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로봇이 보고, 판단하고, 온몸으로 움직이며 사람과 협력할 수 있는가?” 구글 딥마인드가 발표한 Gemini Robotics 2는 이 질문에 대한 최신 답변이자, 로봇의 추론과 행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려는 시도다.
생각하는 파트와 움직이는 파트
Gemini Robotics 2의 핵심 설계는 ‘생각’과 ‘행동’의 분리다. 크게 두 모델이 역할을 나눠 맡는다.
Gemini Robotics ER 2는 로봇의 상위 두뇌 역할을 하는 체화 추론(Embodied Reasoning) 모델이다. 비전-언어 모델(VLM)을 기반으로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동시에 처리하며 상황을 이해한다1. 사용자의 지시를 작업 계획으로 바꾸고,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도 이 모델의 몫이다. 작업 완료도를 5단계(0–20%, 20–40% 등)로 분류하는 정확도는 57.4%로, 이전 세대 및 경쟁 최첨단 모델을 상회한다1. 동작을 멈춰야 할 순간을 찾아내는 정밀도는 91.3%에 달하며, 평균 오차는 0.96초에 불과하다1. 더 큰 모델보다 4배 빠르게 실행하면서도 컴퓨팅 비용은 낮춘 결과다1.
계획이 수립되면 실제 운동 제어는 Gemini Robotics 2(비전-언어-행동 모델, VLA)가 담당한다. 이번 VLA의 가장 큰 진전은 ‘전신 제어’다. 이전 모델이 상체 중심의 탁상 작업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휴머노이드 로봇 전체를 제어한다. Apollo 2 로봇이 물뿌리개를 집어 선반 아래쪽 바구니에 넣는 시연은 걷고, 웅크리고, 팔을 뻗는 전신 협응을 필요로 한다.
손끝의 정밀함과 다중 로봇 협업
실용적 가치는 거친 동작이 아니라 섬세함에서 비롯된다. Gemini Robotics 2는 22자유도의 다섯 손가락 로봇 핸드를 제어해 지퍼백 밀봉, 쓰레기봉투 묶기, 전구 풀기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2. 동시에 표준형 두 손가락 그리퍼로 정밀 패킹도 가능하다2. 하나의 지능이 서로 다른 형태의 손을 모두 다루는 셈이다.
또 하나의 분기점은 다중 로봇 협업이다. ER 2는 공간과 작업을 이해하는 의미론적 추론을 바탕으로, Apollo 2와 Franka F3 Duo 같은 이종 로봇들이 서로 간섭 없이 하나의 복잡한 작업을 분담하게 만든다1. 하나의 두뇌가 여러 신체를 지휘하는 구조인 셈이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작동해야 하는 현장의 요구에는 Gemini Robotics On-Device Model이 대응한다. 이 모델은 새로운 로봇 형태에 적응할 때 일반적으로 200개 미만의 예시와 수 시간이면 충분하다2. 로봇의 형상, 센서, 자유도가 완전히 달라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 자유로운 로봇, 더 정교한 안전 기준
로봇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안전 기준도 함께 높아져야 한다. 구글 딥마인드는 ASIMOV-Agentic이라는 새로운 안전 벤치마크를 도입했다. 이는 체화 추론 에이전트가 안전하지 않은 도구 호출을 거부하는 능력, 작업의 물리적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는 능력, 그리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간 개입을 요청하는 능력을 측정한다2. ER 2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면 로봇을 정지시키는 인간 근접 감지 과제에서 이전 모델과 경쟁 모델을 모두 능가했다1.
Gemini Robotics 2는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전신 제어, 고도의 정밀 조작, 이종 로봇 간 협업, 온디바이스 적응으로 이어지는 이 설계는 일반 목적의 물리적 AI로 가는 경로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생각하는 두뇌와 움직이는 신체를 분리하고 다시 연결하는 이 시도는, 로봇이 일하는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려는 움직임의 출발점이다.
1Introducing Gemini Robotics ER 2 — Google DeepMind
2Gemini Robotics 2 brings whole body intelligence to robots — Google Deep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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