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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웰 방정식으로 보는 전자기학의 전체 구조

Views 230약 11분생성형 AI 활용
Summary

흩어져 있던 법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순간

지금까지 우리는 전자기학의 여러 조각을 하나씩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전하가 무엇인지 살펴보았고,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쿨롱 법칙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다음에는 "전하가 주변 공간에 전기장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넘어갔습니다. 전기장은 힘을 미리 공간에 깔아 둔 지도처럼 보였습니다.

이후에는 전기장선이 어떤 닫힌 면을 얼마나 통과하는지를 생각하며 전기 플럭스와 가우스 법칙을 배웠습니다. 전위와 전기 에너지를 통해 전기적 상황을 '높낮이'로 해석했고, 도체와 절연체, 축전기, 전류와 회로를 지나면서 전하가 정지해 있을 때와 움직일 때의 차이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기장이 등장했습니다. 움직이는 전하는 자기장 속에서 힘을 받았고, 전류는 자기장을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변하는 자기장이 전기적 효과를 만들어 내는 전자기 유도까지 배웠습니다.

여기까지 오면 전자기학은 마치 여러 개의 규칙을 따로 외워야 하는 과목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전하는 전기장을 만들고, 전류는 자기장을 만들고, 변하는 자기장은 전기장을 만들고, 도체 내부에서는 전기장이 사라지고, 축전기에는 에너지가 저장되고……. 내용이 많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모든 이야기는 네 개의 핵심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그것이 바로 맥스웰 방정식입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전자기학의 지도입니다. 길이 너무 많아 보일 때 지도를 펼치면 전체 구조가 보이듯, 맥스웰 방정식을 보면 전기와 자기의 법칙들이 어디에 놓여 있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장의 목표는 어려운 수학 기호를 능숙하게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네 개의 방정식이 각각 무슨 말을 하는지, 그리고 그 네 문장이 어떻게 전자기학 전체를 하나로 묶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맥스웰 방정식으로 보는 전자기학의 전체 구조

맥스웰 방정식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맥스웰 방정식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전하, 전류,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장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설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등장인물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는 전하입니다. 전하는 전기 현상의 근원입니다. 양전하와 음전하가 있고, 전기장을 만들어 냅니다.

둘째는 전류입니다. 전류는 움직이는 전하입니다. 전하가 가만히 있으면 정전기적 현상이 중심이 되지만, 전하가 흐르면 자기장이 나타납니다.

셋째는 전기장입니다. 전기장은 전하가 다른 전하에 힘을 줄 수 있도록 공간에 만들어 둔 영향입니다.

넷째는 자기장입니다. 자기장은 움직이는 전하와 전류에 힘을 주고, 전류나 변하는 전기장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이 네 가지를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묶습니다.

  • 전하는 어떤 전기장을 만드는가?

  • 자기장은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끝나는가?

  • 변하는 자기장은 어떤 전기장을 만드는가?

  • 전류와 변하는 전기장은 어떤 자기장을 만드는가?

이 네 질문에 대한 답이 곧 네 개의 맥스웰 방정식입니다.

첫 번째 문장: 전하는 전기장의 근원이다

첫 번째 맥스웰 방정식은 우리가 이미 배운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입니다.

말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닫힌 면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는 전기장의 총량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전하량에 비례한다.

조금 더 짧게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전하는 전기장을 만든다.

여기서 닫힌 면은 풍선처럼 완전히 닫힌 가상의 표면을 말합니다. 실제로 무언가가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머릿속으로 어떤 공간을 감싸는 투명한 껍질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 껍질 안에 양전하가 있으면 전기장선은 바깥으로 뻗어 나갑니다. 그래서 닫힌 면을 빠져나가는 전기 플럭스가 양수가 됩니다. 반대로 음전하가 있으면 전기장선은 안쪽으로 들어옵니다. 이때는 바깥으로 나가는 양보다 안으로 들어오는 양이 많으므로 전기 플럭스가 음수로 해석됩니다.

