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Summary

전기는 보이지 않지만, 로봇의 행동으로 드러난다

로봇을 처음 만들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은 전기다. 코드를 잘 작성했는데 모터가 돌지 않거나, 센서값이 갑자기 이상해지거나, 보드가 이유 없이 리셋되는 일이 생긴다. 이때 많은 사람이 프로그램을 먼저 의심한다. 하지만 실제 로봇 제작에서는 코드보다 전원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아주 많다.

전압, 전류, 저항은 전자공학 책에서 처음 만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로봇 제작자에게는 훨씬 실용적인 의미를 가진다.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이해하면 부품을 태우지 않고 연결할 수 있고, 모터가 움직일 때 보드가 꺼지는 이유도 짐작할 수 있다. 복잡한 수식보다 중요한 것은 감각이다.

이 장에서는 전기를 물의 흐름에 비유해 이해해보자. 완벽한 비유는 아니지만, 로봇 회로를 처음 다룰 때는 충분히 쓸모 있다. 전압은 물을 밀어주는 압력, 전류는 실제로 흐르는 물의 양, 저항은 물길을 좁게 만들어 흐름을 막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압, 전류, 저항 쉽게 이해하기

전압은 전기를 밀어주는 힘이다

전압은 전기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단위는 볼트, 기호는 V를 쓴다. 배터리에 1.5V, USB에 5V, 자동차 배터리에 12V라고 적혀 있는 숫자가 바로 전압이다.

물탱크를 떠올려보자. 높은 곳에 있는 물탱크는 아래쪽으로 물을 세게 밀어낸다. 높이 차이가 클수록 물이 더 강하게 흐른다. 전압도 비슷하다. 전압이 높다는 것은 전기를 더 강하게 밀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전압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부품마다 견딜 수 있는 전압이 정해져 있다. 3.3V용 센서에 5V를 바로 연결하면 센서가 고장 날 수 있고, 5V용 보드에 12V를 잘못 넣으면 보드가 뜨거워지거나 아예 망가질 수 있다.

로봇에서 자주 만나는 전압은 대략 다음과 같다.

전압주로 쓰이는 곳주의할 점
3.3VESP32, 일부 센서, IMU, ToF 센서5V 신호를 직접 넣으면 위험할 수 있다
5V아두이노, 서보 모터 일부, 초음파 센서 일부3.3V 보드와 신호를 연결할 때 확인이 필요하다
6V소형 서보 모터, 배터리 팩보드 전원으로 직접 넣으면 위험할 수 있다
7.4V2셀 리튬 배터리, 소형 로봇 구동부모터 드라이버나 전압 변환기가 필요하다
12VDC 모터, 스텝 모터, 로봇 구동 전원제어 보드에 직접 연결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ESP32는 기본적으로 3.3V로 동작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다. 개발 보드에 USB를 꽂으면 보드 위의 회로가 USB 5V를 3.3V로 낮춰 ESP32에 공급한다. 그래서 USB를 꽂아 사용할 때는 편하지만, 핀에 직접 신호를 넣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센서의 출력 신호가 5V라면 ESP32 입력 핀에는 과한 전압일 수 있다.

반대로 5V로 동작하는 센서에 3.3V만 공급하면 센서가 아예 켜지지 않거나 측정값이 불안정할 수 있다. 특히 로봇에서는 센서, 모터 드라이버, 통신 모듈, 제어 보드가 뒤섞여 있으므로 "이 부품은 몇 V로 동작하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회로를 연결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 이 부품의 전원 전압은 몇 V인가?

  • 이 부품의 신호 전압은 몇 V인가?

  • 내가 연결하려는 보드의 핀은 그 전압을 견딜 수 있는가?

전원 전압과 신호 전압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어떤 모터 드라이버는 모터 전원으로 12V를 받으면서, 제어 신호는 3.3V나 5V로 받는다. 이때 12V는 모터를 돌리는 힘이고, 제어 보드에서 나오는 3.3V 또는 5V 신호는 "앞으로 돌아", "멈춰", "속도를 줄여" 같은 명령이다. 두 전압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위험하다.

