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운명적인 사랑: 심장병 극복한 감동
마지막 봄날의 약속
서른 두 살의 민지는 대학병원 소아과 의사였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녀는 늘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봄날, 응급실에서 만난 환자의 아버지 준호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준호는 다섯 살 딸 수아를 홀로 키우는 싱글대디였다. 아내는 수아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수아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었고, 그날도 갑자기 악화된 증상 때문에 응급실을 찾았다.
민지는 수아를 돌보면서 자연스럽게 준호와 가까워졌다. 수아의 해맑은 웃음과 준호의 따뜻한 마음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준호 역시 민지의 헌신적인 모습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들의 사랑은 조심스럽게 피어났다. 퇴근 후의 짧은 산책, 주말의 소소한 데이트, 수아와 함께한 놀이공원 나들이... 평범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운명은 잔인했다. 어느 날 민지는 자신도 심장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의사로서 자신의 상태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었다. 수술을 해야 했지만, 성공 확률은 50%도 되지 않았다.
민지는 준호에게 이별을 고했다. "수아는 이미 어머니를 잃었잖아요. 또다시 그런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요." 준호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울먹였다. "도망가지 마세요. 우리가 함께 이겨낼 수 있어요."
수술 전날 밤, 민지는 수아에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수아야, 네가 있어서 행복했어. 언제나 건강하고 밝게 자라줘..."
봄날의 꽃들이 활짝 피어난 아침, 민지는 수술실로 향했다. 준호와 수아는 수술실 앞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수아는 작은 손으로 종이학을 접어 민지에게 건넸다. "민지 이모, 꼭 돌아와 주세요. 우리랑 같이 살아요."
수술은 12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기적처럼 성공했다.
회복실에서 눈을 뜬 민지를 맞이한 건 준호의 눈물 젖은 미소였다. 그의 품에 안긴 수아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민지 이모가 진짜 우리 엄마가 되는 거예요?"
창 밖으로 봄바람이 불어왔다. 이제 그들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