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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로봇은 생김새보다 '문제'로 나눈다

로봇을 처음 배우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람처럼 생긴 기계일지 모릅니다. 두 다리로 걷고, 팔을 흔들고,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로봇 말입니다. 하지만 실제 로봇공학의 세계에 들어가 보면 로봇의 모습은 훨씬 다양합니다. 어떤 로봇은 납작한 원반처럼 생겼고, 어떤 로봇은 공장 천장에 매달린 팔처럼 생겼습니다. 어떤 로봇은 자동차와 거의 비슷하고, 어떤 로봇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작은 비행체입니다.

중요한 질문은 "이 로봇이 사람처럼 생겼는가?"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 로봇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며, 무엇을 하도록 만들어졌는가?

로봇의 종류는 대체로 세 가지 관점에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어떻게 이동하는가. 둘째, 무엇을 조작하는가. 셋째, 어떤 환경에서 쓰이는가. 바퀴로 이동하는 로봇과 드론은 같은 '이동 로봇'처럼 보이지만, 해결해야 할 기술 문제가 완전히 다릅니다. 로봇팔과 휴머노이드는 둘 다 물체를 잡을 수 있지만, 하나는 고정된 자리에서 정밀하게 움직이고 다른 하나는 몸 전체의 균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번 장에서는 대표적인 로봇 유형을 살펴보며 로봇공학의 큰 지도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려 보겠습니다.

로봇의 종류와 쓰임새

바퀴 로봇: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이동 방식

바퀴 로봇은 로봇공학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형태 중 하나입니다. 로봇 청소기, 물류 창고 로봇, 병원 안내 로봇, 실내 배송 로봇처럼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이동 로봇 상당수가 바퀴를 사용합니다.

바퀴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입니다. 평평한 바닥에서는 바퀴만큼 에너지를 적게 쓰면서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찾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한 걸음씩 몸을 들어 올리고 균형을 잡아야 하지만, 바퀴 로봇은 굴러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서 같은 배터리로 더 오래 움직일 수 있고, 제어도 비교적 단순합니다.

다만 바퀴 로봇은 환경을 많이 가립니다. 매끈한 바닥에서는 훌륭하지만 계단, 턱, 자갈길, 진흙, 복잡한 야외 지형에서는 약해집니다. 바퀴 로봇이 잘 움직이려면 바닥이 어느 정도 로봇에게 친절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바퀴 로봇은 "세상이 평평하다는 가정" 위에서 강력해집니다.

바퀴 로봇 안에서도 구조는 여러 가지로 나뉩니다. 양쪽 바퀴의 속도 차이로 방향을 바꾸는 차동구동 로봇은 구조가 단순하고 제자리 회전이 가능합니다. 반면 자동차형 로봇은 앞바퀴 조향을 이용해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빠른 주행에 안정적이지만, 좁은 공간에서 회전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방향 바퀴를 쓰는 로봇은 옆으로 미끄러지듯 이동할 수 있어 창고나 실내 공간에서 유리하지만, 바퀴 구조와 제어가 더 복잡해집니다.

바퀴 로봇을 이해할 때 핵심은 "바퀴 몇 개가 달렸는가"보다 "어떤 움직임을 쉽게 할 수 있고, 어떤 움직임이 어려운가"입니다. 로봇의 몸체 구조는 곧 로봇이 가능한 행동의 범위를 결정합니다.

이동 방식장점어려운 점대표 예시
차동구동구조가 단순하고 제자리 회전 가능고속 주행 안정성이 낮을 수 있음로봇 청소기, 교육용 이동 로봇
자동차형빠른 이동과 고속 안정성에 유리회전 반경이 필요함자율주행차, 배송 차량
전방향 이동좁은 공간에서 자유로운 이동 가능바퀴와 제어 구조가 복잡함물류 로봇, 실내 서비스 로봇

이 차이는 이후 바퀴 로봇의 움직임을 배울 때 더 자세히 다루게 됩니다. 지금은 한 가지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바퀴 로봇은 단순해 보이지만, 어떤 바퀴 구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로봇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자동차형 로봇과 자율주행차: 빠르게 움직이는 로봇

자율주행차는 로봇일까요? 이 책의 관점에서는 그렇습니다. 자율주행차는 센서로 주변을 보고, 자신의 위치를 추정하며, 경로를 계획하고, 조향과 가속·감속을 제어합니다. 즉 감지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며, 그 결과를 다시 확인하는 지능 시스템입니다.

