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춤추고 백플립을 하는 영상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문제는 그 모든 동작이 정해진 작업만 반복하는 ‘녹화된 동작’에 가깝다는 점이다. 진짜 과제는 “물뿌리개를 초록색 통에 넣어줘” 같은 일상 언어를 듣고, 처음 보는 공간에서 몸 전체를 움직여 작업을 완수하는 것이다. Google DeepMind가 공개한 Gemini Robotics 2는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물리적 AI의 진화다1.
생각하는 뇌, 움직이는 몸: 두 개의 지능 레이어
Gemini Robotics 2는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역할이 분리된 모델 패밀리다. 핵심은 크게 두 계층으로 나뉜다.
첫째는 Gemini Robotics ER 2다. ‘Embodied Reasoning’, 즉 체화된 추론을 위해 설계된 시각-언어 모델(VLM)로, 로봇의 ‘상위 뇌’ 역할을 한다. 사용자 음성을 이해하고, 주변 환경을 분석하며, 수 분에 걸친 여러 단계의 작업을 계획한다2. Gemini Live API와 통합된 점이 특히 중요한데, 이를 통해 멈춤 없이 실시간 양방향 스트리밍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전 세대인 Gemini Robotics ER 1.6 대비 가장 큰 도약은 ‘시간 지능’이다. 비디오 피드를 연속으로 분석하며 ‘지금 작업이 몇 % 진행됐는지’를 분류하는 벤치마크에서 57.4%의 정확도를 기록했고, ‘언제 커피 따르기를 멈춰야 하는지’ 같은 정밀한 순간을 포착하는 작업에서는 91.3%의 정확도와 0.96초의 평균 절대 거리 오차를 달성했다. 더 큰 모델과 비교해도 4배 빠르게 실행되며 서브 세컨드 지연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은 실시간 제어에 필수적인 무기다2.
둘째는 Gemini Robotics 2(VLA) 모델이다. ER 모델이 세운 계획을 실제 모터 제어 신호로 변환하는 ‘행동’ 모델로, 시각-언어-행동(VLA) 구조를 갖췄다. 이번 업데이트로 휴머노이드의 전신 제어가 가능해져, 걷고 쪼그려 앉고 팔을 뻗는 동작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을 수 있게 됐다. 다섯 손가락으로 매듭을 묶는 고난도 손재주 역시 이 행동 레이어가 지원하는 영역이다1.
연결이 끊겨도 멈추지 않는 현장 지능
클라우드 연결이 불안정한 실제 작업장에서는 온디바이스 모델이 필수적이다. Gemini Robotics On-Device 2는 로봇 기기 자체에서 로컬로 구동되는 효율 특화 VLA 모델이다. 주목할 점은 새로운 양팔 로봇 형태에 적응하는 데 200개 미만의 예시 데이터, 즉 몇 시간만 있으면 된다는 사실이다1. 이는 팔 길이나 관절 수가 전혀 다른 낯선 기계도 빠르게 학습해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음을 뜻한다.
여기에 다중 로봇 협업도 가능해졌다. 한 대로는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작업을 바퀴형 로봇과 휴머노이드가 서로의 역할을 이해하며 나눠 수행한다. 물리적 세계의 작업을 나누는 ‘팀워크 레이어’가 모델 안에 자리 잡은 셈이다.
멈출 줄 아는 로봇, 그리고 경계
신체를 가진 AI에게 안전은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곧바로 물리적 위협으로 이어진다. 이번 업데이트에는 ASIMOV-Agentic이라는 새로운 안전 벤치마크가 도입됐다. 로봇이 위험한 도구 호출을 스스로 거부하거나, 작업 가능성을 예측해 불확실할 때 인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Gemini Robotics ER 2는 인간이 가까이 접근하면 동작을 자동으로 멈추고, 공간이 안전해진 후에야 작업을 재개한다3. 동시에 명확한 사용 금지선도 그어져 있다. 의료, 운송 등 안전이 결정적인 응용 분야에는 모델 사용이 금지된다4.
단순한 시연을 넘어, 멈추고 생각하며 협력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Gemini Robotics 2는 로봇이 진짜 몸을 얻는 과정을 보여주는 직관적인 이정표다. 개발자라면 지금 Google AI Studio에서 Gemini Robotics ER 2를 바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1Gemini Robotics 2 brings whole body intelligence to robots
2Introducing Gemini Robotics ER 2
3Google reveals Gemini Robotics 2.0, promising improved dexterity and 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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