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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생명과학과 미래

Views 119약 11분생성형 AI 활용
Summary

교과서 밖으로 나온 생물학

지금까지 우리는 생물학의 긴 길을 걸어왔습니다. 생명체를 이루는 물질에서 출발해 세포, 에너지, 유전, DNA, 진화, 다양성, 미생물, 식물, 동물, 인체, 생태계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각각 따로 떨어진 주제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마지막 장에 이르면 이 모든 지식이 한곳으로 모입니다. 바로 현대 생명과학입니다.

현대 생명과학은 단순히 생물을 관찰하고 이름 붙이는 학문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DNA의 염기서열을 읽고, 세포가 만드는 단백질을 분석하며, 미생물을 이용해 약을 생산하고, 생태계 변화를 데이터로 추적합니다. 생물학은 실험실 안의 지식이면서 동시에 병원, 농장, 공장, 법정, 국제회의장, 그리고 우리의 식탁과 연결된 지식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유전 질환 가능성을 검사할 수 있고, 어떤 암 환자에게 어떤 약이 더 잘 맞을지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가뭄에 강한 작물을 만들거나, 미생물에게 특정 효소를 생산하게 하거나, 멸종 위기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해 보전 계획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장면들은 공상과학 영화의 소재처럼 들리지만, 이미 우리 시대의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생물학을 배운다는 것은 지식을 외우는 일만이 아닙니다. 앞으로 사회가 어떤 기술을 받아들이고, 어디까지 허용하며,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함께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생물학은 이제 "생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을 넘어 "우리는 생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현대 생명과학과 미래

유전공학: DNA 문장을 고쳐 쓰는 기술

현대 생명과학을 대표하는 기술 중 하나가 유전공학입니다. 유전공학은 생물의 DNA나 RNA 같은 핵산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거나 수정하거나 재조합하여 생물의 형질을 바꾸는 기술입니다.1 쉽게 말하면, 생명체가 가진 유전 정보의 문장을 읽고 필요한 부분을 잘라 붙이거나 고쳐서 새로운 기능을 나타나게 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DNA가 생명체마다 완전히 다른 언어로 쓰여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균, 식물, 동물, 인간의 DNA는 모두 A, T, G, C라는 네 종류의 염기 문자로 정보를 저장합니다. 이 공통 언어 덕분에 한 생물의 유전자를 다른 생물 안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물론 생물마다 유전자가 조절되는 방식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아무 유전자나 넣는다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본 원리는 "정보를 옮기고, 세포가 그 정보를 읽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초기의 유전공학에서 핵심 도구는 제한효소와 DNA 연결효소였습니다. 제한효소는 DNA의 특정 염기서열을 알아보고 그 지점을 자르는 분자 가위와 같습니다. DNA 연결효소는 잘린 DNA 조각을 다시 이어 붙이는 분자 풀과 같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도구를 이용해 원하는 유전자를 잘라 내고, 세균의 플라스미드 같은 운반체에 끼워 넣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출처의 DNA가 이어진 것을 재조합 DNA라고 합니다.2

플라스미드는 세균 안에 들어 있는 작은 고리 모양 DNA입니다. 여기에 인간 인슐린 유전자를 넣고 세균 속으로 들여보내면, 세균은 자신의 유전자를 읽듯이 그 유전자를 읽어 인슐린 단백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전공학은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인간 인슐린 생산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3 예전에는 동물에서 얻은 인슐린을 사용했지만, 재조합 DNA 기술 덕분에 인간 인슐린과 매우 비슷한 단백질을 미생물 배양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 과정을 아주 간단한 이야기로 바꾸면 이렇습니다. 세포는 요리사이고, DNA는 요리책입니다. 과학자는 특정 요리법, 즉 유전자를 찾아 다른 요리책에 끼워 넣습니다. 그러면 새로운 요리책을 받은 세포는 그 조리법에 따라 단백질이라는 요리를 만들어 냅니다. 유전공학은 이처럼 세포의 생산 능력을 이용하는 기술입니다.

최근에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CRISPR-Cas9입니다. CRISPR-Cas9은 특정 DNA 위치를 찾아가 자를 수 있는 도구로, 안내 RNA가 목표 지점을 찾아가고 Cas9 단백질이 DNA를 자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4 이전의 유전공학이 주로 "유전자를 넣는 기술"에 가까웠다면, 유전자 편집은 생명체 안의 특정 문장을 찾아 "고치는 기술"에 더 가깝습니다.

물론 유전자 편집은 컴퓨터 문서에서 오타 하나를 고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DNA를 자른 뒤 세포가 그것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예상한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유전자 편집은 정확성과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해도, 항상 안전성 검증과 장기적인 영향 평가가 필요합니다.

