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요약하지 말고 분해하라
많은 사람이 책을 읽고 요약문을 남긴다. 하지만 요약문은 생각보다 다시 쓰기 어렵다. 한 권의 책을 세 문단으로 정리하면 읽은 느낌은 남지만, 나중에 글을 쓰거나 공부할 때 필요한 개념을 꺼내 쓰기 어렵다.
LLM Wiki에서 독서의 목표는 "좋은 요약문 만들기"가 아니다. 목표는 책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지식 단위로 분해하는 것이다.
책 한 권에는 여러 층이 있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 주장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반복해서 등장하는 개념
반대 관점이나 한계
사례, 인물, 사건, 시대 배경
내가 이해하지 못한 부분
내 작업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일반 노트는 이 모든 것을 한 파일에 섞어 둔다. LLM Wiki는 다르게 다룬다. 책 원문이나 발췌는 raw/에 두고, AI가 정리한 지식은 wiki/에 나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요약 파일이 아니라 여러 페이지를 낳는 원천이 된다.
독서는 끝나는 활동이 아니라 위키를 키우는 입력이 된다.

챕터별 ingest로 책을 지식화하기
책을 LLM Wiki에 넣을 때는 한 번에 전체를 처리하려고 하지 않는 편이 좋다. 책 전체를 한 번에 요약하면 큰 흐름은 잡을 수 있지만, 세부 개념이 쉽게 뭉개진다. 더 좋은 방식은 챕터별 ingest다.
예를 들어 책 한 권을 다음처럼 저장한다.
raw/books/book-title/
metadata.md
chapter-01.md
chapter-02.md
chapter-03.md
wiki/books/book-title.md
wiki/concepts/
wiki/claims/
wiki/people/
wiki/timelines/metadata.md에는 책 제목, 저자, 출간 연도, 읽기 목적, 현재 상태를 적는다. 각 챕터 원문이나 독서 메모는 raw/books/ 아래에 둔다. AI는 이 원문을 바탕으로 wiki/의 여러 페이지를 업데이트한다.
챕터 ingest를 할 때 AI에게 요청할 일은 단순 요약이 아니다. 다음 네 가지를 분리하게 해야 한다.
첫째, 장별 요약이다. 이 장이 무엇을 말하는지 짧게 정리한다. 요약은 나중에 책 전체 흐름을 기억하는 데 필요하다.
둘째, 핵심 개념이다. 새롭게 등장한 용어, 반복되는 생각, 다른 책과 연결될 수 있는 개념을 뽑는다. 예를 들어 "인지 부하", "복리 학습", "분산 반복" 같은 개념은 별도 페이지로 만들 가치가 있다.
셋째, 주장과 근거다. 저자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그 주장을 어떤 사례나 연구나 논리로 뒷받침하는지 나누어 적는다. 주장은 나중에 글쓰기와 토론의 재료가 된다.
넷째, 반론과 한계다. 좋은 학습 위키는 저자의 말을 그대로 믿는 창고가 아니다. "이 주장은 어떤 조건에서만 맞는가?", "다른 관점은 무엇인가?", "내 경험과 충돌하는 부분은 무엇인가?"를 함께 남겨야 한다.
이렇게 하면 책 한 권은 단순한 독후감이 아니라 생각의 부품 창고가 된다.
책 페이지와 개념 페이지를 분리하기
책을 읽을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모든 내용을 책 페이지 안에 넣는 것이다. 처음에는 편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생긴다. 같은 개념이 여러 책에 반복해서 나오는데, 각 책의 요약 파일 속에 흩어진다. 나중에 "이 개념을 어디서 봤더라?" 하고 다시 찾게 된다.
그래서 책 페이지와 개념 페이지를 분리해야 한다.
책 페이지는 그 책에 대한 지도다. 다음 정보를 담는다.
wiki/books/atomic-habits.md
- 한 줄 요약
- 읽은 목적
- 장별 요약
- 핵심 주장 목록
- 생성된 개념 페이지
- 인상 깊은 사례
- 내 프로젝트에 적용할 아이디어
- 다시 읽을 부분개념 페이지는 책을 넘어서는 지식 단위다.
wiki/concepts/habit-loop.md
- 정의
- 관련 책
- 관련 사례
- 비슷한 개념
- 반대 개념
- 실제 적용 방법
- 아직 모르는 점이 구조의 장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처음에는 한 책에서 나온 개념이지만, 두 번째 책, 세 번째 강의, 네 번째 논문이 같은 개념을 보강한다. 개념 페이지는 점점 두꺼워진다. 책은 읽고 끝나지만, 개념은 계속 자란다.
