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Summary

환경 문제는 물질의 이동과 변화 문제다

환경 문제를 화학으로 본다는 것은 "나쁜 물질이 있다"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묻는 것이다.

이 물질은 어디에서 생겼을까? 공기나 물속에서 어떤 물질로 바뀔까? 어디까지 이동할까? 생물과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화학은 물질의 성질과 변화를 이해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환경 문제는 화학과 깊게 연결되어 있다. 공장 굴뚝에서 나온 기체, 자동차 배기가스, 하수 속 오염 물질, 농경지에서 흘러나온 비료 성분은 한곳에 가만히 있지 않는다. 공기를 따라 이동하고, 물에 녹고, 흙 표면에 달라붙고, 햇빛을 받아 다른 물질로 바뀐다.

환경은 거대한 실험실과 비슷하다. 다만 비커 대신 대기, 강, 바다, 토양이 있고, 실험 시간은 몇 초에서 수십 년까지 이어진다.

환경을 이해하는 화학AI 생성 이미지

온실기체는 지구의 열 균형을 바꾼다

지구는 태양에서 에너지를 받는다. 태양빛의 일부는 지표면을 데우고, 데워진 지구는 다시 우주로 열을 내보낸다. 이때 지구가 내보내는 열은 주로 적외선 형태다. 적외선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따뜻함으로 느낄 수 있는 빛의 한 종류다.

대기 중에는 이 적외선을 잘 흡수하는 기체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 질소(N₂O), 수증기(H₂O)다. 이런 기체를 온실기체라고 한다. 온실기체는 지구가 내보낸 적외선을 흡수했다가 다시 여러 방향으로 내보낸다. 그 결과 지표면과 낮은 대기층에 열이 더 머물게 된다.1

온실기체는 원래 나쁜 물질만은 아니다. 온실기체가 전혀 없다면 지구는 지금보다 훨씬 추워져 생물이 살기 어렵다. 문제는 양이다. 얇은 이불은 몸을 따뜻하게 하지만, 너무 두꺼운 이불을 덮으면 답답하고 덥다. 온실기체도 비슷하다. 적당한 양은 지구의 온도를 유지하지만, 너무 많아지면 지구가 내보내야 할 열이 충분히 빠져나가지 못한다.

이산화탄소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많이 생긴다.

예를 들어 탄소가 산소와 반응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탄소 + 산소 → 이산화탄소

이 반응은 연소 반응이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연료를 태우면 열과 함께 이산화탄소가 생긴다. 자동차, 발전소, 공장, 난방 시설은 모두 이런 반응과 관련이 있다.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이며, 가축의 소화 과정, 논, 쓰레기 매립지에서도 나온다. 메탄의 양은 이산화탄소보다 적지만, 분자 하나하나가 열을 붙잡는 힘은 강한 편이다. 따라서 "조금밖에 없으니 괜찮다"고 말하기 어렵다.

기후 문제를 화학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지구가 더워진다고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기체가 늘어나는지, 그 기체가 적외선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대기 중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미세먼지는 작은 먼지 이상의 물질이다

미세먼지는 말 그대로 매우 작은 먼지다. 하지만 화학에서는 미세먼지를 단순한 흙먼지로만 보지 않는다. 미세먼지는 여러 물질이 섞인 작은 입자다. 그 안에는 탄소 성분, 황산염, 질산염, 금속 성분, 유기물 등이 들어 있을 수 있다.

미세먼지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생긴다.

첫째, 처음부터 입자 상태로 나온다. 자동차의 연료가 완전히 타지 않을 때 생기는 검은 그을음, 공사장에서 날리는 먼지, 타이어와 도로가 마찰하며 생기는 입자가 여기에 속한다. 이렇게 바로 배출되는 오염 물질을 1차 오염 물질이라고 하며, 입자 형태로 바로 나온 미세먼지를 1차 미세먼지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처음에는 기체였지만 공기 중에서 반응해 입자가 된다. 예를 들어 황산화물(SO₂ 등), 질소산화물(NOx), 암모니아(NH₃),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대기 중에서 햇빛, 산소, 물, 다른 화학 물질과 반응해 작은 입자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공기 중 반응으로 새로 생긴 오염 물질을 2차 오염 물질이라고 한다.

비유하자면, 1차 미세먼지는 처음부터 밀가루 가루처럼 날아온 것이다. 2차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흩어져 있던 재료들이 만나 새로 작은 알갱이를 만든 것이다.

