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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AX는 과제 발굴에서 현실이 된다

AI 비전은 방향을 정한다. 그러나 방향만으로 조직은 움직이지 않는다. 실제 변화는 "어떤 업무를 AI로 바꿀 것인가"를 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많은 기업이 여기서 막힌다. 경영진은 "AI를 적극 활용하자"고 말하지만, 현업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IT 부서는 도구를 검토하지만, 어떤 업무에 붙여야 성과가 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가장 쉬운 길로 간다. 회의록 요약, 문서 초안 작성, 번역, 검색 같은 개인 생산성 과제부터 시작한다.

이런 과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거기서 멈추는 것이다. AX 과제 발굴의 목적은 단순히 AI를 쓸 곳을 찾는 데 있지 않다. 회사의 중요한 업무 흐름 중 어디에서 지연, 오류, 반복, 판단 부담, 지식 단절이 발생하는지 찾아내고, 그 지점을 AI로 개선하는 것이다.

좋은 AX 과제는 기술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업무에서 출발한다.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 "어떤 AI 도구를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업무 흐름을 바꿀 것인가?"

  • "무엇을 자동화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서 사람이 시간을 잃고 있는가?"

  •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우리 조직의 병목은 어디에 있는가?"

AX 과제 발굴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다.

AX 과제 발굴법

AI 적용 업무를 찾는 네 가지 기준

AI를 적용할 업무를 찾을 때는 감으로 고르면 안 된다. "요즘 AI로 많이 한다더라"는 이유만으로 과제를 정하면 현장 적용이 어렵다. 업무를 네 가지 기준으로 살펴보면 훨씬 명확해진다.

1. 반복성: 자주 발생하는 일인가

AI는 반복되는 업무에서 먼저 효과를 낸다. 반복된다는 것은 같은 유형의 입력과 출력이 계속 생긴다는 뜻이다. 고객 문의 응대, 견적서 작성, 계약서 검토, 채용 서류 선별, 월간 보고서 작성, 매출 데이터 분석 같은 업무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복성이 높을수록 AI 적용 효과가 누적된다. 하루에 한 번 발생하는 업무보다 하루에 수백 번 발생하는 업무가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한 사람이 가끔 하는 업무보다 여러 부서가 공통으로 수행하는 업무가 확산 가능성도 높다.

다만 반복성이 높다고 해서 모두 자동화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복 업무 중에는 고객 신뢰, 법적 책임, 안전과 연결된 일도 있다. 이 경우 AI는 최종 처리자가 아니라 초안 작성자, 검토 보조자, 이상 징후 탐지자로 설계하는 편이 안전하다.

2. 데이터성: AI가 읽을 재료가 있는가

AI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좋은 답을 만들지 못한다. 업무에 필요한 문서, 기록, 데이터, 사례가 있어야 한다. 데이터성은 AI가 참고할 수 있는 업무 재료가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뜻한다.

예를 들어 고객지원 업무에는 상담 이력, FAQ, 제품 매뉴얼, 환불 정책, 고객 불만 유형이 있다. 영업 업무에는 제안서, 미팅 기록, CRM 데이터, 고객 산업 정보가 있다. 인사 업무에는 채용 공고, 이력서, 면접 평가표, 교육 자료, 조직 진단 결과가 있다.

데이터가 흩어져 있어도 괜찮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업무 담당자가 실제로 참고하는 자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AI 과제 발굴 단계에서는 "데이터가 정리되어 있는가"보다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이 어디에 있는가"를 먼저 봐야 한다.

데이터성이 낮은 업무는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정말 데이터가 없는 업무다. 이 경우 먼저 기록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데이터는 있지만 접근하기 어렵거나 신뢰하기 어려운 업무다. 이 경우 AX 과제는 AI 모델 도입이 아니라 데이터 정리, 문서 표준화, 권한 체계 개선에서 시작될 수 있다.

3. 판단성: 사람이 판단하느라 막히는가

AI가 잘 맞는 업무는 단순 반복 업무만이 아니다. 여러 정보를 비교하고,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다음 행동을 추천해야 하는 업무에도 적합하다. 이것을 판단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업 담당자는 어떤 고객을 먼저 접촉할지 판단해야 한다. 고객센터 상담원은 고객 불만의 심각도를 판단해야 한다. 재무 담당자는 비용 집행이 예산 기준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법무 담당자는 계약 조항의 위험도를 검토해야 한다.

