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법칙을 함수의 방정식으로 쓰기
미분방정식은 미지수가 숫자가 아니라 함수인 방정식이다. 보통 방정식이라고 하면 $x^2-3x+2=0$처럼 어떤 숫자 $x$를 찾는다. 미분방정식에서는 $y(t)$ 같은 함수를 찾는다. 그리고 그 함수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도함수 $y'(t)$, $y''(t)$와 함께 방정식 안에 등장한다.
예를 들어
$$ y'=2y $$
는 "함수 $y$의 변화율이 현재 값의 2배이다"라는 뜻이다. 이 방정식의 해는 숫자 하나가 아니라 함수다. 실제로 $y=Ce^{2t}$는 모든 상수 $C$에 대해 이 방정식을 만족한다. 왜냐하면 미분하면 $y'=2Ce^{2t}=2y$가 되기 때문이다.
미분방정식은 변화하는 현상을 표현하는 언어다.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 물체가 식는 속도, 용수철이 흔들리는 운동, 전기회로의 전류 변화처럼 "현재 상태가 앞으로의 변화를 결정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이 장에서는 주로 한 변수 함수에 대한 미분방정식, 즉 상미분방정식을 다룬다. 시간 $t$에 따라 변하는 양 $y(t)$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기본 예제를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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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 해, 초기조건
미분방정식의 차수는 방정식에 등장하는 가장 높은 도함수의 차수다.
$$ y'=3y $$
는 일계 미분방정식이고,
$$ y''+4y=0 $$
는 이계 미분방정식이다. 일계 방정식은 보통 하나의 초기조건으로 해가 정해지고, 이계 방정식은 위치와 속도처럼 두 조건이 필요하다.
미분방정식의 해는 방정식을 만족하는 함수다. 예를 들어 $y'=3y$의 해는
$$ y=Ce^{3t} $$
이다. 여기서 $C$는 임의의 상수다. 이런 형태를 일반해라고 한다. 일반해는 같은 변화 법칙을 따르는 모든 가능성을 한꺼번에 나타낸다.
하지만 현실 문제에서는 보통 시작값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y(0)=5$라면
$$ 5=Ce^0=C $$
이므로 $C=5$이고, 해는
$$ y=5e^{3t} $$
로 정해진다. 이렇게 초기조건을 이용해 상수를 결정한 해를 특수해라고 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미분방정식: 변화 법칙을 나타내는 방정식
해: 그 방정식을 만족하는 함수
일반해: 임의의 상수를 포함한 해의 전체 형태
초기조건: 특정 시각의 함수값 또는 도함수값
특수해: 초기조건까지 만족하는 하나의 해
해를 구한 뒤에는 반드시 원래 방정식에 대입해 검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미분방정식에서는 식을 변형하는 과정에서 상수나 부호를 놓치기 쉽다.
변수분리형 미분방정식
가장 먼저 익힐 유형은 변수분리형이다. 변수분리형 미분방정식은 다음처럼 쓸 수 있는 방정식이다.
$$ frac{dy}{dt}=g(t)h(y) $$
이때 $y$와 관련된 항은 한쪽으로, $t$와 관련된 항은 다른 쪽으로 모을 수 있다.
$$ frac{1}{h(y)}dy=g(t)dt $$
그다음 양변을 적분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는 $h(y)=0$이 되는 특별한 해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처음 배울 때는 계산 절차에 집중하되, 마지막에 빠진 해가 없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예를 들어
$$ frac{dy}{dt}=ky $$
를 풀어 보자. $yneq 0$인 구간에서 양변을 분리하면
$$ frac{1}{y}dy=kdt $$
이고, 적분하면
$$ ln |y|=kt+C $$
이다. 양변에 지수함수를 취하면
$$ y=Ae^{kt} $$
꼴이 된다. 상수의 부호와 $y=0$인 해까지 함께 포함해 보통은
$$ y=Ce^{kt} $$
라고 쓴다.
이 식은 가장 기본적인 성장·감소 모델이다. $k>0$이면 지수성장이고, $k<0$이면 지수감소다. "현재 양이 많을수록 더 빠르게 증가한다" 또는 "현재 양이 많을수록 더 빠르게 줄어든다"는 법칙이 바로 $y'=ky$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어떤 세균 수 $P(t)$가 현재 개체 수에 비례하여 증가한다면
$$ P'=kP $$
로 모델링한다. 초기 개체 수가 $P(0)=P_0$이면
$$ P(t)=P_0e^{kt} $$
이다.
