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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포함된 노트한국 요리

일주일 한국 집밥 계획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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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집밥 계획은 메뉴를 많이 정하는 일이 아니다

일주일 집밥 계획의 목적은 매일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미 만들어 둔 밥, 국물, 반찬, 김치를 조합해 빠르게 한 끼를 차리는 것이다. 한국 집밥은 구조가 단순하다. 밥 하나, 국이나 찌개 하나, 반찬 두 가지, 김치 하나면 충분하다.

초보자는 처음부터 7일 치 메뉴를 빽빽하게 정하지 않아도 된다. 먼저 냉장고에 들어갈 기본 재료를 정하고, 그 재료가 어떤 음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애호박은 된장찌개, 볶음, 비빔밥 고명으로 쓸 수 있다. 두부는 찌개, 두부조림, 부침, 비빔밥 단백질이 된다. 이렇게 한 재료가 두세 가지 음식으로 이어지면 장보기 양이 줄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어든다.

계획의 핵심은 세 가지다.

  1. 주말에 시간이 걸리는 준비를 해 둔다.

  2. 평일에는 데우기, 무치기, 볶기 정도만 한다.

  3. 남은 재료는 다음 음식의 시작점으로 쓴다.

일주일 한국 집밥 계획 세우기AI 생성 이미지

주말에 해 두면 평일이 쉬워지는 밑준비

주말 밑준비는 너무 많이 하면 지친다. 처음에는 1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양으로 시작한다. 목표는 냉장고를 꽉 채우는 것이 아니라, 평일 저녁을 15~20분 안에 차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1. 밥은 소분해 냉동한다

쌀 3컵(종이컵 기준 약 540ml, 약 450g)을 지으면 보통 4~5공기 정도가 나온다. 갓 지은 밥은 한 김 식힌 뒤 1공기씩 담아 냉동한다. 뜨거울 때 바로 뚜껑을 덮으면 물방울이 생기고, 너무 오래 식히면 밥이 마른다. 손으로 만졌을 때 뜨겁지 않고 따뜻한 정도가 좋다.

  • 1인분: 밥 1공기 약 200g

  • 보관: 냉동 2~3주 안에 사용

  • 데우기: 전자레인지에 물 1작은술(5ml)을 뿌리고 데우면 덜 마른다

찬밥은 볶음밥에 좋고, 따뜻한 밥은 비빔밥과 국밥처럼 먹기 좋다. 밥을 준비해 두면 '무엇을 먹을까'의 절반은 이미 해결된다.

2. 기본 육수는 한 냄비만 만든다

멸치다시마 육수는 국, 찌개, 국수에 두루 쓰인다. 물 6컵(종이컵 약 1080ml)에 국물용 멸치 한 줌(약 20g), 다시마 손바닥 크기 1장(약 5g)을 넣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다시마는 먼저 건지고, 멸치는 8~10분 더 끓인 뒤 건진다.

처음에는 진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평일에 된장찌개, 콩나물국, 잔치국수 국물로 쓸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하다.

  • 냉장 보관: 3일 안에 사용

  • 냉동 보관: 1컵씩 나누어 2~3주 안에 사용

  • 대체법: 시간이 없으면 물에 다시마만 20분 담가도 순한 국물 맛이 난다

육수가 있으면 찌개가 빨라진다. 맹물로 시작할 때보다 간을 많이 하지 않아도 맛이 안정된다.

3. 나물과 볶음 반찬은 각각 하나씩만 만든다

반찬을 여러 가지 만들려고 하면 부담이 커진다. 초보자는 주말에 나물 1가지, 볶음 반찬 1가지만 준비해도 충분하다.

나물은 시금치나물, 콩나물무침, 숙주나물처럼 데쳐서 무치는 것이 좋다. 기본 양념은 데친 채소 200g 기준으로 소금 1/3작은술(약 2g), 다진 마늘 1/2작은술(약 2~3g), 참기름 1작은술(5ml), 깨 1작은술 정도다. 싱거우면 소금을 아주 조금만 더한다.

볶음 반찬은 어묵볶음, 멸치볶음, 감자볶음처럼 물기가 적은 것이 보관에 좋다. 팬에 재료를 먼저 익히고, 양념은 중불이나 약불에서 넣는다. 간장 양념은 재료 200g 기준 간장 1큰술(15ml), 물 2큰술(30ml), 설탕 1/2큰술(약 6g)에서 시작하면 과하게 짜지 않다.

  • 나물류: 냉장 2~3일 안에 먹기

  • 볶음·조림 반찬: 냉장 3~4일 안에 먹기

  • 먹을 때: 젖은 숟가락을 넣지 않는다

반찬은 오래 두는 것보다 적당히 만들고 빨리 먹는 편이 맛있다.

초보자용 일주일 식단 예시

아래 식단은 '국 하나, 반찬 두 가지, 김치 하나'를 기준으로 짰다. 매일 모든 음식을 새로 만들지 않는다. 주말에 준비한 밥, 육수, 나물, 볶음 반찬을 돌려 쓰는 방식이다.

