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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미중 런던 무역회담, 희토류·첨단기술 수출통제와 관세 협상 쟁점 총정리

요약

2025년 6월 9일 영국 런던에서 재개된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회담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1차 회담 이후 한 달여 만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번 런던 회담은 단순한 관세 문제를 넘어 양국의 핵심 산업 공급망과 직결된 수출 통제 문제가 주요 의제로 부상하며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첨단 기술 및 장비 수출 제한 조치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며, 이는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단순한 상품 교역을 넘어 기술 패권 경쟁의 양상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제네바 회담에서 양국은 90일간 상호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등 일시적인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지 논란과 미국의 대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등으로 갈등이 재점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전격적인 전화 통화가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교착 상태에 빠졌던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재개되었습니다.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Chinese leader Xi Jinping<span class="footnote-wrapper">[93]</span>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Chinese leader Xi Jinping

이번 런던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여하며,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러트닉 상무장관의 합류는 희토류 및 수출 통제 문제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임을 더욱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양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인 성과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양국이 각자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수출 통제 문제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다만, 양국 모두 국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 그리고 지속적인 무역 갈등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한 부담감 등이 협상 타결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합니다.

상세 보고서

제1차 제네바 고위급 무역회담의 주요 내용 및 평가

지난 2025년 5월 10일부터 1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처음으로 양측 고위급 무역 관리들이 직접 대면한 자리였습니다. 당시 회담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하고 양국 간의 극단적인 무역 전쟁 양상이 다소 완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주요 합의 내용은 90일간의 한시적인 관세 인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45%에서 30%로 대폭 인하하기로 했으며,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율을 기존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는 예상보다 큰 폭의 관세 인하로, 당시 시장에서는 안도 랠리가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미국이 4월 초에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하여 시행했던 비관세 조치를 해제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회담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변화가 "우호적이면서도 건설적인 방식으로 협상됐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케빈 해셋 위원장은 "중국은 매우 간절히 협력하길 원하고 있으며, 관계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 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했습니다.

미중 국기<span class="footnote-wrapper">[29]</span>

미중 국기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양국 간의 근본적인 갈등 요인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운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계는 다시 경색되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비관세 조치 해제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광물과 희토류의 수출 통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며 합의 위반을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등 차별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반도체 규제 조치를 발표하고 중국 학생들의 미국 비자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제네바 합의는 미중 무역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봉합책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제네바 합의가 주로 "기초를 다지는 것"에 관한 것이었고, "입장 교환" 수준에 머물렀으며, 향후 회담을 위한 의제 설정 정도의 의미를 가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제2차 런던 고위급 무역회담의 핵심 의제

2025년 6월 9일 런던 랭거스터 하우스에서 시작된 제2차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은 제네바 합의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보다 구체적이고 민감한 현안들을 다루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관세 문제보다는 양국 산업에 필수적인 원료와 기술의 상대국 수출을 막기 위해 서로 시행한 수출 통제 조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이 단순한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를 넘어 첨단 기술 패권과 공급망 안정성을 둘러싼 경쟁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1. 수출 통제 문제: 희토류와 첨단 기술

  • 미국의 요구: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
    미국 측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풍력 터빈, 국방 산업 등 다양한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지만, 중국이 전 세계 공급량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4월, 7종의 희토류 광물과 관련 자석 제품에 대해 새로운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여 사실상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제네바 합의 이후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해제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해 왔으며, 이번 런던 회담을 통해 희토류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받기 위한 장기 협정 체결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런던 회담 후 "악수를 하고 나면" 미국 측의 모든 수출 통제가 완화되고 중국에서 희토류가 수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며,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를 얻어내는 대가로 자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일부 해제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중국 상무부는 수요와 우려를 고려해 희토류 관련 품목 수출 허가 신청을 심사했으며 일부 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히고, 미국 등을 대상으로 한 희토류 수출 허가 건에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절차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자동차 업체에 대한 6개월짜리 한시적 허가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완전한 공급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 중국의 요구: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 제한 해제
    반대로 중국은 미국에 항공기 엔진,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특정 화학물질, 원자력 발전소 설비 등 핵심 기술 및 장비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하라고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해 왔으며, 이는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핵심 전략 중 하나입니다. 중국은 이러한 조치가 자국의 기술 발전을 저해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유발한다고 비판하며, 미국의 대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방침 철회 등도 함께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라는 강력한 협상 카드를 활용하여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찬룽 중국 인민대학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와 제트 엔진 등에 규제를 지속한다면, 중국은 이(희토류) 카드를 활용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전략을 시사했습니다.

