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밀 때 알 수 있는 회전의 특징
같은 힘으로 문을 밀어도 손잡이 가까이를 밀 때와 경첩 가까이를 밀 때 결과는 다르다. 손잡이 쪽을 밀면 문이 쉽게 돌아가지만, 경첩 근처를 밀면 잘 돌아가지 않는다. 힘의 크기만으로는 회전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다. 회전에서는 어디를 기준으로 도는가, 힘이 축에서 얼마나 떨어져 작용하는가, 힘이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는가가 함께 중요하다.
직선 운동에서는 물체의 위치, 속도, 가속도를 주로 다루었다. 회전 운동에서는 이와 비슷한 물리량을 사용하지만, 기준은 직선이 아니라 회전축이다. 회전축은 물체가 도는 중심선이다. 문은 경첩을 지나는 선을 축으로 돌고, 자전거 바퀴는 바퀴 중심을 지나는 축을 기준으로 돈다.
회전 운동을 이해하는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회전은 직선 운동과 닮았지만, 축에서 떨어진 거리와 질량 분포가 새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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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변위, 각속도, 각가속도
회전 운동에서는 물체가 얼마나 멀리 갔는지를 길이보다 각도로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물체가 회전축을 중심으로 돌아간 각도를 각변위라고 하며, 보통 (theta)로 나타낸다.
각도는 도(degree)로도 나타낼 수 있지만, 물리 계산에서는 주로 라디안(rad)을 쓴다. 라디안은 반지름 (r)인 원에서 호의 길이 (s)가 반지름과 같을 때의 중심각을 1 rad로 정한 단위이다. 호의 길이와 각변위 사이에는 다음 관계가 있다.
[ s=rtheta ]
여기서 (theta)는 라디안으로 나타낸 각도이다. 이 식은 회전 운동과 직선 운동을 연결해 준다. 같은 각도만큼 돌아도 축에서 멀리 떨어진 점일수록 더 긴 거리를 이동한다. 회전하는 문에서 손잡이가 경첩 가까운 부분보다 더 긴 원호를 그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각변위가 시간에 따라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를 각속도라고 한다. 기호는 (omega)를 쓰며, 평균 각속도는 다음과 같다.
[ omega=frac{Deltatheta}{Delta t} ]
각속도의 단위는 rad/s이다. 각속도가 클수록 같은 시간 동안 더 큰 각도를 돈다. 일정한 각속도로 회전하는 물체에서 축으로부터 거리 (r)인 점의 선속력 (v)는 다음과 같다.
[ v=romega ]
즉, 같은 바퀴 위에 있는 점들은 각속도는 같지만, 중심에서 멀수록 선속력은 크다.
각속도가 시간에 따라 변하면 각가속도가 있다. 각가속도는 (alpha)로 나타내며,
[ alpha=frac{Deltaomega}{Delta t} ]
이다. 단위는 rad/s²이다. 각가속도는 각속도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를 나타낸다. 정한 양의 회전 방향으로 돌고 있는 물체라면 (alpha)가 양일 때 그 방향의 회전이 빨라지고, (alpha)가 음일 때 그 방향의 회전이 느려진다. 다만 물체가 음의 방향으로 돌고 있을 때는 부호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항상 처음에 정한 회전 방향과 각속도의 부호를 함께 보아야 한다.
직선 운동에서 (x, v, a)를 사용했다면, 회전 운동에서는 (theta, omega, alpha)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 직선 운동 | 회전 운동 |
|---|---|
| 위치 (x) | 각위치 (theta) |
| 변위 (Delta x) | 각변위 (Deltatheta) |
| 속도 (v) | 각속도 (omega) |
| 가속도 (a) | 각가속도 (alpha) |
| 질량 (m) | 회전 관성 (I) |
| 힘 (F) | 토크 (tau) |
이 대응 관계는 회전 운동을 처음 배울 때 좋은 길잡이가 된다. 다만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회전에서는 축의 위치와 질량 분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토크: 회전을 일으키는 힘의 효과
힘은 물체를 직선으로 가속시킬 수 있다. 그러나 회전에서는 힘이 단순히 크기만 가진다고 충분하지 않다. 힘이 회전축을 기준으로 물체를 돌리려는 효과를 토크라고 한다. 토크는 보통 (tau)로 나타낸다.
가장 기본적인 식은 다음과 같다.