자율주행차가 일반적인 실내 바퀴 로봇과 다른 점은 속도와 책임의 크기입니다. 실내 로봇이 천천히 움직이다가 멈추는 문제와, 도로 위에서 수십 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는 차량이 판단을 잘못하는 문제는 위험의 규모가 다릅니다. 그래서 자율주행차에는 훨씬 엄격한 안전성, 예측 능력, 실시간 판단 능력이 요구됩니다.

자동차형 로봇은 보통 즉시 옆으로 이동하거나 제자리에서 회전할 수 없습니다. 사람 운전자가 평행 주차를 할 때 여러 번 앞뒤로 움직여야 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이것을 로봇공학에서는 운동 제약이라고 부릅니다. 운동 제약은 "로봇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방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자동차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는 강하지만, 옆으로 순간이동하듯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이 제약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경로 계획은 단순히 지도 위에 선을 긋는 문제가 아닙니다. 차가 실제로 꺾을 수 있는 각도, 멈출 수 있는 거리, 주변 차량과 보행자의 움직임, 도로 규칙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같은 이동 로봇이라도 로봇 청소기와 자율주행차가 전혀 다른 난이도를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율주행차는 로봇공학의 여러 분야가 한꺼번에 만나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카메라와 LiDAR 같은 센서, 위치 추정, 지도 작성, 경로 계획, 제어, 인공지능, 안전 공학이 모두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율주행을 공부하면 로봇공학의 큰 흐름을 넓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드론: 땅을 벗어나면 문제가 달라진다

드론은 하늘을 나는 로봇입니다. 바퀴 로봇이 바닥과 계속 접촉하며 움직인다면, 드론은 공중에서 자신의 자세와 위치를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이 차이가 모든 것을 바꿉니다.

바퀴 로봇은 일단 멈추면 대체로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론은 멈춘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프로펠러의 회전 속도를 미세하게 조절하며 기울어짐을 바로잡고, 바람에 밀리면 다시 위치를 보정합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공중에 떠 있는 것뿐이지만, 실제로는 초당 여러 번의 계산과 제어가 반복됩니다.

드론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지형의 제약을 덜 받으며,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빠르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다리 아래, 건물 외벽, 산악 지역, 넓은 농지, 재난 현장처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야가 중요한 곳에서 드론은 매우 강력합니다.

하지만 드론은 하늘을 나는 대가로 어려운 문제를 떠안습니다. 배터리 시간이 짧고,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추락하면 위험합니다. 실내에서는 GPS가 잘 잡히지 않을 수 있고, 좁은 공간에서는 프로펠러가 주변 물체와 부딪힐 수 있습니다. 또한 드론은 소음과 안전 문제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사용하기 까다롭습니다.

드론의 핵심 기술 문제는 균형과 자세 제어입니다. 여기서 자세란 로봇이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지를 뜻합니다. 드론은 앞뒤, 좌우, 회전 방향을 계속 조절해야 원하는 위치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손바닥 위에 막대를 세우고 쓰러지지 않게 계속 움직이는 장면을 떠올리면 됩니다. 드론은 그 일을 공중에서, 훨씬 빠른 속도로 수행합니다.

로봇팔: 이동보다 조작이 중요한 로봇

어떤 로봇은 멀리 이동하는 것보다 정해진 자리에서 정밀하게 움직이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공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용접하는 로봇, 전자제품을 조립하는 로봇, 물체를 집어 상자에 넣는 로봇이 그렇습니다. 이런 로봇의 대표가 로봇팔입니다.

로봇팔은 사람 팔처럼 여러 관절과 링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관절은 움직임이 일어나는 부분이고, 링크는 관절과 관절 사이를 연결하는 단단한 부분입니다. 사람의 어깨, 팔꿈치, 손목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깨를 돌리고, 팔꿈치를 굽히고, 손목을 비틀면 손의 위치와 방향이 바뀝니다. 로봇팔도 같은 원리로 끝부분의 위치와 방향을 바꿉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자유도입니다. 자유도는 로봇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식의 수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한 관절이 한 방향으로만 회전할 수 있다면 대체로 자유도 1개를 제공합니다. 자유도가 많아질수록 로봇팔은 더 다양한 자세를 만들 수 있지만, 계산과 제어는 더 어려워집니다.

