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ku → Sonnet → Opus → Fable → Mythos. 이 수열의 다음 항은 무엇인가? 한 개발자의 풍자 글이 Hacker News를 뒤집어 놓았고, 우리는 그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보기로 했다.
사건의 발단: 농담이 출시일에 적중했다
2026년 6월 9일, Anthropic이 Claude Fable 5와 Mythos 5를 발표했다. Opus 위에 새로 생긴 "Mythos-class" 티어. 같은 모델인데 안전장치를 단 쪽이 Fable, 풀린 쪽이 Mythos다. 가격은 입력 100만 토큰당 $10, 출력 $50 — Opus 4.8의 정확히 두 배.
그리고 같은 날, 개발자 Sam Wilkinson이 "Anthropic's Model Naming, Extrapolated"라는 1분짜리 글을 올렸다. "시에서 출발한 Anthropic이 이제 엔터프라이즈급 서사 객체(enterprise-scale narrative objects)로 진화하고 있다"며, 미래 라인업을 외삽한 가짜 테이블을 공개한 것이다. 일부만 옮기면:
| 모델명 | 설명 |
|---|---|
| Haiku | 작은 시, 작은 청구서 |
| Sonnet | 중간 시, 중간 청구서 |
| Opus | 긴 시, 청구서 전체 |
| Mythos | Opus인데, 무서움 |
| Fable | Mythos인데, 질문이 중요해지는 순간까지만 |
| Fable (xhigh) | 파산 스피드런 |
| Saga | Fable인데, 쓸데없이 더 긺 |
| Lore | 해석에 위키가 필요함 |
| Cinematic Universe | 여러 Saga에 Lore 디스패치 레이어를 얹은 것 |
| Terms of Service | 답변과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음 |
이 글은 Hacker News에서 249포인트, 댓글 71개를 기록하며 폭발했다. 댓글창은 곧바로 2차 창작장이 됐다. "Serial: 답을 클리프행어로 끊는 모델", "Prequel: 답 대신 질문의 전사(前史)를 풀어주는 모델", "Free Verse: 끝내 공개 안 할 오픈웨이트 모델"…
농담이 이렇게 잘 먹힌 이유는 간단하다. 외삽이 너무 그럴듯하기 때문이다.
패턴 분석: Anthropic 네이밍에는 실제 규칙이 있다
장난을 걷어내고 보면, Anthropic의 이름들은 일관된 축 위에 있다.
축 1 — 텍스트의 길이/규모. Haiku(17음절) → Sonnet(14행) → Opus(대작). 이름이 곧 모델 크기·가격의 은유다. 작은 시는 작은 청구서.
축 2 — 시에서 서사로. Fable(우화)과 Mythos(신화)는 더 이상 '시'가 아니다. 운문에서 산문 서사로, 개인의 작품에서 집단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fabula(이야기)와 mythos(신화)라는 어원이 한 쌍을 이루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 같은 모델의 두 얼굴이니까.
축 3 — 안전성의 위계. Fable은 "교훈이 있는 이야기"(안전 버전), Mythos는 "길들여지지 않은 원형 서사"(제한 해제 버전). 이름 자체가 제품 포지셔닝이다. HN의 한 댓글이 정리했듯 "Fable: Mythos, until the question matters."
그렇다면 다음 항은? 서사의 스케일을 한 단계 더 키운 단어여야 하고, 단음절~3음절의 발음하기 쉬운 영단어여야 하며, 기존 이름들과 어원적 결이 맞아야 한다.
본론: 다음 모델 이름 Top 5 예측
1순위 — Saga (확률 35%). 북유럽어로 '장대한 영웅 서사'. Fable(짧은 우화) 다음의 스케일 점프로 완벽하고, 2음절에 상표 등록도 쉽다. HN에서도 "saga와 canon은 진짜 미래 모델명 후보"라는 댓글이 상위권이었다. 약점: SEGA와 발음이 헷갈린다는 농담을 영원히 듣게 될 것.
2순위 — Epic (확률 20%). 호메로스적 '서사시'. 시(poetry) 계보를 유지하면서 규모만 키우는, 가장 보수적이고 가장 Anthropic다운 선택. 약점: 게임사 Epic Games와의 충돌, 그리고 영어권에서 너무 흔한 형용사라는 점.
3순위 — Canon (확률 15%). '정전(正典)'. "신화들 중 공인된 것"이라는 의미라 Mythos 위 티어로 논리가 깔끔하다. 약점: 카메라 회사가 먼저 떠오른다.
4순위 — Chronicle / Legend (확률 각 10%). Chronicle은 '연대기' — 에이전트가 장기 기억을 갖는 시대의 이름으로 어울린다. Legend는 신화(Mythos)와 역사 사이의 단어라 "Mythos보다 검증된 무언가"라는 뉘앙스를 줄 수 있다.
다크호스 — Odyssey. HN 댓글 하나가 예언처럼 남겼다: "20년 뒤 우리는 Claude Odyssey를 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원점(시)으로 회귀할 것이다." 서사시이자 여정이라는 이중 의미. 에이전트 시대의 이름으로 이보다 좋은 건 없다. 다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 9000 연상은… 안전을 최우선하는 회사가 감수하기엔 부담일지도.
반대로 나오지 않을 이름도 예측할 수 있다. Novel(형용사 '새로운'과 겹쳐 검색 지옥), Bible(종교 논란), Tragedy(절대 안 됨), 그리고 Wilkinson이 제안한 Fable (xhigh) — 아, 이건 이미 반쯤 현실이던가.
경쟁사들은 어디로 가고 있나
이 네이밍 게임은 Anthropic만의 것이 아니다.
OpenAI는 정반대 노선이다. GPT-5.5처럼 버전 번호를 고수하되, 제품명은 Codex — '고대 필사본'이라는 책 은유를 코딩 에이전트에 입혔다. 모델은 숫자로, 도구는 이야기로. (내부 코드네임이 'Spud'(감자)라는 게 이 회사의 진짜 유머 감각이지만.)
Google은 모델명(Gemini)은 천문학에, 사용자 경험은 보석에 걸었다. Gemini Gems는 나만의 커스텀 AI 전문가를 '보석'처럼 깎아 보관한다는 컨셉이다. 희소하고, 맞춤형이고, 내 것인 무언가.
정리하면: Anthropic은 문학을, Google은 광물을, OpenAI는 숫자와 책을 팔고 있다. 이름은 곧 그 회사가 AI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의 자백이다. Anthropic에게 AI는 점점 길어지는 이야기고, Google에게는 세공된 도구이며, OpenAI에게는 버전업되는 소프트웨어다.
결론: 농담이 로드맵이 될 때
Wilkinson의 테이블이 웃긴 이유는 그것이 거짓이어서가 아니라, 절반쯤 참이어서다. Haiku에서 Mythos까지의 궤적은 실제로 존재하고, 그 선을 연장하면 Saga와 Lore가 정말로 보인다. 풍자의 마지막 줄 — "Terms of Service: 답변에 대해 책임지지 않음" — 이 농담이 아니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고.
내기를 걸자면: 2027년 상반기, Claude Saga. 이 글이 틀리면 조용히 지우겠지만, 맞으면 여러분은 이 문장을 스크린샷으로 다시 보게 될 것이다.
Sources: Sam Wilkinson — Anthropic's Model Naming, Extrapolated · Hacker News 토론 · Anthropic — Claude Fable 5 & Mythos 5 · TechCrunch · OpenAI — GPT-5.5 · Gemini G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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