반대로 방사성 물질이나 약물 농도처럼 현재 남아 있는 양에 비례해 감소하는 경우는
$$ A'=-kA quad (k>0) $$
로 쓰고, 해는
$$ A(t)=A_0e^{-kt} $$
이다. 같은 형태의 방정식이지만 부호 하나가 성장과 감소를 나눈다.
냉각 법칙: 평형으로 가까워지는 변화
지수감소 모델은 0으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많은 현상은 0이 아니라 어떤 평형값으로 가까워진다. 뜨거운 커피가 식을 때 온도는 0도가 아니라 주변 온도에 가까워진다.
주변 온도를 $T_s$, 물체의 온도를 $T(t)$라고 하자. 뉴턴의 냉각 법칙은 다음과 같이 쓴다.
$$ frac{dT}{dt}=-k(T-T_s) quad (k>0) $$
핵심은 온도 자체가 아니라 주변과의 차이 $T-T_s$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u=T-T_s$라고 두면 $u'=T'$이므로
$$ u'=-ku $$
가 된다. 따라서
$$ u=Ce^{-kt} $$
이고,
$$ T(t)=T_s+Ce^{-kt} $$
이다. 초기온도가 $T(0)=T_0$이면 $C=T_0-T_s$이므로
$$ T(t)=T_s+(T_0-T_s)e^{-kt} $$
가 된다. 이 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T_s$에 가까워진다. 미분방정식을 풀 때는 이처럼 적절한 변수를 새로 두면 구조가 단순해지는 경우가 많다.
일계 선형 미분방정식과 적분인자
변수분리형으로 풀리지 않는 일계 방정식 중 가장 중요한 유형은 일계 선형 미분방정식이다.
$$ y'+p(t)y=q(t) $$
여기서 $y$와 $y'$가 모두 일차로만 등장한다. $y^2$, $yy'$, $sin y$ 같은 항이 있으면 선형이 아니다.
이 방정식의 핵심 아이디어는 왼쪽을 어떤 곱의 미분으로 바꾸는 것이다. 곱의 미분법에 따르면
$$ (mu y)'=mu y' + mu' y $$
이다. 원래 방정식 $y'+p(t)y=q(t)$에 어떤 함수 $mu(t)$를 곱하면
$$ mu y' + mu p(t)y=mu q(t) $$
가 된다. 이것이 $(mu y)'$가 되려면
$$ mu'=mu p(t) $$
이면 된다. 이 방정식을 풀면
$$ mu(t)=e^{int p(t)dt} $$
가 나온다. 이 $mu$를 적분인자라고 한다. 이름 그대로 방정식 전체에 곱해 적분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인자다. 실제로는 여기에 0이 아닌 상수배를 곱해도 같은 역할을 하지만, 보통 가장 간단한 형태로 적는다.
예를 들어
$$ y'+2y=e^t $$
를 풀어 보자. 여기서 $p(t)=2$이므로 적분인자는
$$ mu(t)=e^{int 2dt}=e^{2t} $$
이다. 양변에 $e^{2t}$를 곱하면
$$ e^{2t}y'+2e^{2t}y=e^{3t} $$
이고, 왼쪽은
$$ (e^{2t}y)' $$
이다. 따라서
$$ (e^{2t}y)'=e^{3t} $$
양변을 적분하면
$$ e^{2t}y=frac{1}{3}e^{3t}+C $$
이므로
$$ y=frac{1}{3}e^t+Ce^{-2t} $$
이다.
적분인자 방법을 외울 때 공식만 기억하면 쉽게 잊힌다. 핵심은 "왼쪽을 곱의 미분 형태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곱할 것인가"이다.
이계 선형 미분방정식과 특성방정식
이계 미분방정식은 가속도, 진동, 전기회로처럼 두 번 미분한 항이 필요한 상황에서 등장한다. 여기서는 계수가 상수인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다룬다.
$$ ay''+by'+cy=0 $$
이 방정식은 이계 선형 동차 미분방정식이다. $a,b,c$는 상수이고, 오른쪽이 0이면 동차라고 부른다.
해를 $y=e^{rt}$ 꼴로 가정해 보자. 그러면
$$ y'=re^{rt}, quad y''=r^2e^{rt} $$
이므로 방정식에 대입하면
$$ a r^2e^{rt}+b re^{rt}+c e^{rt}=0 $$
이다. $e^{rt}$는 0이 아니므로
$$ ar^2+br+c=0 $$
이 남는다. 이 이차방정식을 특성방정식이라고 한다.
