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소는 '잠자리'가 아니라 체온 보호 장치다
야생에서 임시 대피소를 만드는 목적은 편하게 쉬기 위해서가 아니다. 비, 바람, 추위, 햇볕으로부터 몸을 떼어 놓기 위해서다. 젖은 옷에 바람을 맞거나, 차가운 땅 위에 오래 앉아 있으면 체온은 빠르게 떨어진다. 음식이 없어도 며칠은 버틸 수 있지만, 몸이 식으면 판단력과 손놀림이 먼저 무너진다.
대피소를 만들 때는 완벽한 집을 상상하지 않아도 된다. 핵심은 네 가지다.
위에서 떨어지는 비와 눈을 막는다.
옆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줄인다.
아래 땅으로 빠져나가는 체온을 막는다.
구조자가 찾기 어려운 깊은 곳으로 숨지 않는다.
길을 잃은 뒤 머물기로 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쉴 자리를 정하고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시야가 줄고 손이 차가워져 작업 속도가 크게 느려진다. 대피소는 밝을 때, 힘이 남아 있을 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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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를 잘못 고르면 대피소가 위험해진다
대피소 기술보다 먼저 중요한 것은 자리 선택이다. 좋은 재료가 많아 보여도 위험한 곳이면 피해야 한다. 주변을 5분만 천천히 살펴도 많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먼저 마른 계곡이나 물길처럼 보이는 낮은 곳은 피한다. 지금 물이 없어도 비가 오면 갑자기 물이 모일 수 있다. 특히 좁은 계곡, 자갈이 길게 쓸려 내려간 자리, 낙엽이 한 방향으로 밀린 곳은 물이 지나간 흔적일 수 있다. 이런 곳에 누우면 밤사이 비가 올 때 빠져나오기 어렵다.
절벽 아래와 급한 사면 아래도 좋지 않다. 작은 돌 하나가 굴러와도 다칠 수 있고, 비가 오면 흙과 돌이 함께 쓸려 내려올 수 있다. 바위가 깨져 쌓인 곳, 경사면 아래에 돌무더기가 있는 곳은 낙석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큰 죽은 나무 주변도 피한다. 껍질이 벗겨지고 가지가 말라 있으며, 속이 빈 것처럼 보이는 나무는 바람에 쉽게 부러질 수 있다. 머리 위에 걸린 마른 가지도 위험하다. 산에서는 이런 가지가 조용히 떨어질 수 있으므로, 누울 자리 위쪽을 반드시 올려다본다.
물가도 너무 가까우면 안 된다. 물을 구하기 쉬워 보이지만, 밤에는 습기가 차고 기온이 더 낮게 느껴질 수 있다. 비가 오면 물이 불어날 수도 있다. 가능하면 물에서 조금 떨어진 높은 평평한 곳을 고른다. 단, 너무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구조 신호가 보이지 않게 만들 필요는 없다.
좋은 자리는 다음 조건을 가진 곳이다. 바람을 어느 정도 막아 주는 바위나 낮은 언덕이 있고, 물이 고이지 않을 만큼 약간 높으며, 바닥에 날카로운 돌이나 뿌리가 적고, 근처에서 나뭇가지와 낙엽을 구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밝은 옷, 비상 담요, 신호용 천을 밖에 걸어 구조자가 볼 수 있어야 한다.
기본 구조는 지붕, 벽, 바닥이다
대피소는 복잡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생각할 것은 세 부분뿐이다. 지붕은 비를 막고, 벽은 바람을 줄이며, 바닥은 체온 손실을 막는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빠지면 몸은 계속 식는다.
비나 눈이 올 가능성이 있으면 지붕이 먼저다. 방수포, 판초, 비닐, 비상 담요가 있다면 가장 빠르게 지붕을 만들 수 있다. 나무 두 그루 사이에 줄을 묶고 그 위에 방수포를 걸쳐 한쪽으로 기울이면 물이 흘러내린다. 지붕은 평평하게 펴지 말고 반드시 경사를 준다. 물이 고이면 무게 때문에 찢어지거나 무너질 수 있다.