로봇팔의 끝부분에는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장치가 달립니다. 이것을 엔드 이펙터라고 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손에 해당합니다. 엔드 이펙터는 작업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체를 집는 그리퍼, 금속을 녹이는 용접기, 나사를 조이는 전동 공구, 액체를 뿌리는 분사 장치가 모두 엔드 이펙터가 될 수 있습니다.

로봇팔이 물체를 집는 과정은 단순히 "팔을 뻗는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로봇은 먼저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다음 팔을 어떤 자세로 움직일지 계산하고, 주변 물체와 부딪히지 않는 경로를 찾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손끝의 힘을 적절히 조절해 물체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부수지 않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는 감지, 인지, 계획, 제어가 모두 들어갑니다. 로봇팔은 이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매우 복잡한 공간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움직이는 몸에 팔을 붙이면 생기는 일

바퀴 로봇은 이동을 잘하고, 로봇팔은 조작을 잘합니다. 그렇다면 바퀴 로봇 위에 로봇팔을 올리면 어떨까요? 이것이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입니다. 이름 그대로 이동할 수 있는 조작 로봇입니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는 매력적인 형태입니다. 선반 앞으로 이동해서 물건을 집고, 문 앞까지 가서 손잡이를 돌리고, 작업대 위의 도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많은 일은 사실 이동과 조작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부엌에서 컵을 가져오는 일만 생각해도, 우리는 먼저 컵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고, 팔을 뻗고, 손으로 컵을 잡고, 다시 이동합니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는 이런 일상적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기 위한 중요한 형태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 능력을 합치면 난이도도 함께 합쳐집니다. 바퀴 로봇은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하고, 로봇팔은 물체를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팔이 움직이면 로봇 몸체의 무게중심이 바뀔 수 있고, 몸체가 조금만 흔들려도 손끝 위치가 틀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무거운 물체를 잡거나 팔을 길게 뻗을 때는 안정성이 중요합니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에서 중요한 질문은 "로봇이 어디까지 몸으로 다가가고, 어디부터 팔을 뻗을 것인가"입니다. 사람도 물건이 멀리 있으면 몸을 움직여 가까이 가고, 가까운 물건은 팔만 뻗어 잡습니다. 로봇도 비슷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이동 계획과 팔의 움직임 계획이 따로 놀면, 물체 앞에 도착했는데 팔이 닿지 않거나, 팔은 닿지만 몸체가 장애물에 막히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는 로봇공학의 종합 문제에 가깝습니다. 이동, 위치 추정, 물체 인식, 팔 운동학, 힘 제어, 작업 계획이 모두 연결됩니다.

휴머노이드: 인간형 로봇이 어려운 이유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비슷한 형태를 가진 로봇입니다. 머리, 몸통, 팔, 다리를 갖고 있으며 두 발로 걷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로봇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휴머노이드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휴머노이드는 가장 어려운 로봇 형태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사람처럼 만들까요?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합니다. 우리가 사는 환경이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문손잡이의 높이, 계단의 폭, 책상의 높이, 도구의 모양, 스위치의 위치는 대체로 인간의 몸에 맞춰져 있습니다. 만약 로봇이 사람과 비슷한 몸을 가진다면,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과 도구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 다른 이유는 상호작용입니다. 사람은 사람처럼 생긴 대상의 행동을 비교적 쉽게 해석합니다. 로봇이 고개를 돌려 어떤 물체를 바라보면 우리는 "저것을 보고 있구나"라고 이해합니다. 팔을 들어 방향을 가리키면 의도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인간형 몸체는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인터페이스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휴머노이드의 기술적 난제는 매우 큽니다. 가장 먼저 균형 문제가 있습니다. 두 발로 걷는 로봇은 항상 넘어질 가능성과 싸웁니다. 사람은 너무 자연스럽게 걷기 때문에 잊기 쉽지만, 걷기는 사실 한 발로 몸을 지탱하고, 다른 발을 앞으로 옮기며, 넘어지기 직전에 다시 균형을 회복하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휴머노이드에게는 전신 제어도 필요합니다. 팔을 뻗는 동작 하나도 다리와 허리의 균형에 영향을 줍니다. 무거운 물체를 들면 몸이 앞으로 쏠리고, 빠르게 방향을 바꾸면 관성이 생깁니다. 즉 휴머노이드의 팔, 다리, 몸통은 따로 움직이는 부품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입니다.

