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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글로벌 CBDC 도입 현황 및 주요 국가별 추진 동향: 브라질 및 유럽 중심으로 저변 확대 중

2025년 2월 기준, 애틀랜틱 카운실(Atlantic Council)의 CBDC 트래커에 따르면 전 세계 130개국 이상이 CBDC 도입을 탐색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GDP의 98%에 해당합니다. 이 중 브라질, 일본, 인도, 호주, 러시아, 터키를 포함한 13개국이 파일럿 단계에 있으며, 약 44개의 CBDC 파일럿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은 유로 지역内外를 막론하고 도매형 CBDC(Wholesale CBDC)의 국내 및 국가 간 테스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테일 CBDC 출시 및 파일럿

일반 대중이 사용하는 소매형 또는 범용 CBDC(Retail/General Purpose CBDC)를 공식 출시한 국가는 바하마(Sand Dollar), 자메이카(Jam-Dex), 나이지리아(eNaira) 세 곳입니다. 이들 국가는 국내에서 CBDC 사용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나이지리아와 바하마에서는 CBDC 발행량이 상당 수준 증가했습니다.

중국은 리테일 CBDC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으며, 2020년부터 여러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e-CNY) 시범 사용을 시작하여 현재 25개 도시로 확대했습니다. 2024년 7월 기준, 디지털 위안화 개인 지갑은 1억 8천만 개, 거래 규모는 1조 200억 달러(7조 3천억 위안)에 달했으며, 공공 서비스 분야로 사용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홍콩에서도 본토 은행 계좌 없이 디지털 위안화 지갑 개설을 허용하여 중국 본토 일부 지역에서 사용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기존 모바일 결제 서비스(알리페이, 위챗페이)의 높은 점유율과 개인정보 보호 우려 등으로 인해 민간에서의 광범위한 채택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준비 단계에 진입했으며, 유럽 각국 중앙은행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도매형 CBDC 및 국가 간 결제 실험

금융기관 간 거액 결제에 사용되는 도매형 CBDC(Wholesale CBDC) 연구도 활발합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1년부터 여러 중앙은행과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토타입 모델을 테스트하며 기관용 CBDC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해왔습니다. 특히 분산원장기술(DLT) 플랫폼과 실시간 총액결제(RTGS) 시스템 간의 상호 운용성을 통해 기존 금융 인프라를 활용한 기관용 CBDC 시스템 구축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2016년부터 '프로젝트 Ubin'을 통해 기관용 CBDC 연구를 선도했으며, 최근에는 '프로젝트 Orchid'를 통해 범용 CBDC와 기존 지불 인프라 상호작용을 테스트하고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또한 BIS 혁신 허브와 함께 '프로젝트 Dunbar'(다중통화 CBDC 네트워크 연구), '프로젝트 Rialto'(국경 간 결제 시간 단축 연구) 등 국가 간 지급결제 개선 연구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프로젝트 Ensemble' 샌드박스를 통해 토큰화된 자산과 도매형 CBDC를 활용한 은행 간 결제 테스트를 진행하며 관련 시스템 고도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BIS와 7개국 중앙은행(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스위스, 한국, 멕시코)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Agorá'는 토큰화된 기관용 CBDC와 상업은행 예금을 통합 플랫폼에서 활용하여 국가 간 지급결제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프로토타입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참여했던 'mBridge' 프로젝트 역시 여러 중앙은행의 CBDC를 직접 연결하여 국가 간 결제를 효율화하는 실험이었으나, BIS는 2024년 10월 해당 프로젝트에서 철수했습니다.