2. 관세 문제의 지속성

제네바 합의를 통해 양국 간 관세율이 일시적으로 대폭 인하되었지만, 여전히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30%, 중국의 대미국 관세율은 10% 수준으로 높은 편입니다. 이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 이전의 관세율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여전히 양국 경제 및 글로벌 교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제네바 합의 이후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21.3%에서 13.7%로 낮아졌으나, 이는 19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수준의 관세가 내년 이맘때까지 미국 인플레이션에 1%포인트 이상을 추가하고, GDP에서 1%포인트 이상을 삭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런던 회담에서도 추가적인 관세 인하 또는 기존 관세의 영구적인 철폐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미국 측 대표단에 합류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연방 적자 축소를 위해 관세를 지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어, 관세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과거 "대중국 관세는 80%가 적절할 것 같다"고 언급하거나, "145% 관세 선제 철회는 없다"고 밝히는 등 관세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바 있습니다.

3. 기타 현안 및 잠재적 갈등 요인

미중 무역회담은 단순히 경제 문제를 넘어 양국 간의 복잡한 지정학적 갈등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원료의 중국발 공급 문제는 미국 내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에 보다 강력한 단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의 가장 민감한 뇌관 중 하나로, 중국은 회담에 앞서 대만 문제는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 남중국해 문제, 인권 문제 등 다양한 비경제적 현안들이 회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미중 관계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주요 협상 대표단 및 전략 분석

이번 런던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에 참여하는 양국 대표단의 구성과 이들의 성향은 협상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미국 대표단스콧 베선트(Scott Bessent)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상무부 장관, 그리고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구성되었습니다.

  •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월가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인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그의 참여는 양국 간 금융 안정 및 경제 협력 분야에서의 논의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합류는 이번 회담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됩니다. 그는 연방 적자 감축을 위해 관세를 지지하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대변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특히 상무부가 수출 통제 정책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러트닉 장관은 희토류 문제와 첨단 기술 수출 제한 문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미국의 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인물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시정 및 미국 기업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span class="footnote-wrapper">[10]</span>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국 대표단은 지난 제네바 회담과 마찬가지로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가 이끌고 있으며,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와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리펑 부총리는 시진핑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며 중국 경제 정책 전반에 걸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미국의 압박에 쉽게 굴하지 않으면서도 실리적인 협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 '미중 무역회담' 양국 협상 대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span class="footnote-wrapper">58</span>

[ '미중 무역회담' 양국 협상 대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58

미국 측은 희토류 공급망 확보와 중국의 불공정 기술 탈취 방지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자국의 첨단 기술 수출 통제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케빈 해셋 NEC 위원장의 발언처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를 얻어내는 대가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일부 완화하는 '딜'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기술 봉쇄 해제와 관세 철폐를 요구하며, 희토류 공급을 지렛대 삼아 미국의 양보를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 모두 국내 정치적 상황과 경제적 압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극단적인 대립보다는 제한적이나마 성과를 도출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중 양국의 경제적 현실과 협상 압력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 현재 만만치 않은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경제 상황은 이번 런던 무역회담에 임하는 양국의 협상 전략과 태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무역 갈등은 양국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이는 상호 양보를 통해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을 기록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관세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 등의 수입이 급감하면서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장난감 회사 소유주는 "공급망의 총체적 붕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 소비자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또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하락세를 보였으며, 미국인의 60% 이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과 정치적 압박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협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Aerial view of shipping containers sitting stacked at Shanghai Port on Monday in Shanghai, China<span class="footnote-wrapper">[93]</span>

Aerial view of shipping containers sitting stacked at Shanghai Port on Monday in Shanghai, China

중국 경제 역시 부동산 시장 불안, 내수 부진, 그리고 미국의 관세 및 수출 통제로 인한 수출 둔화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5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으며,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3%나 급락하며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2025년 5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4.5%나 급감하며,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가 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중국 지도부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대외 경제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박상현 IM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미중간 관세 정책 지속 시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 둔화와 금융 불안이 재현될 위험은 커지고 있다"며 "양국간의 외교적 이해득실을 떠난 고율관세의 후유증이 미중 양국에서 현실화되고 있음이 일단 관세 전쟁 휴전을 성사시킨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양국 모두 국내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무역 갈등의 추가적인 확산을 막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이번 런던 회담에서 극적인 타결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진전을 이루려는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양국의 핵심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수출 통제 문제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런던 회담의 전망 및 파급 효과