3.3V, 5V, 12V를 함께 쓸 때 가장 조심할 것

작은 로봇 하나에도 여러 전압이 동시에 등장한다. ESP32는 3.3V로 동작하고, 초음파 센서는 5V를 요구할 수 있으며, DC 모터는 6V나 12V에서 잘 돈다. 겉으로 보면 모두 선 두세 가닥으로 연결되어 있어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역할은 다르다.

가장 위험한 실수는 높은 전압을 낮은 전압용 부품에 직접 연결하는 것이다. 12V 배터리의 +선을 ESP32의 3.3V 핀에 연결하면 거의 즉시 고장 난다. 5V 센서의 출력 신호를 3.3V 입력만 허용하는 보드에 직접 넣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전압을 섞어 쓸 때는 "전원선"과 "신호선"을 구분해야 한다. 전원선은 부품을 실제로 켜고 움직이는 선이고, 신호선은 정보를 주고받는 선이다. 모터의 전원선에는 큰 전류와 높은 전압이 흐를 수 있지만, 보드의 신호선에는 아주 작은 전류만 흐른다.

예를 들어 12V DC 모터를 ESP32로 제어한다고 해보자. ESP32 핀에서 12V를 내보내는 것이 아니다. ESP32는 모터 드라이버에 작은 제어 신호를 보내고, 모터 드라이버가 12V 배터리의 전력을 모터에 전달한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왜 모터를 보드 핀에 직접 연결하면 안 되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보드의 입출력 핀은 명령을 주고받기 위한 핀이지,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원 콘센트가 아니다. LED 하나 정도는 저항을 거쳐 켤 수 있지만, DC 모터나 서보 모터를 보드 핀에서 직접 구동하려고 하면 핀이 손상될 수 있다.

전류는 부품이 실제로 소비하는 양이다

전류는 실제로 흐르는 전기의 양이다. 단위는 암페어, 기호는 A를 쓴다. 작은 회로에서는 mA, 즉 밀리암페어 단위를 많이 쓴다. 1A는 1000mA다.

전압이 전기를 밀어주는 힘이라면, 전류는 그 힘에 의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전기가 흐르는지를 나타낸다. 같은 5V 전원을 사용하더라도 LED 하나를 켤 때와 모터 두 개를 돌릴 때 필요한 전류는 완전히 다르다.

LED는 보통 수 mA에서 수십 mA 정도면 충분하다. 작은 센서 모듈도 대개 수 mA에서 수십 mA 정도를 소비한다. 하지만 모터는 다르다. 작은 DC 모터라도 회전하기 시작하는 순간에는 순간적으로 큰 전류가 필요하다. 바퀴가 바닥에 닿아 있거나, 로봇이 무거운 상태에서 출발하면 전류는 더 커진다.

모터는 전기를 회전 운동으로 바꾸는 부품이다. 가벼운 LED를 켜는 것과 달리, 실제 물체를 움직여야 한다. 바퀴를 돌리고, 로봇의 무게를 밀고, 마찰을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모터는 제어 보드보다 훨씬 큰 전류를 요구한다.

이 차이를 감각적으로 이해해보자. LED는 작은 손전등을 켜는 정도라면, 모터는 선풍기 날개나 장난감 자동차 바퀴를 돌리는 일에 가깝다. 움직이는 물체가 있는 순간, 전류 요구량은 크게 늘어난다.

보드는 똑똑하지만 힘이 세지는 않다

아두이노, ESP32, 라즈베리파이는 계산과 제어를 잘한다. 하지만 힘이 센 전원 장치는 아니다. 특히 마이크로컨트롤러의 GPIO 핀은 매우 작은 전류만 다루도록 설계되어 있다. GPIO는 General Purpose Input/Output의 줄임말로, 입력과 출력을 설정할 수 있는 범용 핀을 뜻한다.