CBDC 채택 현황 및 과제

CBDC를 출시했거나 대규모 파일럿을 진행 중인 국가에서도 아직 채택률은 느리고 제한적입니다. 이는 소비자와 가맹점 간의 상호 의존성 문제(닭과 달걀 문제) 등 여러 장벽에 직면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CBDC 도입을 위해서는 기술적 준비뿐만 아니라 최종 사용자와 중개기관의 참여를 유도하는 전략적 정책 및 설계 선택이 초기 단계부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IMF는 CBDC 도입을 고려하는 정책 입안자들을 위해 관련 지식과 교훈을 공유하는 'CBDC 가상 핸드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요국 CBDC 정책 및 추진 동향

미국: 신중론 대두 및 발행 금지 움직임

미국의 CBDC 정책은 행정부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민간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과 국가 안보 영향 등을 고려하여 CBDC 연구를 비교적 속도감 있게 추진했습니다. 2022년 1월 연방준비제도(Fed)는 CBDC 관련 첫 토론 보고서를 발표하며 디지털 달러의 잠재적 편익과 위험, 정책 고려사항 등을 논의하고 연구 계획을 밝혔습니다. 2024년 10월 미 재무부 보고서는 미래 디지털 결제 시스템에서 스테이블코인이나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CBDC의 중심적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기조는 급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미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유지를 강조하며 CBDC 도입을 강력히 반대해왔습니다. 그는 CBDC가 정부의 금융 감시 및 통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된 반대 이유로 들었습니다. 2025년 1월에는 연방 기관의 CBDC 생성, 발행, 유통,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도 임기 중 CBDC 발행 의사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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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행정부 기조에 발맞춰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CBDC 발행을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입법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2022년, 2023년, 2024년에 이어 2025년 3월에도 연준의 CBDC 발행을 금지하는 'CBDC 반감시 국가법(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을 재발의했습니다. 마이크 리 상원의원 역시 연준이 CBDC를 통해 금융 시스템을 재편하고 소비자 거래를 감시할 수 없도록 하는 'No CBDC Act'를 재발의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영구적으로 법제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이 법안들은 CBDC가 개인의 자유와 금융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연준이 민간 금융기관과 불공정하게 경쟁하며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 자산에 포함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CBDC 발행보다는 기존 달러 시스템과 연계된 민간 디지털 자산을 활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 변화는 국제결제은행(BIS)의 '프로젝트 Agorá' 등 미국이 참여하는 국제 CBDC 협력 프로젝트의 진행에 제약을 가하거나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달러가 국제 결제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미국의 CBDC 반대 입장은 글로벌 CBDC 생태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프로젝트 한강' 통한 예금 토큰 활용성 테스트 착수

한국은행은 2020년부터 디지털 전환 가속화 및 현금 이용 감소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BDC 연구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CBDC 도입 여부나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래 필요성에 대비하여 철저히 준비한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한국은행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협력하여 'CBDC 활용성 테스트'(일명 '프로젝트 한강')를 시작했습니다. 이 테스트는 일반 국민이 직접 사용하는 범용 CBDC(Retail CBDC)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 등 금융기관만 이용 가능한 기관용 CBDC(Wholesale CBDC)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 기관용 CBDC 네트워크 위에서 시중 은행들이 고객에게 '예금 토큰(Deposit Token)'이라는 형태의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고, 이를 국민들이 실제 환경에서 사용해보는 방식입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직접 개인에게 CBDC를 발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집중 및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설계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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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일부터 시작된 이 테스트에는 일반 국민 10만 명이 참여하며, 참가자들은 본인 은행 계좌의 예금을 예금 토큰으로 변환(1회 100만원, 총 500만원 한도)하여 전자지갑에 보관하고, 편의점, 카페, 마트 등 약 2만여 개 사용처에서 QR코드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는 6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종료 후 남은 토큰은 예금으로 환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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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간편결제와 유사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판매 대금을 즉시 정산받을 수 있고 수수료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이 테스트는 디지털 바우처 활용에 중점을 둡니다. 서울시 청년문화패스, 대구 교육 용품 바우처 등 다양한 정부·지자체 지원금을 하나의 앱(전자지갑)에서 통합 관리하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향후 예금 토큰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하면, 지원금의 사용처나 사용 조건을 특정하여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상점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자녀 용돈의 사용처를 제한하는 등이 가능해집니다.