장비가 없다면 자연 재료를 사용한다. 굵은 나뭇가지를 지지대로 놓고, 그 위에 작은 가지를 비스듬히 기대어 뼈대를 만든다. 그 위에 잎이 붙은 가지, 낙엽, 풀, 나무껍질을 두껍게 얹는다. 자연 재료 지붕은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 손바닥 한두 겹으로는 비를 막기 어렵다. 가능하면 팔뚝 두께만큼 두껍게 덮는다는 느낌으로 쌓는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바람이 오는 방향을 먼저 확인한다. 젖은 손가락을 들어 보거나, 풀잎과 나뭇잎이 흔들리는 방향을 보면 된다. 대피소의 낮은 쪽이 바람을 맞게 하고, 입구는 바람 반대쪽이나 옆쪽으로 둔다. 바람이 바로 들어오면 작은 대피소도 금방 차가워진다.
바위가 있다면 자연 바람막이로 쓸 수 있다. 다만 절벽 아래나 떨어질 돌이 있는 곳은 피한다. 낮은 바위 뒤편, 큰 나무의 바람 반대편, 작은 언덕 아래쪽은 바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나뭇가지와 낙엽을 더하면 간단한 벽이 된다.
가장 쉬운 형태: 기대는 지붕형 대피소
초보자에게 가장 쉬운 형태는 한쪽이 높은 기대는 지붕형 대피소다. 영어로는 린투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름을 외울 필요는 없다. 한쪽은 높고 한쪽은 낮은 비스듬한 지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만드는 순서는 간단하다.
바람을 막아 줄 방향을 정한다.
허리에서 가슴 높이 정도의 지지대를 만든다. 나무 두 그루 사이에 줄을 묶거나, 튼튼한 가지를 걸친다.
긴 가지들을 지지대에 비스듬히 기대어 지붕 뼈대를 만든다.
그 위에 잔가지, 잎, 낙엽, 풀을 아래에서 위로 겹치듯 올린다.
바닥에는 마른 낙엽과 풀을 두껍게 깐다.
이 방식은 빨리 만들 수 있고, 불완전해도 어느 정도 바람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지붕이 너무 높으면 안 된다. 안쪽 공간이 넓을수록 몸 주변의 공기가 잘 데워지지 않는다. 임시 대피소는 넓은 방보다 작은 보호막에 가깝다. 누워서 몸을 넣을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눈이 있는 지역에서는 눈을 무리하게 파서 굴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눈굴은 무너짐과 질식 위험이 있어 초보자에게 적합하지 않다. 대신 바람이 덜한 곳을 고르고, 방수포나 나뭇가지로 지붕을 낮게 만들며, 바닥 단열을 두껍게 하는 편이 안전하다.
바닥 단열이 없으면 밤새 체온을 빼앗긴다
많은 사람이 지붕만 만들고 바닥을 잊는다. 그러나 추운 밤에는 땅이 몸의 열을 계속 빼앗아 간다. 특히 젖은 흙, 바위, 눈 위에 바로 앉거나 누우면 옷을 두껍게 입어도 금방 차가워진다.
바닥 단열층은 어렵지 않다. 목표는 몸과 땅 사이에 공기층을 만드는 것이다. 공기는 열을 천천히 전달하므로, 마른 낙엽이나 풀처럼 공기를 많이 품은 재료가 좋다.
먼저 날카로운 돌, 젖은 나뭇가지, 뿌리를 치운다. 그 위에 마른 낙엽, 솔잎, 마른 풀, 작은 잔가지를 넓게 깐다. 가능하면 손 한 뼘 이상 두껍게 만든다. 누웠을 때 몸무게 때문에 눌리므로 처음부터 두껍게 쌓아야 한다. 젖은 재료밖에 없다면, 물기가 덜한 속부분이나 나무 밑에 쌓인 비교적 마른 잎을 찾는다.
배낭이 있다면 발밑이나 엉덩이 아래에 놓아도 도움이 된다. 여분 옷은 바로 바닥에 깔기보다, 몸에 입어 보온에 쓰는 편이 나을 때가 많다. 다만 바닥 냉기가 심하면 비닐, 방수포, 판초를 가장 아래에 깔고 그 위에 낙엽을 올리는 방식으로 습기를 줄일 수 있다.
앉아서 밤을 보내야 할 때도 단열은 필요하다. 엉덩이 아래에 낙엽 묶음, 배낭, 접은 판초를 깔고, 발도 땅에서 떨어뜨리거나 낙엽 위에 둔다. 발이 차가워지면 온몸이 떨리고 잠깐의 휴식도 어려워진다.
