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전망을 다루는 글은 많은데, 정작 "그래서 어디서 사야 하나"를 정리한 글은 드뭅니다. 그런데 실제로 수익률을 가장 크게 갈라놓는 건 금값 전망이 아니라 어떤 금 투자 방법을 골랐느냐입니다. 똑같은 금을 사도 KRX 금시장에서 사면 매매차익에 세금이 붙지 않고, 골드바로 사면 사는 순간 부가가치세 10%를 먼저 내고 시작합니다.
국내에서 금에 투자하는 길은 크게 여섯 가지입니다. KRX 금시장, 금 ETF, 금 통장(골드뱅킹), 골드바, 금 펀드, 금광 기업 주식. 이걸 세금과 수수료 기준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금 투자 방법 6가지 비교표
| 방법 | 세금 | 수수료 | 최소 단위 |
|---|---|---|---|
| KRX 금시장 | 매매차익 비과세, 부가세 없음 | 증권사 수수료 (온라인 0.2~0.3% 수준) | 금 1g |
| 금 ETF | 매매차익·분배금에 배당소득세 15.4% | 총보수 연 0.15~0.68% | 1주 |
| 금 통장 |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 | 살 때·팔 때 각 1% 수준 | 0.01g |
| 골드바 | 살 때 부가가치세 10% | 제조 비용 + 매수·매도 가격 차이 | 3.75g(1돈) 또는 10g |
| 금 펀드 | 이익에 배당소득세 15.4% | 총보수 연 1% 안팎 | 1만 원 안팎 |
| 금광 기업 주식 |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22% (연 250만 원 공제) | 거래 수수료 + 환전 비용 | 1주 |
세율과 수수료는 2026년 8월 기준이며, 제도 변경이나 금융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0만 원어치를 살 때, 출발선이 이만큼 다릅니다
표를 비용 관점으로 다시 정리하면 차이가 더 선명해집니다. 아래는 100만 원어치를 살 때 세금과 수수료로 먼저 빠져나가는 돈입니다. 숫자가 클수록 금값이 그만큼 올라야 겨우 본전입니다.
KRX 금시장 0.2% : 증권사 수수료만
금 ETF 0.4% 안팎 : 총보수, 단 해마다 부과
금 펀드 1% 안팎 : 총보수, 역시 해마다 부과
금 통장 2% : 살 때 1% + 팔 때 1%
골드바 15% 안팎 : 부가세 10% + 제조비 + 매수·매도 가격 차이
골드바가 압도적으로 무겁습니다. 살 때 낸 부가가치세 10%를 되팔 때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제조 비용과 살 때·팔 때 가격 차이까지 얹히면 통상 15% 안팎은 올라야 본전이 됩니다. 금값이 1년에 15% 오르는 해가 흔하지 않다는 걸 생각하면 부담이 작지 않습니다.
반대로 금 ETF와 금 펀드의 총보수는 한 번 내고 끝이 아니라 보유하는 동안 매년 빠져나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10년을 들고 있으면 연 1%짜리 상품은 누적으로 10% 가까이 나갑니다.
1. KRX 금시장: 세금이 가장 가벼운 방법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시장에서 금 1g 단위로 직접 사고파는 방식입니다. 증권사에서 금 거래 전용 계좌를 열면 주식처럼 화면에서 매매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세금입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26조의7에 따라 시장 안에서의 거래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매매차익에도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비과세 소득이라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에서도 빠집니다. 이자·배당 소득이 이미 많은 투자자라면 이 차이가 세율 숫자보다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단점은 전용 계좌를 따로 열어야 한다는 점, 일반 주식 계좌와 화면이 분리돼 있어 처음에 번거롭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실물로 인출하는 순간 그 시점의 부가가치세 10%가 붙습니다. 계좌 안에서 사고팔 때만 비과세라는 뜻입니다.
2. 금 ETF: 문턱이 가장 낮은 방법
쓰던 증권 계좌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방식입니다. 별도 계좌가 필요 없고 1주 단위라 1만 원대로도 시작할 수 있어서, 여섯 가지 중 진입 장벽이 가장 낮습니다.
다만 금 ETF라고 다 같지 않습니다.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KRX금현물형은 한국거래소 금시장의 금 1g을 직접 담습니다. 선물을 갈아탈 일이 없어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금값을 거의 그대로 따라갑니다. 대신 환율 변동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ACE KRX금현물, TIGER KRX금현물이 여기에 해당하고, 총보수는 각각 연 0.31%, 0.27% 수준입니다.
골드선물형은 미국 금 선물을 추종하며 대부분 환헤지(H)가 걸려 있습니다. 환율 영향은 줄지만, 만기마다 다음 달 선물로 갈아타야 합니다. 다음 달 선물이 더 비싼 콘탱고 구간에서는 갈아탈 때마다 비용이 쌓입니다. KODEX 골드선물(H)이 연 0.73%, TIGER 골드선물(H)이 연 0.44% 수준입니다.
이 차이는 수익률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2026년 8월 10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을 보면 KRX금현물형이 +29% 안팎인 반면, 골드선물형은 +23% 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같은 금을 따라간다는 상품인데도 롤오버 비용과 환헤지 비용 때문에 6%포인트 가까이 벌어진 셈입니다. 장기 보유라면 현물형, 짧은 방향성 베팅이라면 선물형이 일반적인 선택인 이유입니다.