[ tau=rFsinphi ]
여기서 (r)은 회전축에서 힘이 작용하는 지점까지의 거리, (F)는 힘의 크기, (phi)는 (r) 방향과 힘의 방향 사이의 각도이다.
이 식은 세 가지 사실을 알려 준다.
첫째, 힘이 클수록 토크가 크다. 같은 문이라도 세게 밀면 더 잘 돌아간다.
둘째, 축에서 멀리 힘을 작용할수록 토크가 크다. 문손잡이가 경첩에서 멀리 달려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힘이라면 경첩 가까이보다 손잡이를 미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셋째, 힘의 방향이 중요하다. 문을 문면에 수직으로 밀면 잘 열리지만, 경첩을 향해 밀면 거의 열리지 않는다. 힘의 일부만 회전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식에서 (sinphi)가 바로 방향의 효과를 나타낸다. (phi=90^circ)이면 (sinphi=1)이므로 토크가 최대이고, (phi=0^circ)이면 (sinphi=0)이므로 토크가 없다.
토크의 단위는 N·m이다. 일의 단위 J도 N·m과 같은 차원을 가지지만, 의미는 다르다. 일은 힘이 변위를 따라 에너지를 전달한 양이고, 토크는 힘이 회전을 일으키는 효과이다. 따라서 토크를 쓸 때는 보통 J 대신 N·m로 표시한다.
토크도 방향을 가진다. 회전축을 기준으로 반시계 방향 회전을 만들면 양, 시계 방향 회전을 만들면 음으로 정하는 식으로 부호를 정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처음에 부호 규칙을 정하고 끝까지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이다.
회전 운동의 뉴턴 법칙
직선 운동에서 알짜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이다.
[ sum F=ma ]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물체에서는 이와 비슷하게 알짜토크가 회전 관성과 각가속도의 곱이 된다.
[ sum tau=Ialpha ]
여기서 (I)는 회전 관성 또는 관성 모멘트라고 한다. 회전 관성은 물체가 회전 상태를 바꾸기 어려워하는 정도이다. 직선 운동에서 질량이 클수록 속도를 바꾸기 어렵듯이, 회전 운동에서는 회전 관성이 클수록 각속도를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회전 관성은 질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질량이라도 질량이 회전축에서 멀리 분포할수록 회전 관성이 커진다. 작은 질량 조각들이 축에서 각각 (r_i)만큼 떨어져 있을 때 회전 관성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 I=sum m_i r_i^2 ]
즉, 각 부분의 질량 (m_i)에 축에서의 거리 제곱 (r_i^2)을 곱한 뒤 모두 더한 값이 회전 관성이 된다. 실제 물체처럼 질량이 연속적으로 퍼져 있을 때도 기본 생각은 같다. 거리 (r)이 제곱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중요하다. 축에서 두 배 멀어지면 그 부분이 회전 관성에 기여하는 정도는 네 배가 된다.
예를 들어 질량과 반지름이 같은 얇은 고리와 원판을 생각해 보자. 고리는 질량이 대부분 바깥쪽에 모여 있고, 원판은 중심부터 가장자리까지 질량이 퍼져 있다. 그래서 같은 질량, 같은 반지름이라도 고리가 원판보다 회전 관성이 크다. 같은 토크를 가하면 고리는 원판보다 각가속도가 작다.
이 원리는 운동기구나 도구에서도 볼 수 있다. 긴 막대의 끝을 잡고 돌리면 무겁게 느껴지지만, 가운데를 잡고 돌리면 훨씬 쉽게 회전한다. 막대의 질량은 그대로지만 회전축에서 질량이 떨어진 정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회전 운동 에너지와 굴림 운동
회전하는 물체도 에너지를 가진다. 직선 운동의 운동 에너지가
[ K=frac12 mv^2 ]
이라면,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도는 물체의 회전 운동 에너지는
[ K_{rot}=frac12 Iomega^2 ]
이다. 여기서도 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의 대응이 보인다. 질량 (m)의 자리에 회전 관성 (I)가, 속력 (v)의 자리에 각속도 (omega)가 들어간다.
공이 바닥을 미끄러지지 않고 굴러갈 때는 운동이 두 가지로 나뉜다. 공의 중심은 앞으로 이동하므로 병진 운동 에너지를 가지고, 동시에 공은 회전하므로 회전 운동 에너지도 가진다. 따라서 전체 운동 에너지는 두 에너지의 합으로 생각할 수 있다.
