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의 푸른 달

켄터키 시골 마을의 어느 여름밤, 하늘에 떠있는 보름달이 유난히도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제니퍼는 뒷마당 그네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빛이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었다.

"톰, 지금 어디에 있니?" 그녀는 달을 향해 속삭였다.

6개월 전, 톰은 대도시의 음악 프로듀서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이 작은 마을을 떠났다. 제니퍼와의 이별은 갑작스러웠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만난 날도 이렇게 달이 밝았다.

"곧 돌아올게. 성공하면 널 데리러 올 거야."

톰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약속은 희미해져만 갔다. 처음 몇 달간은 매일 전화가 왔지만, 점차 연락이 뜸해졌고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오는 문자메시지가 전부였다.

제니퍼는 매일 밤 이렇게 달을 보며 그를 그리워했다. 켄터키의 작은 마을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그녀의 일상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텅 비어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톰이 작곡한 노래였다. 제니퍼를 위해 썼다던 그 노래가 이제는 유명 가수의 목소리로 전국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라디오를 들으며 제니퍼는 미소 지었다. 그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눈물이 흘렀다. 성공을 위해 자신을 뒤로한 그의 선택이 이제야 현실로 다가왔다.

그날 밤도 푸른 달이 떴다. 제니퍼는 마침내 결심했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기로. 그녀도 이제 자신만의 꿈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뉴올리언스의 음악 학교에서 온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안녕, 톰." 그녀는 달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했다.

달은 여전히 푸르게 빛났지만, 이제 그 빛이 슬프지만은 않았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빛으로 느껴졌다. 제니퍼는 집 안으로 들어가 가방을 꾸리기 시작했다. 내일이면 그녀도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다.

켄터키의 푸른 달은 계속해서 빛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달빛은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는 빛이 아닌,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을 응원하는 빛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