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보이는 별과 은하가 우주의 전부라면, 은하는 지금처럼 돌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주의 팽창은 왜 시간이 갈수록 느려지지 않고 오히려 빨라지는 것처럼 보일까요?
이 장의 주인공은 직접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조심스럽습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정체가 밝혀진 물질의 이름이 아닙니다. 과학자들이 "분명 어떤 효과가 있는데, 그 원인을 아직 모른다"고 표시해 둔 임시 이름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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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다는 말의 뜻
천문학에서 "보인다"는 말은 빛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별은 스스로 빛을 내고, 행성은 별빛을 반사합니다. 뜨거운 가스는 X선을 내고, 차가운 수소 가스는 전파를 냅니다. 우리는 이런 전자기파를 모아 우주를 읽습니다.
그런데 어떤 것은 빛을 거의 내지도, 반사하지도, 흡수하지도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망원경으로는 어둡습니다. 하지만 중력은 남깁니다. 마치 깜깜한 방 안에 무거운 가구가 놓여 있을 때, 눈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걸음이 막히고 바닥이 눌리는 것으로 존재를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암흑물질은 이런 식으로 추론됩니다. 빛으로 직접 보이지는 않지만, 별과 은하와 빛의 움직임에 중력 흔적을 남깁니다. 암흑에너지는 다릅니다. 그것은 은하를 붙잡는 추가 질량이 아니라, 우주의 팽창이 가속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붙인 이름입니다. 둘 다 "암흑"이라는 말을 쓰지만, 같은 종류의 문제는 아닙니다.
은하가 너무 빨리 돈다
암흑물질을 생각하게 만든 대표적 단서는 은하의 회전입니다.
태양계에서는 태양에 가까운 행성이 빠르게 돌고, 멀리 있는 행성은 느리게 돕니다. 수성은 태양 가까이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해왕성은 훨씬 멀리서 천천히 움직입니다. 중심에 질량이 대부분 모여 있다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나선은하도 처음에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은하 중심부에는 별이 많고 밝습니다. 바깥으로 갈수록 보이는 별빛은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은하 바깥쪽의 별과 가스는 중심부보다 느리게 돌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측은 달랐습니다. 많은 나선은하에서 바깥쪽 별과 가스의 회전 속도는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프로 그리면 속도가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비교적 평평하게 이어집니다. 이것을 은하 회전곡선 문제라고 합니다. 회전곡선은 은하 중심에서 거리가 달라질 때 별과 가스가 얼마나 빠르게 도는지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만약 보이는 별과 가스만 있다면, 바깥쪽 물질은 그렇게 빠르게 돌기 어렵습니다. 너무 빠르면 은하의 중력이 붙잡지 못해 흩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은하는 흩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은하를 둘러싼 넓은 영역에 보이지 않는 질량이 더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질량이 은하 바깥쪽 물질을 붙잡아 두는 것입니다.
이때 떠올리는 구조가 암흑물질 헤일로입니다. 헤일로는 은하의 밝은 원반을 둘러싼 둥근 외곽 영역입니다. 별빛은 은하의 납작한 원반에서 많이 나오지만, 암흑물질은 그보다 훨씬 넓게 퍼져 은하 전체의 중력장을 만든다고 이해됩니다. 암흑물질의 증거는 회전곡선 하나에만 기대지 않습니다. 은하단, 중력렌즈, 우주배경복사, 거대 구조 형성 등 여러 독립 관측이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1
빛이 휘는 곳에서 질량을 재다
중력은 물체만 끌어당기지 않습니다. 빛의 길도 휘게 합니다. 이 사실은 암흑물질을 찾는 데 특히 중요합니다. 중력렌즈는 무거운 천체가 뒤쪽 천체의 빛을 휘게 만들어, 배경 은하가 길게 늘어진 호처럼 보이거나 여러 개의 상으로 보이는 현상입니다.
이 현상은 우주에서 질량을 재는 특별한 저울입니다. 별이 얼마나 밝은지와 상관없이, 빛이 얼마나 휘었는지를 보면 그 앞쪽에 전체 질량이 얼마나 있는지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은하단은 이 방법이 특히 잘 드러나는 장소입니다. 은하단은 수백에서 수천 개의 은하가 중력으로 묶인 거대한 집단입니다. 그 안에는 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은하들 사이에는 수천만 도에 이르는 뜨거운 가스가 퍼져 있고, 이 가스는 X선을 냅니다. 실제로 은하단의 보통 물질 중 상당 부분은 별보다 이런 뜨거운 가스에 있습니다.
그런데 은하들의 빠른 움직임, 뜨거운 가스의 분포, 배경 은하 빛의 휘어짐을 함께 계산해 보면, 별과 가스를 모두 더해도 질량이 모자랍니다. 은하단이 지금처럼 묶여 있으려면 더 많은 중력이 필요합니다. 그 중력의 주된 후보가 암흑물질입니다.
중력렌즈는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암흑물질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 지도로 그릴 수 있습니다. 밝게 빛나는 곳이 곧 질량이 많은 곳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빛의 휘어짐 자체를 추적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대규모 관측은 수많은 은하의 아주 작은 모양 왜곡을 통계적으로 모아, 우주 거대 구조 속 암흑물질의 분포를 추정합니다. 이런 약한 중력렌즈 관측은 암흑물질 구조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리고 우주의 팽창이 그 성장을 어떻게 방해했는지도 함께 알려 줍니다.2
우주는 왜 더 빨리 멀어지는가
암흑에너지는 암흑물질과 전혀 다른 질문에서 등장했습니다.
