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대부분 사람을 피한다
야생에서 동물을 만났다고 해서 곧바로 공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동물은 사람을 먹잇감으로 보지 않고, 사람의 소리와 냄새를 느끼면 먼저 피한다. 문제는 사람이 동물을 놀라게 하거나, 새끼와 어미 사이에 들어가거나, 먹이를 노리고 다가온 동물에게 음식을 내어 주는 행동에서 시작된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간단하다. 가까이 가지 않는다. 먹이를 주지 않는다. 뛰지 않는다.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가는 행동도 위험하다. 화면 속에서는 작아 보여도 실제 거리는 너무 가까울 수 있다. 야생동물은 예측하기 어렵다.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어다.
동물을 발견하면 먼저 멈춘다. 소리를 지르거나 돌을 던지지 않는다. 일행이 있다면 흩어지지 말고 천천히 모인다. 아이는 가운데에 두고, 개를 데려왔다면 줄을 짧게 잡는다. 동물이 나를 보지 못했다면 조용히 우회한다. 동물이 이미 나를 보고 있다면 등을 돌리지 말고, 동물 쪽으로 다가가지 않은 채 천천히 물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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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쳤을 때의 기본 행동
큰 동물과 마주쳤을 때는 공포 때문에 뛰고 싶어진다. 하지만 뛰는 행동은 추격 본능을 자극하거나, 넘어져 다칠 위험을 키운다. 숲길에서 멧돼지, 사슴, 곰이 사는 지역의 대형 동물, 야생견 같은 동물을 만났다면 다음 순서를 따른다.
멈춘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줄인다.
거리를 확인한다. 너무 가깝다면 나무, 바위, 큰 지형지물을 사이에 둔다.
낮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한다.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되 위협적으로 소리치지 않는다.
천천히 물러난다. 동물 쪽으로 다가가지 말고, 왔던 길이나 넓은 길 쪽으로 후퇴한다.
새끼나 먹이 주변을 피한다. 어미는 새끼를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
다만 동물의 종류와 지역에 따라 세부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 곰이 자주 나오는 국립공원이나 멧돼지 출몰 지역처럼 별도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는 현지 안내를 우선 따른다. 이 장에서 기억해야 할 기본은 하나다. 동물을 쫓아내려고 이기려 들지 말고, 충돌하지 않을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뱀을 보았을 때도 원칙은 같다. 잡으려 하지 말고, 막대기로 건드리지 말고, 사진을 찍으려고 가까이 가지 않는다. 뱀은 대개 먼저 도망간다. 발밑이 잘 보이지 않는 풀숲, 돌무더기, 쓰러진 나무 주변에서는 발을 내딛기 전에 먼저 살핀다. 손을 바위틈이나 나무 구멍에 넣지 않는다. 밤에는 헤드랜턴을 켜고 걷는다.
동물을 쫓아내려고 무리하게 맞서는 것도 좋지 않다. 생존 상황의 목표는 이기는 것이 아니라 다치지 않는 것이다. 동물이 있는 방향을 피해 이동할 수 있다면 돌아가는 길을 택한다. 돌아가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려도 부상 없이 머무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음식 냄새가 동물을 부른다
야생동물은 눈보다 코로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 음식물, 과자 봉지, 라면 국물, 말린 고기, 치약, 비누, 선크림, 립밤, 음식 냄새가 밴 냄비와 수저도 동물을 끌어들일 수 있다. 작은 설치류가 먼저 오고, 그 흔적을 따라 더 큰 동물이 접근할 수도 있다.
취침 장소와 음식 냄새가 나는 장소는 분리한다. 가능하면 자는 곳, 조리하는 곳, 음식 보관 장소를 삼각형처럼 떨어뜨린다. 곰이나 대형 야생동물이 있는 지역의 배낭 여행 지침에서는 세 장소를 약 60m 이상 떨어뜨리는 방식을 권한다.1 실제 조난 상황에서 공간이 좁다면 이 거리를 정확히 지키기 어렵다. 그럴 때도 최소한 음식과 쓰레기를 머리맡이나 대피소 안에 두지 말고, 가능한 한 아래바람 쪽이나 떨어진 곳에 둔다.
음식 보관은 다음처럼 한다.
먹고 남은 음식, 포장지, 냄새 나는 물건을 한 봉투에 모은다.