이 핀으로 LED를 켜거나 센서 신호를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모터를 직접 돌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모터가 회전하는 순간 큰 전류가 필요하고, 그 전류가 보드 핀을 통해 흐르면 핀이 버티지 못한다.

그래서 로봇에는 모터 드라이버가 들어간다. 모터 드라이버는 보드의 작은 신호를 받아 큰 전류를 모터에 보내는 중간 장치다. 제어 보드는 운전자의 손가락처럼 방향과 속도를 지시하고, 모터 드라이버는 실제로 바퀴를 굴리는 엔진룸 역할을 한다.

여기서 중요한 습관이 하나 있다. 모터를 사용할 때는 모터의 정격 전압과 정격 전류를 확인해야 한다. 정격이란 부품이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권장되는 조건이다. 6V 모터에 12V를 넣으면 아주 빠르게 돌 수도 있지만, 과열되거나 수명이 줄어들 수 있다. 또 모터 드라이버가 모터의 전류를 감당하지 못하면 드라이버 칩이 뜨거워지거나 꺼질 수 있다.

특히 모터에는 "무부하 전류"와 "정지 전류"라는 개념이 있다. 무부하 전류는 모터가 아무것도 힘들게 하지 않고 공중에서 가볍게 돌 때 흐르는 전류다. 정지 전류는 모터 축이 막혀 움직이지 못할 때 흐를 수 있는 큰 전류다. 로봇 바퀴가 벽에 걸리거나 카펫에 끼면 모터는 돌지 못하면서 큰 전류를 끌어가려 한다. 이때 배터리와 모터 드라이버가 버티지 못하면 전압이 떨어지고, 보드가 리셋될 수 있다.

전류는 필요한 만큼 가져간다

초보자가 자주 걱정하는 질문이 있다. "5V 2A 어댑터를 5V 센서에 연결하면 센서가 2A를 다 먹고 타버리나요?" 보통은 그렇지 않다. 전압이 맞다면 부품은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전류를 소비한다.

예를 들어 5V에서 50mA를 소비하는 센서를 5V 2A 어댑터에 연결하면, 센서는 대략 50mA 정도만 사용한다. 어댑터에 적힌 2A는 "최대 이 정도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수도꼭지가 큰 물통에 연결되어 있다고 해서 컵이 물통 전체를 한 번에 가져가는 것은 아닌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전압이 맞지 않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5V 센서에 12V를 넣으면 센서가 필요한 만큼만 얌전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회로가 견디지 못하고 망가질 수 있다. 그래서 전원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전압이고, 그다음이 충분한 전류 공급 능력이다.

로봇 전원을 고를 때는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전압은 반드시 맞춰야 하고, 전류 용량은 충분히 여유 있게 준비해야 한다. 전압이 너무 높으면 위험하고, 전류 공급 능력이 부족하면 로봇이 힘을 쓰는 순간 불안정해진다.

저항은 흐름을 조절하는 좁은 길이다

저항은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다. 단위는 옴, 기호는 Ω을 쓴다. 저항은 회로에서 아주 자주 쓰인다. 처음에는 단순히 전기를 막는 부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류를 안전하게 조절하는 부품에 가깝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LED다. LED는 빛을 내는 다이오드다. 다이오드는 전류가 한쪽 방향으로 잘 흐르도록 만든 부품이다. LED는 전류가 흐르면 빛이 나지만, 전류가 너무 많이 흐르면 쉽게 고장 난다.

그래서 LED를 보드 핀에 연결할 때는 보통 저항을 직렬로 연결한다. 직렬 연결은 부품들이 한 줄로 이어진 연결이다. 전류가 LED로 가기 전에 저항을 지나가게 만들어 흐르는 양을 제한한다.

간단한 연결은 다음과 같다.

보드 출력 핀 ── 저항 ── LED ── GND

여기서 GND는 기준점이 되는 0V 지점이다. 전기는 높은 전압 쪽에서 낮은 전압 쪽으로 흐를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한다. 출력 핀에서 나온 전류는 저항과 LED를 지나 GND로 돌아간다.

