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l에 실린 완전한 수컷 초파리 커넥톰이 보여주는 것
뇌의 부품 목록만으로는 행동을 설명하기 어렵다. 감각이 판단을 거쳐 움직임으로 바뀌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어떤 뉴런이 서로 연결되는지 알아야 한다. Cell에 발표된 수컷 초파리 커넥톰은 이를 뇌에 한정하지 않고 중추신경계 전체에서 추적할 수 있는 배선도다.1
눈에서 다리까지 연결된 하나의 지도
커넥톰은 뉴런과 그사이의 시냅스 연결을 기록한 지도다. 이번 데이터셋은 중심뇌, 포유류의 망막에 대응하는 시엽, 척수에 해당하는 복측신경삭을 모두 포함한다.2
중요한 점은 뇌와 복측신경삭이 손상되지 않은 목 연결부를 통해 이어져 있다는 것이다. 덕분에 눈으로 들어온 정보가 다리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회로를 하나의 데이터셋 안에서 추적할 수 있다.
전체 지도에는 16만6천 개가 넘는 뉴런과 1억2천500만 개의 시냅스 연결이 담겼다. 뉴런은 개체 간에도 식별할 수 있는 1만1,710개 세포 유형으로 분류됐으며, HHMI의 전문가팀이 주석을 달고 검증했다.12
암수 차이를 읽는 두 가지 기준
Cell의 수컷 커넥톰은 기존 암컷 데이터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이때 성별 차이는 두 범주로 구분해야 한다.
성 특이적 세포 유형은 한쪽 성에만 존재한다.
성적 이형 세포 유형은 암수 모두에 존재하지만 형태나 연결 방식이 다르다.
암수 비교에서는 성 특이적 유형 262종과 성적 이형 유형 114종이 확인됐다. 이들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심뇌의 4.8%였다.2
이 결과는 성별에 따른 행동 차이를 해석하는 기준을 제공한다. 암수의 신경계가 완전히 별개라기보다, 대부분 공유되는 회로 안에서 일부 세포의 존재 여부와 형태·연결 차이가 행동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을 회로 수준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완성된 설명서가 아니라 가설을 만드는 기준 지도
커넥톰만으로 행동의 원인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대신 특정 감각과 행동 사이에 어떤 뉴런과 시냅스가 개입하는지 좁혀 실험 가능한 가설을 세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연구자는 Neuroglancer에서 이 데이터를 열람하고 탐색하며 내려받을 수 있다.2 관심 있는 뉴런의 형태와 연결을 확인하고, 암수 간 차이가 발견된 지점을 후속 실험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요약하면, Cell의 완전한 수컷 초파리 커넥톰은 중심뇌부터 복측신경삭까지 이어지는 회로를 하나의 데이터셋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감각에서 운동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추적하고, 암수의 차이가 공유된 신경 회로 안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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