특성방정식의 근에 따라 해의 모양이 달라진다.
서로 다른 두 실근 $r_1, r_2$가 있을 때
$$ y=C_1e^{r_1t}+C_2e^{r_2t} $$
중근 $r$가 있을 때
$$ y=(C_1+C_2t)e^{rt} $$
복소근 $alpha pm beta i$가 있을 때
$$ y=e^{alpha t}(C_1cos beta t+C_2sin beta t) $$
복소근이 나오면 해에는 사인과 코사인이 등장한다. 그래서 이계 방정식은 진동 현상을 설명하는 데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 y''+4y=0 $$
의 특성방정식은
$$ r^2+4=0 $$
이고 근은 $r=pm 2i$이다. 따라서 일반해는
$$ y=C_1cos 2t+C_2sin 2t $$
이다. 이 해는 일정한 주기로 흔들린다. 도함수와 이계도함수가 단순한 계산 도구를 넘어 운동의 속도와 가속도를 나타낸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방정식을 세우는 법
미분방정식 문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해를 구하는 계산보다 방정식을 세우는 일일 때가 많다. 기본 원칙은 간단하다. 먼저 변하는 양을 함수로 정하고, 그 변화율이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지 문장으로 쓴다. 그 문장을 수식으로 바꾸면 미분방정식이 된다.
인구 증가 모델에서는 "증가율이 현재 인구에 비례한다"를
$$ P'=kP $$
로 쓴다.
냉각 모델에서는 "온도의 변화율이 주변 온도와의 차이에 비례하고, 그 차이를 줄이는 방향이다"를
$$ T'=-k(T-T_s) $$
로 쓴다.
용수철 진동에서는 "가속도가 위치의 반대 방향에 비례한다"를 사용한다. 질량을 $m$, 용수철 상수를 $k$, 위치를 $x(t)$라고 하면 힘은 $-kx$이고, 뉴턴의 법칙 $F=ma$에 의해
$$ mx''=-kx $$
즉
$$ mx''+kx=0 $$
이 된다. 이것은 이계 선형 방정식이며 해는 사인과 코사인으로 표현된다.
전기회로에서도 같은 사고가 쓰인다. 저항 $R$과 축전기 $C$가 있는 RC 회로에서 축전기의 전하를 $Q(t)$라고 하면 전류는 $I=Q'$이다. 회로 법칙을 적용하면 흔히
$$ R Q' + frac{1}{C}Q=E(t) $$
꼴의 일계 선형 미분방정식이 나온다. 외부 전압 $E(t)$가 일정하면 충전과 방전 과정이 지수함수로 나타난다. 더 복잡한 RLC 회로에서는 인덕터 때문에 $Q''$ 항이 생기고, 이계 방정식이 나타난다.
겉으로는 인구, 온도, 용수철, 회로가 전혀 다른 문제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학적으로는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어떤 양이 변하고, 그 변화율이 현재 상태와 외부 조건에 의해 정해진다. 미분방정식은 바로 이 구조를 포착한다.
해석적으로 푼다는 것의 의미
미분방정식을 푼다는 말은 항상 깔끔한 공식 하나를 얻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 장에서 다룬 변수분리형, 일계 선형, 상수계수 이계 선형 방정식은 해석적으로 풀기 좋은 대표적인 유형이다. 해석적으로 푼다는 것은 적분, 지수함수, 삼각함수 같은 익숙한 함수로 해를 표현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제 응용에서는 해를 정확한 식으로 구하기 어려운 방정식도 많다. 그때는 그래프, 근사, 수치해석을 사용한다. 그래도 기본 유형을 배우는 이유는 분명하다. 간단한 미분방정식을 직접 풀어 보면 변화 법칙과 해의 모양 사이의 관계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분방정식을 공부할 때는 다음 순서로 접근하면 좋다.
미지 함수를 정한다.
변화율을 문장으로 해석한다.
문장을 미분방정식으로 바꾼다.
방정식의 유형을 확인한다.
일반해를 구한다.
초기조건으로 특수해를 결정한다.
해가 원래 상황에 맞는지 해석한다.
미분방정식은 미분과 적분을 실제 변화 현상으로 연결한다. 도함수는 순간 변화율이고, 적분은 누적이다. 미분방정식은 이 둘을 이용해 "어떤 법칙을 따르면 시간이 지나며 무엇이 되는가"를 묻는다. 이것이 대학 수학에서 미분방정식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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