LED 보호용 저항으로는 실습에서 흔히 220Ω, 330Ω, 1kΩ 같은 값을 사용한다. 값이 작을수록 전류가 더 많이 흐르고 LED가 밝아진다. 값이 클수록 전류가 줄어 LED가 어두워진다. 너무 작은 저항을 쓰거나 저항 없이 연결하면 LED와 보드 핀이 모두 위험할 수 있다.

오옴의 법칙은 회로 감각을 만들어준다

전압, 전류, 저항 사이의 관계를 가장 간단하게 보여주는 식이 있다.

전압 = 전류 × 저항
V = I × R

이 식을 오옴의 법칙이라고 한다. 여기서 V는 전압, I는 전류, R은 저항이다. 처음부터 계산을 완벽히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다음 감각은 꼭 기억하자.

  • 같은 전압에서 저항이 커지면 전류는 줄어든다.

  • 같은 저항에서 전압이 커지면 전류는 늘어난다.

  • 전류를 줄이고 싶을 때 저항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V 출력에 LED와 저항을 연결한다고 해보자. LED 자체에도 전압이 조금 걸리지만,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해도 괜찮다. 저항이 220Ω이면 비교적 밝게 켜지고, 1kΩ이면 더 어둡게 켜진다. 왜냐하면 저항이 커질수록 전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감각은 LED뿐 아니라 센서 입력 회로, 버튼 회로, 통신선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회로에서 이상한 일이 생겼을 때 "여기 전류가 너무 많이 흐르는 건 아닐까?", "저항이 없어 입력이 흔들리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버튼 입력에는 왜 풀업과 풀다운이 필요할까

버튼은 가장 단순한 센서다. 누르면 연결되고, 떼면 끊어진다. 그런데 버튼을 보드 입력 핀에 그냥 연결하면 예상과 다른 일이 생긴다.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때 입력값이 0인지 1인지 애매하게 흔들릴 수 있다.

이 상태를 플로팅이라고 한다. 플로팅은 입력 핀이 전기적으로 어느 쪽에도 확실히 연결되지 않아 값이 떠다니는 상태다. 사람으로 치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주변 소음 때문에 대답이 들리는 것처럼 착각하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막기 위해 저항을 사용한다. 입력 핀을 기본적으로 HIGH 쪽에 묶어두면 풀업, LOW 쪽에 묶어두면 풀다운이라고 한다. HIGH는 전압이 높은 상태, LOW는 전압이 낮은 상태를 뜻한다.

풀다운 회로를 간단히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5V ── 버튼 ── 입력 핀 ── 저항 ── GND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입력 핀은 저항을 통해 GND에 연결되어 LOW가 된다. 버튼을 누르면 5V와 입력 핀이 연결되어 HIGH가 된다. 저항은 입력 핀이 기본 상태를 갖도록 도와주면서, 버튼을 눌렀을 때 전원과 GND가 직접 연결되는 위험도 막아준다.

풀업 회로는 반대다.

5V ── 저항 ── 입력 핀 ── 버튼 ── GND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입력 핀은 저항을 통해 5V에 연결되어 HIGH가 된다. 버튼을 누르면 입력 핀이 GND와 연결되어 LOW가 된다. 아두이노나 ESP32에는 내부 풀업 저항 기능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외부 저항을 달지 않고도 소프트웨어 설정만으로 버튼 입력을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풀업과 풀다운은 로봇에서 생각보다 중요하다. 시작 버튼, 비상 정지 버튼, 리미트 스위치, 범퍼 센서처럼 단순한 입력 장치도 값이 흔들리면 로봇이 갑자기 출발하거나 멈출 수 있다. 저항 하나가 로봇의 행동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셈이다.