만약 닫힌 면 안에 전체 전하가 0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전기장선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바깥에서 들어온 전기장선이 다시 나갈 수도 있고, 안에 양전하와 음전하가 함께 있어서 서로 효과를 상쇄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순수하게 밖으로 빠져나가는 전기장선의 총량이 0이라는 점입니다.

이 법칙은 전기장을 계산하는 데 매우 강력합니다. 특히 구, 긴 원통, 넓은 평면처럼 대칭이 좋은 상황에서는 복잡한 쿨롱 법칙 계산을 하지 않고도 전기장의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계산보다 의미입니다.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전기장선은 양전하에서 시작해서 음전하에서 끝난다. 전하는 전기장의 출발점과 도착점이 될 수 있다.

이 문장을 기억해 두면 두 번째 방정식의 의미가 훨씬 선명해집니다.

두 번째 문장: 자기장선은 시작점과 끝점이 없다

두 번째 맥스웰 방정식은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입니다.

말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닫힌 면을 잡더라도 그 면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는 자기장의 총량은 항상 0이다.

처음 들으면 조금 이상합니다. 자기장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자석 주변에는 자기장이 있고, 전류가 흐르는 도선 주변에도 자기장이 있습니다. 그런데 닫힌 면을 통과하는 자기 플럭스의 총량이 항상 0이라니, 무슨 뜻일까요?

핵심은 이것입니다.

자기장선에는 시작점과 끝점이 없다.

전기장선은 양전하에서 출발해 음전하로 끝날 수 있습니다. 양전하 하나만 닫힌 면 안에 넣으면 전기장선이 바깥으로 뿜어져 나갑니다. 그래서 전기 플럭스가 0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기장선은 그렇게 한 점에서 출발하거나 한 점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습니다. 자기장선은 항상 닫힌 고리처럼 이어집니다. 막대자석을 떠올려 봅시다. 자석 바깥에서는 자기장선이 N극에서 나와 S극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그려집니다. 그래서 마치 N극이 자기장의 시작점이고 S극이 끝점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자석 내부까지 함께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자석 내부에서는 자기장선이 다시 이어져 전체적으로 닫힌 고리를 이룹니다. 즉, 자기장선은 어딘가에서 갑자기 태어나거나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자연에서 자기 홀극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연결됩니다. 전기에는 양전하 하나, 음전하 하나를 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석에서는 N극만 따로 떼어 내거나 S극만 따로 떼어 내는 일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막대자석을 반으로 자르면 어떻게 될까요? 한쪽은 N극만, 다른 한쪽은 S극만 남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잘린 두 조각은 각각 다시 N극과 S극을 모두 가진 작은 자석이 됩니다. 또 자르면 다시 각각 N극과 S극을 가진 더 작은 자석이 됩니다.

그래서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장에는 전기장의 양전하나 음전하에 해당하는 독립적인 출발점과 도착점이 없다. 자기장선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과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합니다.

전기장에는 근원이 있습니다. 그것은 전하입니다. 반면 자기장에는 지금까지 발견된 의미에서의 '자기 전하'가 없습니다. 그래서 닫힌 면으로 아무리 감싸도, 자기장선이 들어온 만큼 나갑니다. 결과적으로 순수하게 밖으로 빠져나가는 자기 플럭스는 0입니다.

세 번째 문장: 변하는 자기장은 전기장을 만든다

세 번째 맥스웰 방정식은 이전 장에서 배운 패러데이 법칙입니다.

