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식을 다룰 때 먼저 볼 것은 조건이다
다항식은 모든 실수 값을 그대로 넣을 수 있다. 예를 들어 x^2-3x+1에는 x=0, x=2, x=-5를 넣어도 계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분수식과 근호가 들어간 식은 다르다. 어떤 값은 처음부터 넣을 수 없다.
분모가 있는 식에서는 분모가 0이 되면 안 된다. 1/(x-2)에서 x=2를 넣으면 1/0이 되므로 정의되지 않는다. 근호가 있는 식에서는 제곱근 안의 값이 0 이상이어야 한다. √(x-3)에서 x<3이면 실수 범위에서 값을 정할 수 없다.
이처럼 식에 넣을 수 있는 x값의 범위를 정의역이라고 한다. 복잡한 식을 풀 때 정의역을 먼저 확인하는 이유는 계산을 편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원래 문제에서 허용되지 않는 값을 답으로 쓰지 않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다음 식을 보자.
(x+1)/(x-2) + 3/(x+2)
이 식의 계산을 시작하기 전에 x≠2, x≠-2를 적어야 한다. 두 분모 x-2, x+2가 각각 0이 되는 값을 제외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통분하면
(x+1)/(x-2) + 3/(x+2) = ((x+1)(x+2)+3(x-2))/((x-2)(x+2)) = (x^2+3x+2+3x-6)/(x^2-4) = (x^2+6x-4)/(x^2-4)
이다. 계산 결과만 보면 분모가 x^2-4이므로 x≠±2라는 조건이 다시 보인다. 하지만 조건은 결과를 보고 나중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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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식은 약분보다 분모 확인이 먼저다
유리식은 다항식을 다항식으로 나눈 꼴의 식이다. 쉽게 말해 문자로 된 분수식이다. 유리식의 덧셈과 뺄셈은 분수 계산과 같다. 분모가 다르면 통분하고, 곱셈과 나눗셈에서는 인수분해한 뒤 약분한다.
다만 유리식의 약분에는 중요한 주의점이 있다. 약분은 같은 인수가 분자와 분모에 곱해져 있을 때만 가능하다. 더해진 항 하나만 마음대로 지울 수는 없다.
예를 들어
(x^2-1)/(x-1)
은 분자를 인수분해하면
(x^2-1)/(x-1) = ((x-1)(x+1))/(x-1)
이므로 x-1을 약분해 x+1이 된다. 그러나 원래 식에서 x=1은 넣을 수 없다. 따라서 이 식은 단순히 x+1과 완전히 같은 식이 아니라, x≠1일 때 x+1과 같은 식이다.
이 차이는 방정식과 함수에서 중요하다. 함수 y=(x^2-1)/(x-1)의 그래프는 y=x+1의 직선과 거의 같지만 x=1에서 점 하나가 비어 있다. x=1을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식을 간단히 만들었더라도 원래 식의 제한 조건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눗셈도 조심해야 한다.
(x^2-4)/(x+1) ÷ (x-2)/(x+1)
나눗셈은 뒤의 식을 뒤집어 곱한다.
(x^2-4)/(x+1) × (x+1)/(x-2)
여기서 x^2-4=(x-2)(x+2)이므로
((x-2)(x+2))/(x+1) × (x+1)/(x-2) = x+2
처럼 정리된다. 하지만 조건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처음 식에서 x+1≠0이므로 x≠-1이다. 또한 나누는 식 (x-2)/(x+1)은 0이 되면 안 되므로 x≠2도 필요하다. 결과가 x+2로 단순해져도 x=-1, x=2는 원래 계산에서 허용되지 않는다.
유리방정식은 분모를 없앤 뒤 검산한다
유리방정식은 미지수가 분모에 들어 있는 방정식이다. 이런 방정식은 양변에 공통분모를 곱해 분모를 없애면 다항식 방정식으로 바뀐다. 하지만 이 과정은 원래 식에서 금지된 값을 끌어들일 수 있으므로 검산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1/(x-1) + 2/(x+1) = 1
을 풀어 보자. 먼저 조건은 x≠1, x≠-1이다. 공통분모는 (x-1)(x+1)이므로 양변에 곱한다.
(x+1) + 2(x-1) = (x-1)(x+1)
좌변과 우변을 정리하면
x+1+2x-2 = x^2-1 3x-1 = x^2-1 x^2-3x = 0 x(x-3)=0
따라서 후보는 x=0 또는 x=3이다. 두 값은 처음 조건 x≠1, x≠-1을 만족한다. 원식에 대입해도 각각 성립한다.
이번에는 다음 방정식을 보자.
(x+1)/(x-2) = 3/(x-2)
조건은 x≠2이다. 양변에 x-2를 곱하면
x+1=3 x=2
가 나온다. 하지만 x=2는 처음 조건에서 제외된 값이다. 따라서 이 방정식의 해는 없다. 계산 결과가 나왔더라도 원식에 넣을 수 없으면 해가 아니다.
이때 나온 x=2 같은 값을 무연근이라고 한다. 무연근은 풀이 과정에서는 해처럼 보이지만 원래 식을 만족하지 않는 값이다. 유리방정식에서는 분모를 없애는 과정 때문에 무연근이 생길 수 있다.