LLM Wiki에서 학습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자료는 지나가도 개념은 남는다.
등장인물, 시대 배경, 이론, 사례를 페이지로 만들기
소설, 역사서, 철학서, 경영서, 기술서마다 중요한 요소가 다르다. LLM Wiki는 이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
소설이나 전기를 읽는다면 인물 페이지가 중요하다. 인물 페이지에는 이름, 역할, 관계, 변화, 상징성, 중요한 장면을 적는다. 여러 인물이 얽히는 책이라면 관계도처럼 연결해 두면 좋다.
역사책을 읽는다면 시대 배경과 사건 페이지가 중요하다. 한 사건은 단독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원인, 이해관계자, 전개, 결과, 장기적 영향이 함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 페이지에는 기술 변화만 적는 것이 아니라 도시화, 노동, 자본, 제국주의, 교육 변화와의 연결을 남긴다.
철학이나 사회과학 책을 읽는다면 이론 페이지가 중심이 된다. 이론 페이지에는 정의, 등장 배경, 주요 주장, 반론, 대표 학자, 적용 사례를 적는다. 중요한 것은 "이론을 설명할 수 있는가"보다 "이 이론으로 무엇을 볼 수 있는가"다.
경영서나 자기계발서를 읽는다면 사례 페이지가 유용하다. 사례는 주장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다. 하지만 사례만 모으면 잡담이 된다. 그래서 사례 페이지에는 반드시 "이 사례가 뒷받침하는 주장"을 연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연결할 수 있다.
사례: 넷플릭스의 문화 문서
연결된 개념: 조직문화, 자율과 책임, 문서 기반 커뮤니케이션
연결된 주장: 강한 조직은 암묵지가 아니라 명시적 원칙을 공유한다
내 적용: 팀 위키의 의사결정 기록 강화좋은 위키는 자료를 종류별로 나누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연결한다. 인물은 사건과 연결되고, 사건은 시대 배경과 연결되며, 이론은 사례와 연결된다. 이 연결이 많아질수록 위키는 단순 저장소에서 학습 시스템으로 바뀐다.
강의와 영상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다
강의, 세미나, 유튜브 영상도 책과 같은 방식으로 다룰 수 있다. 다만 영상 자료는 흐름이 빠르고 말이 반복되기 때문에 먼저 transcript, 즉 자막이나 받아쓰기를 raw/에 저장하는 것이 좋다.
강의 ingest에서는 다음을 뽑는다.
강의의 핵심 질문
강사가 반복해서 강조한 개념
예시와 비유
실습 단계
내가 멈춘 지점
추가로 찾아볼 질문
특히 기술 강의는 "개념"과 "절차"를 분리해야 한다. 개념은 왜 그런지 설명하고, 절차는 어떻게 하는지 설명한다.
예를 들어 Git 강의를 듣는다면 브랜치, 커밋, 머지, 리베이스 같은 개념 페이지가 필요하다. 동시에 새 기능 브랜치 만들기, 충돌 해결하기, 이전 커밋 되돌리기 같은 절차 페이지도 필요하다.
학습에서 자주 막히는 이유는 개념을 몰라서가 아니라, 개념과 절차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리베이스가 무엇인지"와 "리베이스를 언제 실행해야 하는지"와 "충돌이 났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다른 지식이다. 위키는 이 차이를 분리해 준다.
영어, 역사, 기술 학습은 페이지 유형이 달라야 한다
LLM Wiki를 공부에 활용할 때 모든 과목을 같은 형식으로 정리하면 안 된다. 과목마다 지식의 모양이 다르다.
영어 학습에서는 표현과 오류가 중요하다. 좋은 페이지 유형은 다음과 같다.
wiki/english/expressions/
wiki/english/grammar/
wiki/english/mistakes/
wiki/english/writing-samples/표현 페이지에는 뜻만 적지 않는다. 사용되는 상황, 비슷한 표현, 어색한 사용, 내가 만든 예문을 함께 적는다. 오답 페이지에는 내가 실제로 틀린 문장을 남긴다. 영어 실력은 모르는 표현을 많이 모을 때보다, 반복해서 틀리는 패턴을 줄일 때 빠르게 오른다.
역사 공부에서는 타임라인과 인과관계가 중요하다.
wiki/history/events/
wiki/history/people/
wiki/history/timelines/
wiki/history/causes-and-effects/역사는 연도를 외우는 과목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해는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서 생긴다. 사건 페이지에는 원인, 전개, 결과, 다른 사건과의 연결을 적는다. 인물 페이지에는 업적만 적지 말고 그 인물이 처한 조건과 선택지를 함께 적는다.
