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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채팅창에 불이 켜진 밤

2022년 11월 30일, 사람들은 웹브라우저의 작은 입력창에 질문을 넣기 시작했다. 숙제 설명, 이메일 초안, 여행 일정, 코드 오류까지 무엇이든 물었다. 화면 너머의 AI는 짧게 답하고, 다시 묻는 말에도 이어서 대답했다. 알파고가 바둑판 위에서 사람을 놀라게 했다면, ChatGPT는 책상 위 채팅창에서 사람들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이 변화의 핵심은 생성형 AI였다. 생성형 AI는 정답 후보 중 하나를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글·그림·소리 같은 새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AI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마법처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예시 속 패턴을 배운 뒤, 사용자의 요청과 앞뒤 맥락에 맞을 가능성이 높은 표현을 차례로 만들어 낸다.

생성형 AI가 말을 걸어오다AI 생성 이미지

트랜스포머라는 새 엔진

언어 AI의 도약에는 2017년에 발표된 트랜스포머 구조가 있었다. 이전 모델들이 문장을 앞에서 뒤로 힘겹게 따라 읽는 학생에 가까웠다면, 트랜스포머는 문장 전체를 펼쳐 놓고 중요한 단어 사이에 형광펜을 긋는 독자에 가까웠다. 이 핵심 장치를 어텐션이라고 한다. 어텐션은 문장 안에서 어떤 단어가 어떤 단어와 강하게 연결되는지 살피는 방법이다.1

여기에 대규모 사전학습이 붙었다. 사전학습은 시험 전에 거대한 도서관을 읽으며 언어의 패턴을 익히는 과정과 비슷하다. 사람이 모든 규칙을 넣어 주는 대신, 모델은 방대한 글에서 다음에 올 단어 조각, 즉 토큰을 예측하며 배운다. GPT는 이런 방식의 대표 모델이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말 그대로 미리 학습한 트랜스포머 기반 생성 모델이다.2

GPT에서 대화하는 AI로

OpenAI는 2018년 GPT-1을 공개했고, 2019년 GPT-2, 2020년 GPT-3로 규모를 키웠다. 특히 GPT-3는 몇 가지 예시만 보고도 글쓰기, 번역, 요약, 간단한 코딩을 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큰 언어 모델이 곧 좋은 대화 상대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말은 유창해도 질문 의도를 놓치거나, 해서는 안 될 답을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중요한 단계가 지시 따르기 훈련과 인간 피드백이었다. 사람의 평가를 바탕으로 더 도움이 되고 덜 위험한 답변을 선호하도록 조정한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며 InstructGPT와 ChatGPT 같은 서비스가 등장했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AI를 연구실의 시연물이 아니라, 함께 초안을 쓰고 아이디어를 다듬는 대화 도구로 체감했다.

말에서 그림, 소리, 영상으로

생성형 AI의 무대는 텍스트에만 머물지 않았다. 2014년 등장한 GAN은 두 모델이 서로 경쟁하게 해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후 확산 모델은 흐릿한 잡음에서 점차 이미지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더 선명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DALL-E처럼 문장을 입력하면 그림을 만드는 서비스도 등장했다.3

곧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이 한 모델 안에서 만났다. 이런 방식을 멀티모달 AI라고 한다. 모달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통로라는 뜻이다. 사람에게 눈과 귀와 말이 함께 작동하듯, 멀티모달 AI는 사진을 보고 설명하거나, 음성을 듣고 답하거나, 글의 지시에 맞춰 이미지를 만든다. AI는 계산기나 검색창보다 더 넓은 인터페이스가 되기 시작했다.

그럴듯함의 위험

하지만 생성형 AI의 강점은 동시에 약점이 된다. 이 모델은 본질적으로 다음에 올 가능성이 높은 표현을 고른다. 그래서 모르는 사실도 그럴듯하게 꾸며 말할 수 있다. 이를 환각이라고 부른다. 거짓말을 하려는 의도라기보다, 빈칸을 자연스럽게 채우는 능력이 사실 확인 능력과 같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저작권 문제도 커졌다. 모델이 어떤 자료로 학습했는지, 생성물이 기존 창작물과 얼마나 닮았는지 따져야 한다. 편향도 남아 있다. 데이터에 사회의 고정관념이 섞여 있으면 AI의 답에도 그것이 비칠 수 있다. 개인정보 역시 조심해야 한다. 입력한 민감한 정보가 어디에 저장되고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편리함이 위험으로 바뀔 수 있다.

생성형 AI는 마법의 작가도, 완벽한 전문가도 아니다. 그러나 AI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임은 분명하다. 기계는 이제 바둑판에서 수를 고르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언어로 묻고 답하며 함께 무언가를 만드는 도구가 되었다. 다음 질문은 더 어려워진다. 이렇게 가까워진 AI와 우리는 어떤 규칙을 세우며 살아가야 할까.

참고

1Attention Is All You Need

2What is GP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3A History of Generative AI: From GAN to GPT-4

책 목록

생각하는 기계의 탄생: AI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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