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운동을 보는 법
그네를 밀어 본 적이 있다면 진동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네는 한쪽 끝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와 반대쪽 끝으로 올라가고, 다시 처음 방향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어떤 위치를 중심으로 같은 운동이 되풀이되는 현상을 진동이라고 한다.
진동을 설명할 때 먼저 정해야 할 기준은 평형 위치이다. 평형 위치는 물체에 작용하는 알짜힘이 0이 되어, 물체가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위치이다. 용수철에 매단 물체라면 중력과 용수철의 힘이 균형을 이루는 위치가 평형 위치이다. 이 위치는 용수철이 전혀 늘어나지 않은 자연 길이와 같을 수도 있지만, 수직으로 매단 경우처럼 이미 조금 늘어난 위치일 수도 있다. 물체가 평형 위치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변위라고 한다.
진동에서 자주 쓰는 물리량은 다음과 같다.
진폭 (A): 평형 위치에서 가장 멀리 벗어난 거리
주기 (T): 한 번 완전히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
진동수 (f):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
주기와 진동수는 서로 역수 관계이다.
[ f=frac{1}{T}, qquad T=frac{1}{f} ]
진동수가 크다는 것은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이 흔들린다는 뜻이다. 단위는 헤르츠((text{Hz}))이며, (1,text{Hz})는 1초에 한 번 진동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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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조화 운동: 가장 기본적인 진동
가장 단순하고 중요한 진동은 단순 조화 운동이다. 단순 조화 운동은 물체를 평형 위치로 되돌리려는 힘이 변위에 비례하고, 방향은 변위와 반대인 운동이다. 용수철에 연결된 물체가 좋은 예이다. 여기서는 마찰이나 공기 저항이 매우 작아서 에너지가 거의 줄어들지 않는 이상적인 경우를 먼저 생각한다.
용수철이 물체를 당기거나 미는 힘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 F=-kx ]
여기서 (k)는 용수철 상수이고, (x)는 평형 위치로부터의 변위이다. 음의 부호는 힘이 항상 평형 위치를 향한다는 뜻이다. 물체가 오른쪽으로 벗어나 있으면 힘은 왼쪽으로, 왼쪽으로 벗어나 있으면 힘은 오른쪽으로 작용한다. 이런 힘을 복원력이라고 한다.
뉴턴 제2법칙 (F=ma)를 적용하면,
[ ma=-kx ]
따라서 가속도는
[ a=-frac{k}{m}x ]
이다. 즉, 단순 조화 운동에서 가속도는 변위에 비례하고 방향은 변위와 반대이다. 이 관계가 단순 조화 운동의 핵심이다. 물체가 평형 위치에서 멀리 벗어날수록 더 강하게 되돌아오려 하고, 평형 위치에서는 복원력이 0이 된다.
이 운동의 변위는 시간에 따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x=Acos(omega t+phi) ]
여기서 (omega)는 각진동수이고, (phi)는 처음 상태를 정하는 위상 상수이다. 위상은 진동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현재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예를 들어 물체가 맨 오른쪽 끝에 있는지, 평형 위치를 지나고 있는지, 맨 왼쪽 끝에 있는지가 위상으로 구별된다.
용수철 진동의 각진동수와 주기는 다음과 같다.
[ omega=sqrt{frac{k}{m}}, qquad T=2pisqrt{frac{m}{k}} ]
질량이 클수록 물체는 천천히 진동하고, 용수철이 뻣뻣할수록 빠르게 진동한다. 이 식에서 주기가 진폭에 직접 들어 있지 않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상적인 단순 조화 운동에서는 같은 용수철과 같은 물체라면, 조금 흔들든 크게 흔들든 주기는 같다.
변위, 속도, 가속도의 위상 관계
단순 조화 운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변위, 속도, 가속도가 언제 커지고 작아지는지 함께 보아야 한다.
변위가
[ x=Acos(omega t) ]
라면 속도와 가속도는 다음과 같다.