이런 업무에서 AI는 사람의 판단을 대체하기보다 판단 준비 시간을 줄인다. 관련 정보를 모으고, 과거 사례를 찾아주고, 위험 요소를 표시하고, 가능한 선택지를 정리한다.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하되, 판단의 품질과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판단성이 높은 업무를 과제로 삼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판단 기준이 불명확하면 AI도 흔들린다. 그래서 먼저 "좋은 판단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해야 한다. 승인 기준, 예외 기준, 위험 등급, 우선순위 기준이 문서화되어 있어야 AI가 업무에 들어갈 수 있다.

4. 영향도: 바뀌었을 때 성과가 보이는가

마지막 기준은 영향도다. AI를 적용했을 때 고객, 매출, 비용, 품질, 속도, 직원 경험 중 무엇이 좋아지는지 분명해야 한다.

영향도가 낮은 과제는 실행해도 조직의 관심을 얻기 어렵다. 반대로 영향도가 너무 크지만 범위가 넓은 과제는 시작조차 어렵다. 좋은 출발점은 특정 업무 흐름 안에서 성과가 보이는 과제다.

예를 들어 "영업 혁신"은 너무 크다. 하지만 "신규 고객 미팅 후 24시간 안에 맞춤형 제안서 초안을 생성한다"는 구체적이다. "고객 경험 개선"도 너무 넓다. 하지만 "반복 문의의 60%를 상담원 응대 전에 정확히 분류한다"는 측정할 수 있다.

AX 과제는 크고 멋진 이름보다 작고 선명한 문제가 좋다. 그래야 실행할 수 있고, 성과를 증명할 수 있다.

업무 목록에서 AX 기회를 찾는 법

과제 발굴은 회의실에서 아이디어를 내는 일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업무를 들여다봐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부서별 업무 목록을 만드는 것이다.

업무 목록은 조직도 기준이 아니라 흐름 기준으로 정리해야 한다. "마케팅팀 업무", "영업팀 업무"라고만 쓰면 너무 넓다. 대신 다음처럼 쪼개야 한다.

  • 캠페인 기획

  • 콘텐츠 초안 작성

  • 고객 세그먼트 분석

  • 리드 선별

  • 미팅 준비

  • 제안서 작성

  • 계약 조건 검토

  • 고객 문의 분류

  • 환불 요청 처리

  • 월간 실적 보고

이렇게 업무를 쪼개면 AI가 들어갈 수 있는 지점이 보인다. 어떤 업무는 작성이 많고, 어떤 업무는 검색이 많고, 어떤 업무는 비교와 판단이 많다. 어떤 업무는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정보를 모으는 데 시간이 든다.

인터뷰는 불편함을 묻는 방식으로 한다

현업 인터뷰에서 "AI로 바꾸고 싶은 업무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좋은 답이 나오기 어렵다. 현업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할 수 있다. 대신 업무의 불편함을 물어야 한다.

다음 질문이 유용하다.

  • 일주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반복 업무는 무엇입니까?

  • 업무를 처리할 때 가장 오래 기다리는 지점은 어디입니까?

  • 매번 자료를 찾느라 시간이 드는 업무는 무엇입니까?

  •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입력하거나 옮겨 적는 일이 있습니까?

  • 실수가 자주 발생하는 업무는 무엇입니까?

  • 상급자나 특정 담당자에게 확인해야만 진행되는 업무는 무엇입니까?

  • 과거 사례를 찾지 못해 새로 만드는 일이 많습니까?

  • 고객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은 무엇입니까?

  • 보고서나 문서 작성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 업무 품질이 담당자 경험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지점은 어디입니까?

이 질문들은 AI 과제를 직접 묻지 않는다. 대신 AI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원천을 찾는다.

워크숍은 아이디어보다 업무 흐름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AX 워크숍은 브레인스토밍보다 업무 흐름 분석에 가까워야 한다. 참가자들이 포스트잇에 AI 아이디어를 적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업무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정보를 보고, 누가 판단하고, 어떤 시스템에 입력하고, 어디서 멈추는지를 그려야 한다.

간단한 방식은 다음과 같다.

  1. 하나의 핵심 업무를 정한다.

  2. 업무 시작부터 종료까지 단계를 나눈다.

  3. 각 단계의 입력 자료와 출력물을 적는다.

  4.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계에 표시한다.

  5. 오류나 재작업이 자주 생기는 단계에 표시한다.

  6.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 기준을 적는다.

  7. AI가 작성, 검색, 분석, 추천, 검토 중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표시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막연한 아이디어가 업무 기반 과제로 바뀐다.