또한 휴머노이드는 사람 가까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전해야 합니다. 힘이 너무 세면 위험하고, 너무 약하면 일을 못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면 효율적이지만 충돌 위험이 커지고, 너무 느리면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휴머노이드의 어려움은 단지 걷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간 공간에서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을 만큼 부드럽고, 안전하고, 똑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산업용 로봇: 정밀도와 반복성이 생명이다

산업용 로봇은 공장과 생산 현장에서 쓰이는 로봇입니다. 용접, 도장, 조립, 검사, 포장, 팔레타이징처럼 반복적이고 정밀한 작업에서 큰 힘을 발휘합니다. 여기서 팔레타이징은 상자나 물건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쌓는 작업을 말합니다.

산업용 로봇의 핵심 가치는 정밀도와 반복성입니다. 정밀도는 목표한 위치에 얼마나 가깝게 도달하는가이고, 반복성은 같은 동작을 여러 번 했을 때 결과가 얼마나 일정한가입니다. 공장에서는 로봇이 한 번 멋진 동작을 하는 것보다, 같은 동작을 하루에 수천 번 거의 똑같이 수행하는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산업용 로봇은 보통 환경이 잘 정리된 곳에서 일합니다. 물체의 위치가 일정하고, 작업 순서가 정해져 있으며, 사람과 로봇의 작업 공간이 분리된 경우가 많습니다. 환경을 로봇에게 맞추면 로봇은 훨씬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중요한 관점입니다. 로봇을 똑똑하게 만드는 방법은 로봇 자체를 발전시키는 것만이 아닙니다. 로봇이 일하기 쉬운 환경을 설계하는 것도 강력한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협동로봇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보다 속도와 힘을 제한하거나, 충돌을 감지해 멈추는 기능을 갖추어 사람과의 안전한 작업을 목표로 합니다. 다만 협동로봇이라고 해서 아무 환경에서나 완전히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떤 도구를 달았는지, 어떤 속도로 움직이는지, 주변 사람이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따라 위험성은 달라집니다.

산업용 로봇을 이해하면 로봇공학의 한 가지 중요한 원리를 배울 수 있습니다. 로봇의 자율성이 낮아도, 환경이 잘 정리되어 있고 작업이 명확하면 매우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서비스 로봇: 사람의 공간으로 들어온 로봇

서비스 로봇은 공장 밖에서 사람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입니다. 청소 로봇, 안내 로봇, 서빙 로봇, 배송 로봇, 돌봄 로봇, 의료 보조 로봇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서비스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환경이 지저분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지저분하다는 말은 더럽다는 뜻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 의자는 어제와 다른 위치에 놓이며, 바닥에는 가방이나 전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공장처럼 모든 물체의 위치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비스 로봇에는 자율성과 안전성이 중요합니다. 로봇은 계속 변하는 환경을 감지하고, 사람을 피하고, 적절한 속도로 움직여야 합니다. 또한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충돌하지 않는 것이 목표일 수 있지만,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는 "사람이 불안해하지 않게 움직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서빙 로봇이 통로에서 사람을 피한다고 해 봅시다. 계산상으로는 사람과 10센티미터만 떨어져도 충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은 로봇이 너무 가까이 지나가면 위협을 느낍니다. 따라서 서비스 로봇의 경로 계획은 물리적 안전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감도 고려해야 합니다.

서비스 로봇은 산업용 로봇보다 정밀도가 낮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컵을 정확히 0.1밀리미터 위치에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사람 많은 공간에서 실수 없이 움직이고, 예외 상황에 잘 대처해야 합니다. 서비스 로봇의 어려움은 정밀한 반복 작업보다 변화무쌍한 현실을 견디는 능력에 있습니다.

