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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류가 만드는 자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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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앞 장에서 우리는 자기장이 움직이는 전하에 힘을 준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떠오릅니다. 자기장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은 자석입니다. 막대자석 주변에는 자기장이 있고, 나침반은 그 자기장을 따라 방향을 잡습니다. 그런데 전자기학에서 더 깊고 중요한 답은 따로 있습니다. 자기장은 자석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류가 흐르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전류는 움직이는 전하입니다. 전하가 가만히 있으면 전기장을 만들고, 전하가 움직이면 자기장도 함께 만들어집니다. 이 장에서는 전류가 주변 공간에 어떤 자기장을 만드는지, 그 방향과 크기를 어떻게 구하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

전류가 흐르면 공간이 둥글게 감긴다

긴 직선 도선에 전류가 흐른다고 상상해 봅시다. 도선은 위아래로 곧게 뻗어 있고, 전류는 위쪽으로 흐릅니다. 이때 도선 주변에 작은 나침반을 여러 개 놓으면 나침반 바늘은 도선을 향해 곧장 가리키지 않습니다. 대신 도선을 중심으로 둥글게 빙글빙글 도는 방향을 가리킵니다.

이 모습이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전기장은 양전하에서 바깥으로 퍼져 나가거나 음전하를 향해 모여드는 모양이었습니다. 즉 전기장은 대체로 전하를 향하거나 전하에서 멀어지는 방향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직선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은 다릅니다. 자기장은 도선에서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도선을 둘러싼 원 모양으로 생깁니다.

마치 물속에서 막대기를 세워 놓고 그 막대기 주변으로 물이 빙빙 도는 것처럼, 전류가 흐르는 도선 주변의 자기장은 도선을 중심으로 원형의 방향을 이룹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기장선이 전류를 둘러싸며 닫힌 곡선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자기장의 방향은 전류의 방향에 따라 바뀝니다. 전류가 위로 흐를 때와 아래로 흐를 때, 자기장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돕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장의 방향을 빠르게 판단하기 위해 오른손 법칙을 사용합니다.

직선 도선의 오른손 법칙

직선 도선 주위의 자기장 방향을 찾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오른손을 사용합니다. 엄지손가락을 전류의 방향으로 세우고, 나머지 네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감아 봅니다. 이때 네 손가락이 감기는 방향이 바로 자기장의 방향입니다.

예를 들어 전류가 위쪽으로 흐른다면 오른손 엄지를 위로 세웁니다. 그러면 나머지 손가락은 도선을 중심으로 한 방향으로 감깁니다. 그 방향이 자기장선의 방향입니다. 반대로 전류가 아래쪽으로 흐르면 엄지를 아래로 향하게 해야 하므로, 손가락이 감기는 방향도 반대로 바뀝니다.

이 법칙은 단순한 암기 요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류와 자기장이 어떤 기하학적 관계를 맺는지 보여 줍니다. 전류의 방향과 자기장의 방향은 서로 나란하지 않습니다. 직선 도선의 경우, 자기장은 전류의 방향에 수직인 평면에서 도선을 중심으로 회전합니다.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도선 가까이에 있는 점에서 자기장 방향을 그릴 때, 자기장이 도선에서 바깥쪽으로 뻗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직선 전류가 만드는 자기장은 바깥쪽도 안쪽도 아닙니다. 그 점에서 원에 접하는 방향입니다. 원형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진행 방향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자동차는 원의 중심을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원의 둘레를 따라 접선 방향으로 달립니다. 자기장의 방향도 이와 비슷합니다.

자기장의 세기는 무엇에 따라 달라질까

직선 도선 주변의 자기장은 도선에 가까울수록 강하고, 멀어질수록 약합니다. 또한 전류가 클수록 자기장도 강해집니다. 이것은 직관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류란 단위 시간 동안 지나가는 전하의 양입니다. 더 많은 전하가 더 빠르게 지나간다면 주변 공간에 만들어지는 자기 효과도 커집니다.

긴 직선 도선에서 거리 (r)만큼 떨어진 곳의 자기장 크기는 다음과 같이 주어집니다.