대기 오염은 날씨와도 연결된다. 바람이 강하면 오염 물질이 흩어질 수 있지만, 공기가 정체되면 한 지역에 쌓인다. 햇빛이 강하면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반응해 지표 부근 오존을 만들기 쉽다. 지표 부근 오존은 높은 하늘의 오존층과 다르다. 오존층은 해로운 자외선을 막아 주지만, 우리가 숨 쉬는 높이의 오존은 호흡기에 해로울 수 있는 대기 오염 물질이다.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도 서로 영향을 준다. 기온과 대기 조건이 달라지면 오존이나 미세먼지가 만들어지고 이동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기후 변화가 일부 지역의 지표 부근 오존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검은 탄소 같은 입자는 기후를 따뜻하게 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2

대기 오염을 줄이려면 굴뚝 끝에 필터를 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생긴 입자를 걸러 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어떤 기체가 어떤 조건에서 미세먼지나 오존으로 바뀌는지 아는 일도 중요하다. 그래야 원인이 되는 물질을 줄일 수 있다.

산성비는 하늘에서 갑자기 생기는 식초가 아니다

비는 원래 완전히 중성이 아니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빗물에 조금 녹으면 약한 산성을 띤다. 하지만 산성비는 자연 상태의 비보다 더 강한 산성을 띠는 비, 눈, 안개, 먼지의 침착을 말한다.

산성비의 중요한 원인은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다. 황산화물은 석탄이나 석유처럼 황 성분을 포함한 연료를 태울 때 생길 수 있다. 질소산화물은 자동차 엔진이나 발전소처럼 높은 온도에서 연소가 일어날 때 생기기 쉽다.

이 기체들은 공기 중에서 물, 산소, 다른 물질과 반응해 황산과 질산 같은 산성 물질로 바뀐다. 그 뒤 빗물이나 눈에 섞여 땅으로 내려오거나, 마른 입자와 기체 상태로 건물, 나무, 호수 표면에 달라붙을 수 있다.3

과정을 간단히 쓰면 이렇다.

황산화물·질소산화물 → 공기 중 반응 → 황산·질산 성분 → 비·눈·먼지와 함께 이동

산성비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산이 물질의 성질을 바꾸기 때문이다. 산성 물질이 호수나 강으로 들어가면 물의 pH가 낮아질 수 있다. pH가 낮아진다는 것은 더 산성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물고기, 곤충, 플랑크톤 같은 생물은 살 수 있는 pH 범위가 있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생장이 어려워지거나 죽을 수 있다.

토양도 영향을 받는다. 산성 물질은 흙 속의 칼슘, 마그네슘 같은 영양 성분을 씻겨 내려가게 할 수 있다. 또 알루미늄 같은 금속 성분이 더 잘 녹아 식물 뿌리에 해롭게 작용할 수 있다. 건물과 조각상도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석회암이나 대리석처럼 탄산칼슘을 포함한 돌은 산과 반응해 서서히 닳는다.

중요한 점은 산성비가 오염 물질을 배출한 바로 그 장소에만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기는 움직인다. 바람은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을 먼 곳까지 옮긴다. 그래서 한 지역의 연료 사용이 다른 지역의 숲과 호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물 오염은 녹아 있는 물질까지 보아야 한다

맑아 보이는 물이 항상 깨끗한 것은 아니다. 물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 녹아 있을 수 있다. 소금물이 투명해 보여도 소금이 들어 있는 것처럼, 오염 물질도 물에 녹으면 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물 오염 물질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흙탕물처럼 떠 있는 입자도 있고, 농경지에서 흘러온 질산염과 인산염 같은 영양 염류도 있다. 공장 폐수에는 금속 이온이나 유기 화합물이 들어 있을 수 있다. 생활하수에는 세제 성분, 음식물 찌꺼기, 미생물이 섞여 있을 수 있다.

물을 정화할 때는 오염 물질의 성질에 따라 방법을 고른다. 대표적인 개념이 거름, 침전, 흡착, 분해, 소독이다.

거름은 입자 크기 차이를 이용한다. 체에 모래를 걸러 내듯이, 물속의 큰 입자를 필터로 걸러 낸다.

침전은 물속에 떠 있던 작은 입자를 뭉치게 하거나 가라앉게 하는 방법이다. 흙탕물을 오래 두면 흙이 아래로 가라앉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 정수 과정에서는 작은 입자들이 서로 엉겨 더 큰 덩어리가 되도록 도와 가라앉히기도 한다.