[ v=-Aomegasin(omega t) ]
[ a=-Aomega^2cos(omega t)=-omega^2x ]
식을 외우기보다 운동 장면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물체가 가장 오른쪽 끝에 있을 때 변위의 크기는 최대이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물체는 방향을 바꾸려고 잠시 멈추므로 속도는 0이다. 대신 평형 위치로 끌려가는 힘이 가장 크기 때문에 가속도의 크기는 최대이다. 가속도 방향은 평형 위치 쪽, 즉 변위와 반대 방향이다.
물체가 평형 위치를 지날 때는 변위가 0이다. 이때 복원력도 0이므로 가속도는 0이다. 그러나 물체는 그동안 당겨져 오며 빨라졌으므로 속도의 크기는 최대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변위가 최대일 때 속도는 0이고, 가속도 크기는 최대이다.
평형 위치에서 변위와 가속도는 0이고, 속도 크기는 최대이다.
가속도는 항상 변위와 반대 방향이다.
속도와 변위는 최대가 되는 순간과 0이 되는 순간이 서로 (frac{1}{4})주기만큼 어긋난다.
그래프로 그리면 변위-시간 그래프, 속도-시간 그래프, 가속도-시간 그래프는 모두 사인 또는 코사인 모양이다. 다만 서로 같은 순간에 최대가 되지 않는다. 이것을 위상이 다르다고 말한다. 특히 가속도는 변위와 항상 반대 부호이므로 변위와는 반 주기만큼 어긋난 형태이다.
진동이 공간으로 퍼지면 파동이 된다
한 점에서의 진동이 주변으로 전달되면 파동이 된다. 물에 돌을 떨어뜨리면 수면의 한 점이 위아래로 흔들리고, 그 흔들림이 둥근 물결로 퍼져 나간다. 이때 물 자체가 계속 바깥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물 입자는 주로 제자리 근처에서 진동하고, 전달되는 것은 진동 상태와 에너지이다.
파동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횡파는 매질의 진동 방향과 파동의 진행 방향이 서로 수직인 파동이다. 줄을 위아래로 흔들면 파동은 줄을 따라 옆으로 진행하지만 줄의 각 부분은 위아래로 움직인다.
종파는 매질의 진동 방향과 파동의 진행 방향이 나란한 파동이다. 소리는 공기의 압축과 팽창이 앞으로 전달되는 종파이다. 공기 입자들이 소리의 진행 방향과 나란하게 앞뒤로 진동한다.
파동을 설명하는 기본 물리량은 다음과 같다.
진폭 (A): 매질이 평형 위치에서 최대로 벗어난 거리
파장 (lambda): 같은 위상에 있는 이웃한 두 점 사이의 거리
주기 (T): 한 점이 한 번 완전히 진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
진동수 (f): 한 점이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
파동 속도 (v): 파동의 모양이 공간을 따라 이동하는 속도
파동 속도, 파장, 진동수 사이에는 중요한 관계가 있다.
[ v=lambda f ]
또는
[ v=frac{lambda}{T} ]
이 식은 단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파장 (lambda)의 단위는 미터((text{m})), 진동수 (f)의 단위는 (1/text{s})이다. 둘을 곱하면 (text{m/s})가 되어 속도의 단위가 된다.
예를 들어 파장이 (2,text{m})이고 진동수가 (3,text{Hz})인 파동의 속도는
[ v=lambda f=(2,text{m})(3,text{Hz})=6,text{m/s} ]
이다.
파동을 식으로 나타내기
오른쪽으로 진행하는 단순한 사인파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y(x,t)=Asin(kx-omega t+phi) ]
여기서 (y)는 위치 (x), 시간 (t)에서 매질이 평형 위치로부터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뜻한다. (k)는 파수로, 공간적으로 파동이 얼마나 촘촘한지를 나타낸다.
[ k=frac{2pi}{lambda} ]
(omega)는 각진동수이다.