[ B = frac{mu_0 I}{2pi r} ]

여기서 (B)는 자기장의 크기, (I)는 도선에 흐르는 전류, (r)은 도선으로부터의 거리입니다. (mu_0)는 진공의 투자율이라고 부르는 상수입니다. 투자율은 어떤 공간이 자기장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를 나타내는 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입문 수준에서는 진공이나 공기 중에서 (mu_0 approx 4pi times 10^{-7},text{T}cdottext{m/A})로 둡니다.

이 식은 두 가지를 말해 줍니다. 전류 (I)가 두 배가 되면 자기장도 두 배가 됩니다. 반면 거리 (r)이 두 배가 되면 자기장은 절반이 됩니다. 전기장에서 점전하의 영향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했던 것과 달리, 긴 직선 전류의 자기장은 거리의 1제곱에 반비례합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 점전하는 한 점에서 사방으로 퍼져 나가지만, 긴 직선 전류는 무한히 긴 선을 따라 이어진 분포이기 때문입니다. 전하나 전류가 어떤 모양으로 분포하는지에 따라 장의 거리 의존성이 달라집니다.

작은 전류 조각이 만드는 자기장: 비오-사바르 법칙

복잡한 모양의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직선 도선처럼 대칭이 좋은 경우에는 간단한 식을 쓸 수 있지만, 도선이 구부러져 있거나 원형 고리 모양이거나 이상한 곡선을 그린다면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이때 사용하는 기본 법칙이 비오-사바르 법칙입니다. 이름은 어렵지만 생각은 단순합니다. 도선을 아주 작은 조각들로 나눕니다. 각각의 작은 전류 조각이 주변의 한 점에 아주 작은 자기장 (dB)를 만듭니다. 그런 작은 자기장들을 모두 더하면 전체 자기장 (B)가 됩니다.

즉 비오-사바르 법칙의 핵심은 다음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전체 자기장은 작은 전류 조각들이 만드는 자기장의 합이다.

수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 dvec{B} = frac{mu_0}{4pi}frac{I,dvec{ell}timeshat{r}}{r^2} ]

이 식을 처음 보면 조금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씩 풀어 보면 의미가 분명합니다. (I)는 전류이고, (dvec{ell})은 도선의 아주 작은 조각을 나타내는 벡터입니다. 이 벡터의 방향은 전류가 흐르는 방향입니다. (r)은 그 작은 전류 조각에서 우리가 자기장을 구하려는 점까지의 거리이고, (hat{r})은 그 방향을 나타내는 단위벡터입니다.

가운데 있는 (times)는 벡터의 외적입니다. 외적은 두 방향에 모두 수직인 방향을 만들어 내는 연산입니다. 그래서 자기장의 방향은 전류 조각의 방향에도 수직이고, 전류 조각에서 관찰점으로 향하는 방향에도 수직입니다. 앞 장에서 자기력이 속도와 자기장에 모두 수직으로 작용했던 것처럼, 자기 현상에는 이런 수직 관계가 자주 등장합니다.

비오-사바르 법칙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전류가 클수록 작은 전류 조각이 만드는 자기장도 커집니다.

  • 관찰점이 전류 조각에서 멀수록 자기장은 약해집니다.

  • 전류 조각의 방향과 관찰점 방향이 나란하면 자기장을 만들지 못하고, 서로 수직에 가까울수록 더 큰 자기장을 만듭니다.

여기서 마지막 내용은 식 속 외적에 들어 있습니다. 두 방향 사이의 각도를 (theta)라고 하면 자기장의 크기는 (sintheta)에 비례합니다. (theta = 0^circ)이면 (sin 0^circ = 0)이므로 자기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반대로 (theta = 90^circ)이면 (sin 90^circ = 1)이므로 효과가 가장 큽니다.

비오-사바르 법칙은 매우 강력합니다. 원리적으로는 어떤 모양의 전류든 잘게 나누고 모두 더하면 자기장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계산에서는 적분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칭이 좋은 상황에서는 더 편리한 법칙을 사용합니다. 바로 암페어 법칙입니다.

암페어 법칙: 자기장이 얼마나 감겨 있는가

전기장에서 가우스 법칙이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을 기억해 봅시다. 가우스 법칙은 닫힌 면을 통과하는 전기 플럭스가 그 안의 전하와 관련된다는 법칙이었습니다. 덕분에 구대칭, 원통대칭, 평면대칭처럼 대칭이 좋은 전하 분포에서는 전기장을 매우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장에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법칙이 있습니다. 바로 암페어 법칙입니다.

