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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자취 화분, 8월 이 습한 방에서 흙 곰팡이 안 생기는 종류만 골라야 손해 안 봅니다

Views 14약 5분

에어컨 끄고 자고 일어나면 방 안이 눅눅한 8월입니다. 그런데 화분 흙 표면에 하얀 실 같은 게 폈거나, 물 준 지 며칠 됐는데도 흙이 계속 축축하고 시큼한 냄새가 올라온다면 이미 문제가 시작된 겁니다. 원룸에서 식물 키우다 실패하는 대부분은 물을 안 줘서가 아니라, 8월처럼 습한 시기에 물이 안 마르는 환경에서 안 마르는 조합을 쓰기 때문입니다. 저도 첫 해에 3만 원어치 화분을 두 달 만에 전부 버렸고, 그때 흙에서 날파리까지 나와서 방 전체를 뒤집어야 했습니다.

Elizabeth on Unsplash

왜 원룸에서만 유독 흙이 안 마르는가

원룸은 구조적으로 통풍이 최악입니다. 창이 한쪽 벽에만 있어서 맞바람이 안 통하고, 여름엔 에어컨 때문에 창을 닫아두니 공기가 고입니다. 게다가 방이 좁아 화분을 벽 쪽이나 가구 사이에 붙여두게 되는데, 그 자리가 정확히 공기가 가장 안 도는 곳입니다.

여기에 8월 실내 습도가 문제입니다. 에어컨을 켜면 습도가 내려가지만, 외출하거나 잘 때 끄면 다시 70~80%까지 올라갑니다. 이 습도에서는 흙 표면이 마르는 데 평소보다 두세 배 오래 걸립니다. 물 주는 주기는 그대로인데 마르는 속도만 느려지니, 흙이 계속 젖은 상태로 유지되고 곰팡이와 뿌리썩음, 흙날파리가 순서대로 옵니다.

그리고 대부분 화원이나 온라인에서 파는 화분은 배수구가 없는 예쁜 도자기 화분에 심겨 있거나, 겉흙이 수태나 자갈로 덮여 있습니다. 보기엔 깔끔한데 이게 수분을 가둡니다. 인테리어용으로 세팅된 상태 그대로 원룸에 두면 실패 확률이 확 올라갑니다.

지금 시기 원룸 식물, 이 기준으로 고르세요

1. 물 주기 간격이 2주 이상인 종류인가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물 주기가 길다는 건 그만큼 마르는 데 여유가 있다는 뜻이고, 습한 원룸에서 실수해도 버텨준다는 뜻입니다. 잎이 두껍고 통통한 종류, 줄기에 수분을 저장하는 종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잎이 얇고 넓적한 종류는 물을 자주 요구해서 습한 방에선 과습으로 가기 쉽습니다.

2. 뿌리가 젖은 상태를 견디는 종류인가 같은 과습이어도 뿌리가 바로 물러버리는 종류가 있고, 며칠 젖어 있어도 버티는 종류가 있습니다. 후자를 고르면 여름 한 철 관리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실제로 이 차이 하나가 살고 죽고를 가릅니다.

3. 배수구가 뚫린 화분인가, 겉흙이 노출돼 있는가 화분 바닥에 구멍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종류를 사도 여름엔 버티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겉흙 위에 수태·이끼·장식 자갈이 덮여 있으면 지금 시기엔 걷어내는 게 낫습니다. 흙 표면이 공기에 닿아야 마릅니다.

4. 흙이 마사토·펄라이트 비율이 높은 배수용 흙인가 일반 상토는 수분을 오래 머금습니다. 원룸용이라면 마사토나 펄라이트가 눈에 보일 정도로 섞인 흙이 훨씬 안전합니다. 화원에서 살 때 "배수 잘되게 심어달라"고 한마디만 해도 조합이 달라집니다.

5. 창가 1미터 안에 놓을 자리가 있는가 빛보다 통풍 때문입니다. 창가는 원룸에서 유일하게 공기가 도는 자리라 흙이 가장 빨리 마릅니다. 자리가 없다면 저광량에서 버티는 종류로 좁히고, 대신 물 주기를 더 늘려야 합니다.

