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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흔들리는 전하가 공간을 흔든다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내면 손 안의 작은 기기에서 출발한 신호가 기지국과 통신망을 거쳐 상대방에게 도착한다. 눈에 보이는 선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데도 정보가 이동한다. 이때 공기와 공간을 가로질러 정보를 실어 나르는 것은 전자기파이다.

전자기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진동이 공간으로 퍼져 나가는 파동이다. 빛도 전자기파이고, 라디오파, 마이크로파, 적외선, 자외선, X선, 감마선도 모두 같은 종류의 파동이다. 차이는 주로 파장과 진동수에 있다.

앞 장에서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고, 변하는 자기선속이 유도 전류를 만든다는 사실을 배웠다. 전자기파는 이 관계를 한 단계 더 확장한 개념이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장은 자기장을 만들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기장은 전기장을 만든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만들어 내며 변화가 공간으로 전파된다.

전자기파와 정보 전달AI 생성 이미지

맥스웰의 생각: 전기와 자기는 하나의 현상이다

정전기에서는 전하가 전기장을 만든다. 자석이나 전류 주위에는 자기장이 생긴다. 처음에는 전기와 자기가 별개의 현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맥스웰은 여러 전기·자기 법칙을 하나로 묶어,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깊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였다.

핵심은 변화이다. 고정된 전기장과 고정된 자기장은 각각 주변 공간에 영향을 주지만, 파동처럼 에너지를 싣고 멀리 퍼져 나가지는 않는다. 전자기파가 되려면 전기장과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위치에서 전기장이 커졌다 작아지면 그 변화는 주변에 자기장 변화를 만든다. 그 자기장 변화는 다시 주변에 전기장 변화를 만든다. 이 과정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면 전기장과 자기장의 흔들림이 공간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전자기파이다.

전자기파에서 전기장, 자기장, 파동의 진행 방향은 서로 수직이다. 파동이 앞으로 진행한다면 전기장은 위아래로, 자기장은 좌우로 진동하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실제 방향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세 방향이 서로 직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진공에서 전자기파의 속력은 빛의 속력과 같으며 약 3.00 × 10⁸ m/s이다. 이 값은 보통 c로 나타낸다. 파동이므로 기본 관계식도 그대로 성립한다.

c = λf

여기서 λ는 파장, f는 진동수이다. 통신 분야에서는 진동수를 흔히 주파수라고도 부른다. 진공에서 파장이 길면 진동수는 작고, 파장이 짧으면 진동수는 크다. 공기 중에서는 전자기파의 속력이 진공에서와 거의 같아서 이 관계를 좋은 근사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물, 유리 같은 물질 속에서는 전자기파의 속력이 달라질 수 있으며, 그때는 그 매질에서의 속력 v를 써서 v = λf로 생각한다.

같은 전자기파라도 파장과 진동수가 달라지면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이 차이가 통신, 가열, 영상 촬영, 살균 같은 여러 활용을 만들어 낸다.

전자기파 스펙트럼: 하나의 가족, 다른 성질

전자기파를 파장이나 진동수 순서로 배열한 것을 전자기파 스펙트럼이라고 한다. 긴 파장 쪽에서 짧은 파장 쪽으로 가면 대체로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영역대략적 특징대표적 활용
라디오파파장이 길고 회절이 잘 일어남라디오 방송, TV 방송, 무선 통신
마이크로파라디오파보다 파장이 짧으며, 넓은 뜻에서는 라디오파에 포함되기도 함휴대전화, 와이파이, 레이더, 전자레인지
적외선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길고 열과 관련이 큼열화상 카메라, 리모컨, 난방 장치, 광섬유 통신
가시광선사람의 눈이 감지할 수 있음조명, 카메라, 디스플레이
자외선가시광선보다 진동수가 큼살균, 형광 물질 검사, 피부 반응
X선물질을 비교적 잘 통과함의료 영상, 보안 검색
감마선진동수가 매우 크고 에너지가 큼방사선 치료, 천체 관측

