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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유체란 무엇인가

물은 컵 모양에 맞게 변하고, 공기는 방 전체를 채운다. 이렇게 일정한 모양을 스스로 유지하지 못하고 흐를 수 있는 물질을 유체라고 한다. 액체와 기체가 모두 유체이다.

고체를 다룰 때는 한 물체에 작용하는 힘을 주로 생각했다. 그러나 유체에서는 힘이 한 점에만 작용하기보다 넓은 면에 퍼져 작용한다. 그래서 유체를 이해할 때 가장 먼저 필요한 물리량이 압력이다.

유체의 또 다른 중요한 성질은 밀도이다. 밀도는 단위 부피에 들어 있는 질량이다.

[ rho=frac{m}{V} ]

여기서 (rho)는 밀도, (m)은 질량, (V)는 부피이다. 단위는 보통 (text{kg/m}^3)를 사용한다. 같은 부피라면 밀도가 클수록 더 무겁다. 물의 밀도는 약 (1000,text{kg/m}^3)이고, 공기의 밀도는 온도와 압력에 따라 달라지지만 물보다 훨씬 작다.

유체의 성질과 압력AI 생성 이미지

압력: 넓이에 나누어 작용하는 힘

압력은 단위 면적당 작용하는 힘이다.

[ P=frac{F}{A} ]

여기서 (P)는 압력, (F)는 면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힘, (A)는 면적이다. 압력의 SI 단위는 파스칼(Pa)이다.

[ 1,text{Pa}=1,text{N/m}^2 ]

압력을 말할 때는 힘 전체가 아니라 면을 누르는 수직 성분을 생각한다. 같은 힘이라도 면적이 작으면 압력이 커진다. 눈 위를 그냥 걸으면 발이 푹 빠지지만, 스키를 신고 걸으면 덜 빠진다. 몸무게는 거의 같지만 힘이 작용하는 면적이 커져 압력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칼이 잘 드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힘이 작은 면적에 집중되어 큰 압력을 만든다.

유체 속 압력은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지 않는다. 정지한 유체 안의 한 점에서는 모든 방향에 대해 같은 크기의 압력이 작용한다. 물속에 들어가면 귀가 눌리는 느낌이 드는 까닭도 주변 물이 여러 방향에서 압력을 가하기 때문이다.

깊어질수록 커지는 수압

물속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압력이 커진다. 위에 쌓인 물의 무게가 아래쪽 물을 누르기 때문이다. 밀도가 거의 일정한 유체에서, 표면으로부터 깊이 (h)에 있는 점의 압력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 P=P_0+rho gh ]

여기서 (P_0)는 물 표면에 작용하는 외부 압력이다. 열린 물통이라면 보통 대기압이 (P_0)가 된다. (rho)는 유체의 밀도, (g)는 중력가속도, (h)는 표면에서부터 잰 수직 깊이이다.

이 식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려 준다.

첫째, 같은 유체에서는 깊이가 깊을수록 압력이 일정한 비율로 증가한다. 둘째, 밀도가 큰 유체일수록 같은 깊이에서 압력이 더 크다. 셋째, 같은 깊이에 있는 점들은 용기의 모양과 관계없이 같은 압력을 가진다.

예를 들어 물속 (5.0,text{m}) 깊이에서 물 때문에 추가로 생기는 압력은

[ rho gh=(1000)(9.8)(5.0)=49000,text{Pa} ]

이다. 이것은 대기압을 제외한 압력, 즉 물기둥 때문에 생긴 압력이다. 실제 전체 압력은 여기에 대기압을 더해야 한다. 이렇게 기준 압력을 제외하고 추가로 생긴 압력을 따로 볼 때도 많다.

댐의 벽이 아래쪽으로 갈수록 두꺼운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물의 깊이가 깊은 아래쪽일수록 수압이 더 크기 때문에 더 큰 힘을 견뎌야 한다.

파스칼 원리와 유압 장치

정지한 닫힌 유체에 압력 변화를 가하면 그 압력 변화는 유체 전체에 똑같이 전달된다. 이것을 파스칼 원리라고 한다.

