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과 만난 십대 창업자, 600만 달러로 살충제 혁신에 도전하다
인공지능(AI) 기술은 이미 제조와 헬스케어를 바꾸고 있지만, 이제 십대 창업자들이 농업 분야의 오랜 난제인 살충제 개발에도 AI 혁명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스타트업 Bindwell이 600만 달러(약 81억 원)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실리콘밸리 스타 투자자인 Paul Graham까지 합류했습니다. 이들이 도전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기존 살충제의 한계와 AI의 역할
살충제는 지난 30년간 농업 분야에서 사용량이 두 배 넘게 늘었지만, 전 세계 농작물의 최대 40%가 해충과 질병으로 여전히 손실되고 있습니다. 병충해는 계속 진화하며 저항성을 쌓고, 농민들은 더 많은 약품을 쓸수록 환경의 부담도 커집니다. 기존 농화학업체들은 주로 오래된 화학구조를 조금씩 수정하는 방식에 머물렀죠.
하지만 Bindwell은 이런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AI를 활용해 해충에게만 독성이 있고 사람이나 이로운 곤충에게는 안전한 완전히 새로운 분자를 만드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십대 창업자, 농업 문제를 직접 경험하다
Bindwell의 공동창업자인 타일러 로즈(18세)와 나비아 아난드(19세)는 가족 농장 경험을 통해 해충 방제의 난관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로즈는 중국의 농촌에서, 아난드는 인도 펀자브 지역에서 '살충 대한 선택지의 부족'이 농민 일상과 수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절실하게 느꼈죠.
학생 신분이었던 두 사람은 의료용 신약 개발에 쓰이던 AI 모델(PLAPT)의 강력함에 주목했고, 이 기술이 농업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벤처 육성 프로그램 Y Combinator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AI, 살충제 신약 개발의 '슈퍼 연구원'으로 진화
기존에는 수천 개의 합성물질을 일일이 실험하며 효과를 확인해야 했지만, Bindwell의 AI 모델은 빌리언 단위의 분자를 단 몇 초~몇 시간 만에 분석할 수 있습니다. DeepMind AlphaFold에서 영감을 받은 ‘Foldwell’ 구조 예측 모델, 단백질-리간드/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밝혀주는 ‘PLAPT’, ‘APPT’ 같은 AI 툴은, 해충에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을 신속하게 찾아냅니다.
이러한 모델들을 통해 “타깃 단백질만 꼭 집어 찾아내고, 그것에만 결합하는 분자”를 설계할 수 있어, 효과적이면서도 부작용이 없는 살충제 개발이 훨씬 간편해집니다. 더불어 AI 예측의 신뢰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불확실성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잘못된 예측으로 인한 시간과 비용 낭비도 최소화합니다.
사업 전략: 소프트웨어 판매 아닌 ‘살충제 분자 자체의 라이선스’
처음 Bindwell은 농화학 회사에 AI 모델을 판매하려 했지만, 업계의 보수적인 태도로 장애물에 부딪혔습니다. 이에 Paul Graham의 조언을 받아, 자신들이 직접 AI로 설계한 새로운 분자의 지적재산권(IP)을 소유하고, 글로벌 농화학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모델로 전환했습니다. 덕분에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장기적인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죠.
현재는 샌카를로스 실험실에서 AI가 설계한 분자들의 실제 효능을 테스트하고, 제3자 연구 파트너와 협력해 모델의 객관적 검증도 진행 중입니다. 인도와 중국 등 주요 농업국에서의 현장 실험을 위한 협상도 병행하고 있으며, 곧 첫 파트너십 계약 체결 소식이 들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혁신의 뒷받침: 600만 달러 투자와 글로벌 관심
Bindwell이 이룬 600만 달러 시드 투자에는 General Catalyst, A Capital, SV Angel 그리고 Paul Graham(Y Combinator의 공동창업자)의 개인 자금이 포함됩니다. Y Combinator의 2025년 겨울 기수 합류 전에는 Character Capital에서 프리 시드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이처럼 대형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단순 AI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농업과 환경 문제 해결을 지향하는 ‘진짜 변혁’이었습니다. 앞으로 농화학 산업이 AI 신약 개발 방식으로 터닝 포인트를 맞는다면, 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농작물 생산 시대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미래 전망: AI와 농업의 변곡점이 될까?
Bindwell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실험과 검증 과정을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해충의 진화와 환경오염 같은 복잡한 문제를 타깃 단백질 설계, AI 예측의 신속·정확성, 라이선스 사업 모델로 동시에 풀어내려는 접근은 충분히 주목할 만합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농업·바이오 분야에서도 혁신의 중심이 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식량 안보와 환경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AI 살충제'의 효과적인 실전 적용이 기대됩니다.
참고
[1] Teen founders raise $6M to reinvent pesticides using AI — and convince Paul Graham to join in - TechCrunch
[2] Bindwell Raises $6M to Revolutionize Pesticide Development with AI - Mezha
[3] Bindwell Raises $6M to Discover New, Safer Pesticides with AI - The AI Jour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