말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변하면 그 주변에 빙글 도는 전기장이 생긴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빙글 도는"입니다. 전하가 만드는 전기장과 패러데이 법칙에서 생기는 전기장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전하가 만드는 전기장은 대체로 양전하에서 나와 음전하로 들어갑니다. 전기장선이 시작점과 끝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위라는 높낮이를 생각할 수 있고, 전하는 높은 전위에서 낮은 전위로 움직이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 변하는 자기장이 만드는 전기장은 고리 모양으로 생깁니다. 마치 물을 저으면 소용돌이가 생기는 것처럼, 자기장의 변화가 공간에 전기장의 회전을 만들어 냅니다. 이 전기장은 단순히 양전하에서 출발해 음전하로 끝나는 그림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전자기 유도의 핵심입니다. 코일 근처에서 자석을 움직이면 코일에 전류가 흐릅니다. 왜 그럴까요? 자석이 움직이면 코일을 통과하는 자기 플럭스가 변합니다. 그러면 그 변화가 코일 주변에 빙글 도는 전기장을 만들고, 그 전기장이 도선 속 전하를 밀어 전류를 흐르게 합니다.

여기서 전류가 생기려면 반드시 건전지처럼 전하를 한쪽에 모아 두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하는 자기장 자체가 전하를 움직이게 하는 전기장을 만들어 냅니다.

패러데이 법칙에는 방향에 대한 중요한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변하는 자기장이 만드는 전기장은 그 변화에 저항하는 방향으로 생깁니다. 이것을 렌츠 법칙이라고 했습니다. 자연은 변화가 생겼을 때 그 변화를 무작정 키우기보다, 그 변화를 방해하는 방향의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예를 들어 코일을 통과하는 자기장이 증가하면, 유도 전류는 그 증가를 막는 방향의 자기장을 만들도록 흐릅니다. 반대로 자기장이 감소하면, 유도 전류는 감소를 막기 위해 기존 자기장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흐릅니다.

맥스웰 방정식의 세 번째 문장은 단순히 "자기장이 전기장을 만든다"가 아닙니다. 더 정확히는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기장은 회전하는 전기장을 만든다.

이 한 문장은 발전기, 변압기, 무선 충전, 전자기파의 출발점이 됩니다.

네 번째 문장: 전류와 변하는 전기장은 자기장을 만든다

네 번째 맥스웰 방정식은 암페어-맥스웰 법칙입니다.

처음에는 이 법칙이 조금 낯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앞에서 배운 암페어 법칙은 주로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류가 흐르는 긴 직선 도선 주변에는 원형 자기장이 생깁니다. 오른손 엄지를 전류 방향으로 향하게 하면, 나머지 네 손가락이 감기는 방향이 자기장의 방향입니다.

이것만 보면 네 번째 문장은 다음처럼 충분해 보입니다.

전류는 자기장을 만든다.

그런데 맥스웰은 여기에 결정적인 항목 하나를 더했습니다.

변하는 전기장도 자기장을 만든다.

이 추가된 항목을 이해하는 것이 이번 장의 가장 중요한 고비입니다. 이름은 조금 어렵습니다. 변위전류라고 부릅니다.

변위전류라는 말 때문에 실제 전하가 반드시 도선을 따라 흐르는 전류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위전류는 보통의 전류와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도선 속에서 전자가 실제로 이동하는 전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을 만드는 효과를 전류처럼 표현한 것입니다.

이 개념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은 축전기입니다.

축전기는 두 도체판 사이에 절연체나 빈 공간을 두고 전하를 저장하는 장치입니다. 축전기를 회로에 연결하면 도선에는 전류가 흐릅니다. 한쪽 판에는 전하가 쌓이고, 다른 쪽 판에서는 전하가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두 판 사이의 전기장이 점점 커집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축전기 두 판 사이에는 절연체가 있거나 빈 공간이 있으므로 전하가 도선을 따라 직접 건너가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도선에서는 전류가 흐르는데, 두 판 사이 공간에서는 전류가 끊어진 것처럼 보입니다.