[ oint vec{B}cdot dvec{ell} = mu_0 I_{text{enc}} ]

이 식의 왼쪽은 어떤 닫힌 경로를 따라 자기장이 얼마나 길게, 얼마나 같은 방향으로 이어지는지를 더한 값입니다. 기호 (oint)는 닫힌 길을 한 바퀴 돈다는 뜻입니다. 오른쪽의 (I_{text{enc}})는 그 닫힌 경로가 둘러싸고 있는 면을 통과하는 전체 전류입니다.

조금 더 감각적으로 말하면, 암페어 법칙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기장이 닫힌 길을 따라 얼마나 감겨 있는지는 그 길 안쪽을 뚫고 지나가는 전류에 의해 결정된다.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에서 닫힌 면 안의 전하가 중요했다면, 암페어 법칙에서는 닫힌 경로 안을 통과하는 전류가 중요합니다. 전하가 전기장의 원천이라면, 전류는 자기장의 회전하는 성질을 만들어 냅니다.

다만 암페어 법칙을 쓸 때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 법칙은 언제나 성립하지만, 계산이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닙니다. 자기장이 경로 위에서 일정하거나, 경로와 자기장의 방향 관계가 단순해야 쉽게 풀립니다. 그래서 암페어 법칙은 대칭이 좋은 문제에서 특히 빛을 발합니다.

암페어 법칙을 편하게 쓰려면 보통 다음 조건을 살펴봅니다.

  • 자기장의 크기가 선택한 경로 위에서 일정한가?

  • 자기장의 방향이 경로의 접선 방향과 나란하거나 수직인가?

  • 닫힌 경로가 감싸는 전류를 쉽게 셀 수 있는가?

이 조건들이 잘 맞으면 복잡한 적분이 아주 간단한 곱셈으로 바뀝니다. 이제 대표적인 예를 하나씩 보겠습니다.

긴 직선 도선의 자기장

먼저 가장 기본적인 경우입니다. 매우 긴 직선 도선에 전류 (I)가 흐릅니다. 도선에서 거리 (r)만큼 떨어진 곳의 자기장을 구해 봅시다.

이 문제는 원통대칭을 가집니다. 도선을 중심축으로 생각하면, 도선 주변의 모든 방향은 서로 동등합니다. 따라서 도선에서 같은 거리 (r)에 있는 점들은 자기장의 크기가 모두 같습니다. 자기장의 방향은 오른손 법칙에 따라 도선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는 방향입니다.

그러므로 암페어 경로로 반지름 (r)인 원을 잡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이 원 위에서 자기장 (vec{B})는 원의 접선 방향이고, 경로 요소 (dvec{ell})도 접선 방향입니다. 둘은 나란합니다. 또한 원 위에서 자기장의 크기 (B)는 일정합니다.

따라서 암페어 법칙의 왼쪽은 이렇게 단순해집니다.

[ oint vec{B}cdot dvec{ell} = Boint dell = B(2pi r) ]

원 경로가 감싸는 전류는 (I) 하나입니다. 따라서 오른쪽은 (mu_0 I)입니다.

[ B(2pi r)=mu_0 I ]

정리하면 다음 식이 나옵니다.

[ B = frac{mu_0 I}{2pi r} ]

앞에서 소개했던 직선 도선의 자기장 식이 바로 이렇게 암페어 법칙에서 나옵니다. 식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로 선택의 감각입니다. 자기장이 원형으로 감기므로, 우리도 원형 경로를 잡았습니다. 물리 문제에서 좋은 경로를 고른다는 것은 자연이 가진 대칭을 따라 걷는 일과 같습니다.

원형 전류와 코일의 자기장

직선 도선이 자기장을 만든다면, 도선을 둥글게 감아 원형 고리를 만들었을 때는 어떨까요? 원형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각 도선 조각이 자기장을 만듭니다. 고리 중심에서는 대칭 때문에 옆방향 성분들이 서로 상쇄되고, 고리의 축 방향 성분들이 더해집니다.