[ K=frac12 mv^2+frac12 Iomega^2 ]
여기서 (v)는 물체 중심의 속력이고, (I)는 물체의 중심을 지나는 회전축에 대한 회전 관성이다. 미끄러지지 않고 굴러간다면 중심의 속력과 각속도는
[ v=romega ]
로 연결된다. 이 관계는 바퀴, 공, 원통이 굴러가는 운동을 분석할 때 자주 쓰인다. 만약 바닥에서 미끄러진다면 이 관계가 그대로 성립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굴림 운동에서는 먼저 "미끄러지지 않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각운동량과 보존 법칙
직선 운동에서 운동량 (p=mv)가 중요했듯이, 회전 운동에서는 각운동량이 중요하다.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물체의 각운동량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L=Iomega ]
각운동량은 회전 운동의 '운동량'에 해당한다. 회전 관성이 크거나 각속도가 클수록 각운동량이 크다. 그리고 외부에서 작용하는 알짜토크가 0이면 계의 전체 각운동량은 보존된다.
[ L_i=L_f ]
또는
[ I_iomega_i=I_fomega_f ]
로 나타낼 수 있다. 이 식은 회전축이 일정하고, 물체의 회전을 같은 축에 대해 비교할 때 특히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회전할 때 팔을 몸 쪽으로 모으면 더 빠르게 돈다. 팔을 펼쳤을 때는 질량이 회전축에서 멀리 분포하므로 회전 관성 (I)가 크다. 팔을 모으면 질량이 축 가까이 오므로 (I)가 작아진다. 외부 토크가 작다면 각운동량 (Iomega)는 거의 일정해야 하므로, (I)가 작아진 만큼 (omega)가 커진다. 그래서 회전 속도가 빨라진다.
자전거 바퀴도 각운동량을 가진다. 빠르게 도는 바퀴는 회전축 방향을 갑자기 바꾸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자전거의 운동을 이해할 때 회전하는 바퀴의 각운동량은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실제 자전거의 안정성은 바퀴의 회전뿐 아니라 조향 구조, 속도, 탑승자의 균형 잡기까지 함께 관련되지만, 회전하는 바퀴가 방향 변화에 저항한다는 점은 각운동량의 좋은 예이다.
천체에서도 같은 원리가 나타난다. 거대한 가스 구름이 중력 때문에 수축하면 질량이 중심 가까이 모이면서 회전 관성이 줄어든다. 외부 토크가 작다면 각운동량이 보존되어 회전 속도는 커진다. 별과 행성의 자전, 원반 모양으로 납작해지는 천체 구조를 이해할 때 각운동량 보존은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간단한 예제: 문을 여는 토크
경첩에서 0.80 m 떨어진 손잡이에 15 N의 힘을 문에 수직으로 가한다고 하자. 이때 토크는
[ tau=rFsin90^circ=(0.80,text{m})(15,text{N})(1)=12,text{N·m} ]
이다.
만약 같은 힘을 경첩에서 0.20 m 떨어진 곳에 가하면,
[ tau=(0.20,text{m})(15,text{N})=3.0,text{N·m} ]
이 된다. 힘은 같지만 토크는 4분의 1로 줄어든다. 문이 잘 열리지 않는 이유는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힘이 축에 너무 가까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핵심 정리
회전 운동은 직선 운동과 닮은 구조를 가진다. 직선 운동에서 위치, 속도, 가속도를 사용하듯이 회전 운동에서는 각변위, 각속도, 각가속도를 사용한다. 또한 힘이 직선 운동을 변화시키듯이 토크는 회전 운동을 변화시킨다.
그러나 회전 운동에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힘의 크기만 보아서는 안 되고, 회전축에서의 거리와 힘의 방향을 함께 보아야 한다. 물체의 질량도 전체 양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질량이 축에서 얼마나 멀리 분포하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이 회전 관성이다.
마지막으로 외부 토크가 작거나 없으면 각운동량은 보존된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빠른 회전, 회전하는 바퀴의 방향 유지, 천체의 자전은 모두 이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회전 운동을 배울 때는 항상 세 가지 질문을 먼저 던지면 좋다. 축은 어디인가? 힘은 어디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는가? 질량은 축에서 어떻게 분포하는가? 이 질문들이 회전 운동 문제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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