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 유전체학 모델은 DNA 서열만으로 “이 구간이 세포에서 어떤 조절 기능을 할지” 예측하려는 모델입니다. 핵심은 서열을 단순히 분류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비암호화 변이가 유전자 발현, 크로마틴 접근성, 스플라이싱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계산 가능한 문제로 바꾸는 데 있습니다.
David Kelley의 모델들을 볼 때도 개별 모델 이름을 외우는 것보다, 각 모델이 어떤 생물학적 신호를 예측했고 어떤 한계를 넓혔는지를 보는 편이 훨씬 유용합니다.
Basset에서 Borzoi까지: 예측 대상이 넓어졌다
Kelley 계열의 흐름은 Basset에서 출발점을 잡을 수 있습니다. Basset은 CNN을 사용해 세포 유형별 DNase 접근성을 예측하며, 조절 서열에 담긴 패턴을 학습했습니다.1 즉 DNA 서열에서 크로마틴 접근성과 관련된 신호를 읽어내려는 시도였습니다.
Basenji는 이 문제를 더 긴 DNA 구간과 정량적 신호 예측으로 확장했습니다. 단순히 접근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넘어서, 서열 변화가 조절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점수화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2
Enformer는 장거리 조절 상호작용을 더 잘 다루기 위해 self-attention을 도입한 계열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3 조절 유전체학에서는 멀리 떨어진 서열 요소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 긴 문맥을 보는 능력은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Borzoi는 다시 예측 대상을 넓혔습니다. DNA 서열에서 RNA-seq coverage를 직접 예측하려 했고, 이를 통해 전사, 스플라이싱, polyadenylation 같은 여러 조절 층을 함께 모델링하려는 방향을 보여줬습니다.4
이 흐름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Kelley의 모델들은 “서열에서 조절 기능을 예측한다”는 문제를 점점 더 긴 문맥, 더 정량적인 출력, 더 복합적인 생물학적 신호로 확장해 왔습니다.
이제는 모델 하나보다 ‘표현 공간’이 중요하다
최근의 변화는 단일 모델의 성능 경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질문은 “어떤 모델이 가장 좋은가”에서 “여러 모델이 배운 조절 정보를 어떻게 함께 쓸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DeepACE가 좋은 예입니다. DeepACE는 DNA 서열의 조절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딥러닝 기반 프레임워크로, 2016년부터 2025년 사이 발표된 16개 기능 유전체 모델을 조절 활성의 상호보완적 인코딩으로 재해석합니다.5 원시 DNA 서열을 여러 기능 유전체 모델의 표현으로 변환한 뒤, 앙상블 모델링으로 통합하고 PCA를 통해 50차원 통합 표현 공간에 투영합니다.5
이 접근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Basset, Basenji, Enformer, Borzoi 같은 모델은 더 이상 각각의 논문이나 코드베이스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후속 프레임워크가 이 모델들의 출력을 재사용하고, 비교하고, 결합하면서 새로운 분석의 기반 자산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규제 유전체학 모델을 평가할 때는 정확도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모델이 어떤 표현을 만들고 다른 모델이나 다운스트림 분석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합니다.
다음 전장: 단일세포 해상도
또 하나의 중요한 방향은 단일세포 해상도입니다. 2026년 Nature Methods에 발표된 Teaching an old dog new cells는 벌크 데이터로 학습된 서열 모델을 단일세포 해상도의 유전자 조절 및 변이 효과 예측에 적응시키는 두 방법을 다뤘습니다.6 저자는 Johannes Linder와 David R. Kelley이며, 교신저자는 Kelley입니다.6
여기서 핵심 질문은 “처음부터 단일세포 모델을 새로 만들 것인가”가 아닙니다. 이미 학습된 강력한 서열 모델을 어떻게 세포 상태별 예측으로 옮길 것인가입니다. 벌크 데이터 기반 모델이 포착한 서열-조절 관계를 단일세포 수준의 맥락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면, 기존 모델의 활용 범위는 크게 넓어집니다.
이는 Kelley 계열 모델의 방향성과도 잘 맞습니다. 조절 유전체학 모델은 단순히 더 큰 모델을 만드는 경쟁이 아니라, 서열에서 배운 정보를 더 다양한 생물학적 해상도와 분석 과제로 옮기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새 모델을 볼 때 확인할 것
Kelley의 규제 유전체학 모델들이 남긴 실용적 교훈은 명확합니다. 새 모델이 나왔을 때 구조 이름이나 최신성만 볼 것이 아니라, 다음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합니다.
어떤 생물학적 신호를 예측하는가?
얼마나 긴 DNA 문맥을 보는가?
변이 효과 해석에 사용할 수 있는가?
다른 모델의 표현이나 출력과 통합될 수 있는가?
벌크 수준을 넘어 세포 유형 또는 세포 상태별 예측으로 확장될 수 있는가?
결국 David Kelley의 모델들이 만든 흐름은 조절 유전체학을 예측 가능한 공학 문제로 밀어붙인 데 있습니다. Basset에서 Borzoi까지의 발전, DeepACE 같은 통합 표현 접근, 그리고 단일세포 해상도로의 적응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DNA 서열을 읽고, 조절 기능을 예측하며, 변이의 효과를 더 구체적인 생물학적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입니다.
1Publications -- David R. Kelley
4Predicting RNA-seq coverage from DNA sequence as a unifying model of gene reg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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