닫힌 용기 안에 액체가 있고, 한쪽 피스톤에 힘을 가한다고 생각하자. 작은 피스톤의 면적을 (A_1), 가한 힘을 (F_1)이라고 하면 유체에 전달되는 압력 변화는

[ P=frac{F_1}{A_1} ]

이다. 이 압력 변화는 다른 쪽 큰 피스톤에도 전달된다. 큰 피스톤의 면적이 (A_2)라면 그곳에서 생기는 힘은

[ F_2=PA_2=frac{F_1}{A_1}A_2 ]

이다. 따라서 높이 차이와 마찰을 무시할 수 있는 이상적인 경우에는

[ frac{F_1}{A_1}=frac{F_2}{A_2} ]

가 성립한다.

만약 큰 피스톤의 면적이 작은 피스톤의 10배라면, 큰 피스톤에서 얻는 힘도 10배가 된다. 자동차 정비소의 유압 리프트가 무거운 자동차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힘이 공짜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큰 힘을 얻는 대신 큰 피스톤은 작은 거리만 움직인다. 작은 피스톤을 많이 눌러야 큰 피스톤이 조금 올라간다. 에너지 관점에서 보면 입력한 일과 출력한 일은 이상적인 경우 거의 같다.

[ F_1d_1 approx F_2d_2 ]

유압 장치는 힘의 크기를 바꾸어 주지만, 일을 무한히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부력: 유체가 물체를 밀어 올리는 힘

물속에서 돌을 들어 올리면 공기 중에서보다 가볍게 느껴진다. 물이 돌을 위로 밀어 올리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이 힘을 부력이라고 한다.

부력은 깊이에 따른 압력 차이에서 생긴다. 물체의 아래쪽은 위쪽보다 더 깊은 곳에 있으므로 더 큰 압력을 받는다. 아래쪽에서 위로 미는 힘이 위쪽에서 아래로 누르는 힘보다 크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위쪽 힘이 생긴다.

아르키메데스 원리는 부력의 크기를 간단하게 말해 준다.

[ F_B=rho_f g V_{text{잠긴 부분}} ]

여기서 (F_B)는 부력, (rho_f)는 유체의 밀도, (V_{text{잠긴 부분}})은 물체가 밀어낸 유체의 부피이다. 즉, 부력의 크기는 물체가 밀어낸 유체의 무게와 같다.

물체가 뜨는지 가라앉는지는 중력과 부력을 비교하면 된다.

  • 물체의 무게가 부력보다 크면 아래로 가속되어 가라앉는다.

  • 완전히 잠긴 상태에서 부력이 물체의 무게보다 크면 위로 올라간다.

  • 떠 있는 평형 상태에서는 물체의 무게와 부력이 같다.

이때 중요한 점은 물체 전체 부피가 아니라 유체 속에 잠긴 부분의 부피가 부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나무토막이 물 위에 뜨면 일부만 물에 잠긴다. 잠긴 부분이 밀어낸 물의 무게가 나무토막의 무게와 같아지는 지점에서 평형을 이룬다.

평균 밀도로도 판단할 수 있다. 물체의 평균 밀도가 유체보다 작으면 일부만 잠긴 채 뜰 수 있다. 평균 밀도가 유체보다 크면 완전히 잠겨도 충분한 부력을 얻지 못해 가라앉는다. 철은 물보다 밀도가 크지만, 배는 속이 비어 있어 전체 평균 밀도를 물보다 작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거대한 철제 선박도 물 위에 뜬다.

흐르는 유체와 연속 방정식

지금까지는 주로 정지한 유체를 보았다. 이제 흐르는 유체를 생각해 보자. 물이 굵은 관에서 좁은 관으로 이어져 흐르면 좁은 곳에서 더 빨라진다. 같은 시간 동안 지나가는 물의 양이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압축되지 않는 유체가 끊기지 않고 일정하게 흐를 때, 관의 단면적 (A)와 유체의 속력 (v) 사이에는 다음 관계가 성립한다.

[ A_1v_1=A_2v_2 ]

이것을 연속 방정식이라고 한다. (Av)는 단위 시간 동안 단면을 통과하는 유체의 부피, 즉 부피 유량을 뜻한다.

관이 좁아져 (A)가 작아지면 (v)는 커진다. 호스 끝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물줄기가 더 빠르게 뻗어 나가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물이 지나갈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들자 속력이 증가한 것이다.