예를 들어 "AI로 영업을 개선하자"는 말은 추상적이다. 하지만 영업 프로세스를 그려보면 구체적 기회가 나온다. 고객 조사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AI가 산업 뉴스와 고객 정보를 요약할 수 있다. 미팅 후 제안서 작성이 늦어진다면 AI가 미팅 기록과 기존 제안서 사례를 바탕으로 초안을 만들 수 있다. 계약 검토가 병목이라면 AI가 표준 조항과 다른 부분을 표시할 수 있다.

병목을 AI 과제로 바꾸는 네 가지 방식

AX 과제는 대부분 현장의 불편함에서 나온다. 특히 병목, 대기 시간, 재작업, 지식 검색 문제는 좋은 출발점이다.

병목: 특정 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지점

조직에는 유난히 질문이 몰리는 사람이 있다. 오래 일한 담당자, 특정 시스템을 아는 직원, 고객 이슈를 많이 처리한 관리자, 법무나 재무 검토자 등이 그렇다. 이들에게 일이 몰리면 전체 속도가 느려진다.

AI는 이런 병목을 줄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에 답하고, 과거 사례를 찾아주고, 검토 전 체크리스트를 제공하고, 초안을 미리 정리해준다. 핵심은 전문가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가 단순 반복 질문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중요한 판단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대기 시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지점

업무가 늦어지는 이유는 실제 작업 시간이 길어서가 아닐 때가 많다. 승인 대기, 자료 요청 대기, 검토 대기, 시스템 입력 대기 때문에 멈춘다.

AI는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 승인자가 보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정리하고, 누락된 항목을 표시하고, 위험도가 낮은 건은 빠르게 분류할 수 있다. 고객 문의도 마찬가지다. 상담원이 답을 찾는 동안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면, AI가 문의 유형을 분류하고 관련 답변 후보를 제시해야 한다.

재작업: 한 번에 끝나지 않는 지점

재작업은 숨은 비용이다. 보고서를 다시 쓰고, 제안서를 수정하고, 계약서를 반복 검토하고, 고객 응대 내용을 정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든다. 재작업이 많다는 것은 처음부터 필요한 기준과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AI는 재작업을 줄이는 보조 장치가 될 수 있다. 문서 작성 전에 필수 항목을 확인하고, 브랜드 톤이나 법무 기준에 맞는지 점검하고, 과거에 반려된 사례와 비교해준다. 중요한 것은 결과물을 대신 만드는 것보다, 처음부터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결과물을 만들도록 돕는 것이다.

지식 검색: 필요한 정보를 찾지 못하는 지점

많은 조직에서 지식은 존재하지만 사용되지 않는다. 문서는 폴더에 있고, 회의 내용은 녹취록에 있고, 결정 사항은 메신저에 있고, 고객 이력은 CRM에 있다. 담당자는 자료를 찾다가 포기하고 새로 만든다.

이 문제는 AI 과제로 전환하기 좋다. 사내 문서 검색, 정책 질의응답, 고객 이력 요약, 프로젝트 히스토리 검색, 회의 결정 사항 추출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검색 과제는 문서 품질과 권한 관리가 함께 따라와야 한다. 오래된 문서와 최신 문서가 섞여 있으면 AI 답변도 흔들린다.

고객 접점 업무와 내부 운영 업무는 다르게 봐야 한다

AX 과제는 크게 고객 접점 업무와 내부 운영 업무로 나눌 수 있다. 두 영역은 목적과 리스크가 다르다.

고객 접점 업무는 매출, 전환율, 만족도, 응답 속도와 직접 연결된다. 고객센터, 영업, 마케팅, 커머스, 서비스 운영이 여기에 속한다. 이 영역의 장점은 성과가 비교적 잘 보인다는 것이다. 응답 시간이 줄었는지, 전환율이 올랐는지, 고객 문의 해결률이 개선됐는지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 접점 업무는 리스크도 크다. AI가 잘못 답하면 고객 신뢰가 훼손된다. 개인정보나 계약 조건을 잘못 다루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는 완전 자동화보다 상담원 지원, 응답 초안, 문의 분류, 추천 문구 생성처럼 사람이 검토하는 방식이 적합하다.

내부 운영 업무는 재무, 인사, 법무, 구매, 경영지원, IT 운영처럼 조직 내부의 효율과 품질을 높이는 업무다. 이 영역은 고객에게 직접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실험하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문서 검토, 보고서 작성, 비용 증빙 확인, 내부 문의 응대, 회의록 정리, 지식 검색 같은 과제가 적합하다.

다만 내부 운영 과제는 성과가 작게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오류가 얼마나 감소했는지, 처리 건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측정 기준을 미리 정해야 한다.