무리식은 제곱하기 전에 부호를 확인한다
무리식은 근호가 포함된 식이다. 무리방정식에서는 보통 양변을 제곱해 근호를 없앤다. 제곱은 강력한 도구지만 조심해야 한다. 서로 다른 두 수가 제곱하면 같은 값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3^2=9이고 (-3)^2=9이다. 따라서 제곱한 뒤에 얻은 해는 반드시 원식에 다시 넣어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x+1)=x-1
을 풀어 보자. 먼저 정의역을 확인한다. 근호 안이 0 이상이어야 하므로 x+1≥0, 즉 x≥-1이다. 그런데 왼쪽 √(x+1)은 항상 0 이상이다. 따라서 오른쪽 x-1도 0 이상이어야 한다. 즉 x≥1이다.
이제 양변을 제곱한다.
x+1=(x-1)^2 x+1=x^2-2x+1 x^2-3x=0 x(x-3)=0
후보는 x=0 또는 x=3이다. 하지만 x≥1 조건에 의해 x=0은 제외된다. 원식에 대입해도 x=0일 때 왼쪽은 √1=1, 오른쪽은 -1이므로 성립하지 않는다. x=3은 √4=2, 3-1=2이므로 성립한다. 따라서 해는 x=3이다.
다른 예를 보자.
√(2x+3)=x
근호 안 조건은 2x+3≥0, 즉 x≥-3/2이다. 또한 왼쪽이 0 이상이므로 오른쪽 x도 0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실제로는 x≥0만 보면 충분하다.
양변을 제곱하면
2x+3=x^2 x^2-2x-3=0 (x-3)(x+1)=0
후보는 x=3 또는 x=-1이다. x=-1은 제곱한 식에는 맞지만 원식에서는 왼쪽이 √1=1, 오른쪽이 -1이므로 맞지 않는다. x=3만 해이다.
무리방정식에서는 세 단계를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첫째, 근호 안이 0 이상인지 확인한다. 둘째, 제곱하기 전 양변의 부호가 가능한지 본다. 셋째, 마지막에 원식에 대입한다.
그래프로 보면 제한 조건이 더 선명해진다
유리식과 무리식은 그래프에서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식으로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그래프를 보면 왜 정의역 제한이 필요한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표적인 분수함수는 y=1/x이다. 이 함수는 x=0에서 정의되지 않는다. x가 0에 가까워질수록 1/x의 절댓값은 매우 커진다. 그래프는 x=0이라는 세로선에 가까이 다가가지만 만나지 않는다. 이런 선을 점근선이라고 한다. 점근선은 그래프가 가까워지는 기준선이다.
또한 y=1/x는 y=0도 만나지 않는다. x가 아주 커지면 1/x은 0에 가까워지지만 정확히 0이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y=0도 점근선이다. 일반적으로 a≠0일 때
y=a/(x-p)+q
꼴의 그래프는 x=p를 세로 점근선, y=q를 가로 점근선으로 가진다. 여기서 x=p는 분모를 0으로 만드는 값이므로 정의역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y=2/(x-3)+1의 그래프는 x=3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갈라진다. x=3은 넣을 수 없으므로 그래프가 끊긴다. 또 x가 매우 커지거나 매우 작아지면 y값은 1에 가까워진다. 따라서 y=1이 가로 점근선이다.
무리함수의 대표적인 형태는 y=√x이다. 이 함수는 x≥0에서만 정의된다. 그래프는 (0,0)에서 시작해 오른쪽으로 뻗는다. 여기서 (0,0)은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x<0에서는 실수 범위의 y값이 없기 때문에 그래프가 그려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y=√(x-p)+q의 그래프는 x≥p에서 정의되고, 시작점은 (p,q)이다. 예를 들어 y=√(x-2)+3은 x≥2에서만 그려지고 시작점은 (2,3)이다. 식 안의 x-2가 0이 되는 순간부터 근호 안이 0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분수함수와 무리함수의 그래프를 볼 때는 먼저 어디에서 끊기거나 시작하는지 확인한다. 이 정보가 바로 정의역이다. 방정식을 풀 때 제외해야 할 값, 부등식을 풀 때 경계로 삼아야 할 값도 여기에서 나온다.
복잡한 식을 안전하게 푸는 절차
유리식과 무리식 문제는 계산 실력보다 절차가 중요할 때가 많다. 다음 순서를 지키면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첫째, 정의역을 먼저 적는다. 분모가 0이 되는 값, 근호 안이 음수가 되는 구간을 제외한다.
둘째, 식을 변형할 때 무엇을 했는지 분명히 한다. 통분, 약분, 양변 곱하기, 양변 제곱은 모두 식을 쉽게 만들지만 조건을 바꿀 수 있다.
셋째, 나온 값은 후보로 본다. 특히 분모를 없앴거나 양변을 제곱했다면 아직 최종 답이 아니다.
넷째, 원식에 대입해 검산한다. 원식에서 계산이 불가능하거나 등식이 성립하지 않으면 제외한다.
이 절차는 앞으로 지수방정식, 로그방정식, 삼각방정식, 미적분의 함수 해석에서도 계속 쓰인다. 복잡한 식을 잘 다룬다는 것은 빠르게 변형하는 능력만 뜻하지 않는다. 어떤 변형이 허용되는지, 어떤 값이 처음부터 제외되는지, 계산 결과가 원래 조건을 만족하는지를 끝까지 확인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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