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AI의 경쟁 축이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히 “더 그럴듯한 답”을 내는 것보다 중요한 질문은 이제 이것입니다. 변호사가 실제로 쓰는 자료와 시스템 안에서,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일을 줄여줄 수 있는가.
Perplexity가 공개한 Computer for Counsel은 이 질문에 맞춰 설계된 제품입니다. 회사는 이를 Westlaw나 LexisNexis 같은 법률 리서치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웹·기업 내부 시스템·전문 법률 데이터 소스 위에서 작동하는 리서치·작성·워크플로 레이어로 설명합니다.1
즉 핵심은 “새로운 법률 검색창”이 아닙니다. 법률팀이 이미 쓰는 문서, 이메일, 협업 도구, 계약·지식관리 시스템 위에 AI 작업층을 얹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Computer for Counsel은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Computer for Counsel의 목적은 법률 업무의 여러 단계를 한 흐름으로 연결하는 데 있습니다. 관할권별 법률·규제 리서치, 판례와 의견 모니터링, 고객 브리핑 작성, 신규 규칙·제안 규정·가이던스 요약 같은 업무가 대표적인 활용 예입니다.1
예를 들어 법률팀은 공개 자료, 뉴스, 경영진 프로필, 소송 이력을 바탕으로 잠재 고객이나 기존 고객에 대한 브리핑을 만들 수 있습니다.1 규제 대응 업무에서는 새 규칙이나 입법 동향을 일간 또는 주기적 다이제스트로 정리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1
이때 중요한 전제는 검증 가능성입니다. Perplexity는 결과물이 판례, 규정, 제출 문서, 내부 문서 등 원천 자료와 연결되도록 해 변호사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합니다.1 법률 업무에서 AI의 가치는 최종 판단을 대신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변호사가 판단하기 전에 필요한 자료를 더 빠르게 모으고, 비교하고, 초안화하는 데 있습니다.
Midpage 연동이 중요한 이유
이번 발표에서 눈에 띄는 요소는 Midpage 커넥터입니다. Midpage는 미국 판례법, 법령, 규정을 범용 AI 도구에 연결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1
사용 방식도 비교적 단순합니다. Perplexity에서 프롬프트 앞에 @midpage를 입력하거나, 커넥터 목록에서 Midpage를 선택해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1 Midpage의 Perplexity 커넥터는 Perplexity 요금제별 사용 한도 안에서 무료로 제공됩니다.1
이 연동이 의미 있는 이유는 법률 AI의 병목이 모델 성능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에게 필요한 것은 일반적인 웹 답변이 아니라, 권위 있는 법률 자료에 접근하고 그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작업 환경입니다. Midpage는 이 지점을 보완하는 연결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검색 도구보다 에이전트 계층에 가깝다
Computer for Counsel은 Perplexity Computer를 법률팀으로 확장한 제품입니다. 단일 챗봇이라기보다, 여러 데이터 소스와 업무 시스템, 모델을 조율하는 계층에 가깝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Computer for Counsel은 Midpage, MCP 커넥터, Microsoft 365 전반에서 20개 이상의 모델을 라우팅합니다.2 DocuSign, NetDocuments, Box, Carta, DeepJudge 같은 도구와의 연동도 언급됐으며, Microsoft 365에서는 Word 문서 작성, SharePoint 파일 참조, Outlook·Teams 대화 맥락 활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소개됐습니다.2
여기서 핵심은 “AI가 답을 한다”가 아니라 “AI가 업무가 놓인 장소에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법률팀의 자료는 검색엔진 한 곳에 모여 있지 않습니다. 이메일, 문서 저장소, 계약 시스템, 지식관리 도구, 외부 법률 데이터베이스에 흩어져 있습니다. Computer for Counsel은 이 분산된 업무 환경을 연결하려는 제품입니다.
도입할 때 봐야 할 기준
Computer for Counsel을 평가할 때는 모델 성능만 보면 부족합니다. 법률팀 입장에서는 다음 기준이 더 중요합니다.
첫째, 인용과 원문 확인이 쉬운가입니다. 법률 업무에서 출처 없는 요약은 위험합니다. 결과가 어떤 판례, 규정, 문서에 근거하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내부 문서 접근 권한과 통제가 가능한가입니다. 기업 법무팀과 로펌의 자료는 민감합니다. 어떤 문서에 접근했는지, 누가 어떤 작업을 했는지, 권한 범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기존 업무 도구 안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가입니다. 변호사가 매번 별도 환경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생산성 효과는 줄어듭니다. Word, SharePoint, Outlook, Teams, 문서관리 시스템처럼 실제 업무가 일어나는 공간과 연결되는지가 중요합니다.
법률 AI의 질문이 바뀐다
Computer for Counsel은 법률 AI가 검색 중심에서 워크플로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Perplexity가 겨냥하는 대상도 법률 리서치 데이터베이스 자체라기보다, 리서치·작성·검토·모니터링을 연결하는 업무층입니다.
따라서 법률팀이 던져야 할 질문도 달라집니다.
“어떤 AI가 가장 똑똑한 답을 하는가?”보다 중요한 질문은 “어떤 AI가 우리 자료와 절차 안에서,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시간을 줄여주는가?”입니다.
Computer for Counsel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법률 판단을 AI에 넘기는 제품이 아니라, 변호사가 더 빠르게 확인하고 더 정확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업무 흐름을 재구성하려는 시도입니다.
참고
1Perplexity Makes Its Move Into Legal, Unveiling Industry Features at 'Computer for Counsel' Event
2Perplexity AI Launches Computer for Counsel, Powered by Legal Tech Integr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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