전원 문제는 종종 프로그램 오류처럼 보인다

로봇을 만들다 보면 이상한 증상이 나타난다. 업로드한 코드는 그대로인데, 어느 날부터 보드가 리셋된다. 모터를 켜는 순간 센서값이 튄다. USB로 연결했을 때는 잘 되던 로봇이 배터리로 움직이면 멈춘다. 이런 현상은 프로그램 버그처럼 보이지만, 전원 문제일 때가 많다.

특히 모터가 돌기 시작하는 순간을 주목해야 한다. 모터는 출발할 때 큰 전류를 요구한다. 배터리나 어댑터가 그 전류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 전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진다. 이것을 전압 강하라고 한다.

제어 보드는 일정 전압 이하로 떨어지면 정상 동작을 유지하지 못한다. 아두이노나 ESP32가 갑자기 리셋되거나, 라즈베리파이가 불안정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드 입장에서는 전원이 잠깐 꺼졌다 켜진 것처럼 느껴진다.

전압 강하는 로봇에서 매우 현실적인 문제다. 바퀴가 출발할 때, 방향을 급하게 바꿀 때, 서보 모터 여러 개가 동시에 움직일 때, 스텝 모터가 부하를 크게 받을 때 발생할 수 있다.

로봇이 멈추거나 리셋될 때 확인할 것

로봇이 이상하게 멈출 때는 코드를 고치기 전에 전원을 먼저 의심해보자. 특히 "모터를 켰을 때만 문제가 생긴다"면 전류 부족이나 전압 강하 가능성이 크다.

확인 순서는 어렵지 않다.

  • 모터가 꺼져 있을 때 보드 전압을 측정한다.

  • 모터가 움직이는 순간 보드 전압이 떨어지는지 측정한다.

  • 배터리, 전원선, 스위치, 커넥터가 충분한 전류를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한다.

  • 모터 전원과 보드 전원을 분리했는지 확인한다.

  • 분리된 전원들의 GND가 함께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여기서 "GND를 함께 연결한다"는 말이 중요하다. 모터 전원과 보드 전원을 분리하더라도, 제어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려면 기준점이 같아야 한다. 보드의 GND와 모터 드라이버의 GND가 연결되어 있어야 보드가 보낸 HIGH와 LOW 신호를 드라이버가 올바르게 이해한다.

다만 GND를 공유한다는 것은 모든 +전원을 한데 묶는다는 뜻이 아니다. 12V 모터 전원의 +선을 5V 보드 전원에 연결하면 안 된다. 공유해야 하는 것은 기준점인 GND이고, 전압이 다른 +전원은 각자의 입력 단자에 맞게 연결해야 한다.

전압 강하를 줄이는 실제 방법

전압 강하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줄일 수는 있다. 로봇은 정지해 있는 회로가 아니라 움직이는 기계다. 모터가 갑자기 힘을 쓰고, 배터리가 순간적으로 부담을 받고, 긴 전선에서 손실이 생긴다. 그래서 처음부터 여유 있게 설계하는 것이 좋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모터 전원과 보드 전원을 분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DC 모터 두 개는 7.4V 배터리에서 모터 드라이버를 통해 공급하고, ESP32는 별도의 5V 변환기를 거쳐 공급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모터가 순간적으로 큰 전류를 끌어가도 보드 전원이 덜 흔들린다.

전원선도 중요하다. 얇고 긴 전선은 저항이 커져 전압 강하가 생기기 쉽다. 작은 센서 신호선에는 얇은 점퍼선을 써도 되지만, 모터 전원선에는 조금 더 굵고 짧은 선을 쓰는 것이 좋다. 브레드보드는 실습에는 편리하지만 큰 전류가 흐르는 모터 전원 경로로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배터리의 방전 능력도 확인해야 한다. 전압이 맞는 배터리라고 해서 모두 같은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작은 9V 사각 배터리는 전압만 보면 9V라서 강해 보이지만, 모터를 안정적으로 돌리기에는 전류 공급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바퀴 로봇에는 AA 배터리 팩, 리튬 이온 배터리 팩, 리튬 폴리머 배터리처럼 더 큰 전류를 낼 수 있는 전원을 사용하는 일이 많다.

