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골격
2026년 7월 10일 금요일, Apple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OpenAI와 전직 Apple 직원 2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pple은 OpenAI가 소비자용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영업비밀과 기밀정보를 부당하게 취득하고 활용했다고 주장한다. 소장에는 영업비밀 침해와 계약 위반이 주요 청구 원인으로 제시됐다.1
피고는 OpenAI Foundation, OpenAI Group PBC, io Products와 개인 피고 Tang Yew Tan, Chang Liu이다. Tan은 Apple에서 24년간 근무하고 iPhone·Apple Watch 제품 디자인 부사장을 지낸 뒤 OpenAI의 최고하드웨어책임자가 됐다. Liu는 Apple에서 8년간 근무한 수석 시스템 전기 엔지니어였다. Apple의 전 디자인 책임자 Jony Ive는 io Products의 공동 창업자이지만 이번 소송의 피고는 아니다.
2026년 7월 13일 현재 확인된 것은 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과 소장에 담긴 Apple의 주장이다. 법원이 영업비밀 유출이나 OpenAI의 조직적 관여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피고들의 답변서 제출, 증거개시, 가처분 심리도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초기 단계이므로 소장의 표현을 확정된 사실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협력에서 경쟁으로 바뀐 관계
Apple과 OpenAI는 2024년 Apple Intelligence에 ChatGPT를 연결하는 협력 관계를 맺었다. 사용자는 Siri를 통해 ChatGPT의 답변을 요청할 수 있고, iOS 설정에서 ChatGPT 유료 서비스에 가입할 수도 있다.2 당시 두 회사는 Apple의 기기 생태계와 OpenAI의 생성형 AI를 결합하는 파트너였다.
관계가 흔들린 직접적인 배경은 OpenAI의 하드웨어 진출이다. OpenAI는 2025년 Jony Ive와 여러 전직 Apple 임원이 세운 io Products를 약 65억 달러에 인수했다. OpenAI는 첫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밝혔지만 제품의 형태와 출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가 제시한 방향은 기존 제품과 인터페이스를 넘어 AI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만드는 것이다.3
OpenAI가 앱 중심의 스마트폰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AI 기기를 개발한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는 아직 확인된 제품 계획이 아니다. 특히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일 수 있다는 전망은 업계 분석가의 추측에 해당한다.1 따라서 이번 사건을 곧바로 'OpenAI가 iPhone 복제품을 만들었다'는 분쟁으로 해석할 근거는 없다. 핵심은 공개되지 않은 기기의 외형보다 개발 과정에서 Apple의 보호정보를 사용했는지 여부이다.
Apple은 차세대 Siri의 기반 모델로 OpenAI가 아닌 Google Gemini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pple은 이번 소송이 기존 ChatGPT 연동에 어떤 영향을 줄지 밝히지 않았다.3 양사는 서비스 영역에서 협력을 유지하면서 하드웨어와 AI 플랫폼에서는 경쟁하는 복합적인 관계에 들어갔다.
Apple이 주장하는 정보 취득 과정
Apple은 이번 일을 전직 직원 몇 명의 우발적인 자료 반출이 아니라 OpenAI 하드웨어 조직 전반의 계획적인 정보 수집으로 규정한다. 소장에 따르면 OpenAI에는 400명이 넘는 전직 Apple 직원이 근무한다. 그러나 이 인원 자체가 위법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Apple 역시 전직 직원의 일반적인 지식과 경험을 고용하는 행위가 아니라, 특정 기밀자료를 취득하고 사용한 행위를 문제 삼고 있다.
