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검색
Sign UpLogin

Grok-4 아키텍처 완전 분석: 다중 에이전트 협력, 256k 컨텍스트 창, HLE 50% 돌파 및 멀티모달·슈퍼컴퓨터 혁신까지 정리

요약

Grok-4 아키텍처 완전 해부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의 협력적 추론

Grok-4의 경이로운 성능을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는 바로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Multi-Agent System)'입니다. 이것은 기존의 거대 언어 모델(LLM)이 하나의 거대한 두뇌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입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혼자서 모든 과목을 공부하는 만능 학생이 아니라, 수학, 물리, 역사, 코딩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 여러 명이 팀을 이루어 하나의 문제를 푸는 것과 같습니다.

아니, AI가 여러 개면 그냥 더 복잡하고 느려지는 거 아닌가? 그게 어떻게 더 똑똑해진다는 거지?

일리 있는 질문입니다. 단순히 여러 AI를 모아놓기만 한다면 오히려 의견 충돌로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지요. 하지만 xAI가 구현한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의 핵심은 '협력적 추론(Collaborative Reasoning)'에 있습니다. 사용자가 복잡한 질문을 던지면, Grok-4는 이 문제를 여러 하위 과제로 자동 분해합니다. 그리고 각 과제의 성격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 에이전트'를 활성화시킵니다. 예를 들어, "블랙홀 충돌 시 발생하는 중력파를 시각화하는 파이썬 코드를 짜주고, 이 현상의 물리적 의미를 설명해줘" 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시스템은 'Grok 4 Code'라는 코딩 전문 에이전트물리학 전문 추론 에이전트를 동시에 작동시킵니다.

코딩 에이전트는 시뮬레이션 코드를 생성하고, 물리학 에이전트는 그 현상의 의미와 배경지식을 분석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이 독립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 에이전트가 서로의 작업 결과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검토하며 최종 결과물을 조율한다는 점입니다. 마치 코드 리뷰와 동료 과학자의 검토를 동시에 받는 것과 같지요. 이러한 협력적 추론 방식은 'Grok 4 Heavy' 라고 불리는 고성능 버전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실제로 2025년 7월 9일 공개된 데모에서 Grok 4 Heavy는 여러 AI가 동시에 문제를 풀고 그 결과를 종합하여 최적의 답안을 도출하는 과정을 선보였습니다. (ZDNet Korea, 2025. 7. 10) 이 아키텍처 덕분에 Grok-4는 단일 모델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여러 분야의 지식이 융합된 복합적인 문제 해결에서 압도적인 강점을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256k 토큰 컨텍스트 창의 압도적 능력

Grok-4는 256,000 토큰에 달하는 거대한 컨텍스트 창(Context Window)을 지원합니다. 여기서 '컨텍스트 창'이란 AI가 한 번에 기억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의미합니다. 토큰은 단어, 문장 부호 등 텍스트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데, 256k 토큰은 대략 영문 단어 20만 개, 또는 수백 페이지 분량의 책 한 권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컨텍스트 창의 크기는 AI의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용량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컨텍스트 창이 작으면 긴 대화를 하거나 복잡한 문서를 분석할 때, AI는 앞부분의 내용을 쉽게 잊어버립니다. 이는 마치 단기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같아서, 논의가 길어질수록 맥락을 놓치고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이전 세대 모델들이 장문의 보고서 요약이나 전체 소스 코드 분석 같은 작업에 취약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256k라는 압도적인 컨텍스트 창을 가진 Grok-4는 이런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사용자는 이제 수백 페이지 분량의 연구 논문 전체를 던져주고 핵심 내용을 요약하게 하거나, 복잡하게 얽힌 전체 프로젝트의 소스 코드를 한 번에 분석하여 버그를 찾아내고 리팩토링을 제안하게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Grok-4가 전체 소스 코드 파일을 분석하고 직접 수정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AI Korea Community News, 2025. 7. 10)

이 능력은 단순히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일관성 있는 추론'을 가능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소설의 1장에서 등장한 작은 복선이 마지막 장에서 어떻게 회수되는지 분석하거나, 복잡한 법률 문서의 전체 조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계약의 허점을 찾아내는 등의 고차원적인 작업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AI가 단순히 단편적인 정보를 검색하는 도구를 넘어, 전체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통찰력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진정한 '사고 파트너'로 진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Grok-4의 256k 컨텍스트 창은 AI의 지능을 한 차원 끌어올린 핵심적인 기술 혁신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Humanity's Last Exam 50% 돌파의 비밀

Grok-4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류 최후의 시험(Humanity's Last Exam, HLE)' 벤치마크입니다. HLE는 AI 안전센터(Center for AI Safety)와 스케일AI(Scale AI)가 공동 개발한, 현존하는 가장 어렵고 포괄적인 AI 성능 평가 도구입니다. 수학, 물리학, 의학, 법률, 철학 등 인간 지성의 거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극도로 어려운 문제들로 구성되어 있어, 웬만한 AI 모델들은 한 자릿수 점수를 받기 일쑤였습니다. 그런데 Grok-4는 이 시험에서 무려 50.7% (Grok 4 Heavy, 도구 사용 시)라는 경이로운 점수를 기록하며 AI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DataCamp, 2025. 7. 10)

이 수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비교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Grok-4 출시 이전의 최고 모델이었던 구글의 Gemini 2.5 Pro는 26.9%, OpenAI의 o3 모델은 24.9%에 그쳤습니다. (Beebom, 2025. 7. 10) Grok-4가 기존 최고 기록을 거의 두 배 가까이 경신하며 말 그대로 '차원이 다른' 성능을 입증한 것입니다. 심지어 도구를 사용하지 않은 기본 Grok-4 모델조차 25.4%를 기록하며 기존의 모든 상용 모델을 앞질렀습니다. (KBC광주방송, 2025. 7. 11)