가능하면 냄새가 덜 새는 지퍼백이나 방수 주머니를 겹쳐 쓴다.
나무가 있다면 땅에서 3~4m 정도 높이, 줄기에서 떨어진 가지에 매단다.
지역에서 곰 방지 통이나 전용 보관함을 요구한다면 그것을 우선 사용한다.
조리 도구는 먹은 직후 닦고, 국물이나 찌꺼기를 대피소 주변에 버리지 않는다.
잠들기 전에는 주머니, 배낭 옆주머니, 옷 속 간식까지 다시 확인한다.
대피소 안에서 간식을 먹고 그대로 자는 행동은 피한다. 비가 오거나 추워도 음식 냄새를 잠자리 안으로 들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냄새 관리는 사람과 동물 모두를 보호한다. 동물이 사람의 음식에 익숙해지면 다시 캠프를 찾게 되고, 그만큼 위험한 만남이 늘어난다.
벌레와 기생충은 예방이 최선이다
곤충과 기생충은 큰 동물보다 작지만, 야생에서는 더 자주 문제를 만든다. 모기, 진드기, 벌, 말벌, 개미, 등에 같은 벌레는 가려움과 통증뿐 아니라 알레르기 반응이나 감염병 위험을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물린 뒤 치료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피부를 덜 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풀숲이나 덤불을 지날 때는 긴팔과 긴바지를 입는다. 바지 밑단은 양말 안으로 넣으면 진드기가 피부로 바로 들어오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밝은 색 옷은 작은 벌레를 발견하기 쉽다. 모자와 목수건도 도움이 된다. 노출된 피부에는 벌레 기피제를 사용하되, 제품 설명서의 사용량과 주의사항을 따른다.
디트, 피카리딘, IR3535, 레몬유칼립투스오일 또는 PMD 성분의 기피제가 흔히 쓰인다.2 중요한 것은 성분 이름만 보고 아무 제품이나 바르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쓰도록 허가·등록된 제품을 설명서대로 쓰는 것이다. 눈·입·상처 부위에는 바르지 않는다. 어린이에게 사용할 때는 어른 손에 먼저 덜어 얼굴에 발라 주고, 아이의 손에는 바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선크림도 함께 써야 한다면 보통 선크림을 먼저 바르고, 그다음 기피제를 바른다. 퍼메트린 처리 제품은 옷과 장비용으로 쓰는 것이며 피부에 직접 바르지 않는다.2
대피소를 정할 때도 벌레를 생각한다. 고인 물 가까이는 모기가 많다. 키 큰 풀, 썩은 나무, 덤불 속은 진드기와 벌레가 많을 수 있다. 벌집이나 개미집이 보이면 그 주변을 피한다. 옷과 신발은 다시 입기 전에 털어 본다. 특히 밤새 밖에 둔 신발, 장갑, 모자 안에는 벌레가 들어갈 수 있다.
진드기는 물릴 때 바로 아프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확인이 중요하다. 숲길을 지나거나 풀밭에 앉은 뒤에는 목 뒤, 귀 주변, 겨드랑이, 허리선, 사타구니, 무릎 뒤, 양말 안쪽을 살핀다. 진드기가 붙어 있다면 손으로 비틀어 뜯거나 불로 지지지 않는다. 바셀린이나 기름을 바르고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도 좋지 않다. 가능하면 끝이 가는 깨끗한 핀셋으로 피부에 최대한 가까운 부분을 잡고, 천천히 곧게 당겨 뽑는다. 비틀거나 갑자기 잡아채면 일부가 피부에 남을 수 있다.5
제거한 뒤에는 물린 곳과 손을 깨끗이 씻고, 물린 날짜와 위치를 기억해 둔다. 이후 발열, 발진, 관절통 같은 증상이 생기면 진료가 필요하다. 작은 벌레 물림처럼 보여도 지역과 계절에 따라 감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몸 전체의 변화가 있는지 살피는 습관이 중요하다.