Liu에 관한 주장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Apple은 그가 퇴사 후 회사 지급 노트북을 반환하지 않았고, 인증 시스템의 오류를 이용해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한 뒤 하드웨어 관련 기밀 파일 수십 개를 내려받았다고 주장한다. 해당 자료에는 미발표 기술과 기능, 제품의 기술 사양, 엔지니어링 발표자료, 프로젝트 데이터가 포함됐다는 것이 Apple의 설명이다.4
Apple은 Liu가 OpenAI 입사를 준비하는 다른 Apple 직원에게 기밀정보를 공유하고, 면접 전에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도 알려줬다고 주장한다. 사실이라면 단순한 자료 보관을 넘어 OpenAI의 채용 과정에서 Apple 내부정보가 활용됐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파일이 누구에게 전달됐고 실제 개발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앞으로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Tan을 둘러싼 주장은 채용과 공급망 양쪽에 걸쳐 있다. Apple에 따르면 Tan은 퇴사 전에 Apple 공급업체 정보와 내부 산업 분석자료를 자신의 이메일로 보냈다. 이후 OpenAI의 채용 과정에서 Apple의 비공개 프로젝트 코드명을 사용하고, 재직 중인 지원자들에게 미발표 제품과 부품·공급업체 선정 과정에 관해 질문했다.
Apple은 Tan이 지원자들에게 Apple 시설의 실제 하드웨어 부품을 면접에 가져와 보여 달라고 요청하고, 퇴사자가 Apple의 보안 절차를 피할 수 있도록 조언했다고도 주장한다. 일부 지원자에게는 코드명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묻거나 디자인과 시제품을 가져오도록 했다는 내용도 소장에 포함됐다.1 이러한 면접이 실제로 이뤄졌더라도 모든 대화가 영업비밀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의 구체성, 지원자가 제공한 정보의 비밀성, OpenAI가 그 정보를 저장하거나 사용했는지가 중요하다.
문제로 지목된 기술과 영업비밀
Apple이 보호대상으로 제시한 정보는 특정 제품 도면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미발표 제품의 설계와 사양, 제조공정, 공급망 전략, 부품 및 공급업체 선정 방식, 프로젝트 데이터, 내부 산업 분석자료가 폭넓게 포함된다. 이런 정보는 하드웨어의 설계뿐 아니라 생산 가능성과 원가, 품질, 출시 속도까지 좌우한다.
특히 Apple은 독점적인 금속 마감 기술을 실제 사용 사례로 제시했다. 소장에 따르면 OpenAI는 협력업체에 해당 공정을 수행하도록 요청하면서 Apple의 허가를 받은 것처럼 믿게 했다. Apple은 자사의 공급업체가 그 믿음에 따라 OpenAI를 위해 비밀 공정을 사용했다고 주장한다.2
이 사례는 Apple에 중요하다. 전직 직원이 파일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는 OpenAI가 그 내용을 사용했다고 입증하기 어렵지만, Apple만의 비공개 제조기법이 OpenAI 시제품 제작에 적용됐다면 취득과 사용 사이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 공정이 업계에 널리 알려졌거나 공급업체가 독자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Apple의 영업비밀 주장은 약해질 수 있다.
Apple은 2026년 2월 OpenAI에 자사 기밀정보가 OpenAI 제품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우려를 전달하고 논의를 요청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2 연락에 응답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침해를 입증하지는 못한다. 다만 OpenAI가 우려를 인지한 이후에도 문제의 자료를 보존하거나 계속 사용했는지는 고의성과 구제 범위를 판단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주요 청구와 구제 조치
Apple은 법원에 OpenAI와 개인 피고들이 자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하거나 공개하지 못하도록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피고들이 보유한 Apple 기밀자료를 반환하고, 사건과 관련된 전자자료와 기타 증거를 보존하도록 하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구했다.4
이와 함께 Apple은 손해배상과 영구적인 금지명령을 요구한다.3 공개 보도만으로는 청구한 손해액이나 산정 방식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향후 Apple은 정보 유출로 발생한 실제 손실, OpenAI가 얻은 이익, 개발기간 단축과 같은 부당한 경쟁상 이점을 설명해야 한다.
금지명령의 범위도 쟁점이다. 법원이 지나치게 넓게 사용을 금지하면 OpenAI의 정상적인 하드웨어 연구와 전직 Apple 직원들의 업무까지 제한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 문서와 공정만 대상으로 하면 이미 개발 과정에 스며든 지식의 사용 여부를 감독하기 어렵다. 결국 Apple은 보호하려는 비밀을 충분히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OpenAI와 개인 피고들의 반응
OpenAI는 다른 회사의 영업비밀에는 관심이 없으며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공개 입장을 냈다.1 이는 Apple의 핵심 주장을 부인하는 짧은 원칙적 반박이지만, Liu의 노트북과 파일, Tan의 이메일, 면접 방식, 금속 마감 공정 같은 개별 주장에는 답하지 않았다.