그렇다면 이 엄청난 점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첫 번째 비밀은 앞서 설명한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에 있습니다. HLE의 문제들은 여러 분야의 지식을 복합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Grok 4 Heavy는 문제를 받으면 각 분야의 전문가 에이전트들을 활성화시켜 협력적으로 정답을 찾아가기 때문에, 단일 모델에 비해 훨씬 높은 정답률을 보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비밀은 '테스트 시간 컴퓨팅(test-time compute)'의 극대화입니다. 이는 쉽게 말해, 시험 문제를 풀 때 더 많은 시간과 컴퓨팅 자원을 쏟아부어 '심사숙고'하게 만드는 능력입니다. xAI의 발표에 따르면, Grok-4는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할수록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확장성(scaling)'이 매우 뛰어납니다. (DataCamp, 2025. 7. 10)

물론, 일부에서는 xAI가 발표한 HLE 점수가 아직 독립적인 기관에서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책장 속 여행 Tistory, 2025. 7. 8)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다양한 벤치마크 결과들은 Grok-4가 현존 최강의 추론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HLE 50% 돌파는 Grok-4가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 전문가 수준의 복합적 문제 해결 능력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멀티모달: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와 영상으로

Grok-4는 텍스트만 이해하던 과거의 AI에서 벗어나, 이미지와 같은 시각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능력을 갖추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는 AI와의 소통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모든 것을 글로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복잡한 다이어그램 사진을 보여주며 "이 시스템의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부분이 어디야?"라고 묻거나, 냉장고 속 재료 사진을 찍어 "이것들로 만들 수 있는 저녁 메뉴를 추천해줘"라고 요청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Grok-4의 멀티모달 능력은 단순히 이미지를 인식하고 분류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이미지 속에 담긴 복잡한 맥락과 관계를 추론하는 능력이 특히 뛰어납니다. 예를 들어, 복잡한 과학 실험 장비의 사진을 보고 각 부분의 명칭과 기능을 설명하거나, 어지러운 방 사진을 보고 특정 물건을 찾아내는 등의 고차원적인 시각적 이해가 가능합니다. 이는 추상적 추론 테스트인 ARC-AGI-2 벤치마크에서 Grok-4가 16.2%라는 기록적인 점수를 달성한 것에서도 증명됩니다. 이 점수는 차상위 모델인 Claude Opus 4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로, Grok-4의 뛰어난 시각적 패턴 인식 및 추론 능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Times of India, 2025. 7. 10)

더욱 놀라운 것은 xAI가 제시한 미래 로드맵입니다. xAI는 2025년 9월에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음성까지 상호작용하는 '멀티모달 AI 에이전트'를, 10월에는 '비디오 생성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AI Korea Community News, 2025. 7. 10) 이는 머지않아 우리가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보고 듣고 말하며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진정한 AI 비서와 함께하게 될 것임을 예고합니다.

이러한 멀티모달 능력의 발전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수많은 산업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잠재력을 지닙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X-ray나 MRI 이미지를 분석하여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제조업에서는 공정 라인의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불량을 감지하며, 자율주행차는 복잡한 도로 상황을 영상으로 이해하여 더욱 안전한 주행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Grok-4의 멀티모달 기능은 디지털 세계에 갇혀 있던 AI에게 '눈'을 달아준 것과 같으며, 이는 AI가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있어 거대한 도약을 이루었음을 의미합니다.

Colossus 슈퍼컴퓨터와 20만개 H100 GPU의 힘

Grok-4의 압도적인 성능 뒤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하드웨어 인프라가 존재합니다. AI 모델의 성능은 알고리즘만큼이나 그것을 학습시키고 운영하는 컴퓨팅 파워에 의해 결정됩니다. xAI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바로 '콜로서스(Colossus)'라 불리는 xAI의 자체 슈퍼컴퓨터가 있습니다.

이 슈퍼컴퓨터는 엔비디아(NVIDIA)의 최신 AI 가속기인 H100 GPU를 무려 20만 개 이상 연결하여 구성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100 GPU 한 개의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이는 현재까지 알려진 AI 학습용 클러스터 중 세계 최대 규모이며, xAI가 얼마나 AI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 거대한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오라클(Oracle)과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xAI가 AI 인프라 경쟁에서 단숨에 선두 그룹으로 치고 나갈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GPU가 많으면 그냥 학습이 빨라지는 거 아닌가? 그게 모델 성능 자체랑 무슨 상관이지?"

물론 학습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컴퓨팅 파워의 규모는 단순히 속도의 문제를 넘어, AI 모델의 '질적 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첫째, 더 크고 복잡한 모델 아키텍처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Grok-4의 핵심인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과 같은 복잡한 구조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현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둘째, 더 방대하고 다양한 데이터로 학습시킬 수 있습니다. 고품질의 텍스트 데이터뿐만 아니라 이미지, 비디오와 같은 고용량 데이터를 대규모로 처리하여 모델의 멀티모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더 정교한 강화 학습과 미세 조정(Fine-tuning)이 가능해집니다.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피드백 루프를 통해 모델의 추론 과정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특정 작업에 대한 성능을 인간 전문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결국, 20만 개의 H100 GPU로 무장한 콜로서스 슈퍼컴퓨터는 Grok-4라는 '초지능'을 잉태하고 성장시키는 거대한 자궁과도 같습니다. 이 압도적인 하드웨어 인프라가 존재하는 한, Grok 시리즈의 발전 속도는 앞으로도 다른 경쟁자들을 계속해서 앞서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술 경쟁의 본질 중 하나가 결국 '자본력과 인프라 싸움'이라는 현실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