실제로 써보니 이랬습니다

창이 하나뿐인 6평 원룸에서 여름 두 번을 보내면서 확실해진 게 있습니다. 잎이 두껍고 물을 적게 먹는 종류는 8월에 물을 3주 가까이 안 줘도 멀쩡했습니다. 오히려 "너무 안 준 것 같은데" 싶어서 준 물이 문제가 됐던 적이 더 많았습니다. 반대로 잎이 크고 얇은 종류는 여름에 두 번 다 실패했습니다. 물을 제때 줘도 흙이 안 마르니 뿌리부터 물러버리더군요.

화분 소재도 생각보다 차이가 컸습니다. 토분처럼 숨 쉬는 소재에 심었을 때가 플라스틱이나 유약 바른 도자기보다 흙이 확실히 빨리 말랐습니다. 예쁜 유약 화분에 심었던 건 같은 종류인데도 물 주기를 훨씬 길게 잡아야 했고, 한 번은 방심했다가 흙에서 냄새가 났습니다.

흙날파리 문제는 겉흙 관리로 거의 해결됐습니다. 겉흙 1~2cm를 마사토로 덮어놓으니 날파리가 알을 못 낳아서 개체 수가 확 줄었습니다. 이미 생겼을 때는 화분을 베란다나 창가로 옮기고 완전히 마를 때까지 물을 끊는 게 가장 빨랐습니다. 살충제보다 건조가 효과적이었습니다.

여름 휴가로 4박 5일 집을 비웠을 때가 진짜 시험대였습니다. 물 적게 먹는 종류만 남겨두고 갔더니 전부 무사했고, 대신 창문을 완전히 닫아두고 간 게 실수였습니다. 돌아오니 방 전체가 눅눅했고 흙 표면에 곰팡이가 살짝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집 비울 때 화분을 창가로 모아두고 갑니다.

8월 원룸 식물 체크리스트

확인 항목안전위험
물 주기 간격2주 이상3~4일마다
잎 형태두껍고 통통함얇고 넓음
화분 바닥배수구 있음구멍 없음
화분 소재토분·무유약유약 도자기·플라스틱
겉흙 상태노출 또는 마사토수태·이끼로 덮임
놓는 자리창가 1m 이내벽면·가구 사이
흙 냄새무취시큼함

지금 바로 확인할 것: 손가락을 흙에 2cm 넣어보고 축축하면 물 주지 마세요. 물 준 지 5일 넘었는데 아직 젖어 있다면 자리를 옮기거나 겉흙 덮개를 걷어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8월에 흙 표면에 하얀 곰팡이가 폈는데 버려야 하나요? 아닙니다. 표면 곰팡이는 대부분 흙이 계속 젖어 있어서 생기는 것이라 식물 자체는 살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곰팡이가 핀 겉흙을 숟가락으로 1~2cm 걷어내고, 화분을 통풍 되는 창가로 옮긴 뒤 완전히 마를 때까지 물을 끊으세요. 다만 줄기 밑동이 물렁하거나 시큼한 냄새가 심하면 뿌리까지 썩은 것이라 회생이 어렵습니다.

Q. 에어컨 바람이 닿는 자리에 화분을 둬도 되나요? 직접 바람이 닿는 자리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잎끝이 마르고 갈변합니다. 다만 에어컨을 켠 방 안에 두는 것 자체는 오히려 유리합니다. 습도가 내려가서 흙이 잘 마르기 때문입니다. 바람 방향만 피해 두세요.

Q. 창이 북향이라 햇빛이 거의 안 드는데 뭘 키울 수 있나요? 저광량에서 버티는 종류로 좁히면 됩니다. 다만 빛이 적으면 물 소모도 줄어드니 물 주기를 평소보다 훨씬 길게 잡아야 합니다. 북향 원룸에서 식물을 죽이는 원인은 빛 부족보다 "빛도 없는데 물은 그대로 준 것"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분께 추천해요

식물 키우다 두세 번 실패해서 자신감을 잃은 분, 방 통풍이 안 좋아 여름마다 눅눅한 원룸에 사는 분, 출퇴근이 불규칙해서 규칙적으로 물 줄 자신이 없는 분에게 특히 맞는 기준입니다. 반대로 매일 아침 식물 상태를 확인할 여유가 있고 창이 두 개 이상인 집이라면 선택지를 더 넓게 가져가도 괜찮습니다.

8월 남은 열흘 정도가 원룸 식물에겐 가장 힘든 시기입니다. 지금 흙 상태만 한 번 확인해도 화분 값과 다시 사는 수고를 아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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