자기장을 생각하면 문제가 더 분명해집니다.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그 주변에 자기장이 생깁니다. 그런데 축전기 판 사이에는 실제 전하의 흐름이 없으니 자기장이 갑자기 사라져야 할까요? 자연은 그렇게 어색하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맥스웰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축전기가 충전되는 동안 두 판 사이의 전기장은 변합니다. 전기장이 시간에 따라 커지고 있습니다. 이 변하는 전기장이 도선 속 전류와 같은 방식으로 자기장을 만들어 주어야 전체 법칙이 모순 없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전류가 실제로 지나가지 않는 판 사이 공간에서도, 변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을 만드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 효과를 변위전류라고 부릅니다. 다시 말해 변위전류는 "전하가 실제로 건너갔다"는 뜻이 아니라, "변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암페어-맥스웰 법칙은 따라서 이렇게 읽으면 됩니다.

자기장은 전류에 의해 만들어지고, 또한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장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이 문장이 들어오면 전기와 자기의 관계가 훨씬 대칭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패러데이 법칙은 변하는 자기장이 전기장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암페어-맥스웰 법칙은 변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을 만든다고 말합니다.

전기와 자기가 서로를 만들어 내는 구조가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네 개의 방정식을 말로 다시 쓰기

이제 네 개의 맥스웰 방정식을 한곳에 모아 봅시다. 수식으로 쓰면 멋있어 보이지만, 처음 배울 때는 말로 읽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 전하는 전기장의 근원이다. 닫힌 면을 통과하는 전기장의 총량은 그 안의 전하량에 의해 결정된다.

  •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 자기장에는 시작점과 끝점이 없다. 닫힌 면으로 보면 들어오는 자기장선과 나가는 자기장선의 총량이 항상 같다.

  • 패러데이 법칙: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기장은 회전하는 전기장을 만든다.

  • 암페어-맥스웰 법칙: 전류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전기장은 회전하는 자기장을 만든다.

이 네 문장은 각각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첫 번째 방정식은 "전기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에 답합니다. 전하가 전기장의 근원입니다.

두 번째 방정식은 "자기장도 전기장처럼 어떤 근원에서 나오는가?"에 답합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자연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장선은 닫힌 고리를 이룹니다.

세 번째 방정식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기장은 무엇을 하는가?"에 답합니다. 변하는 자기장은 전기장을 만들어 전하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네 번째 방정식은 "자기장은 무엇에 의해 만들어지는가?"에 답합니다.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고, 변하는 전기장도 자기장을 만듭니다.

여기서 우리는 전자기학의 역할 분담을 볼 수 있습니다. 전하와 전류는 장을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그런데 장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변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은 서로를 만들어 냅니다.

이 점이 전자기학을 단순한 힘의 법칙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장의 이론으로 만듭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의 닮은 점과 다른 점

맥스웰 방정식을 보면 전기장과 자기장은 서로 닮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먼저 닮은 점을 봅시다. 전기장과 자기장은 모두 공간에 퍼져 있는 물리량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힘을 통해 존재를 드러냅니다. 전기장은 전하에 힘을 주고, 자기장은 움직이는 전하나 전류에 힘을 줍니다.

또한 전기장과 자기장은 서로 연결됩니다. 변하는 자기장은 전기장을 만들고, 변하는 전기장은 자기장을 만듭니다. 이 연결 덕분에 전기와 자기는 하나의 현상, 즉 전자기 현상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다른 점도 분명합니다.

전기장은 전하라는 근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양전하에서 전기장선이 나오고 음전하로 들어가는 그림이 가능합니다. 반면 자기장은 지금까지 발견된 독립적인 자기 전하가 없기 때문에, 자기장선이 시작하거나 끝나는 지점이 없습니다.

또 전기장은 정지한 전하에도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전하가 가만히 있어도 전기장이 있으면 힘을 받습니다. 하지만 자기장은 정지한 전하에는 자기력으로 힘을 주지 않습니다. 자기력은 전하가 움직일 때 나타납니다.

이 차이를 기억하면 맥스웰 방정식이 더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전기장은 전하와 직접 연결되고, 자기장은 움직임과 변화에 깊이 연결됩니다.