로봇 유형마다 중요한 능력이 다르다

지금까지 여러 로봇을 살펴보았습니다. 바퀴 로봇은 효율적인 이동이 강점이고, 드론은 3차원 공간에서 빠르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로봇팔은 정밀한 조작에 강하고,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는 이동과 조작을 결합합니다. 휴머노이드는 인간 환경에 적응할 가능성이 있지만, 균형과 전신 제어라는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 차이를 한눈에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로봇 유형주된 능력핵심 장점핵심 난제
바퀴 로봇평면 이동에너지 효율이 좋고 구조가 비교적 단순함계단, 턱, 험지에 약함
자동차형 로봇고속 주행도로 환경에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동 가능운동 제약과 높은 안전 요구
드론공중 이동지형 제약을 넘어 관찰 가능배터리, 바람, 추락 위험, 자세 제어
로봇팔물체 조작정밀하고 반복적인 작업에 강함물체 인식, 충돌 회피, 힘 조절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이동과 조작사람의 일상 작업에 가까운 행동 가능위치 추정과 팔 제어의 결합 난이도
휴머노이드인간형 이동과 상호작용인간 환경과 도구를 활용할 가능성균형, 보행, 전신 제어, 안전성

로봇 유형에 따라 중요하게 보는 기준도 달라집니다. 산업용 로봇은 정밀도와 반복성을 중시합니다. 서비스 로봇은 사람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합니다. 자율주행차는 빠른 속도에서 주변을 예측하고, 위험을 피하며, 도로 규칙을 지켜야 합니다.

사용 분야특히 중요한 기준이유
산업용 로봇정밀도, 반복성, 생산성정해진 작업을 빠르고 일정하게 수행해야 함
서비스 로봇안전성, 자율성, 사회적 상호작용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의 공간에서 움직여야 함
자율주행차안전성, 실시간 판단, 예측고속 이동 중 작은 판단 오류도 큰 위험이 될 수 있음
의료 로봇안정성, 정밀도, 신뢰성사람의 몸과 직접 관련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
탐사 로봇견고성, 원격 조작, 자율성사람이 가기 어려운 환경에서 오래 버텨야 함

이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좋은 로봇"의 기준은 하나가 아닙니다. 어떤 로봇에게는 빠른 속도가 장점이지만, 어떤 로봇에게는 느리더라도 안전한 움직임이 더 중요합니다. 어떤 로봇에게는 1밀리미터의 오차가 큰 문제지만, 어떤 로봇에게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부드러운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로봇을 분류하는 진짜 이유

로봇을 종류별로 나누는 이유는 이름을 외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분류의 진짜 목적은 로봇이 마주하는 문제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

바퀴 로봇을 보면 이동 효율과 지면 조건을 생각하게 됩니다. 드론을 보면 자세 제어와 에너지 문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로봇팔을 보면 자유도, 엔드 이펙터, 조작 계획을 생각하게 됩니다. 휴머노이드를 보면 균형, 보행, 전신 제어,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함께 고민하게 됩니다.

로봇의 형태는 우연히 정해지지 않습니다. 로봇의 몸은 그 로봇이 풀어야 할 문제의 흔적입니다. 평평한 바닥을 오래 달려야 하면 바퀴가 유리합니다. 하늘에서 넓은 지역을 살펴봐야 하면 드론이 유리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정확히 부품을 조립해야 하면 로봇팔이 유리합니다. 사람의 공간과 도구를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면 휴머노이드가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로봇공학을 배울 때 새로운 로봇을 만나면 먼저 외형보다 질문을 던져 보세요. 이 로봇은 어디에서 움직이는가. 무엇을 감지해야 하는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어떤 힘으로 어떤 대상을 움직이는가. 실패하면 어떤 위험이 생기는가.

이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로봇은 더 이상 막연한 기계가 아닙니다. 각기 다른 환경과 목적에 맞게 설계된 지능 시스템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로봇공학의 공부가 훨씬 재미있어집니다.

책 목록

처음 만나는 로봇공학: 로봇은 어떻게 보고, 생각하고, 움직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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