전력도 함께 생각하자

전압과 전류를 이해했다면 전력도 어렵지 않다. 전력은 실제로 사용되는 에너지의 속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위는 와트, 기호는 W다.

전력 = 전압 × 전류
P = V × I

예를 들어 5V에서 1A를 소비하는 장치는 5W를 사용한다. 12V에서 2A를 소비하는 모터는 24W를 사용한다. 전력이 커질수록 배터리는 더 빨리 닳고, 부품은 더 뜨거워질 수 있다.

로봇에서 열은 중요한 신호다. 모터 드라이버가 손댈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면 전류가 너무 많이 흐르고 있을 수 있다. 전압 변환기가 뜨겁다면 보드와 센서, 서보 모터가 요구하는 전류에 비해 변환기의 용량이 부족할 수 있다. 물론 일부 부품은 정상 동작 중에도 따뜻해질 수 있지만, 갑작스럽게 뜨거워지거나 냄새가 난다면 즉시 전원을 꺼야 한다.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열, 냄새, 리셋, 노이즈, 이상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려준다. 좋은 제작자는 이 신호들을 무시하지 않는다.

간단한 실습: LED 밝기로 저항 느끼기

이론을 읽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빠를 때가 있다. LED와 저항 몇 개가 있다면 저항이 전류를 어떻게 제한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 아두이노 또는 ESP32 개발 보드

  • LED 1개

  • 220Ω, 1kΩ, 10kΩ 저항

  • 브레드보드와 점퍼선

회로는 출력 핀, 저항, LED, GND 순서로 연결한다. LED에는 방향이 있다. 긴 다리가 보통 +쪽, 짧은 다리가 GND쪽이다. LED의 평평한 면이 있는 쪽도 대개 GND쪽이다.

먼저 220Ω 저항을 연결해 LED를 켜보자. 그다음 1kΩ으로 바꾸고, 마지막으로 10kΩ으로 바꿔본다. 같은 보드, 같은 출력 전압인데도 LED 밝기가 달라진다. 저항이 커질수록 전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실습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밝기보다 감각이다. "저항이 커지면 전류가 줄어든다." 이 한 문장이 손에 잡히면 앞으로 회로도를 볼 때 훨씬 덜 낯설어진다.

간단한 실습: 버튼 입력이 흔들리는 이유 보기

버튼과 저항이 있다면 풀업·풀다운의 의미도 확인할 수 있다. 버튼 한쪽을 입력 핀에 연결하고, 다른 쪽을 5V 또는 3.3V에 연결해보면 버튼을 누를 때 입력값이 바뀐다. 그런데 버튼을 떼었을 때 입력 핀이 아무 데도 확실히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값이 흔들릴 수 있다.

이때 입력 핀과 GND 사이에 10kΩ 정도의 저항을 연결하면 풀다운 회로가 된다. 버튼을 떼었을 때는 LOW, 버튼을 눌렀을 때는 HIGH가 안정적으로 읽힌다.

반대로 내부 풀업 기능을 사용하면 회로가 더 단순해진다. 입력 핀을 내부적으로 HIGH에 묶어두고, 버튼을 누르면 GND에 연결되게 만든다. 이 경우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 때 HIGH, 눌렀을 때 LOW가 된다. 처음에는 반대로 느껴질 수 있지만, 로봇 제작에서는 매우 흔한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버튼이 단순히 "연결"만 해주는 부품이라는 점이다. 누르지 않았을 때 입력 상태를 정해주는 것은 버튼이 아니라 저항이다.

멀티미터는 로봇 제작자의 청진기다

전압, 전류, 저항을 다룰 때 멀티미터가 있으면 디버깅 능력이 크게 올라간다. 멀티미터는 전압, 저항, 연결 상태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다. 비싼 장비가 아니어도 괜찮다. 기본적인 디지털 멀티미터 하나만 있어도 로봇이 왜 움직이지 않는지 찾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가장 자주 쓰는 기능은 전압 측정이다. 보드의 5V 핀과 GND 사이를 재면 실제로 5V 근처가 나오는지 볼 수 있다. 배터리 단자 전압을 재면 배터리가 방전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모터를 켜는 순간 전압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도 볼 수 있다.