구분적합한 AX 과제기대 효과주의할 점
고객 접점 업무상담 지원, 개인화 추천, 제안서 초안, 캠페인 콘텐츠, 문의 분류매출, 전환율, 응답 속도, 고객 만족도 개선잘못된 답변, 개인정보, 브랜드 신뢰 리스크
내부 운영 업무문서 검토, 보고 자동화, 사내 검색, 비용 검토, 회의 정리, IT 헬프데스크시간 절감, 오류 감소, 업무 표준화, 직원 경험 개선성과 측정 부재, 데이터 품질, 권한 관리 문제

좋은 AX 포트폴리오는 두 영역을 함께 포함한다. 고객 접점 과제는 사업 성과를 보여주고, 내부 운영 과제는 조직의 실행 체력을 높인다.

부서별 AX 기회를 찾는 관점

부서별로 AI를 적용할 수 있는 업무는 다르지만, 찾는 관점은 비슷하다. 작성이 많은가, 검색이 많은가, 분석이 많은가, 판단이 많은가, 반복 처리가 많은가를 보면 된다.

  • 마케팅: 콘텐츠 초안, 캠페인 성과 분석, 고객 세그먼트 도출, 광고 문구 테스트

  • 영업: 리드 우선순위 추천, 고객 조사, 미팅 요약, 제안서 초안, 후속 메일 작성

  • 고객지원: 문의 분류, 답변 후보 추천, 상담 이력 요약, 상담 품질 점검

  • 인사: 채용 공고 작성, 이력서 요약, 교육 콘텐츠 추천, 직원 문의 응대

  • 재무: 비용 증빙 검토, 예산 대비 집행 분석, 이상 거래 탐지, 월간 보고 초안

  • 법무: 계약서 조항 비교, 표준 계약서와 차이점 표시, 리스크 항목 체크

  • 개발·IT: 코드 리뷰 보조, 테스트 케이스 생성, 장애 로그 분석, 내부 헬프데스크 자동화

  • 경영지원: 회의록 정리, 사내 규정 검색, 문서 양식 작성, 결재 자료 검토

이 목록은 정답이 아니다. 출발점이다. 같은 영업 부서라도 기업의 제품, 고객, 판매 방식에 따라 좋은 과제는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부서명으로 과제를 정하지 말고, 실제 업무 흐름과 문제를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다.

작지만 강한 과제를 고르는 법

AX 초기에는 큰 과제보다 작지만 강한 과제가 필요하다. 작다는 것은 범위가 좁다는 뜻이다. 강하다는 것은 성과가 분명하고, 성공하면 다른 업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작지만 강한 과제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춘다.

1. 성공 가능성이 높다

초기 과제는 데이터가 어느 정도 있고, 현업 담당자가 협조적이며, 업무 범위가 명확해야 한다. 처음부터 여러 부서가 얽힌 복잡한 과제를 고르면 조율에 시간이 걸린다. 기술 난이도보다 조직 난이도 때문에 멈출 가능성이 크다.

성공 가능성을 보려면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 업무 담당자가 문제를 실제로 크게 느끼는가

  • 필요한 문서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가

  • 4~12주 안에 실험 가능한 범위로 줄일 수 있는가

  • 최종 책임자와 검토자가 정해져 있는가

  • 실패해도 고객이나 사업에 치명적 피해가 없는가

AX 초기 과제는 조직에 "AI가 실제 업무를 바꿀 수 있다"는 경험을 주어야 한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은 중요하다.

2. 확산성이 있다

좋은 과제는 한 부서에서 끝나지 않는다. 성공 경험이 다른 부서로 옮겨갈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지원의 FAQ 기반 답변 추천은 사내 IT 헬프데스크나 인사 문의 응대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영업 제안서 초안 생성은 마케팅 콘텐츠 작성이나 파트너 제안서 작성에도 확장될 수 있다.

확산성을 보려면 업무의 공통 구조를 봐야 한다. 문서를 읽고 답하는 업무, 회의 내용을 요약하는 업무, 데이터를 분석해 리포트를 만드는 업무, 기준에 따라 위험을 점검하는 업무는 여러 부서에 반복적으로 존재한다.

초기 과제를 고를 때부터 "이 과제에서 만든 데이터 연결 방식, 프롬프트, 검토 기준, 권한 체계, 평가 방법을 다른 업무에도 쓸 수 있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3. 측정 가능성이 있다

성과를 측정할 수 없는 과제는 확산되기 어렵다. AX는 결국 예산과 인력을 필요로 한다. 경영진을 설득하려면 변화가 숫자나 명확한 사례로 보여야 한다.

측정 지표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다음처럼 단순해도 된다.

