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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많은 특허를 보유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실제 사업·소송·라이선스 전략에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다. 가치가 없어서라기보다, 가치를 확인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타트업 Stilta는 이 병목을 겨냥한다. Stilta는 지식재산권 사건, 특히 특허 소송과 관련된 조사·분석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플랫폼이다. 2025년 12월 전직 맥킨지 엔지니어 4명이 창업했으며, 설립 5개월 만에 Andreessen Horowitz가 주도한 1,050만 달러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1
Stilta가 줄이려는 일: 특허 분석의 반복 노동
특허 사건에서 초기 분석은 대개 방대한 자료 검토로 시작된다. 특정 특허가 어떤 기술을 보호하는지, 유사한 선행기술이 있는지, 제품이 청구항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출시하려는 기술이 타인의 특허를 침해할 위험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Stilta는 이 과정을 AI 에이전트로 병렬 처리한다. 사용자가 특허 번호나 관련 자료를 입력하면, 플랫폼은 선행기술 조사, 침해 가능성 검토, FTO 분석 등을 수행한다.2
FTO는 Freedom to Operate의 약자로, 특정 제품이나 기술을 출시할 때 타인의 특허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지 검토하는 분석이다. Stilta는 특허 문헌, 과학 문헌, 웹 아카이브 등을 검색하고, 그 결과를 증거 인용이 포함된 claim chart 형태로 정리한다.2
claim chart는 특허의 각 청구항을 제품, 문서, 선행기술 증거와 하나씩 대응시키는 표다. 특허 소송, 라이선스 협상, 포트폴리오 검토에서 기본 자료로 쓰이지만, 전통적으로 많은 전문 인력이 투입되는 작업이다.
핵심 변화는 “법률 판단 대체”가 아니다
Stilta를 이해할 때 중요한 점은 AI가 변호사의 판단을 대신한다는 식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더 현실적인 변화는 분석을 시작하는 비용이 낮아진다는 데 있다.
특허 포트폴리오가 큰 기업은 보유 특허를 모두 정기적으로 검토하기 어렵다. 소송, 인수합병, 라이선스 협상처럼 명확한 이벤트가 발생해야 본격적인 분석에 비용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기 조사 비용이 낮아지면, 그동안 방치되던 특허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즉 Stilta가 겨냥하는 가치는 “최종 결론을 자동으로 내려주는 것”보다 “검토 가능한 후보와 근거 자료를 더 빠르게 만들어주는 것”에 가깝다. 이는 법률 AI가 범용 챗봇을 넘어, 비용이 높고 반복이 많은 전문 워크플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tilta의 투자 맥락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회사는 2026년 초 Y Combinator 프로그램을 거쳤고, 이번 라운드는 Andreessen Horowitz의 David Haber가 담당했다. 그는 원고 측 AI 법률 플랫폼 Eve 투자도 이끈 바 있다.1
도입할 때 봐야 할 기준: 속도보다 검증 가능성
특허 분석에서 중요한 것은 그럴듯한 요약이 아니다. 결과가 원문 증거로 추적되는지, 중요한 선행기술을 놓치지 않는지, 변호사와 특허 전문가가 검토하기 쉬운 형식으로 정리되는지가 핵심이다.
따라서 기업이 Stilta와 같은 도구를 도입한다면, 처음부터 고위험 소송 판단을 맡기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영역부터 적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보유 특허 포트폴리오의 1차 점검
라이선스 가능성이 있는 특허 후보 탐색
소송 전 자료 정리
FTO 분석을 위한 초기 리서치
외부 로펌에 전달할 기초 자료 준비
이런 활용 방식은 AI의 강점과 한계를 모두 반영한다. AI는 방대한 자료를 빠르게 탐색하고 구조화하는 데 강하지만, 법적 전략과 최종 판단에는 여전히 전문가 검토가 필요하다.
Stilta가 보여주는 법률 AI의 방향
Stilta의 의미는 “AI 변호사”라는 과장된 구호보다 구체적이다. 법률 업무 중에서도 자료가 많고, 반복이 많고, 비용이 큰 분석 업무가 먼저 자동화 대상이 되고 있다. 특허 소송과 지식재산권 분석은 그 조건을 모두 갖춘 영역이다.
결국 Stilta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기업이 가진 특허를 필요할 때만 들여다볼 것인가, 아니면 더 낮은 비용으로 지속적으로 검토할 것인가. AI가 그 시작 비용을 낮춘다면, 특허는 방치된 권리에서 더 자주 평가되는 전략 자산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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