한국은행은 '프로젝트 한강' 외에도 주요국과 공동으로 CBDC를 활용한 국가 간 지급서비스 개선 가능성(프로젝트 Agorá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 강화 기술, 오프라인 결제 등 핵심 기술 연구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중국: 리테일 CBDC 선도 및 확장 노력 지속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리테일 CBDC(디지털 위안화, e-CNY) 도입에 가장 앞서 있습니다. 2014년부터 연구를 시작하여 2020년부터 선전, 쑤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영을 개시했으며, 이후 대상 지역을 꾸준히 확대하여 현재 25개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사용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중국 정부는 디지털 위안화 보급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상은행 등 대형 상업은행을 통해 자금 이체, 급여 지급, 세금 납부 등 소액 결제 분야에서 사용을 유도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정부는 공무원 수당을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하기도 합니다. 기업 고객 대상 보급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2024년 7월 기준, 개인 지갑 수는 1억 8천만 개, 누적 거래액은 1조 200억 달러(7조 3천억 위안)를 넘어섰습니다. 향후 교통, 의료 등 공공 서비스 분야로 사용처를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2024년 5월부터는 홍콩 거주민도 본토 은행 계좌 없이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하고 충전하여 광둥성 등 중국 내 시범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이는 위안화 국제화 및 역외 사용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디지털 위안화의 광범위한 확산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기존 결제 관행을 바꾸기 쉽지 않으며, 디지털 위안화가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이 이들 민간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또한, 모든 거래 내역이 정부에 의해 모니터링되고 통제될 수 있다는 개인정보 보호 및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리테일 CBDC 테스트와 별개로, 중국은 도매형 CBDC를 이용한 국가 간 지급결제 시스템 개선 연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BIS의 'mBridge'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현재 BIS는 철수), 2024년 11월에는 브릭스(BRICS) 국가들과 함께 회원국 CBDC를 이용한 '브릭스 국경 간 지불결제 이니셔티브(BCBPI)'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 (EU) /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Digital Euro)'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2023년 10월 조사 단계를 마치고 준비 단계(Preparation Phase)에 돌입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규칙서 최종 확정, 잠재적 발행 기관 식별, 추가적인 실험 및 분석 등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디지털 유로 발행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유럽 의회와 회원국의 입법 절차가 필요합니다. ECB는 디지털 유로가 현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중요한 설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동시에 유럽 국가들은 국내 및 국가 간 결제를 위한 도매형 CBDC 실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 홍콩:

싱가포르와 홍콩은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블록체인 등 신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며, 특히 기관용/도매형 CBDC와 토큰화 기술을 활용한 금융 시스템 효율화 연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2016년부터 '프로젝트 Ubin'을 통해 기관용 CBDC의 결제 시스템 적용 가능성을 탐구했으며, 이후 '프로젝트 Orchid'를 통해 범용 CBDC 설계 및 기술 검증, 정부 보조금 지급 실험 등을 진행했습니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 기관용 CBDC를 이용한 실시간 결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BIS 혁신 허브와 협력하여 '프로젝트 Dunbar'(다중통화 CBDC), '프로젝트 Rialto'(외환 결제 효율화) 등 국가 간 결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화폐 관련 법적 프레임워크 정립과 표준화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수년간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자산, 실물연계자산(RWA), CBDC 관련 연구를 지속해왔습니다. 2024년 8월에는 '프로젝트 Ensemble' 샌드박스를 출시하여, 토큰화된 자산(예: 펀드, 채권)과 도매형 CBDC를 활용한 은행 간 결제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기관 간 결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금융 상품 개발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중국 본토와의 경제적 연계성을 고려하여 디지털 위안화 사용을 허용하는 등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CBDC 도입의 주요 쟁점: 기대효과와 우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 논의는 효율성 증대와 금융 혁신에 대한 기대와 함께 프라이버시 침해, 금융 시스템 불안정 등 다양한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습니다.

기대효과 (Benefits):

  • 지급결제 시스템 효율화: CBDC는 거래의 최종 결제 수단으로서, 특히 국가 간 지급결제(Cross-border payments)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느린 속도, 높은 비용, 복잡한 절차)을 개선할 잠재력이 큽니다. 24시간 실시간 결제가 가능해지고, 중개기관 단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 금융 포용성 증대: 은행 계좌가 없거나 금융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디지털 금융 접근 수단을 제공하여 금융 포용성(Financial Inclusion)을 높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연계될 경우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 현금 사용 감소 대응 및 화폐 시스템 안정성 유지: 현금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안전한 디지털 화폐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화폐 발행 및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GDP의 최대 1.5%까지 절감 가능), 민간 디지털 화폐(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등) 확산에 따른 금융 시스템 불안정 위험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보증하므로 가치 변동성이 큰 민간 암호화폐와 달리 안정적입니다.