  • 문서 작성 시간이 2시간에서 40분으로 줄었는가

  • 고객 문의 1차 분류 정확도가 높아졌는가

  • 상담원의 평균 응답 시간이 줄었는가

  • 보고서 수정 횟수가 감소했는가

  • 신규 담당자의 업무 적응 시간이 줄었는가

  • 내부 문의 처리 건수가 늘었는가

  • 계약 검토에서 누락되는 항목이 줄었는가

중요한 것은 시작 전에 기준선을 잡는 것이다. 현재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오류가 얼마나 나는지, 처리량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면 개선 효과를 증명할 수 없다.

과제 카드는 한 장으로 정리한다

발굴된 아이디어는 반드시 과제 카드로 정리해야 한다. 말로만 남기면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다. 과제 카드는 복잡할 필요가 없다. 다음 항목이면 충분하다.

항목질문
과제명어떤 업무를 바꾸려는가
현재 문제지금 무엇이 불편하고 비효율적인가
대상 사용자누가 이 AI를 사용할 것인가
업무 빈도얼마나 자주 발생하는 업무인가
필요한 데이터어떤 문서, 기록, 시스템 데이터가 필요한가
AI 역할작성, 검색, 분석, 추천, 검토, 실행 중 무엇을 맡는가
사람의 역할사람이 최종적으로 무엇을 검토하고 결정하는가
기대 효과시간, 비용, 품질, 매출, 고객 경험 중 무엇이 좋아지는가
주요 리스크오류, 보안, 개인정보, 책임 문제는 무엇인가
성공 지표무엇이 개선되면 성공이라고 볼 것인가
확산 가능성다른 부서나 업무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

이 카드는 이후 우선순위 판단의 기준이 된다. 과제가 많아질수록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다음 장에서 다룰 우선순위 매트릭스도 결국 이 과제 카드가 있어야 작동한다.

피해야 할 과제도 있다

AI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서 모두 좋은 AX 과제는 아니다. 특히 초기에는 다음 유형을 피하는 편이 좋다.

첫째, 문제 정의가 모호한 과제다. "업무 효율화", "AI 기반 혁신", "고객 경험 고도화"처럼 넓은 표현만 있는 과제는 실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구체적 업무, 사용자, 데이터, 성과 지표가 있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 접근이 불가능한 과제다. 필요한 자료가 없거나 권한 문제로 사용할 수 없다면 AI 적용은 지연된다. 이 경우 과제를 폐기할 필요는 없지만, 먼저 데이터 준비 과제로 분리해야 한다.

셋째, 처음부터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하는 과제다. 특히 고객 응대, 법무 검토, 채용 평가, 금융 심사처럼 책임이 큰 업무는 사람이 검토하는 구조로 시작해야 한다. AX의 목적은 사람을 빼는 것이 아니라 업무 품질과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넷째, 현업 주인이 없는 과제다. AI 과제는 IT 부서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실제 업무 담당자가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를 검토하고, 개선 의견을 내야 한다. 현업 주인이 없으면 도구는 만들어져도 쓰이지 않는다.

다섯째, 성과를 측정할 수 없는 과제다. "좋아질 것 같다"는 느낌만으로는 확산 예산을 얻기 어렵다. 최소한 시간, 처리량, 오류율, 만족도, 전환율 중 하나는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AX 과제 발굴의 핵심은 업무를 다시 보는 것이다

AX 과제 발굴은 AI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아니다. 회사가 일하는 방식을 다시 보는 과정이다. 반복되는 일은 무엇인지,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사람이 어떤 판단에서 막히는지, 고객과 직원이 어디서 기다리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좋은 과제는 현장의 언어와 경영의 언어를 연결한다. 현장은 "제안서 쓰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한다. 경영은 "영업 생산성과 수주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AX 과제는 이 둘을 연결해 "고객 미팅 기록과 기존 제안 사례를 바탕으로 제안서 초안을 24시간 안에 생성한다"로 바꾼다.

이렇게 바뀐 과제는 실행할 수 있다. 측정할 수 있다. 개선할 수 있다. 그리고 성공하면 다른 업무로 확산할 수 있다.

AI를 어디에 적용할지 모르겠다면 거창한 전략 문서부터 다시 볼 필요는 없다. 현장의 업무 목록을 펼쳐놓고 물어보면 된다.

어디서 반복되는가. 어디서 기다리는가. 어디서 다시 하는가. 어디서 찾지 못하는가. 어디서 판단이 막히는가.

그 지점이 AX 과제의 출발점이다.

책 목록

AX 전환의 기술: AI 중심 조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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