먼저 상장되는 플랫폼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빗썸 글로벌은 일종의 ‘알트코인 인큐베이터’와 같은 역할을 수행했고, 빗썸은 빗썸 글로벌에서 어느 정도 인큐베이팅이 완료된 코인들을 빗썸에 상장시키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빗썸 거래소 코인, BXA 논란
빗썸 글로벌에는 다양한 잡자발트 코인들이 상장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논란이 되었던 코인이 바로 BXA라는 코인이었습니다. BXA는 빗썸 거래소에서 발행한 자체 거래소 코인이었습니다. 이는 바이낸스의 BNB 코인과 유사한 모델로, 빗썸도 거래소 코인을 발행하여 빗썸 생태계를 확장하고 수익을 창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빗썸은 BXA 코인 출시를 기념하여 대대적인 에어드랍 이벤트까지 진행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와 투자자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당시 국내외 거래소들이 자체 발행한 거래소 코인을 이용하여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FTX 거래소의 FTT 토큰, 후오비 거래소의 HT 토큰, 국내 거래소인 캐셔레스트의 CAP 코인 등이 논란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빗썸의 BXA 코인 발행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켰고,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BXA 코인은 국내 빗썸에는 상장되지 못하고, 빗썸 글로벌에만 상장되었습니다. 빗썸 글로벌은 빗썸의 김병건 회장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곳이었기에, BXA 코인 상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거래소 코인 자체에 대한 불신과 논란 속에서 BXA 코인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결국 가격이 99% 폭락하는 등 실패로 끝맺게 되었습니다. BXA 코인 논란은 빗썸 내부의 갈등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빗썸은 공동 대표 체제였는데, 한쪽 대표가 거래소 코인을 통해 이익을 취하려 하자 다른 대표가 반발하면서 법적 분쟁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빗썸의 손절과 빗썸 글로벌의 몰락
BXA 코인 논란 외에도 빗썸 글로벌에는 수많은 잡자발트 코인들이 상장되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소위 ‘설거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빗썸 거래소 자체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빗썸은 결국 빗썸 글로벌과 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합니다. 2022년 7월, 빗썸은 빗썸 글로벌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빗썸 글로벌에게 더 이상 ‘빗썸’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는 사실상 빗썸이 빗썸 글로벌을 손절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빗썸과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빗썸 글로벌은 비트글로벌(Bitglobal) 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빗썸이라는 강력한 ‘부모’를 잃은 비트글로벌은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웠습니다. 운영난에 시달리던 비트글로벌은 결국 2023년 10월 21일, 웹사이트를 폐쇄하고 먹튀를 감행했습니다. 이는 빗썸 글로벌 시절부터 서비스를 이용해 온 사용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비트글로벌 텔레그램 커뮤니티에서는 9월 13일까지는 사용자들의 문의가 있었지만, 9월 14일부터는 채팅방이 폐쇄되어 소통이 단절되었습니다. 그리고 10월 21일, 예고도 없이 웹사이트가 폐쇄된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입출금이 이미 두세 달 전부터 중단된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즉, 비트글로벌은 이미 오래전부터 먹튀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됩니다.
빗썸 글로벌 먹튀 사건의 교훈
비트글로벌 먹튀 사건은 빗썸에게도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비록 법적으로는 빗썸과 빗썸 글로벌이 분리되었고, 빗썸이 빗썸 글로벌을 손절했다고 하더라도, 빗썸 글로벌은 빗썸의 자회사로 시작되었고, 빗썸의 이름을 빌려 성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자식이 사고를 치면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속담처럼, 도의적인 책임에서 빗썸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법적인 책임은 빗썸에게 묻기 어렵기 때문에, 비트글로벌 사용자들은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빗썸 글로벌 먹튀 사건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거래소를 선택할 때는 신중해야 하며, 특히 자발트 코인 위주로 상장하는 거래소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대형 거래소의 자회사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믿어서는 안 됩니다. 빗썸 글로벌 사례에서 보듯이, 대형 거래소조차 자회사를 손절하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셋째, 거래소 코인에 대한 투자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BXA 코인처럼 거래소 코인은 거래소의 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락할 수 있으며, 심지어 휴지 조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빗썸 글로벌 먹튀 사건은 우리에게 거래소 선택의 중요성과 투자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례입니다. 과거 빗썸의 행적을 되돌아보며, 현재 거래소를 이용하고 있는 우리 스스로도 더욱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