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명의 AI 박사'를 고용한 스타트업 Recursive Superintelligence, 5,400억 원을 GPU에 태우다
AI가 자기 코드를 읽고 더 똑똑한 AI를 설계하는 세상.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다. Recursive Superintelligence가 Amazon Web Services(AWS)와 4억 1천만 달러 규모의 컴퓨팅 계약을 체결하며 그 신호탄을 쐈다1. 이 회사는 스텔스 모드를 벗어난 지 불과 두 달 만에 기업 가치 46억 5천만 달러를 인정받으며 GV가 공동 주도한 6억 5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2.
이 거래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클라우드 비용 지출이 아니기 때문이다. AWS는 이번 계약의 일환으로 '스스로 진화하는 AI'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인프라를 공동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의 관여에는 투자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순수하게 인프라 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1.
재귀적 자기 개선이란 무엇인가
Recursive Superintelligence의 핵심 목표는 AI가 자신의 코드를 읽고, 한계를 파악한 뒤, 스스로 실험을 설계하고 개선하는 폐쇄 루프, 즉 재귀적 자기 개선(Recursive Self-Improvement, RSI)을 구축하는 것이다3. 업계에서는 RSI를 '인간이 전혀 필요 없는' 완전한 자동화로 정의하며, 현재의 AI 연구 도구 사용 수준과는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개념으로 본다4.
이 접근 방식은 생물학적 진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인간의 뇌가 불과 20와트의 전력만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은 지능의 근본 원리를 추출하면 훨씬 더 효율적인 기계를 만들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2. Recursive Superintelligence는 이러한 개방형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첫 번째 목표를 '박사급 능력 5만 명 분량'의 지능을 가진 시스템 훈련으로 설정했다. 초기에는 AI 과학 자체에 집중할 계획이다2.
이 야망에는 세계적인 연구진이 뒷받침하고 있다. 공동 창립자 7인에는 Vision Transformer(ViT) 개발자인 Alexey Dosovitskiy와 '레인보우 팀잉' 안전 루프를 개척한 Tim Rocktäschel이 포함된다. 또한 팀원 4명은 공동 창립자 Jeff Clune과 함께 초기 '다윈 괴델 머신(Darwin Gödel Machine)' 논문을 공동 집필한 지적 계보를 공유한다2.
무엇이 달라지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일반적인 AI 스타트업이 인건비를 가장 큰 비용으로 꼽는 반면, Recursive Superintelligence의 CEO 리처드 소처는 "우리는 인원 수보다 에이전트 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1. 자금 대부분을 GPU에 투입하는 이 전략은 리스크가 크지만, AWS와의 계약은 그러한 도박을 뒷받침할 연료다. 소처는 수년 내 더 큰 규모의 컴퓨팅 계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1.
RSI가 언제 현실화될지는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CSET의 Helen Toner는 RSI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고 보며,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적절성(Adequacy)' 단계가 수년 내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4. METR의 Ajeya Cotra는 한발 더 나아가, AI가 완전히 자동화된 연구에서 인간-인간 협업 시스템을 능가하는 '우월성(Supremacy)' 단계에 도달하면 AI 발전 속도가 대규모로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한다4.
그러나 RSI를 둘러싼 회의론도 존재한다. 많은 이들이 RSI를 부드러운 사다리처럼 여기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여전히 직관적으로 연구를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AI가 AI를 만드는' 완전한 자동화는 과거 AGI(범용인공지능) 논쟁처럼 정의도, 도달 시기도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다4.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Recursive Superintelligence는 담론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태도다. 소처는 올해 10월이면 일반인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1. 이것이 단순한 연구용 데모에 그칠지, 혹은 '마지막 발명'의 시발점이 될지는 앞으로 몇 달이 판가름할 것이다.
독자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RSI가 더 이상 추상적인 미래 담론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투자, 정상급 연구진, 그리고 구체적인 제품 출시 일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동시에 RSI의 정의와 도달 단계를 둘러싼 논쟁이 진행 중인 만큼, '적절성'에서 '우월성'으로 이어지는 프레임워크를 이해하는 것이 기술의 진전을 평가하는 실용적인 렌즈가 되어줄 것이다.
1Recursive Superintelligence signs $410M compute deal with Amazon
2Recursive Superintelligence: Why Self-Improving AI is the Next Frontier
3Recursive self-improving superintelligence to automate knowledge discovery
이 노트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의가 있으시면 에서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