벌과 말벌을 자극하지 않는다
벌과 말벌은 손으로 휘젓거나 때릴수록 더 위험해질 수 있다. 단 음식, 음료수, 과일 껍질, 음식물 쓰레기는 벌을 부른다. 먹을 때는 주변을 살피고, 음료수 캔이나 병 안에 벌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벌 한두 마리가 주변을 맴돈다면 천천히 자리를 옮긴다. 손으로 세게 휘두르거나 죽이려 하지 않는다. 벌집을 건드렸거나 여러 마리가 공격한다면 얼굴과 목을 가리고 그 자리에서 멀어진다. 이때는 대형 동물과 달리, 공격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가능하면 숲속 깊은 곳보다 열린 길이나 건물, 차량, 촘촘한 대피 공간으로 이동한다.
벌에 쏘인 뒤 침이 보이면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한다. 손톱, 카드 모서리, 핀셋처럼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제거하되, 오래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끌지 않는 것이 좋다. 이후 깨끗한 물과 비누로 씻고, 천에 싼 차가운 물건을 대어 붓기와 통증을 줄인다.3 통증과 가려움이 쏘인 부위 주변에만 머무르고 조금씩 줄어든다면 대개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전신 증상이 나타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겪은 적이 있어 에피네프린 자동주사기를 처방받은 사람이라면, 야외 활동 때 반드시 휴대해야 한다. 호흡 곤란이나 얼굴·목 부기 같은 증상이 나타났고 자동주사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제품 안내와 의료진에게 배운 방법에 따라 사용하고 즉시 구조를 요청한다.3
물린 뒤 즉시 도움을 요청해야 할 증상
벌레에 물리거나 쏘인 뒤 가벼운 가려움, 붉어짐, 약한 부기는 흔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 증상은 단순한 피부 반응으로 넘기면 안 된다.
숨쉬기 어렵다.
입술, 혀, 얼굴, 목이 붓는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퍼진다.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다.
구토, 심한 복통, 의식 저하가 있다.
물린 부위의 붓기가 빠르게 커진다.
열, 오한,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이 생긴다.
물린 곳이 점점 더 붉어지고 뜨겁고 아프며 고름이 보인다.
호흡 곤란, 얼굴이나 목의 부기, 전신 두드러기, 어지럼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의 신호일 수 있어 즉시 구조 요청이 필요하다.3 진드기나 모기 등은 지역에 따라 감염병을 옮길 수 있으므로, 물린 뒤 발열이나 특이한 발진, 전신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벌레 물림으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뱀이나 야생동물에게 물렸을 때도 즉시 도움을 요청한다. 상처를 칼로 째거나 독을 빨아내려 하거나, 물린 팔다리를 세게 묶는 행동은 피한다. 얼음을 직접 대거나 물에 담그는 행동, 술을 마시는 행동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4 가능하면 움직임을 줄이고, 반지나 시계처럼 붓기 전에 조이는 물건을 빼 둔다. 물린 부위는 편안한 자세로 두고, 깨끗하고 마른 천이나 붕대로 가볍게 덮는다. 붓기가 퍼지는 경계를 표시할 수 있다면 시간과 함께 표시해 두면 구조 뒤 처치에 도움이 된다.4
동물을 잡으러 쫓아가지 않는다. 생김새를 기억하거나 안전한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사진을 찍으려다 다시 물리는 일은 피해야 한다. 구조대나 의료진에게는 물린 시간, 물린 부위, 동물의 대략적인 모습, 이후 나타난 증상을 차분히 알려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매일 하는 작은 점검이 가장 강한 방어다
동물과 벌레를 피하는 기술은 특별한 동작보다 습관에 가깝다. 걷기 전 발밑을 보고, 앉기 전 주변을 살피고, 자기 전 음식 냄새를 치우고, 아침에 신발을 턴다. 풀숲을 지난 뒤에는 진드기를 확인하고, 물린 자리는 긁지 말고 깨끗하게 관리한다.
야생에서는 작은 방심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작은 예방 행동을 반복하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동물을 이기려 하지 말고 거리를 둔다. 벌레를 완전히 없애려 하지 말고 물릴 기회를 줄인다.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생존 방법이다.
참고
1Protecting Your Food from Bears and Other Wildlife in the Backcountry
2Preventing Mosquito Bites | Mosquitoes | CDC
3Insect Bites and Stings: Symptoms and First Aid | Red Cross
4Venomous Snakes at Work | Outdoor | CDC/NIOSH
5Let's Talk Ticks: Don't Wait—Remove Attached Ticks ASAP | C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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