연결 확인 기능도 유용하다. 보통 삐 소리가 나는 모드라서 '도통 테스트'라고 부른다. 선이 끊어졌는지, GND가 제대로 이어졌는지, 브레드보드의 같은 줄에 연결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실제로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처음부터 전류 측정까지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다. 전류 측정은 멀티미터를 회로에 직렬로 넣어야 하므로 실수하면 퓨즈가 끊어질 수 있다. 초반에는 전압 측정과 연결 확인만 잘해도 대부분의 기본 문제를 잡아낼 수 있다.

안전하게 전원을 넣는 습관

회로를 만들고 처음 전원을 넣는 순간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특히 로봇처럼 모터와 배터리가 들어간 회로는 작은 실수가 큰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원을 켜기 전에는 짧은 점검 시간을 갖자.

점검할 내용은 복잡하지 않다.

  • +와 -를 반대로 연결하지 않았는가?

  • 3.3V 부품에 5V나 12V가 들어가지 않는가?

  • 모터 전원이 보드 핀으로 직접 들어가지 않는가?

  • GND가 필요한 곳끼리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가?

  • 금속 부품이나 점퍼선이 서로 닿아 쇼트가 나지 않는가?

쇼트는 전원과 GND가 저항이 거의 없는 상태로 직접 연결되는 상황이다. 이때 매우 큰 전류가 흐를 수 있어 배터리, 전선, 부품이 뜨거워진다. 리튬 배터리를 사용할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부품이 급격히 뜨거워지면 즉시 전원을 끄고 배터리를 분리해야 한다.

처음 전원을 넣을 때는 가능하면 손을 전원 스위치 가까이에 두자. 로봇이 갑자기 움직일 수 있으므로 바퀴를 공중에 띄워 테스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퀴 로봇은 책상 위에서 갑자기 달려나가 떨어질 수 있다. 전원 안전은 부품 보호뿐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과도 연결된다.

로봇 회로를 보는 새로운 눈

이제 로봇 회로를 볼 때 부품 이름만 보지 말고 전압과 전류의 길을 함께 보자. 제어 보드는 몇 V로 동작하는가? 센서 신호는 보드가 읽을 수 있는 전압인가? 모터 전류는 어디에서 공급되는가? 큰 전류가 흐르는 길과 작은 신호가 오가는 길이 구분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면 회로가 훨씬 선명해진다. 로봇은 단순히 보드에 부품을 많이 꽂는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필요한 전압을 올바른 곳에 공급하고, 충분한 전류가 흐를 수 있게 하며, 저항으로 흐름을 안전하게 다듬어야 한다.

전압은 전기를 밀어주는 힘이다. 전류는 부품이 실제로 소비하는 양이다. 저항은 그 흐름을 조절한다. 이 세 가지를 완벽한 수식으로 외우지 않아도 괜찮다. 대신 회로를 연결할 때마다 "전압은 맞는가?", "전류는 충분한가?", "전류가 너무 많이 흐르지 않게 제한되어 있는가?"를 떠올리자.

그 감각이 생기면 로봇 제작은 훨씬 덜 무섭고, 훨씬 더 재미있어진다. 다음 장에서는 이 감각을 바탕으로 배터리와 전원 설계를 더 구체적으로 다룬다. 로봇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려면 좋은 코드만큼이나 좋은 전원이 필요하다.

책 목록

센서와 모터로 시작하는 실전 로봇 만들기

전체 목차 보기

이 노트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의가 있으시면 에서 알려주세요.

틸노트는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노트를 쉽게 작성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AI 스퀘어 단톡방에 함께해요

AI 활용과 틸노트 사용 팁을 나누는 오픈채팅방입니다. 입장 비밀번호는 tilnote입니다.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