이 구분은 절대적인 벽이 아니다. 실제 스펙트럼은 연속적이며, 사용 목적에 따라 영역의 경계가 조금씩 다르게 정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파장이 짧아질수록 진동수가 커지고, 진동수가 커질수록 전자기파 한 묶음이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가 커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한 묶음이라는 표현은 뒤에서 배울 광자 개념과 연결된다. 전자기파의 에너지는 진동수와 관련이 있으며, 간단히 E = hf로 나타낸다. h는 플랑크 상수이다. 이 식은 자외선, X선, 감마선이 왜 물질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안테나: 전기 신호를 파동으로 바꾸는 장치

전자기파를 실제로 보내고 받기 위해서는 안테나가 필요하다. 안테나는 전기 회로와 공간 사이의 연결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송신 안테나에서는 전하가 앞뒤로 빠르게 진동한다. 전하가 움직이면 전류가 생기고, 변하는 전류는 변하는 자기장을 만든다. 동시에 전하 분포가 변하므로 전기장도 변한다. 이 변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안테나 주변에서 떨어져 나가듯 공간으로 퍼지면 전자기파가 방출된다.

수신 안테나에서는 반대 과정이 일어난다. 외부에서 온 전자기파의 전기장이 안테나 속 전자를 흔든다. 그러면 안테나에 아주 작은 교류 전압과 전류가 생긴다. 수신 회로는 이 미약한 신호를 증폭하고 해석하여 소리, 영상, 문자 데이터로 바꾼다.

안테나의 길이는 사용하는 전자기파의 파장과 관련이 깊다. 파장에 비해 너무 작은 안테나는 전자기파를 효율적으로 내보내거나 받기 어렵다. 그래서 라디오 방송용 안테나는 길고, 휴대전화나 와이파이 안테나는 훨씬 짧다. 사용하는 진동수, 즉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정보는 파동의 모양에 실린다

전자기파 자체는 아무 정보 없이 일정하게 진동하는 파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보를 전달하려면 파동의 어떤 성질을 시간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이 과정을 변조라고 한다.

가장 간단한 예는 라디오 방송이다. 소리는 공기의 압력 변화이지만, 그 자체를 먼 곳까지 또렷하게 보내기는 어렵다. 그래서 소리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꾼 뒤, 높은 진동수의 전자기파에 실어 보낸다. 이때 전자기파의 진폭을 변화시키면 AM 방식, 진동수를 조금씩 변화시키면 FM 방식이 된다.

디지털 통신에서는 정보를 0과 1의 배열로 표현한다. 휴대전화, 와이파이, 위성 통신은 모두 전자기파의 진폭, 진동수, 위상 등을 정교하게 바꾸어 디지털 정보를 싣는다. 위상은 파동의 흔들림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양이다. 두 파동이 같은 진동수라도 산과 골의 위치가 다르면 위상이 다르다.

정보 전달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가지이다. 첫째, 신호를 충분히 멀리 보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잡음 속에서도 원래 정보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통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실제 통신 기술은 단순히 전자기파를 보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주파수 배분, 부호화, 증폭, 필터링 같은 방법을 함께 사용한다.

물질과 만날 때: 흡수, 반사, 투과

전자기파가 물질을 만나면 세 가지 일이 주로 일어난다. 일부는 반사되고, 일부는 물질 안으로 들어가 흡수되며, 일부는 통과한다. 어떤 일이 더 잘 일어나는지는 전자기파의 진동수와 물질의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적외선은 물질의 분자 운동과 관련이 깊다. 많은 물질은 적외선을 흡수하면 분자의 진동이나 회전 운동이 활발해져 온도가 올라간다. 열화상 카메라는 물체가 내보내는 적외선을 감지해 온도 차이를 영상으로 보여 준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음식 속 물 분자와 같은 극성 분자에 에너지를 전달한다. 물 분자는 전기장의 변화에 따라 방향을 바꾸려 하고, 이 과정에서 주변 입자와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그 결과 내부 에너지가 증가해 음식이 데워진다. 모든 전자기파가 같은 방식으로 물질을 데우는 것은 아니다. 진동수와 물질의 성질이 맞아야 에너지가 효과적으로 흡수된다.

