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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문학비평가] 이상의 연작시 "오감도"에 대한 문학적·철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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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달은골목이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兒孩와그러케뿐이모혓소.(다른事情은업는것이차라리나앗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길은뚤닌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야도좃소.

- 오감도, 이상, 1934년 7월 24일자 조선중앙일보


1. 서론

이상의 "오감도"는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된 실험적 시 연작이다. 당대에는 독자들의 거부감으로 중단되었으나, 오늘날 한국문학사에서 획기적 작품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본고에서는 "오감도"의 주요 특징과 의미를 문학적·철학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2. 독특한 언어와 형식

"오감도"는 파격적 문체와 형식으로 주목받는다. 띄어쓰기가 거의 없고 한자와 외래어가 빈번하게 사용되며, 논리적 흐름이 부재한 듯 보인다. 이는 언어와 인식의 관계에 대한 문제제기로 해석될 수 있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라 했는데, 이상은 규범적 언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적 언어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시제4호의 숫자표나 시제5호의 그림 등 시각적 요소의 도입도 특징적이다. 이는 아폴리네르의 캘리그램을 연상시키는데, 기표와 기의의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서사 흐름을 거부하고 병치와 반복을 활용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을 통해 존재론에 접근했는데, 이상의 반복적 진술은 언어와 존재의 관계에 대한 탐구로 읽힌다.

3. 불안과 공포의 정서

"오감도"에는 불안과 공포의 정서가 깊게 배어있다. 시제1호에서 '두려움'을 호소하는 13인의 아해는 존재론적 불안을 상징한다. 하이데거는 불안을 인간 실존의 근본 기분으로 보았는데, 이상 역시 근원적 공포에 천착한 듯하다.

시제6호의 앵무새, 시제12호의 전쟁과 평화의 모순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자아의 분열과 타자의 시선에 대한 공포는 카프카의 소설을 연상시킨다. 이는 식민지 조선의 억압된 현실과 무의식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4. 에로티시즘과 죽음

"오감도"의 일부 시편은 관능적이고 퇴폐적인 심상을 노출한다. 시제9호의 "총구"는 성적 암시로 읽히기도 한다. 조르주 바타유는 에로티시즘과 죽음이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았는데, "오감도" 역시 성과 죽음의 문제를 예민하게 파고든다.

시제15호에서 화자는 분열된 자아상을 보이며 자살을 사유한다. 권영민은 이를 동반자살의 불가능성에 대한 은유로 해석하기도 했다. 죽음 충동과 삶에의 의지가 팽팽히 대립하는 것이다. 죽음을 애도하는 시제10호 "나비"의 시상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5. 타자와 소통의 문제

"오감도"는 타자와의 단절과 소통 부재의 문제를 제기한다. 폐결핵을 앓던 이상의 육체적 고통은 세계로부터의 소외감과 맞닿아 있다. 시제11호에서 "사기컵"으로 환유되는 자아는 외부의 공격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타자의 시선은 동일자를 억압하고 대상화한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에 의하면 '타인은 지옥'인데, 이는 "오감도"에도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시제3호에서처럼 화해와 연대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레비나스가 강조한 타자 윤리학의 맹아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6. 결론

이상의 "오감도"는 기괴하고 난해한 이미지 이면에 식민지 지식인의 실존적 고뇌를 담아내고 있다. 시인은 전위적 언어와 형식을 통해 당대의 불안과 모순을 형상화했다. 성과 죽음, 자아와 타자의 문제를 첨예하게 파고들며 문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든다.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 이 기괴한 선언은 위기의식과 자각을 촉구한다. 불안과 공포를 응시하는 용기, 소통을 희구하는 간절함이 녹아 있기에 우리는 오늘날에도 "오감도"에 매혹되는 것이리라. 1934년의 절규는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주체성의 재건과 연대의 윤리를 모색하는 일, 살아있는 시의 언어를 발명하는 일.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오감도"가 열어젖힌 지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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