생명공학은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유전공학과 생명공학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질병 유전자를 연구하고, 치료용 단백질이나 백신을 만들며, 일부 질환에서는 유전자 치료를 시도합니다. 농업에서는 해충에 강한 작물, 제초제에 견디는 작물, 영양 성분이 보강된 작물을 개발합니다. 산업 분야에서는 미생물이나 효소를 이용해 의약품, 식품 첨가물, 바이오연료, 생분해성 소재 등을 생산하려 합니다.

이때 미생물은 아주 중요한 동료가 됩니다. 우리는 앞에서 미생물이 작지만 강력한 존재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현대 생명공학은 바로 이 특징을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미생물은 빠르게 자라고,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 대량 배양할 수 있으며, 유전자를 조작하면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는 작은 공장이 될 수 있습니다. 세균이나 효모가 인슐린, 성장인자, 백신 단백질, 산업용 효소를 만드는 장면은 현대 생명과학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농업에서도 생명공학은 큰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 어떤 작물은 특정 해충에 약하고, 어떤 작물은 가뭄이나 염분에 취약합니다. 만약 이런 약점을 줄일 수 있다면 식량 생산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로 농업 환경이 빠르게 흔들리는 시대에는 병충해, 고온, 가뭄, 토양 악화에 견디는 작물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유전자 변형 작물이 무조건 위험한 것도 아니고,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어떤 유전자가 들어갔는지, 그 작물이 어디에서 어떻게 재배되는지, 주변 생물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장기간 먹었을 때 안전한지 등을 따져 보아야 합니다. 생명공학 기술의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목적과 기준으로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산업 생명공학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석유 기반 화학 공정을 줄이고, 미생물 발효를 이용해 필요한 물질을 생산하려는 연구가 활발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미생물이 식물 찌꺼기나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해 연료나 화학 원료를 만들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면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와 자원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실제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세포와 유전 정보가 바꾸는 의료

현대 의료는 점점 더 세포와 유전자 수준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의학이 주로 증상을 관찰하고 병을 분류하는 데 집중했다면, 오늘날의 의학은 같은 병이라도 사람마다 원인과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이것이 맞춤 의학, 또는 정밀 의학의 기본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암이라고 해도 암세포의 유전자 변화가 환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환자의 암세포에는 특정 약물이 잘 듣는 표적이 있을 수 있고, 다른 환자에게는 그 표적이 없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는 암의 위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의 유전적 특징도 분석해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앞에서 배운 DNA, 유전자, 단백질, 세포분열 지식이 병원에서 실제 판단 도구가 되는 예입니다.

줄기세포 기술도 현대 생명과학의 중요한 축입니다. 줄기세포는 아직 특정한 기능으로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거나, 여러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입니다. 우리 몸의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거나, 실험실에서 질병 모델을 만들거나, 약물이 세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시험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성체 세포에 특정 조절 인자를 넣어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성질을 갖도록 만든 세포입니다. 이 기술은 환자 자신의 세포로 질병을 연구하거나 치료 가능성을 탐색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가 모든 병을 곧바로 고칠 수 있는 마법은 아닙니다. 세포가 원하는 조직으로 정확히 분화해야 하고, 몸속에서 엉뚱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종양처럼 자라지 않아야 하며, 면역 거부 반응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줄기세포 연구는 기대가 큰 만큼 엄격한 실험과 임상시험이 필요합니다.

mRNA 백신은 최근 많은 사람이 직접 경험한 현대 생명과학 기술입니다. mRNA는 DNA에 저장된 유전 정보가 단백질로 만들어질 때 중간에서 설계도 역할을 하는 분자입니다. mRNA 백신은 병원체 전체를 넣는 대신, 우리 세포가 특정 항원 단백질을 잠시 만들도록 mRNA 정보를 전달합니다. 그러면 면역계는 그 단백질을 보고 적을 기억하는 훈련을 합니다. COVID-19 mRNA 백신 개발 과정은 바이러스 유전정보가 공개된 뒤 빠르게 백신 설계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5

mRNA 기술의 장점은 설계를 비교적 빠르게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병원체가 변하면 새로운 표적 단백질에 맞춰 mRNA 서열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mRNA는 쉽게 분해되는 분자이므로 안정적으로 세포 안까지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질나노입자 같은 전달 기술이 함께 중요합니다. 생명과학에서는 하나의 발견만으로 기술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DNA와 RNA의 이해, 면역학, 세포막, 나노입자, 제조 기술이 서로 맞물릴 때 비로소 실제 의료 기술이 됩니다.

유전자 치료도 중요한 흐름입니다. 유전자 치료는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문제를 보완하거나, 세포가 치료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도록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일부 유전 질환이나 암 치료에서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지만, 치료 유전자를 어느 세포에 어떻게 전달할지, 몸의 면역 반응은 어떨지,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같은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생명과학의 미래는 놀랍지만, 그 놀라움은 늘 검증과 책임을 필요로 합니다.