연속 방정식은 질량 보존의 표현이다. 중간에 유체가 새거나 새로 생기지 않는다면, 들어온 양과 나간 양이 같아야 한다. 압축될 수 있는 기체처럼 밀도가 크게 변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Av)만 같다고 보기 어렵고, 밀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베르누이 원리: 빠른 흐름과 낮은 압력

흐르는 유체에서는 압력, 속력, 높이가 서로 연결된다. 마찰과 점성을 무시할 수 있고, 흐름이 안정적이며, 유체가 거의 압축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한 흐름선 위에서 다음 식이 성립한다.

[ P+frac{1}{2}rho v^2+rho gh=text{일정} ]

이 식을 베르누이 방정식이라고 한다. 세 항은 각각 압력에 의한 에너지, 운동에너지, 중력 퍼텐셜 에너지에 해당하는 양을 단위 부피당 나타낸 것이다.

높이 변화가 거의 없다면 식은 더 단순해진다.

[ P+frac{1}{2}rho v^2=text{일정} ]

따라서 같은 흐름선에서 유체의 속력이 큰 곳에서는 압력이 작아지고, 속력이 작은 곳에서는 압력이 커진다. 좁은 관에서 유체가 빨라질 때 압력이 낮아지는 현상은 이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베르누이 원리는 분무기, 굴뚝의 통풍, 날개의 양력 같은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빠르게 흐르는 공기 주변에서는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 압력 차이가 생기면 큰 압력 쪽에서 작은 압력 쪽으로 힘이 작용한다.

다만 "빠르면 무조건 압력이 낮다"라고 외우면 위험하다. 베르누이 방정식은 조건이 있다. 흐름이 매우 복잡하거나, 점성이 크거나, 소용돌이가 강하거나, 압축 효과가 크면 단순한 식만으로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물리 법칙은 언제나 적용 조건과 함께 보아야 한다.

예제: 물속 압력과 부력 판단

질량이 (2.0,text{kg}), 부피가 (3.0times10^{-3},text{m}^3)인 물체를 물에 완전히 잠기게 했다고 하자. 이 물체가 받는 부력은

[ F_B=rho gV=(1000)(9.8)(3.0times10^{-3})=29.4,text{N} ]

이다. 물체의 무게는

[ mg=(2.0)(9.8)=19.6,text{N} ]

이다. 완전히 잠긴 상태에서는 부력이 무게보다 크므로, 손을 놓으면 물체는 위로 올라간다. 물 위에 떠오른 뒤에는 잠긴 부피가 줄어들고, 일부만 잠긴 상태에서 부력과 무게가 같아진다.

이 문제에서 핵심은 힘의 방향이다. 중력은 아래쪽, 부력은 위쪽이다. 크기만 계산한 뒤 어느 힘이 더 큰지 비교해야 운동 방향을 판단할 수 있다.

유체 문제를 푸는 순서

유체 문제도 결국 힘, 에너지, 보존 법칙의 문제이다. 다만 상황에 맞는 도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정지한 유체에서 깊이에 따른 압력을 묻는다면 (P=P_0+rho gh)를 사용한다. 면에 작용하는 힘을 묻는다면 (F=PA)로 연결한다. 유압 장치에서는 같은 압력 변화가 전달된다는 파스칼 원리를 이용한다. 뜨고 가라앉는 문제에서는 중력과 부력을 비교한다. 흐르는 유체에서는 먼저 유량이 보존되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연속 방정식과 베르누이 방정식을 함께 사용한다.

항상 단위도 점검해야 한다. 밀도는 (text{kg/m}^3), 압력은 Pa, 부피는 (text{m}^3), 속력은 (text{m/s})로 맞추어야 식이 올바르게 작동한다.

유체역학은 물속에서 느끼는 압박감, 배가 뜨는 이유, 호스의 물줄기, 비행기 날개의 힘까지 하나의 틀로 연결한다. 압력은 면적에 퍼진 힘이고, 부력은 깊이에 따른 압력 차이이며, 흐름에서는 속도와 압력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이 세 생각을 붙잡으면 유체 현상은 훨씬 단순하게 보인다.

책 목록

물리학: 개념과 탐구를 위한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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