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편지

봄바람이 불던 어느 날, 나는 그녀의 마지막 편지를 받았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벚꽃 카페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벚꽃이 5년 전처럼 아름답네요. 기억하나요? 당신이 실수로 제 커피를 엎질렀던 그날을..."

주머니 속 낡은 편지를 꺼내 읽을 때마다, 그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허둥지둥 냅킨을 가져오며 사과하던 내 모습,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웃음 짓던 그녀.

"미안해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어서... 하지만 당신과 보낸 모든 순간이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에요. 그동안 행복했어요."

그녀는 3년 전 진단받은 병과 싸우다 결국 하늘나라로 떠났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다는 것을.

벚꽃이 피는 계절이면, 나는 그 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다. 떨어지는 꽃잎들이 그녀의 미소처럼 아름답다. 때로는 눈물이 흐르지만, 그 눈물 속에는 그녀와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담겨있다.

"여보, 나도 당신과 함께한 시간이 가장 행복했어요. 언젠가 다시 만날 때까지, 내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거예요."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를 걸으며, 나는 미소 짓는다. 우리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단지 잠시 멈춰있을 뿐. 그녀가 남긴 사랑은 봄바람처럼 내 곁을 맴돌며, 나를 위로한다.

이제는 알겠다. 진정한 사랑은 이별 후에도 마음속에 잔잔히 머무는 것이라는 걸. 그리고 그 사랑은 눈물로 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