비상 담요와 판초는 방향이 중요하다
비상 담요는 얇지만 매우 유용하다. 몸을 감싸는 데만 쓰지 말고, 상황에 따라 지붕이나 바람막이로도 쓸 수 있다. 은색 면은 열을 반사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체온을 지키려면 은색 면이 몸 쪽을 향하게 한다. 햇볕이 강해 그늘을 만들 때는 빛을 반사하도록 밝은 면을 바깥쪽으로 두면 도움이 된다.
비상 담요를 대피소에 설치할 때는 너무 팽팽하게 당기지 않는다. 얇은 재질은 작은 구멍에서도 쉽게 찢어진다. 모서리에 직접 줄을 세게 묶기보다, 작은 돌멩이나 솔방울을 담요 모서리에 감싸고 그 아래를 끈으로 묶으면 힘이 넓게 퍼져 덜 찢어진다. 끈이 없다면 신발끈, 배낭 끈, 옷의 허리끈을 짧게 활용할 수 있다.
판초는 지붕으로 쓰기 좋다. 머리 구멍이 있는 판초라면 그 부분으로 물이 새지 않게 안쪽에서 묶거나, 모자 부분을 접어 아래로 향하지 않게 한다. 비가 올 때는 판초 지붕의 한쪽을 낮게 내려 물이 흐를 길을 만든다. 물이 입구 쪽으로 떨어지지 않게 방향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방수포나 판초의 가장 낮은 쪽은 바람을 맞는 방향으로 낮게 고정하면 바람막이 효과가 커진다. 입구는 바람 반대쪽에 작게 둔다. 밤에는 입구 앞에 배낭이나 나뭇가지를 두어 바람이 바로 들어오는 것을 줄인다. 단, 완전히 밀폐해서는 안 된다. 숨 쉴 공간은 남겨 두어야 하고, 불을 사용할 경우 연기가 빠져나갈 길이 필요하다.
더위와 햇볕을 피하는 대피소
대피소는 추울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여름 산, 바위 지대, 해안, 능선에서는 강한 햇볕과 탈수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때는 몸을 가두는 낮은 대피소보다 그늘과 통풍이 중요하다.
햇볕을 피할 때는 방수포나 판초를 머리 위에 띄워 그늘을 만든다. 천을 몸에 바짝 붙이면 열이 빠져나가지 않아 더 더울 수 있다. 가능한 한 바람이 지나갈 틈을 남긴다. 바닥이 뜨거운 바위라면 바로 앉지 말고 옷, 배낭, 나뭇잎을 깔아 열을 줄인다.
낮에는 그늘에서 쉬고, 움직임은 아침이나 늦은 오후처럼 기온이 낮을 때로 미루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리면 물도 함께 잃는다. 대피소는 단순히 밤을 보내는 장소가 아니라, 체력을 낭비하지 않게 해 주는 쉼터다.
만들면서 계속 확인할 것
대피소를 만들 때는 한 번에 완성하려고 하지 않는다. 먼저 몸을 넣을 최소 공간을 만들고, 그다음 부족한 부분을 보강한다. 비가 샌다면 지붕을 더 두껍게 하고, 바람이 들어오면 낮은 쪽을 막고, 바닥이 차가우면 낙엽을 더 넣는다.
작업 중 땀이 많이 나면 속도를 줄인다. 땀에 젖은 옷은 밤이 되면 체온을 빼앗는다. 무거운 통나무를 옮기거나 큰 나무를 베려고 애쓰지 말고, 주변의 가벼운 재료를 여러 번 모으는 편이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대피소를 너무 숨겨 만들지 않는다. 구조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면 가까운 빈터나 잘 보이는 방향에 밝은 색 물건을 걸어 둔다. 몸은 보호하되, 발견될 가능성은 열어 두어야 한다.
임시 대피소의 기준은 멋진 모양이 아니다. 젖지 않는가, 바람을 줄이는가, 땅의 냉기를 막는가, 안전한 위치인가. 이 네 가지에 답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야생에서 좋은 대피소는 크고 튼튼한 집이 아니라, 밤을 버틸 만큼 몸을 지켜 주는 작은 보호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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