세금은 일반 계좌에서 배당소득세 15.4%가 붙지만, ISA나 연금저축·IRP 계좌에서 매수하면 비과세 한도를 쓰거나 과세를 인출 시점까지 미룰 수 있습니다. 금 ETF의 가장 큰 실전 장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레버리지·인버스 금 ETF입니다. 하루 수익률의 배수를 따라가는 구조라 며칠만 지나도 금값 흐름과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장기 보유용 상품이 아닙니다.
국내 상장 금 ETF와 원자재 ETF의 총보수·순자산·수익률은 아래 페이지에서 한 번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매일 갱신되니 매수 전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금 ETF 추천 종목 비교 (KRX금현물 vs 골드선물)
3. 금 통장(골드뱅킹): 소액 적립에 맞는 방법
은행 계좌에 금을 g 단위로 적립하는 방식입니다. 0.01g 단위로도 살 수 있어 몇백 원부터 시작할 수 있고, 은행 앱에서 예금처럼 관리됩니다. 매달 조금씩 모으는 습관에는 잘 맞습니다.
문제는 수수료입니다. 살 때와 팔 때 각각 1% 수준이 붙어 왕복 2% 안팎이 나갑니다. 총보수가 연 0.15~0.68% 수준인 금 ETF와 비교하면, 짧게 굴릴수록 불리해집니다. 이익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4. 골드바: 실물 보유 자체가 목적일 때만
금은방, 은행, 거래소에서 실물 금을 사서 직접 보관하는 방식입니다. 금융 시스템과 무관하게 손에 쥐고 있다는 안정감이 가장 큰 이유겠지요.
앞서 봤듯이 비용은 가장 무겁습니다. 부가가치세 10%에 제조 비용, 살 때와 팔 때 가격 차이까지 더하면 통상 15% 안팎 올라야 본전입니다. 보관 부담도 따로 있습니다. 실물을 직접 갖고 있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이 대체로 유리합니다.
5. 금 펀드: 자동 적립은 편하지만 비용이 높음
운용사가 금 관련 자산에 대신 투자해 주는 상품입니다. 적립식 자동 매수가 편하다는 게 장점입니다. 대신 총보수가 연 1% 안팎으로 ETF보다 확실히 높고, 사고파는 데 며칠이 걸립니다. 같은 목적이라면 ETF 자동 매수로 대체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는 편이 낫습니다.
6. 금광 기업 주식: 금이 아니라 회사에 투자하는 것
금을 캐는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금값이 오르면 채굴 원가는 그대로인데 판매 가격만 올라 이익이 크게 늘기 때문에, 주가가 금값보다 훨씬 크게 움직입니다.
실제 숫자로 보면 확실합니다. 2026년 8월 10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을 보면 금현물 ETF가 +29% 대인데, 국내 상장 글로벌 금채굴기업 ETF는 +63%를 넘겼습니다. 두 배가 넘는 차이입니다.
다만 이건 양날의 검입니다. 회사의 실적, 부채, 채굴 사고, 광산 소재국의 정치 리스크처럼 금값과 무관한 위험이 함께 따라옵니다. 금값이 빠지는 구간에서는 반대로 더 크게 빠질 수 있습니다. 금에 투자한다기보다 금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것에 가깝다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세금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22%가 적용되는데, 같은 해 다른 해외 주식에서 난 손실과 손익통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KRX 금시장이나 금 ETF에는 없는 구조입니다.
진짜 갈림길은 금융소득종합과세입니다
여기까지가 표면적인 비교이고, 투자 금액이 커질수록 진짜 차이는 다른 곳에서 벌어집니다.
배당소득세 15.4%가 붙는 방법, 그러니까 금 ETF·금 통장·금 펀드의 이익은 다른 이자·배당소득과 합산됩니다. 연 2,000만 원을 넘기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고, 세율이 계단식으로 올라갑니다.
반면 KRX 금시장의 매매차익은 비과세 소득이라 이 합산 자체에서 빠집니다. 골드바 매도차익이나 해외 금광주 양도차익도 양도소득으로 분류되어 금융소득 합산에서 제외됩니다.
배당주를 많이 들고 있거나 이미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 근처인 투자자라면, 15.4%냐 아니냐보다 합산에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훨씬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목적별로 고르면 이렇습니다
오래 들고 가면서 세금을 아끼고 싶다 → KRX 금시장
쓰던 증권 계좌에서 간편하게 사고 싶다 → 금 ETF (KRX금현물형)
ISA·연금 계좌 절세 한도를 쓰고 싶다 → 금 ETF
매달 몇만 원씩 모으고 싶다 → 금 통장 또는 금 ETF
실물을 직접 갖고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 골드바 (부가세 10%를 비용으로 받아들일 때만)
금값보다 큰 수익을 노린다 → 금광 기업 주식 (변동성도 그만큼 큽니다)
마지막으로
금은 이자도 배당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오직 가격 변동으로만 수익이 결정되는 자산입니다. 그래서 자산의 중심에 두기보다는, 주식과 채권이 함께 흔들릴 때 완충 역할을 맡기는 용도로 보는 관점이 일반적입니다. 흔히 이야기되는 비중은 자산의 5~10% 안팎입니다.
그리고 금 투자 방법을 고를 때는 금값 전망보다 세금과 수수료를 먼저 계산해 보시길 권합니다. 전망은 틀릴 수 있지만 비용은 확정적으로 나가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상장 금 ETF와 원자재 ETF의 총보수·순자산·수익률 비교는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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