2025년 6월 9일 시작된 런던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의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중하면서도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핵심 쟁점들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동시에 양국 경제 상황과 정치적 필요에 따라 부분적인 진전이나 갈등 완화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합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로는 양국이 희토류 및 일부 첨단 기술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상호 완화하는 데 합의하고, 제네바 합의에서 명시된 관세 인하 조치의 시한을 연장하거나 추가적인 관세 인하에 합의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를 보장받는 대가로 자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해제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회담이 "매우 잘 진행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글로벌 금융 시장은 단기적으로 안도 랠리를 보일 수 있으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미중 관계가 극단적인 대결 국면에서 벗어나 관리 가능한 경쟁 관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양측이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되거나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되는 경우입니다. 미국행동포럼의 더글러스 홀츠 에이킨 회장은 "시 주석은 희토류를 포기하지 않고 활용하고 있다"면서 희토류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지적했으며, 베이징 국제경영대의 존 공 교수는 관세를 지지하는 러트닉 상무장관의 참여가 중국에 좋은 소식이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만약 협상이 난항을 겪거나 결렬된다면, 미중 무역 갈등은 다시 격화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을 심화시키고 세계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양국 간 상호 추가 관세 부과나 수출 통제 강화 등의 조치가 이어질 경우, 글로벌 교역 위축과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입니다.

[그래픽] 미중 무역합의 이행조치 시행<span class="footnote-wrapper">[58]</span>

[그래픽] 미중 무역합의 이행조치 시행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번 런던 회담이 모든 문제를 일괄 타결하는 '빅딜'보다는 특정 현안에 대한 부분적인 합의나 현상 유지를 위한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설령 단기적인 합의가 도출된다 하더라도, 미중 양국 간에는 기술 패권 경쟁, 지정학적 갈등, 체제 경쟁 등 구조적인 갈등 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전문가는 "미·중 무역 협상은 롤러코스터처럼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중국 푸단대 우신보 학장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구도는 장기전이 될 것이고, 이번 무역협상은 그중 1단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런던 회담의 결과는 세계 경제 전반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입니다. 회담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된다면 교역 환경 개선과 투자 심리 회복에 기여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글로벌 경제의 하방 위험을 더욱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같은 국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의 향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회담은 미일 관세 협상 등 다른 국가들의 통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미중 무역 관계의 장기적 과제

런던에서 진행 중인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은 단기적인 갈등 봉합을 넘어 양국 관계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현재 미중 관계는 단순한 무역 마찰을 넘어 경제, 기술, 안보, 이념 등 다방면에 걸친 패권 경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적인 갈등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복잡한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기술 패권 경쟁은 미중 갈등의 핵심적인 축으로 부상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자국의 기술적 우위와 국가 안보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반도체, 인공지능(AI), 통신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기 위한 강력한 수출 통제 및 투자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조치가 자국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침해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기술 자립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희토류와 같은 핵심 자원을 둘러싼 갈등 역시 이러한 기술 패권 경쟁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제 모델 및 무역 관행의 차이 또한 지속적인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국가 주도 자본주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강요 등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 글로벌 경쟁 환경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의 주장이 내정간섭이며 보호무역주의적 발상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관세 장벽 외에도 다양한 비관세 장벽과 산업 정책이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지정학적 갈등과 이념적 대립 역시 미중 관계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대만 문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홍콩 및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 등은 양국 간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외교적 마찰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라는 서로 다른 정치 체제와 가치관의 대립은 양국 간 불신을 심화시키고 협력의 공간을 축소시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의 경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무역회담이 일시적인 휴전이나 부분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갈등 해결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양국은 갈등을 관리하고 예측 불가능한 충돌을 피하기 위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호 호혜적인 경제 관계를 재정립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과 같은 공동의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맞춰 자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과거 일본의 사례처럼)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궁극적으로 미중 관계의 안정은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번 런던 회담이 이러한 장기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요약

2025년 6월 9일 런던에서 재개된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은 수출 통제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루며, 단순 관세 분쟁을 넘어선 기술 패권 경쟁의 심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제네바에서의 1차 회담 이후 희토류 문제 등으로 갈등이 재점화되었으나, 양국 정상 간 통화로 협상이 재개되었습니다.

미국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중국은 허리펑 부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를, 중국은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 제한 해제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양국 모두 자국 경제 상황의 어려움으로 인해 일정 부분 협상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회담 전망은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합의 가능성과 함께,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으로 인한 난항 가능성이 공존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미중 간 구조적인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일시적인 갈등 완화나 현상 유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미중 경쟁의 장기화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회담 결과는 글로벌 경제 및 교역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수출 중심 국가들의 주의 깊은 관찰과 대응이 요구됩니다. 장기적으로 미중 관계는 기술 패권, 경제 모델, 지정학적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 속에서 갈등 관리와 제한적 협력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