'닫힌 면'과 '닫힌 길'의 차이

맥스웰 방정식을 공부할 때 초보자가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어떤 법칙은 "닫힌 면"을 말하고, 어떤 법칙은 "닫힌 길"을 말합니다.

닫힌 면은 공을 감싸는 껍질처럼 공간의 한 영역을 완전히 둘러싼 표면입니다.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과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은 닫힌 면을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두 법칙은 장이 어떤 공간에서 밖으로 얼마나 빠져나가는지, 또는 안으로 얼마나 들어오는지를 묻기 때문입니다.

반면 닫힌 길은 고무줄처럼 한 바퀴 돌아 처음 위치로 돌아오는 선입니다. 패러데이 법칙과 암페어-맥스웰 법칙은 닫힌 길을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두 법칙은 장이 그 길을 따라 얼마나 빙글 돌고 있는지를 묻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는 네 방정식의 성격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우스 법칙들은 "장선이 밖으로 새어 나가는가?"를 묻습니다. 그래서 근원과 관련됩니다. 전기장에 대해서는 전하라는 근원이 있고, 자기장에 대해서는 그런 근원이 없습니다.

패러데이 법칙과 암페어-맥스웰 법칙은 "장이 둘레를 따라 도는가?"를 묻습니다. 그래서 변화와 회전에 관련됩니다. 변하는 자기장은 도는 전기장을 만들고, 전류와 변하는 전기장은 도는 자기장을 만듭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네 개의 방정식이 서로 뒤섞이지 않습니다.

변위전류가 열어 준 문

변위전류는 단순히 축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붙인 작은 보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자기학의 문을 크게 열어 준 생각입니다.

맥스웰 이전의 관점에서 보면,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는 말은 익숙했습니다.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생깁니다. 그러나 전류가 흐르지 않는 빈 공간에서 자기장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은 쉽게 떠올리기 어렵습니다.

맥스웰은 변하는 전기장도 자기장을 만든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 빈 공간에서도 전기장이 시간에 따라 변하면 자기장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패러데이 법칙에 따르면, 변하는 자기장은 다시 전기장을 만듭니다.

이제 놀라운 가능성이 생깁니다.

전기장이 변해서 자기장을 만들고, 그 자기장이 변해서 다시 전기장을 만들고, 그 전기장이 다시 자기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계속 만들어 내며 공간을 따라 퍼져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다음 장에서 배울 전자기파의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빛도 이 관점에서 보면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만들어 내며 공간을 달리는 파동입니다.

그러므로 변위전류는 단순한 수학적 장식이 아닙니다. 변위전류 덕분에 전자기학은 회로와 자석의 이론을 넘어, 빛과 통신과 우주 공간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확장됩니다.

네 방정식이 만드는 전체 구조

맥스웰 방정식을 하나의 이야기로 읽어 봅시다.

먼저 전하가 있습니다. 전하는 주변 공간에 전기장을 만듭니다. 이것이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입니다.

그런데 자기장에는 전하에 해당하는 홀로 된 근원이 없습니다. 자기장선은 끊어지지 않고 닫힌 고리를 이룹니다. 이것이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입니다.

이제 시간이 흐르며 장이 변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자기장이 변하면 그 주변에 회전하는 전기장이 생깁니다. 이것이 패러데이 법칙입니다.

반대로 전류가 흐르거나 전기장이 변하면 그 주변에 회전하는 자기장이 생깁니다. 이것이 암페어-맥스웰 법칙입니다.

이 네 문장을 연결하면 전자기학의 뼈대가 세워집니다.

전하는 전기장을 만들고, 전류는 자기장을 만듭니다. 변하는 자기장은 전기장을 만들고, 변하는 전기장은 자기장을 만듭니다. 다만 자기장 자체에는 시작점과 끝점이 없습니다.