흡착은 어떤 물질이 다른 물질의 표면에 달라붙는 현상이다. 숯이 냄새를 줄이는 데 쓰이는 이유도 표면에 여러 분자를 붙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활성탄은 표면적이 매우 넓어 물속의 냄새 물질이나 일부 유기 오염 물질을 붙잡는 데 사용된다.

분해는 큰 오염 물질을 더 작은 물질로 바꾸는 과정이다.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거나, 빛과 촉매를 이용해 오염 물질을 쪼개는 기술이 여기에 포함된다. 분해에서 중요한 점은 "쪼개졌으니 무조건 안전하다"가 아니다. 어떤 물질로 바뀌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독은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미생물을 줄이는 과정이다. 염소 처리, 오존 처리, 자외선 처리가 쓰일 수 있다. 일반적인 물 처리 과정에는 큰 물질 제거, 가라앉히기, 여과, 소독 같은 단계가 포함된다.4

토양은 오염 물질을 붙잡기도 하고 내보내기도 한다

흙은 단순한 먼지가 아니다. 토양은 모래, 점토, 유기물, 물, 공기, 미생물이 섞인 복잡한 혼합물이다. 그래서 오염 물질이 토양에 들어오면 여러 일이 일어난다.

어떤 물질은 흙 입자 표면에 달라붙는다. 이것도 흡착이다. 점토나 유기물이 많은 흙은 일부 금속 이온이나 유기 오염 물질을 잘 붙잡을 수 있다. 하지만 비가 많이 오거나 pH가 바뀌면 붙잡혀 있던 물질이 다시 물에 녹아 지하수로 이동할 수 있다.

비료 성분도 예가 된다. 질소와 인은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이다. 하지만 너무 많이 사용하면 남은 성분이 빗물에 씻겨 강과 호수로 들어간다. 그러면 물속 조류가 지나치게 늘어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부영양화라고 한다. 조류가 죽고 분해되는 과정에서 물속 산소가 줄어들면 물고기가 살기 어려워진다. 필요한 물질도 양과 장소가 맞지 않으면 오염 물질이 될 수 있다.

토양 오염을 해결할 때도 화학적 이해가 필요하다. 오염 물질이 물에 잘 녹는지, 기름에 잘 녹는지, 금속 이온인지, 쉽게 분해되는지, 생물에 쌓이는지에 따라 처리 방법이 달라진다.

환경을 지키는 첫걸음은 물질의 경로를 묻는 것이다

환경 문제는 감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물론 걱정과 관심은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해결에는 물질의 경로를 추적하는 눈이 필요하다.

연료가 탈 때 어떤 기체가 생기는가? 그 기체는 공기 중에서 어떤 반응을 하는가? 물에 녹으면 pH가 어떻게 바뀌는가? 흙에 닿으면 붙잡히는가, 지하수로 이동하는가? 생물 몸속에 들어가면 분해되는가, 쌓이는가?

이 질문들은 모두 화학의 질문이다.

화학은 환경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복잡함을 제대로 보게 한다. 하지만 복잡함을 보아야 정확한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 온실기체를 줄이려면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고 쓰는지 바꾸어야 한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입자 자체뿐 아니라 입자를 만드는 기체도 줄여야 한다. 산성비를 줄이려면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줄여야 한다. 물을 깨끗하게 하려면 오염 물질의 성질에 맞는 정화 방법을 써야 한다.

환경을 이해하는 화학의 핵심은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물질은 사라지지 않고, 이동하고, 반응하고,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확인 질문

  1. 온실기체는 지구가 내보내는 적외선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2. 미세먼지 중 일부가 처음부터 먼지로 나온 것이 아니라 공기 중 반응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3.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왜 멀리 떨어진 지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

  4. 물 정화에서 거름, 침전, 흡착, 분해는 각각 어떤 성질 차이를 이용하는 방법일까?

  5. 비료는 식물에게 필요한 물질인데, 왜 너무 많으면 환경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참고

1Atmospheric Chemistry: Understanding Climate Change at the Molecular Level

2Air Quality and Climate Change Research

3What is Acid Rain? | US EPA

4Air and Water Quality IGCSE Chemistry: Complete Guide

책 목록

화학: 세상과 물질을 쉽게 이해하는 첫걸음

전체 목차 보기

이 노트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의가 있으시면 에서 알려주세요.

틸노트는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노트를 쉽게 작성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AI 스퀘어 단톡방에 함께해요

AI 활용과 틸노트 사용 팁을 나누는 오픈채팅방입니다. 입장 비밀번호는 tilnote입니다.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