요일국·찌개반찬 1반찬 2김치빠른 운영법
월콩나물국시금치나물어묵볶음배추김치주말 반찬을 그대로 사용한다
화된장찌개두부조림오이무침배추김치육수에 된장과 남은 채소를 넣는다
수김치찌개달걀말이멸치볶음깍두기익은 김치와 두부를 활용한다
목무국 또는 미역국콩나물무침감자볶음배추김치국을 넉넉히 끓여 다음 날까지 먹는다
금남은 찌개김치전나물무침김치남은 김치와 채소를 전으로 쓴다
토비빔밥달걀프라이김가루김치남은 나물과 반찬을 한 그릇에 모은다
일볶음밥간단한 국장아찌김치남은 밥과 자투리 채소를 정리한다

이 식단을 그대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반복 구조다. 월요일에 만든 콩나물국의 콩나물이 남으면 콩나물무침이 되고, 된장찌개에 넣은 애호박이 남으면 비빔밥 고명이 된다. 김치가 익으면 김치찌개나 김치전으로 넘어간다.

남은 재료를 다음 음식으로 이어 쓰기

한국 집밥은 남은 재료를 잘 이어 쓰면 훨씬 쉬워진다. 이때 기준은 재료의 상태다. 싱싱한 채소는 무침이나 생채로, 조금 시든 채소는 찌개나 볶음으로, 익은 김치는 찌개·볶음밥·전으로 쓰면 좋다.

찌개로 이어 쓰기

애호박, 양파, 버섯, 두부가 조금씩 남았다면 된장찌개가 가장 쉽다. 육수 2컵(360ml)에 된장 1큰술(약 18g)을 풀고, 채소 한 줌과 두부 1/2모를 넣어 끓인다. 간이 약하면 된장 1작은술이나 국간장 1작은술을 더한다.

익은 김치, 돼지고기 조금, 두부가 있으면 김치찌개로 간다. 김치 1컵(약 150g)을 먼저 볶고 물이나 육수 2컵을 부은 뒤 15분 정도 끓인다. 김치국물 2~3큰술을 넣으면 맛이 빨리 난다.

볶음밥으로 이어 쓰기

찬밥, 김치, 달걀, 대파가 있으면 김치볶음밥이 된다. 김치는 국물을 가볍게 짜고 잘게 썬다. 팬에 기름 1큰술(15ml)을 두르고 김치 1/2컵을 먼저 볶아 수분을 날린 뒤 밥 1공기(약 200g)를 넣는다. 간은 간장 1작은술(5ml)을 팬 가장자리에 둘러 향을 낸다. 마지막에 참기름 1작은술을 넣으면 고소하다.

볶음밥은 냉장고 정리에 좋지만, 물기 많은 재료를 한꺼번에 넣으면 질어진다. 양파, 애호박, 버섯은 잘게 썰어 먼저 볶고 물기를 날린 뒤 밥을 넣는다.

비빔밥으로 이어 쓰기

나물, 볶은 채소, 달걀, 고기 반찬이 조금씩 남았다면 비빔밥이 좋다. 밥 1공기에 나물과 반찬을 조금씩 올리고, 고추장 양념장은 1큰술부터 넣는다. 이미 반찬에 간이 되어 있으므로 양념장을 많이 넣지 않는다.

매운맛이 부담스러우면 간장 양념장을 쓴다. 간장 1큰술, 물 1큰술, 다진 대파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깨 1작은술을 섞으면 순한 비빔장이 된다.

전으로 이어 쓰기

부추, 애호박, 양파, 김치가 애매하게 남으면 전을 부칠 수 있다. 부침가루 1컵(약 100g)에 물 3/4컵(약 135ml)을 넣고 섞은 뒤 잘게 썬 재료를 넣는다. 반죽은 재료를 겨우 묶는 정도가 좋다. 팬을 중불로 달구고 기름을 넉넉히 두른 뒤 얇게 펴서 부친다.

전은 남은 재료를 처리하기 좋지만, 물기가 많은 재료를 많이 넣으면 눅눅해진다. 김치는 국물을 짜고, 애호박은 얇게 썰어야 한다.

냉장고를 보고 메뉴 정하는 법

장보기 전에 먼저 냉장고를 본다. 메뉴를 먼저 정하고 장을 보면 필요한 재료가 계속 늘어난다. 반대로 있는 재료를 보고 메뉴를 정하면 낭비가 줄어든다.

냉장고를 볼 때는 재료를 네 칸으로 나눈다.