이 구조를 머릿속에 넣어 두면 세부 공식들이 훨씬 덜 무섭게 느껴집니다. 공식은 이 구조를 숫자로 정확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구조를 모르면 공식은 암호처럼 보이지만, 구조를 알면 공식은 문장이 됩니다.

초보자가 가장 먼저 붙잡아야 할 해석

맥스웰 방정식을 처음 볼 때 모든 기호를 한꺼번에 이해하려고 하면 쉽게 지칩니다. 대신 다음의 해석을 먼저 붙잡으면 좋습니다.

첫째, 전기장과 자기장은 공간에 퍼져 있는 실제적인 영향입니다. 단순한 계산 도구가 아닙니다. 전하와 전류는 이 장을 만들고, 장은 다시 전하와 전류에 힘을 줍니다.

둘째, 전기장과 자기장은 정지한 그림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서로 연결되는 동적인 존재입니다. 변하는 자기장은 전기장을 만들고, 변하는 전기장은 자기장을 만듭니다.

셋째, 전기와 자기는 따로 떨어진 두 과목이 아닙니다. 맥스웰 방정식 안에서는 하나의 체계로 움직입니다.

이 정도만 확실히 이해해도 맥스웰 방정식의 문턱은 크게 낮아집니다. 나중에 미분형, 적분형, 벡터 미적분 같은 수학적 표현을 배우더라도, 결국 그 수식들이 말하는 내용은 이 장에서 본 네 문장으로 돌아옵니다.

작은 예로 전체를 다시 보기

마지막으로 간단한 상황 하나를 상상해 봅시다. 스위치를 켜면 축전기가 충전되는 회로입니다.

스위치를 닫는 순간 도선에 전류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전류가 흐르므로 도선 주변에 자기장이 생깁니다. 이것은 암페어-맥스웰 법칙의 전류 항으로 설명됩니다.

축전기 판에는 전하가 쌓입니다. 한쪽 판에는 양전하가 많아지고, 다른 쪽 판에는 음전하가 많아집니다. 전하가 있으므로 두 판 사이에는 전기장이 생깁니다. 이것은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과 연결됩니다.

충전이 진행되는 동안 두 판 사이의 전기장은 점점 커집니다. 전기장이 변하고 있으므로, 이 변하는 전기장은 자기장을 만드는 효과를 냅니다. 이것이 변위전류이며, 암페어-맥스웰 법칙의 핵심입니다.

회로 주변의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변한다면, 그 변화는 다시 전기장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패러데이 법칙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자기장선은 어디선가 갑자기 시작하거나 끝나지 않습니다. 자기장선은 닫힌 고리 구조를 이룹니다. 이것은 자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입니다.

작은 축전기 회로 하나에도 네 개의 맥스웰 방정식이 모두 숨어 있습니다. 전자기학의 아름다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복잡해 보이는 현상들도 사실은 몇 가지 깊은 원리의 다양한 얼굴입니다.

맥스웰 방정식 이후에 보이는 세계

맥스웰 방정식은 전자기학의 끝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배운 전하, 전기장, 전위, 전류, 자기장, 전자기 유도는 모두 이 네 방정식 안에 자리를 찾습니다.

이제 우리는 전기와 자기를 따로 보지 않습니다. 전하가 만든 전기장, 전류가 만든 자기장, 변하는 자기장이 만든 전기장, 변하는 전기장이 만든 자기장이 하나의 큰 구조 안에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변하는 전기장과 변하는 자기장이 서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은 다음 장으로 이어집니다. 만약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번갈아 만들어 내며 공간을 따라 퍼져 나간다면, 그것은 파동이 됩니다. 바로 전자기파입니다.

빛, 라디오파, 와이파이, 휴대전화 신호,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모두 전자기파의 가족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 놀라운 파동이 어떻게 생기고, 왜 빛과 연결되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맥스웰 방정식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전기와 자기는 따로 떨어진 현상이 아니다. 전하와 전류,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장이 함께 만들어 내는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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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전자기학: 전하에서 빛까지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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