반지름이 (R)인 원형 고리 하나에 전류 (I)가 흐를 때, 고리 중심의 자기장 크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B = frac{mu_0 I}{2R} ]

이 식은 비오-사바르 법칙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고리의 모든 작은 전류 조각이 중심에 만드는 자기장의 방향이 같은 축 방향으로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실제 장치에서는 고리 하나보다 도선을 여러 번 감은 코일을 많이 사용합니다. 같은 전류가 흐르는 고리가 (N)번 겹쳐 있다면 중심 부근의 자기장은 대체로 (N)배 강해집니다. 도선을 감으면 감을수록 각 고리가 만드는 자기장이 서로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는 전자석의 기본입니다. 쇠못에 에나멜선을 여러 번 감고 전류를 흘리면 쇠못이 자석처럼 변합니다. 전류를 끊으면 자기 효과가 사라지거나 약해집니다. 자석처럼 보이는 현상을 전류로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이 전자석의 강력한 장점입니다.

솔레노이드: 직선으로 길게 감은 코일

도선을 원통 모양으로 촘촘하게 감은 장치를 솔레노이드라고 합니다. 스프링처럼 생긴 긴 코일을 떠올리면 됩니다. 솔레노이드에 전류가 흐르면 내부에는 비교적 균일하고 강한 자기장이 생기고, 외부의 자기장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왜 내부 자기장이 강해질까요? 솔레노이드는 원형 전류 고리가 길게 이어진 구조입니다. 각각의 고리가 만드는 자기장이 내부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더해집니다. 반면 외부에서는 여러 부분의 자기장이 서로 어느 정도 상쇄됩니다. 그래서 긴 솔레노이드 내부는 막대자석 내부와 비슷한 자기장 구조를 가집니다.

길이가 충분히 긴 솔레노이드에서 내부 자기장 크기는 다음과 같이 근사할 수 있습니다.

[ B = mu_0 n I ]

여기서 (n)은 단위 길이당 감긴 횟수입니다. 전체 감은 수가 (N), 솔레노이드 길이가 (L)이라면 (n = N/L)입니다.

이 식도 암페어 법칙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솔레노이드 내부에서는 자기장이 거의 일정하고 축 방향으로 나란합니다. 바깥에서는 자기장이 매우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직사각형 모양의 암페어 경로를 잡으면, 내부를 지나는 한 변에서만 주로 기여가 생깁니다. 그 경로가 감싸는 전류는 감긴 도선의 수만큼 더해집니다.

예를 들어 길이 (ell)만큼의 구간을 잡으면 그 안에 들어 있는 감은 수는 (nell)입니다. 각 감김마다 전류 (I)가 지나가므로 전체 감싸인 전류는 (nell I)입니다. 암페어 법칙을 적용하면

[ Bell = mu_0 nell I ]

이고, 양쪽의 (ell)이 약분되어

[ B = mu_0 n I ]

가 됩니다.

이 식은 솔레노이드의 자기장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도 알려 줍니다. 전류를 크게 하거나, 같은 길이에 더 촘촘히 감으면 됩니다. 실제 전자석, 릴레이, 스피커, 전동기, 자기공명영상 장치 등 수많은 기술이 이 원리를 바탕으로 작동합니다.

토로이드: 도넛 모양으로 감은 코일

이번에는 솔레노이드를 둥글게 구부려 양 끝을 이어 붙인 모양을 생각해 봅시다. 도넛처럼 생긴 코어에 도선을 감은 장치를 토로이드라고 합니다. 토로이드는 자기장을 내부에 잘 가두는 구조입니다.

토로이드 안쪽에서는 자기장이 도넛의 중심을 따라 둥글게 돕니다. 바깥쪽 자기장은 이상적인 경우 거의 0에 가깝습니다. 솔레노이드의 양 끝을 이어 붙였기 때문에 끝부분에서 자기장이 새어 나가는 효과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토로이드의 중심축을 둘러싼 반지름 (r)인 원형 암페어 경로를 잡아 봅시다. 대칭에 의해 자기장은 이 원을 따라 접선 방향이고, 같은 반지름에서는 크기가 일정합니다. 토로이드에 도선이 총 (N)번 감겨 있고 전류가 (I)라면, 경로가 감싸는 전체 전류는 (NI)입니다.

암페어 법칙을 적용하면

[ B(2pi r)=mu_0 NI ]

이므로

[ B = frac{mu_0 NI}{2pi r} ]

가 됩니다.