  1. 빨리 써야 할 채소: 시든 대파, 반 개 남은 양파, 자른 애호박, 버섯

  2. 단백질 재료: 달걀, 두부, 돼지고기, 소고기, 참치캔

  3. 국물 재료: 멸치다시마 육수, 쌀뜨물, 김치국물

  4. 기본 반찬: 김치, 장아찌, 나물, 볶음 반찬

이 네 칸을 보고 한 끼를 조립한다. 예를 들어 두부, 애호박, 양파, 육수가 있으면 된장찌개다. 달걀, 대파, 찬밥이 있으면 달걀볶음밥이다. 김치, 참치캔, 두부가 있으면 김치찌개다. 콩나물과 대파가 있으면 콩나물국이나 콩나물무침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메뉴 이름을 많이 아는 것보다, 재료를 보고 조리법을 붙이는 힘이 더 중요하다.

장보기 목록을 줄이는 기준

일주일 장보기는 '많이 사기'가 아니라 '겹쳐 쓸 재료 고르기'다. 초보자는 아래 정도로 시작하면 부담이 적다.

기본 장보기 예시

  • 밥 재료: 쌀

  • 국·찌개 재료: 두부 1~2모, 콩나물 1봉, 애호박 1개, 양파 2개, 대파 1단, 버섯 1팩

  • 단백질: 달걀 10개, 돼지고기나 소고기 300~500g, 참치캔 1~2개

  • 반찬 재료: 시금치나 오이 중 1가지, 어묵이나 멸치 중 1가지

  • 기본 김치: 배추김치 또는 깍두기

  • 양념: 간장, 된장,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참기름, 깨, 식초

채소는 많이 사지 않는다. 대파, 양파, 애호박, 버섯처럼 여러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를 먼저 산다. 낯선 채소를 많이 사면 쓰지 못하고 버리기 쉽다.

고기는 한 번에 많은 양을 사도 좋지만, 바로 쓸 만큼만 냉장하고 나머지는 1회분씩 냉동한다. 1회분은 1~2인 기준 150~250g 정도가 쓰기 편하다. 양념해서 얼리면 평일에 빠르지만, 처음에는 생고기로 소분해 두는 편이 응용하기 쉽다. 불고기, 제육볶음, 찌개용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하는 실수

식단을 너무 거창하게 짠다

처음부터 매일 다른 국, 다른 반찬을 만들려고 하면 지친다. 한 가지 국을 이틀 먹어도 괜찮다. 반찬도 같은 것을 반복해도 된다. 집밥은 식당 메뉴판이 아니라 생활의 리듬이다.

신선한 재료부터 쓰지 않는다

두부, 콩나물, 생선, 다진 고기처럼 상하기 쉬운 재료는 먼저 쓴다. 감자, 양파, 당근처럼 오래 가는 재료는 뒤로 미룬다. 순서를 바꾸면 냉장고 안에서 재료가 상하고 계획이 무너진다.

반찬을 너무 많이 만든다

반찬은 냉장고에 들어가면 맛이 조금씩 떨어진다. 특히 나물은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고 향이 약해진다. 처음에는 2~3일 안에 먹을 양만 만든다.

남은 음식을 계속 데운다

찌개나 국은 먹을 만큼만 덜어 데운다. 큰 냄비째 여러 번 끓이면 재료가 물러지고 간이 점점 세진다. 남은 음식은 작은 용기에 나누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살리는 방법

반찬이 애매하게 조금씩 남았을 때

비빔밥으로 모은다. 밥, 달걀프라이, 참기름, 김가루만 있으면 남은 나물과 볶음 반찬이 한 끼가 된다. 간이 센 반찬이 많으면 양념장을 넣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넣는다.

채소가 시들었을 때

생으로 먹기보다 국, 찌개, 볶음에 넣는다. 대파의 겉잎은 육수에 쓰고, 양파는 볶음밥이나 찌개에 넣는다. 버섯은 물러지기 전 팬에 볶아 수분을 날리면 하루 이틀 더 활용하기 쉽다.

국이나 찌개가 많이 남았을 때

다음 끼니에 면, 수제비, 밥을 넣어 다른 음식처럼 먹는다. 된장찌개가 남으면 밥과 함께 끓여 된장죽처럼 만들 수 있고, 김치찌개 국물이 남으면 라면이나 볶음밥의 맛 재료가 된다. 다만 이미 간이 되어 있으므로 추가 양념은 적게 넣는다.

일주일 운영의 기본 리듬

마지막으로 가장 단순한 리듬을 기억하자.

  • 주말: 밥 냉동, 육수 만들기, 나물 1가지, 볶음 반찬 1가지

  • 월·화: 준비한 반찬과 쉬운 국으로 먹기

  • 수·목: 남은 재료로 찌개나 볶음 만들기

  • 금: 김치전, 볶음밥, 비빔밥으로 냉장고 정리

  • 주말 전: 남은 재료 확인 후 다시 장보기

이 리듬이 잡히면 한국 요리는 특별한 날의 큰 도전이 아니다. 밥을 짓고, 국물을 준비하고, 반찬을 조금 만들고, 남은 재료를 다음 음식으로 이어 가는 반복이다. 매일 완벽한 상을 차릴 필요는 없다. 오늘의 밥상에 밥이 있고, 따뜻한 국물이나 찌개가 있고, 김치와 작은 반찬이 있다면 이미 충분한 한국 집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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