할 수 있는 일과 해도 되는 일 사이

생명과학 기술이 강력해질수록 생명윤리의 중요성도 커집니다. 생명윤리는 생물학과 의학 기술이 인간, 동물, 환경,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며 무엇이 책임 있는 선택인지 묻는 분야입니다.6 쉽게 말해 생명윤리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와 "사회적으로, 도덕적으로 해도 된다" 사이에 놓인 질문을 다룹니다.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는 인간 배아와 유전자 편집입니다. 만약 어떤 유전병을 막기 위해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를 고칠 수 있다면 그것은 허용되어야 할까요? 치료 목적이라면 괜찮고, 키나 지능 같은 능력 향상 목적이라면 안 되는 걸까요? 그런데 치료와 향상의 경계는 항상 명확할까요? 이런 질문에는 과학 지식만으로 답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존엄, 불평등, 미래 세대의 권리, 사회적 합의가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유전 정보의 개인정보 보호도 매우 중요합니다. 유전 정보는 한 사람의 건강 가능성뿐 아니라 가족과 친척의 정보까지 함께 드러낼 수 있습니다. 어떤 유전 질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 보험, 취업, 결혼, 사회적 관계에서 차별로 이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전자 검사가 쉬워질수록 검사 결과를 누가 소유하고, 누가 볼 수 있으며,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동물실험도 생명윤리의 핵심 주제입니다. 많은 의학 연구는 동물실험을 통해 약물의 효과와 위험성을 확인해 왔습니다. 그러나 동물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생명체입니다. 따라서 동물실험은 아무 때나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경우에만 엄격한 기준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구자들은 가능한 한 동물 사용을 대체하고, 사용 수를 줄이며,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실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생태계에 방출되는 유전자 변형 생물도 깊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실험실 안에서 관리되는 생물과 자연으로 퍼져 나갈 수 있는 생물은 위험의 성격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특정 모기 집단의 번식을 줄이는 유전자 기술이 말라리아 같은 질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유전자가 예상보다 넓게 퍼지거나, 먹이그물의 다른 생물에게 영향을 주거나, 생태계 균형을 바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명과학의 선택은 한 세포나 한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고 생태계 전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명윤리는 과학 발전을 막기 위한 브레이크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과학을 만들기 위한 조향 장치에 가깝습니다. 자동차에 브레이크와 핸들이 있어야 멀리 갈 수 있듯이, 생명과학도 윤리와 규제가 있어야 사회 속에서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생명의 무대가 흔들린다

현대 생물학의 또 다른 큰 과제는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입니다. 생명체는 혼자 살지 않습니다. 온도, 물, 빛, 토양, 먹이, 포식자, 경쟁자, 공생자와 연결되어 살아갑니다. 그런데 기후가 빠르게 변하면 생명체가 적응해 온 무대 자체가 흔들립니다.

온도가 오르면 어떤 생물은 더 서늘한 높은 산이나 극지방 쪽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모든 생물이 이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산꼭대기에 사는 식물은 더 올라갈 곳이 없고, 산호초는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 백화 현상으로 큰 피해를 입습니다. 습지와 숲이 사라지면 그곳에 의존하던 수많은 생물의 삶도 함께 무너집니다. 유엔은 생물다양성이 식량, 물, 의약품, 안정된 기후 등 인간 생활의 기반을 이루며, 자연이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합니다.7

기후변화는 감염병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온도와 강수 패턴이 바뀌면 모기나 진드기 같은 매개 생물의 서식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어 인간 생활권과 가까워지면 병원체가 종을 넘어 이동할 기회도 늘어납니다. 물론 모든 감염병을 기후변화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생태계 변화가 질병 발생의 조건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현대 생물학이 매우 주의 깊게 살피는 부분입니다.

식량 생산도 영향을 받습니다. 작물은 적절한 온도와 물, 토양, 꽃가루받이 곤충, 미생물과의 관계 속에서 자랍니다. 고온, 가뭄, 폭우, 새로운 병해충은 농업 생산을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기후가 바뀌면 식물 병원균의 활동 시기와 범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농업은 단순히 더 많은 작물을 심는 문제가 아니라, 생태계와 기후를 함께 이해하는 문제가 됩니다.