여기서 (r)은 토로이드 중심에서 자기장을 구하는 위치까지의 거리입니다. 직선 도선의 식과 모양이 비슷하지만, 의미는 다릅니다. 직선 도선에서는 실제 전류 하나가 중심을 통과하고 있었고, 토로이드에서는 감긴 도선들이 만드는 총 전류 효과가 경로 안에 들어 있습니다.

토로이드는 변압기나 인덕터 같은 회로 부품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자기장을 바깥으로 많이 흘리지 않고 내부에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주변 회로에 불필요한 영향을 덜 주면서 자기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전달하는 데 유리합니다.

암페어 법칙과 비오-사바르 법칙은 언제 사용할까

비오-사바르 법칙과 암페어 법칙은 서로 경쟁하는 법칙이 아닙니다. 둘 다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는 같은 사실을 표현합니다. 다만 문제를 푸는 방식이 다릅니다.

비오-사바르 법칙은 작은 전류 조각이 만드는 자기장을 모두 더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도선 모양이 복잡하거나, 특정한 한 점에서 자기장을 정밀하게 구하고 싶을 때 유용합니다. 원형 고리 중심의 자기장처럼 각 조각의 기여를 더해야 하는 문제에서 특히 잘 쓰입니다.

암페어 법칙은 자기장이 닫힌 경로를 따라 얼마나 감기는지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대칭이 아주 중요합니다. 긴 직선 도선, 긴 솔레노이드, 토로이드처럼 자기장의 방향과 크기를 미리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문제에서는 암페어 법칙이 훨씬 빠르고 간단합니다.

문제를 만났을 때는 이렇게 생각하면 좋습니다.

  • 도선의 각 조각이 만드는 자기장을 더해야 한다면 비오-사바르 법칙을 떠올립니다.

  • 원형, 원통형, 도넛형처럼 대칭이 뚜렷하다면 암페어 법칙을 먼저 떠올립니다.

  • 자기장의 방향을 모르면 오른손 법칙으로 전류와 자기장의 기하학적 관계부터 확인합니다.

전자기학 문제는 무작정 공식을 대입하는 과목이 아닙니다. 먼저 공간의 모양을 보고, 대칭을 찾고, 자기장이 어느 방향으로 생길지 상상해야 합니다. 그다음에 식을 쓰면 계산이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전류가 흐르는 두 도선 사이의 힘

이제 아주 흥미로운 상황을 살펴봅시다. 나란한 두 직선 도선에 전류가 흐릅니다. 첫 번째 도선의 전류는 주변에 자기장을 만듭니다. 두 번째 도선은 그 자기장 속에 놓인 전류이므로 자기력을 받습니다. 반대로 두 번째 도선도 자기장을 만들고, 첫 번째 도선도 힘을 받습니다.

즉 전류가 흐르는 두 도선은 서로 힘을 주고받습니다.

두 도선에 같은 방향으로 전류가 흐르면 두 도선은 서로 끌어당깁니다. 반대로 전류가 반대 방향으로 흐르면 서로 밀어냅니다. 이것도 오른손 법칙과 자기력 법칙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긴 직선 도선이 거리 (d)만큼 떨어져 있고, 각각 전류 (I_1), (I_2)가 흐른다고 합시다. 첫 번째 도선이 두 번째 도선 위치에 만드는 자기장 크기는

[ B_1 = frac{mu_0 I_1}{2pi d} ]

입니다. 자기장 속에서 전류가 흐르는 도선이 받는 힘은 (F = I L B)로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L)은 도선의 길이입니다. 자기장과 전류 방향이 수직인 경우를 생각하면, 두 번째 도선이 받는 힘은

[ F = I_2 L B_1 ]

입니다. 여기에 (B_1)을 대입하면

[ F = I_2 L frac{mu_0 I_1}{2pi d} ]

따라서 단위 길이당 힘은

[ frac{F}{L} = frac{mu_0 I_1 I_2}{2pi d} ]

가 됩니다.

이 식은 전류가 추상적인 숫자가 아니라 실제로 힘을 만들어 내는 물리량임을 보여 줍니다. 전류가 흐르는 두 도선은 보이지 않는 자기장을 통해 서로 밀고 당깁니다. 전선을 많이 쓰는 장치에서 큰 전류가 흐를 때 전선 사이의 힘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암페어라는 단위의 물리적 의미

전류의 단위는 암페어, 기호로는 A입니다. 우리는 앞에서 1암페어를 1초 동안 1쿨롱의 전하가 지나가는 전류로 이해했습니다.