빅뱅 이후 우주는 팽창해 왔습니다. 중력은 서로 끌어당기는 방향으로 작용하므로, 과학자들은 우주의 팽창이 시간이 지날수록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공을 위로 던지면 지구 중력 때문에 속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은하들 사이의 팽창도 물질의 중력 때문에 감속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 먼 Ia형 초신성 관측은 예상 밖의 결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Ia형 초신성은 특정 조건에서 폭발하는 백색왜성의 폭발로, 최대 밝기가 비교적 일정해 우주 거리 측정에 자주 쓰입니다. 완전히 같은 전구는 아니지만, 보정하면 먼 우주의 거리를 재는 표준 촛불처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먼 초신성들이 예상보다 어둡게 보였습니다. 단순히 먼지가 가린 것인지, 초신성 자체가 다른 것인지, 거리 측정이 틀린 것인지 따져야 했습니다. 여러 검토 뒤 나온 해석은 놀라웠습니다. 그 초신성들은 예상보다 더 멀리 있었고, 이는 우주의 팽창이 과거 어느 시점부터 느려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 빨라지고 있음을 뜻했습니다.
이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 암흑에너지입니다. 암흑에너지는 공간 전체에 퍼져 있으며, 중력처럼 끌어당기기보다 우주 규모에서 팽창을 가속하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모델링됩니다. 때로는 "음의 압력"이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일상적인 압력은 풍선 안의 공기처럼 밀어내는 힘을 떠올리게 하지만, 우주론에서 압력은 에너지와 함께 시공간의 팽창에 영향을 주는 물리량입니다. 암흑에너지는 그 효과가 일반 물질과 반대로 나타난다고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초신성만이 근거는 아닙니다. 우주배경복사, 은하의 큰 규모 분포, 은하단 관측, 약한 중력렌즈 등도 암흑에너지가 포함된 표준 우주 모형과 잘 맞습니다. 현재 표준 모형에서 우주의 구성은 대략 보통 물질 5%, 암흑물질 26~27%, 암흑에너지 68~69% 정도로 표현됩니다.3 숫자는 관측과 모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핵심은 분명합니다. 별과 행성, 우리 몸을 이루는 보통 물질은 우주의 작은 일부입니다.
두 어둠은 같은 어둠이 아니다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이름이 비슷해서 자주 섞입니다. 하지만 역할은 거의 반대에 가깝습니다.
| 구분 | 암흑물질 | 암흑에너지 |
|---|---|---|
| 주된 단서 | 은하 회전, 은하단, 중력렌즈, 거대 구조 | 먼 초신성, 우주배경복사, 은하 분포, 팽창 역사 |
| 하는 일 | 중력으로 물질을 모으고 구조 형성을 돕는다 | 우주 팽창을 가속하는 효과를 낸다 |
| 분포 | 은하와 은하단 주변에 뭉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우주 전체에 비교적 고르게 퍼진 것으로 모델링된다 |
| 정체 | 아직 모르는 입자 또는 새로운 물리 가능성 | 진공 에너지, 우주상수, 또는 다른 원인 가능성 |
암흑물질은 은하와 우주 거대 구조, 흔히 말하는 코스믹 웹의 뼈대를 세우는 쪽에 가깝습니다. 초기 우주의 작은 밀도 차이가 자라 은하와 은하단이 되려면, 보통 물질만으로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보통 물질은 초기 우주에서 빛과 강하게 얽혀 있었지만, 암흑물질은 빛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먼저 중력의 골격을 만들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암흑에너지는 그 골격을 만드는 주인공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큰 규모에서 구조 성장을 늦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공간이 더 빨리 늘어나면, 멀리 떨어진 물질들이 서로 중력으로 모이기 어려워집니다.
모르는 것을 정확히 부르는 법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는 그것들이 남긴 효과를 꽤 정밀하게 압니다. 은하가 어떻게 도는지, 빛이 얼마나 휘는지, 우주배경복사의 무늬가 어떤지, 초신성이 얼마나 어둡게 보이는지 측정합니다. 모르는 것은 그 효과를 만드는 근본 정체입니다.
암흑물질이 새로운 종류의 입자인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약한 상호작용을 하는 물질인지, 아니면 중력 이론을 고쳐야 한다는 신호인지는 계속 시험 중입니다. 암흑에너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에 들어가는 우주상수처럼 일정한 성분일 수도 있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어떤 장일 수도 있으며, 우리가 중력을 우주 규모에서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표시일 수도 있습니다.
좋은 과학은 모르는 것을 숨기지 않습니다. 대신 어디까지 아는지 선을 긋습니다. 암흑물질은 "보이지 않지만 중력으로 드러나는 질량"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암흑에너지는 "우주의 가속 팽창을 일으키는 원인"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두 이름은 답이라기보다,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의 정확한 표지판입니다.
우리가 보는 별빛은 우주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그 별빛만으로는 은하의 회전도, 은하단의 무게도, 우주의 팽창 역사도 완전히 설명되지 않습니다. 보이는 우주는 아름답지만, 보이지 않는 우주가 그 무대의 구조와 미래를 크게 좌우합니다.
참고
1Status of Dark Matter in the Universe
2NASA Scientists Help Probe Dark Energy by Testing Gravity
3Chandra Field Guide to X-ray Astronomy: Dark Energy Evid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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