  • 새로운 금융 서비스 및 혁신 촉진: CBDC는 새로운 금융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프로그래밍 가능성(Programmability)'은 특정 조건(사용처, 기간 등)을 설정한 지급결제를 가능하게 하여, 정부의 정책 자금 집행(예: 바우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 간 거래(B2B)나 사물인터넷(IoT) 결제 등 새로운 응용 분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 통화 정책 전달 경로 확장: 일부에서는 CBDC가 금리 조정 등을 통해 통화 정책의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우려사항 (Concerns):

  • 프라이버시 침해 및 정부 감시: CBDC 도입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개인 금융 정보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정부의 감시 가능성입니다. CBDC 거래 데이터는 중앙은행이나 관련 기관에 집중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정부가 개인의 자금 사용처, 소비 습관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2025년 4월, 한국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는 CBDC 도입이 "국가가 감시하는 체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는 청원이 게시되어 1,500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과 연구기관들은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등 프라이버시 강화 기술(PETs) 적용을 연구하고 있지만, 익명성과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방지(CFT) 규제 준수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핵심 과제입니다.

  • 금융 시스템 불안정 위험: CBDC가 도입되면 예금이 상업은행에서 중앙은행으로 이동하는 '디지털 뱅크런(Digital Bank Run)'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시중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을 약화시키고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금융 위기 시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CBDC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CBDC 보유 한도 설정, 이자 미지급 또는 낮은 이자 지급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 사이버 보안 및 운영 위험: CBDC 시스템은 해킹, 데이터 유출, 시스템 장애 등 사이버 공격 및 운영상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대규모 금융 시스템인 만큼 높은 수준의 보안 및 복원력 확보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투자가 요구됩니다.

  • 구현 및 전환 비용: 새로운 CBDC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금융 시스템과 연동하는 데 막대한 기술적, 재정적 비용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또한, CBDC 도입으로 인한 금융기관 및 소비자의 적응 과정에서 혼란과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기술적 과제 및 표준화: 대규모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 다양한 기기 및 환경에서의 상호 운용성 보장, 오프라인 결제 기능 구현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또한, 국가 간 원활한 CBDC 사용을 위해서는 국제적인 기술 표준 및 규제 조화가 필요합니다.

  • 낮은 수용성 및 채택 문제: CBDC가 기존 결제 수단 대비 명확한 편익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사용이 불편하거나, 프라이버시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국민들의 수용성이 낮아 성공적인 도입 및 확산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CBDC 출시 국가에서도 낮은 채택률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정치적 맥락과 향후 전망

CBDC 도입 논의는 단순히 기술적, 경제적 차원을 넘어 정치적 의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CBDC가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문제와 결부되면서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선거 국면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CBDC 발행 금지 기조는 공화당의 핵심 정책 중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향후 미국의 금융 정책뿐만 아니라 글로벌 CBDC 논의 및 국제 협력 프로젝트(예: 프로젝트 Agorá)의 방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에서도 CBDC는 정치적 맥락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2025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후보는 CBDC 도입과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검토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CBDC와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핀테크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며, 자영업자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개인 금융 정보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CBDC가 향후 한국 정치권에서도 중요한 정책 이슈로 부각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CBDC 도입을 서두르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초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CBDC 발행 계획을 가진 중앙은행 중 약 31%가 규제 문제, 정책 우선순위 변화, 기술적 과제 등을 이유로 출시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CBDC 도입이 예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이며, 각국이 기술적 준비뿐만 아니라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과 사회적 합의 도출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향후 CBDC의 미래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 기술 발전 속도, 민간 부문과의 협력 방식, 그리고 무엇보다 프라이버시 보호와 금융 안정성 유지라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CBDC 논의의 속도와 방향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과 같은 실증 테스트 결과는 향후 국내 CBDC 도입 논의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며, 테스트 과정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의견과 우려를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하는 노력이 요구될 것입니다. CBDC가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미래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만큼, 사회 전체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고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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