[ 1,text{A} = 1,text{C/s} ]

이 설명은 전류를 전하의 흐름으로 이해하는 데 매우 좋습니다. 그런데 전류는 자기장을 만들고, 자기장은 다른 전류에 힘을 주므로 암페어는 힘을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란한 두 도선에 같은 크기의 전류가 흐른다고 해 봅시다. 두 도선 사이의 거리가 1m이고, 두 전류가 각각 1A라면 단위 길이당 힘은

[ frac{F}{L}=frac{mu_0(1)(1)}{2pi(1)} ]

입니다. (mu_0 approx 4pitimes10^{-7})을 넣으면

[ frac{F}{L}approx 2times10^{-7},text{N/m} ]

가 됩니다.

이 값은 매우 작습니다. 1m 길이의 도선에 작용하는 힘이 (2times10^{-7})뉴턴 정도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작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 관계는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고, 자기장이 다시 전류에 힘을 준다는 사실을 매우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역사적으로 암페어 단위는 이런 도선 사이의 힘을 이용해 정의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의 국제단위계에서는 암페어를 기본 전하의 값과 연결해 더 정밀하게 정의하지만, 두 도선 사이의 힘은 여전히 암페어의 물리적 의미를 이해하는 데 훌륭한 그림을 제공합니다. 전류는 단지 회로도에 적힌 숫자가 아니라, 공간에 자기장을 만들고 물체를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양입니다.

방향을 판단하는 작은 연습

자기장 문제에서 크기만큼 중요한 것이 방향입니다. 방향을 놓치면 식을 맞게 써도 물리적 상황을 잘못 이해할 수 있습니다.

종이 위에 점 하나가 있고, 그 점에서 전류가 종이 밖으로 나온다고 합시다. 전류가 우리 쪽으로 튀어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때 오른손 엄지를 종이 밖으로 향하게 하면, 네 손가락은 반시계방향으로 감깁니다. 따라서 자기장은 전류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입니다.

반대로 전류가 종이 안쪽으로 들어간다면 오른손 엄지를 종이 안쪽으로 향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손가락은 시계방향으로 감깁니다. 따라서 자기장은 시계방향입니다.

물리 교과서에서는 종이 밖으로 나오는 방향을 점 (odot)으로, 종이 안으로 들어가는 방향을 십자 (otimes)로 표시하곤 합니다. 화살이 우리 쪽으로 날아오면 화살촉의 점이 보이고, 멀어지면 화살깃 모양의 십자가 보인다고 생각하면 기억하기 쉽습니다.

이 기호에 익숙해지면 전류와 자기장의 방향 문제를 훨씬 빠르게 풀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도선이 동시에 만드는 자기장을 더할 때, 각 도선이 한 점에서 만드는 자기장 방향을 먼저 표시한 뒤 벡터합을 구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자기장을 구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 공식을 보았습니다. 직선 도선의 자기장, 원형 고리의 자기장, 솔레노이드의 자기장, 토로이드의 자기장, 두 도선 사이의 힘까지 살펴보았습니다. 공식이 많아 보일 수 있지만 중심 생각은 하나입니다.

전류는 주변 공간에 회전하는 성질의 자기장을 만든다.

직선 전류 주위의 자기장은 원형으로 감깁니다. 코일은 여러 전류 고리의 자기장을 한 방향으로 모읍니다. 솔레노이드는 내부에 거의 균일한 자기장을 만들고, 토로이드는 자기장을 도넛 내부에 가둡니다. 두 도선은 서로의 자기장을 통해 힘을 주고받습니다.

이 모든 현상은 서로 따로 떨어진 사실이 아닙니다.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고, 자기장이 전류에 힘을 주는 하나의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앞 장에서 우리는 자기장이 움직이는 전하를 휘게 만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움직이는 전하, 즉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 전기와 자기는 점점 더 깊게 얽히기 시작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이 연결이 한 단계 더 놀라운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자기장이 변하면 전류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고, 변하는 자기장이 다시 전기적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이것이 발전기, 변압기, 무선 충전, 수많은 현대 기술의 바탕이 되는 전자기 유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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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전자기학: 전하에서 빛까지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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