기술 학습에서는 개념, 비교, 오류 해결, 미니 프로젝트가 중요하다.
wiki/tech/concepts/
wiki/tech/comparisons/
wiki/tech/errors/
wiki/tech/projects/기술을 공부할 때는 "알 것 같은데 못 쓰는" 상태가 자주 온다. 이때 필요한 것이 프로젝트 페이지다. 개념을 읽은 뒤 작은 결과물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생긴 오류를 오류 페이지에 남긴다. 다음에 같은 오류가 생기면 AI에게 다시 묻지 않고 내 위키에서 먼저 찾는다.
과목이 다르면 위키의 구조도 달라져야 한다. 좋은 학습 위키는 과목의 사고방식을 닮는다.
시험 공부용 LLM Wiki 만들기
시험 공부에서 LLM Wiki가 강력한 이유는 오답을 자산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보통 오답노트는 시험 전까지 열심히 만들다가 시험이 끝나면 버려진다. 하지만 위키에서는 오답이 취약 개념 페이지와 연결된다.
시험 공부용 구조는 단순해야 한다.
wiki/exam/
syllabus.md
weak-concepts/
wrong-answers/
question-bank/
review-log.mdsyllabus.md에는 시험 범위와 출제 비중을 적는다. weak-concepts/에는 자주 틀리는 개념을 모은다. wrong-answers/에는 틀린 문제를 저장한다. question-bank/에는 AI가 만들어 준 예상 문제와 내가 만든 문제를 모은다. review-log.md에는 복습한 날짜와 결과를 남긴다.
오답 페이지에는 다음 항목이 있으면 충분하다.
- 문제 요약
- 내가 고른 답
- 정답
- 틀린 이유
- 연결된 취약 개념
- 다음에 확인할 질문
- 다시 풀 날짜중요한 것은 "왜 틀렸는가"를 분류하는 일이다.
개념을 몰랐다
개념은 알았지만 조건을 놓쳤다
용어를 헷갈렸다
문제 의도를 잘못 읽었다
계산이나 절차에서 실수했다
시간 부족으로 틀렸다
이 분류가 쌓이면 AI는 나의 약점을 더 잘 찾아낸다. "이번 주 오답 중 반복되는 원인을 찾아줘", "가장 자주 연결된 취약 개념 5개를 뽑아줘", "내가 헷갈리는 개념끼리 비교 문제를 만들어줘" 같은 질문이 가능해진다.
시험 공부는 단순 반복이 아니라 피드백 시스템이 된다.
반복 질문을 버리지 말고 페이지로 남겨라
학습 중에 반복해서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이 개념과 저 개념은 뭐가 다르지?" "왜 이 공식이 여기서 쓰이지?" "이 주장은 어떤 반론을 받을 수 있지?" "이 표현은 실제로 자연스러운가?"
이 질문들을 대화창에만 남기면 사라진다. 하지만 위키에 남기면 학습의 방향을 알려 주는 신호가 된다.
반복 질문은 별도 페이지로 만들 수 있다.
wiki/questions/what-is-the-difference-between-a-and-b.md질문 페이지에는 현재 답변, 연결된 개념, 아직 불확실한 점, 다시 확인한 날짜를 적는다. 나중에 더 좋은 자료를 만나면 같은 페이지를 업데이트한다. 질문은 답을 얻기 위한 도구일 뿐 아니라, 지식이 자랄 위치를 알려 주는 표지판이다.
특히 독서와 학습에서는 질문 페이지가 중요하다. 좋은 학생은 답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오래 관리하는 사람이다.
책 한 권은 작은 학교가 될 수 있다
LLM Wiki로 책을 읽으면 한 권의 책이 작은 학교처럼 바뀐다. 챕터는 강의가 되고, 개념 페이지는 교재가 되고, 질문 페이지는 토론 주제가 되고, 오답 페이지는 복습 시스템이 된다.
이 방식은 읽는 속도를 조금 늦출 수 있다. 하지만 얻는 것은 훨씬 크다. 책을 다 읽고 잊어버리는 대신, 책에서 나온 개념이 내 위키 안에 남는다. 다음 책을 읽을 때 그 개념은 다시 연결된다. 강의를 들을 때도 연결된다. 글을 쓸 때도 다시 쓰인다.
학습의 목적은 정보를 많이 통과시키는 것이 아니다. 나중에 생각하고 판단하고 만들 수 있는 지식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AI에게 책을 요약해 달라고 하면 한 번의 답을 얻는다. AI와 함께 책을 위키로 만들면 오래 쓰는 학습 시스템을 얻는다. 이것이 LLM Wiki가 독서와 학습을 바꾸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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