이때 현대 생물학은 중요한 도구를 제공합니다. 과학자들은 생물종의 분포 변화를 조사하고, 위성 자료와 현장 관찰을 결합하며, 환경 DNA를 분석해 물이나 흙 속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환경 DNA란 생물이 피부, 배설물, 점액, 꽃가루 등을 통해 주변 환경에 남긴 DNA 조각을 말합니다. 물 한 컵이나 흙 한 줌에서 보이지 않는 생명의 흔적을 읽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한 유전학은 보전 생물학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멸종 위기종의 유전적 다양성이 낮으면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전적 다양성이 충분하면 변화에 적응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과학자들은 개체군의 유전 정보를 분석해 어느 집단을 보호해야 하는지, 서로 다른 집단을 연결해야 하는지, 복원 사업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생물학은 연결을 읽는 학문이다

현대 생명과학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단어는 "연결"입니다. DNA와 단백질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세포와 기관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의 건강은 미생물, 식습관, 환경, 사회적 조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종의 생존은 서식지, 기후, 먹이그물, 인간 활동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생물학이 생명을 더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 이해하는 데 큰 힘을 쏟았다면, 미래의 생물학은 다시 그것들을 연결해 전체를 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유전체학은 한 생물의 전체 유전 정보를 살핍니다. 단백질체학은 세포 안 단백질들의 전체 변화를 봅니다. 생태학은 생물과 환경의 관계망을 분석합니다. 시스템 생물학은 세포와 생명현상을 수많은 상호작용의 네트워크로 이해하려 합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도 생물학의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유전자 서열, 단백질 구조, 의료 영상, 생태계 관찰 자료는 너무 방대해서 사람이 눈으로만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컴퓨터는 이런 자료 속에서 패턴을 찾고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생물학적 이해입니다.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그것이 어떤 생명 현상을 뜻하는지 해석하려면 세포, 유전, 진화, 생태계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합니다.

미래의 생물학자는 실험실에서 피펫을 잡을 수도 있고, 컴퓨터 앞에서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숲에서 생물종을 조사할 수도 있고, 병원에서 환자 맞춤 치료를 연구할 수도 있습니다. 법과 윤리, 경제와 정책을 함께 공부하며 생명과학 기술의 사회적 기준을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이 지식은 중요합니다. 우리는 백신을 맞을지 결정하고, 유전자 검사 결과를 이해하고, 식품과 환경 정책을 판단하며,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에 대한 사회적 선택에 참여해야 합니다. 생물학은 전문가만의 언어가 아니라 미래 시민의 기본 언어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생명을 안다는 것은 선택의 무게를 아는 일

이 책의 첫 장에서 생물학은 생명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장에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생물학은 생명을 이해하는 학문이면서, 생명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는 학문입니다.

DNA를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은 놀랍습니다. 세포를 치료에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미생물로 약과 연료를 만들고, 환경 DNA로 보이지 않는 생태계를 추적하며,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질병을 예측하는 일도 모두 놀랍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그다음에 옵니다. 우리는 이 기술을 누구를 위해 사용할 것인가? 위험은 누가 감당하고 이익은 누가 얻는가? 자연을 단순한 자원으로 볼 것인가,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그물로 볼 것인가?

생물학은 우리에게 겸손을 가르칩니다. 세포 하나도 단순하지 않고, 유전자 하나의 변화도 여러 결과를 만들 수 있으며, 생태계의 작은 연결 하나가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동시에 생물학은 희망도 줍니다. 생명을 이해하면 병을 치료할 수 있고, 멸종을 늦출 수 있으며, 식량과 환경 문제를 더 지혜롭게 다룰 수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생물학의 기본 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포가 에너지를 얻고, DNA가 단백질로 이어지며, 유전과 진화가 생명의 다양성을 만들고, 생물들이 생태계 속에서 서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이 지식은 시험을 위한 정답 목록이 아니라 세상을 읽는 렌즈입니다.

앞으로 생명과학은 더 빠르게 발전할 것입니다. 어떤 기술은 우리를 감탄하게 만들고, 어떤 기술은 불편한 질문을 던질 것입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막연한 두려움도, 무조건적인 찬양도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기초를 바탕으로 생각하는 힘입니다. 생물학을 배운다는 것은 바로 그 힘을 기르는 일입니다.

생명은 오래전 바다의 작은 세포에서 시작해 오늘의 숲과 인간, 미생물과 산호초, 들판의 풀과 도시의 우리에게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생명의 미래는 인간의 선택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생물학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생명을 이해하라. 연결을 보라. 그리고 더 신중하고 더 다정한 선택을 하라.

참고

1Genetic engineering | Britannica

2GENETIC ENGINEERING – BIOLOGY BASICS

3Genetic Engineering – An Interactive Introduction to Organismal and Molecular Biology

4Genetic Engineering – CRISPR 설명

5The clinical progress of mRNA vaccines and immunotherapies

6Bioethics: A Coursebook

7Biodiversity - our strongest natural defense against climate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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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쉬운 생물학: 세포에서 생태계까지 한눈에 이해하는 생명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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