자외선은 가시광선보다 진동수가 높다. 일부 자외선은 피부 세포의 분자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과도한 노출은 해롭다. 그러나 적절히 이용하면 살균이나 형광 검사에 쓸 수 있다. 자외선 살균은 미생물의 유전 물질에 손상을 주어 증식을 어렵게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다.

X선은 진동수가 더 높고 파장이 짧다. 그래서 몸의 연한 조직은 비교적 잘 통과하지만 뼈처럼 밀도가 크고 원자 번호가 큰 물질에서는 더 많이 흡수된다. 병원에서 X선 사진을 찍으면 뼈가 밝게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X선은 물질 내부의 전자를 떼어낼 만큼 에너지가 클 수 있으므로 필요할 때에만 적절한 양을 사용해야 한다.

이온화와 안전: 에너지가 크면 영향도 커진다

전자기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할 때는 단순히 세기만 볼 수 없다. 진동수도 중요하다. 낮은 진동수의 전자기파는 주로 물질을 데우거나 전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영향을 준다. 반면 자외선 중 일부, X선, 감마선처럼 진동수가 큰 전자기파는 원자나 분자에서 전자를 떼어낼 수 있다. 이를 이온화라고 한다.

이온화가 일어나면 분자의 화학적 성질이 바뀔 수 있다. 생명체에서는 DNA 같은 중요한 분자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의료 영상이나 방사선 치료에서는 이익과 위험을 함께 고려해 조사량을 조절한다.

그렇다고 모든 전자기파가 같은 방식으로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라디오파, 와이파이, 가시광선, 적외선은 일상에서 널리 사용된다. 다만 비이온화 전자기파라도 세기가 매우 크거나 한곳에 오래 집중되면 가열, 눈 손상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핵심은 전자기파의 종류, 세기, 노출 시간, 사용 조건을 구분해 판단하는 것이다. 물리학은 막연한 불안 대신 측정 가능한 양으로 위험과 유용성을 비교하게 해 준다.

예제: 와이파이의 파장 구하기

와이파이 신호 중 하나가 진동수 2.4 GHz를 사용한다고 하자. 공기 중 전자기파의 속력을 진공에서의 값과 거의 같은 c = 3.00 × 10⁸ m/s로 보면 파장은 얼마인가?

먼저 단위를 바꾼다.

2.4 GHz = 2.4 × 10⁹ Hz

파동 관계식 c = λf에서 λ = c/f이다.

λ = (3.00 × 10⁸ m/s) / (2.4 × 10⁹ s⁻¹) = 0.125 m

따라서 파장은 약 12.5 cm이다. 실제 공기 중 속력은 진공에서와 거의 같으므로 이 값은 좋은 근사이다. 이처럼 진동수를 알면 파장을 계산할 수 있고, 파장은 안테나 크기와 전파 특성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된다.

정리

전자기파는 변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만들어 내며 공간으로 전파되는 파동이다. 진공에서 속력은 빛의 속력 c이고, 파장과 진동수는 c = λf 관계를 따른다. 물질 속에서는 전자기파의 속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 매질에서의 속력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전자기파 스펙트럼은 라디오파에서 감마선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연속적인 배열이다. 파장과 진동수가 달라지면 통신, 가열, 영상 촬영, 살균처럼 활용도 달라진다. 안테나는 전기 신호를 전자기파로 바꾸고, 다시 전자기파를 전기 신호로 바꾸는 장치이다. 정보는 전자기파의 진폭, 진동수, 위상 같은 성질을 조절해 실을 수 있다.

전자기파를 이해할 때는 두 가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하나는 파동으로서의 성질이고, 다른 하나는 물질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이 두 관점을 함께 사용하면 빛, 통신, 의료 영상, 안전 문제를 하나의 물리 법칙으로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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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개념과 탐구를 위한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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