소송 제기 직후 Tan과 Liu는 언론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2 따라서 두 사람이 자료 반출 자체를 부인하는지, 자료가 개인적이거나 공개된 정보라고 주장하는지, OpenAI에 전달하거나 사용하지 않았다고 다투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침묵은 Apple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향후 핵심 법적 쟁점
첫 번째 쟁점은 Apple이 지목한 정보가 법적으로 보호되는 영업비밀인지이다. Apple은 각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 경쟁상 가치를 지녔고, 접근통제·기밀표시·반환 절차 등 합리적인 보호조치를 시행했다는 점을 보여야 한다. 제품 코드명이나 공급업체 목록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영업비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는 실제 취득과 전달이다. Liu가 파일을 내려받았다는 기록이 있더라도 그 파일이 OpenAI에 전달됐다는 사실은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 Tan이 내부자료를 개인 이메일로 보낸 행위도 자료의 내용, 목적, 이후 이용 경로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기기 로그, 이메일, 클라우드 기록, 메시지, 면접자료와 시제품 개발 문서가 중요한 증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세 번째는 OpenAI의 사용 여부와 조직적 책임이다. Apple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최고하드웨어책임자를 포함한 조직 차원의 방식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OpenAI 경영진이 기밀의 출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관련 정보를 채용과 설계·제조에 반영했는지 보여야 한다. 금속 마감 기술 사례는 이 연결을 입증하려는 시도지만 아직 Apple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네 번째는 직원의 일반적인 기술과 전 직장의 기밀 사이의 경계다.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는 회사를 옮겨도 축적한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비공개 도면, 파일, 시제품, 공급업체 조건과 독점 공정을 가져갈 권리는 없다. 법원은 개인의 머릿속에 남은 경험과 식별 가능한 회사 자산을 구분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Apple이 주장한 피해와 OpenAI가 얻은 이익 사이의 인과관계다. OpenAI가 비슷한 소재나 제조법을 사용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독자 개발이나 공급업체의 통상적인 제안이라는 대안적 설명을 배제하고, 문제의 정보가 실제로 개발비를 줄이거나 출시를 앞당겼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손해배상 주장이 강해진다.
산업적 의미
이번 소송은 AI 경쟁이 모델과 데이터센터를 넘어 소비자 하드웨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OpenAI가 독립적인 AI 기기를 확보하면 Apple은 iPhone의 앱 유통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장악해 온 지위에 새로운 도전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OpenAI는 Apple과의 ChatGPT 연동을 유지하면서 Apple의 핵심 사업과 경쟁해야 하는 복잡한 위치에 놓인다.
인재 이동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400명이 넘는 전직 Apple 직원이 OpenAI에서 일한다는 Apple의 주장은 두 회사 사이의 인력 경쟁 규모를 드러낸다. 다만 대규모 이직을 곧바로 기술 유출과 동일시하면 직원의 직업 선택과 업계의 지식 확산을 과도하게 제한할 위험이 있다. 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이전 직장의 기밀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명확히 하고, 반입 자료를 검사하며, 독자 개발 기록을 남기는 방식으로 위험을 줄여야 한다.
Apple에도 이번 소송은 양날의 검이다. 구체적인 유출과 사용을 입증하면 핵심 제조기술을 보호하고 경쟁사의 개발 지름길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주장이 지나치게 넓거나 증거가 부족하면 정상적인 인재 이동을 막기 위한 소송이라는 반발을 살 수 있다. OpenAI 역시 단순 부인만으로는 부족하며, Apple 출신 직원의 자료를 격리했는지와 하드웨어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는지를 증명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단계에서 가장 정확한 결론은 Apple이 상세하고 중대한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 의혹이 아직 법정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향방은 다운로드 기록 하나보다 정보가 Apple에서 개인 피고를 거쳐 OpenAI의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졌다는 연속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참고
1TechCrunch - Apple sues OpenAI over alleged trade secret theft
2Al Jazeera - Apple files lawsuit accusing ChatGPT maker OpenAI of stealing trade secr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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