[ omega=2pi f=frac{2pi}{T} ]
파동의 식에서 (kx)는 공간에 따른 반복을, (omega t)는 시간에 따른 반복을 나타낸다. 즉 파동은 공간적으로도 반복되고 시간적으로도 반복된다.
이 식을 사용할 때 중요한 것은 부호의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kx-omega t) 형태는 (+x)방향으로 진행하는 파동을 나타내고, (kx+omega t) 형태는 (-x)방향으로 진행하는 파동을 나타낸다. 왜냐하면 같은 위상을 유지하려면 시간이 지날수록 (x)가 커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파동의 같은 마루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중첩 원리와 간섭
두 파동이 같은 공간을 지나가면 서로 부딪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겹쳐진다. 작은 진폭의 파동처럼 선형적으로 다룰 수 있는 경우, 매질의 실제 변위는 각각의 파동이 만들 변위를 더한 값이다. 이것을 중첩 원리라고 한다.
[ y_{text{합}}=y_1+y_2 ]
중첩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간섭이라고 한다. 간섭에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다.
보강 간섭은 두 파동이 같은 방향의 변위를 만들 때 일어난다. 마루와 마루가 만나거나 골과 골이 만나면 더 큰 진폭이 생긴다.
상쇄 간섭은 두 파동이 반대 방향의 변위를 만들 때 일어난다. 마루와 골이 만나면 서로를 줄이거나, 크기가 같으면 순간적으로 변위가 0이 될 수 있다. 이때 파동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두 파동은 겹치는 순간에만 서로 더해져 그렇게 보이고, 지나간 뒤에는 다시 각자의 진행을 계속한다.
두 파동이 같은 진동수와 같은 위상으로 출발했다면, 한 점까지 오는 경로 차이에 따라 간섭이 결정된다. 경로 차이를 (Delta r)라고 하면 보강 간섭 조건은
[ Delta r=mlambda qquad (m=0,1,2,cdots) ]
이다. 경로 차이가 파장의 정수배이면 두 파동은 같은 상태로 도착한다.
상쇄 간섭 조건은
[ Delta r=left(m+frac{1}{2}right)lambda qquad (m=0,1,2,cdots) ]
이다. 경로 차이가 반 파장만큼 어긋나면 한 파동의 마루가 다른 파동의 골과 만난다.
단, 이 조건은 두 파동이 처음에 같은 위상으로 출발할 때의 조건이다. 처음부터 한쪽이 반 파장만큼 어긋나 있었다면 조건이 바뀔 수 있다. 따라서 간섭 문제에서는 항상 "처음 위상"과 "경로 차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정상파: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파동
줄의 한쪽 끝을 벽에 고정하고 다른 쪽에서 흔들면 파동이 벽에서 반사되어 돌아온다. 진행하는 파동과 반사된 파동이 겹치면 어떤 지점은 계속 크게 흔들리고, 어떤 지점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공간에 고정된 모양처럼 보이는 파동을 정상파라고 한다.
정상파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는 지점을 마디라고 한다. 반대로 가장 크게 진동하는 지점을 배라고 한다. 정상파는 파동이 멈춘 것이 아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두 파동이 중첩되어, 특정한 진동 무늬가 제자리에 생긴 것이다.
양쪽 끝이 고정된 줄에서는 양 끝이 반드시 마디가 된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파장만 안정적인 정상파를 만든다. 줄의 길이를 (L)이라고 하면,
[ L=frac{nlambda}{2} qquad (n=1,2,3,cdots) ]
이다. 따라서 허용되는 파장은
[ lambda_n=frac{2L}{n} ]
이고, 진동수는
[ f_n=frac{v}{lambda_n}=frac{nv}{2L} ]
이다. (n=1)일 때의 가장 낮은 진동수를 기본 진동수라고 하고, 그보다 높은 진동수들을 고조파 또는 배음이라고 한다.
기타 줄을 짧게 누르면 음이 높아지는 이유도 이 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줄의 길이 (L)이 짧아지면 기본 진동수 (f_1=frac{v}{2L})가 커진다. 진동수가 커지면 우리는 더 높은 소리로 듣는다. 실제 기타에서는 줄의 장력과 굵기도 소리에 영향을 주지만, 같은 줄을 누를 때는 진동하는 길이가 줄어드는 효과가 특히 중요하다.
공명: 작은 힘이 큰 진동을 만드는 조건
그네를 아무 때나 밀면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네가 돌아오는 박자에 맞추어 조금씩 밀면 점점 크게 흔들린다. 이것이 공명이다. 공명은 외부에서 가하는 힘의 진동수가 물체의 고유 진동수와 같거나 매우 가까울 때 진폭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다.
모든 진동계에는 자연스럽게 흔들리기 쉬운 진동수가 있다. 이것을 고유 진동수라고 한다. 기타 줄, 북의 막, 건물, 다리, 유리잔, 공기 기둥 모두 고유 진동수를 가진다. 외부 진동이 이 고유 진동수와 맞으면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전달되어 큰 진동이 만들어진다.
악기는 공명을 이용한다. 기타에서는 줄이 진동하고, 기타의 몸통이 함께 울리며 소리를 크게 만든다. 관악기에서는 관 안의 공기 기둥이 특정 진동수에서 정상파를 이루고, 그 결과 뚜렷한 음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공명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다리나 건물도 고유 진동수를 가진다. 바람, 지진, 반복적인 충격이 구조물의 고유 진동수와 가까워지면 진동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구조물을 설계할 때는 예상되는 외부 진동과 고유 진동수가 위험하게 겹치지 않도록 고려한다.
음향 장치에서도 공명은 중요하다. 스피커 상자나 공연장의 구조는 특정 진동수를 지나치게 키우거나 줄일 수 있다. 좋은 음향 설계는 필요한 소리는 풍부하게 만들고, 원하지 않는 울림은 줄이는 과정이다.
파동이라는 공통 언어
소리, 물결, 지진파, 빛은 서로 매우 달라 보인다. 소리는 공기의 압력 변화이고, 물결은 수면의 흔들림이며, 지진파는 지각을 따라 전달되는 진동이다. 빛은 물질 매질 없이도 전기장과 자기장의 변화로 전파되는 전자기파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파동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다. 진폭이 있고, 파장이 있으며, 주기와 진동수가 있다. 속도는 (v=lambda f)로 연결된다. 두 파동이 만나면 중첩되고, 조건에 따라 보강 간섭이나 상쇄 간섭이 일어난다. 반사된 파동이 겹치면 정상파가 생기고, 고유 진동수와 외부 진동수가 맞으면 공명이 나타난다.
파동을 배운다는 것은 여러 현상을 하나의 틀로 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소리의 높낮이, 악기의 울림, 지진의 전달, 빛의 간섭, 무선 통신의 전자기파는 모두 다른 장에서 다시 등장한다. 이 장에서 익힌 진동수, 파장, 위상, 중첩, 공명은 그 현상들을 이해하는 기본 도구가 된다.
핵심 정리
진동은 평형 위치를 중심으로 되풀이되는 운동이다.
단순 조화 운동에서는 가속도가 변위에 비례하고 방향은 반대이다.
용수철 진동의 주기는 (T=2pisqrt{m/k})이다.
변위가 최대일 때 속도는 0이고, 평형 위치에서 속도는 최대이다.
파동은 진동 상태와 에너지가 공간으로 전달되는 현상이다.
파동 속도, 파장, 진동수는 (v=lambda f)를 만족한다.
중첩 원리에 따라 두 파동의 변위는 더해지며, 그 결과 간섭이 생긴다.
같은 위상에서 출발한 두 파동은 경로 차이가 정수배 파장이면 보강 간섭, 반정수배 파장이면 상쇄 간섭을 한다.
정상파에는 움직이지 않는 마디와 가장 크게 흔들리는 배가 있다.
공명은 외부 진동수가 고유 진동수와 가까울 때 진폭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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