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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류와 기본 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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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이제 전하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앞선 장들에서 우리는 전하가 가만히 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았다. 전하는 전기장을 만들고, 전기장은 공간에 전기적 영향을 퍼뜨린다. 두 도체 사이에는 전위차가 생길 수 있고, 축전기는 그 전위차를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저장한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전기는 대부분 가만히 멈춘 전하가 아니다. 휴대전화가 충전되고, 전등이 켜지고, 전기밥솥이 열을 내고, 컴퓨터가 작동하려면 전하가 움직여야 한다. 정전기에서는 전하가 한곳에 모여 있는 장면을 주로 보았다면, 이제부터는 전하가 길을 따라 계속 이동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이렇게 움직이는 전하의 흐름이 바로 전류다.

축전기를 생각해 보자. 두 금속판에 서로 다른 전하가 저장되어 있고 그 사이에 전위차가 있다. 이 두 판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전하가 이동하면서 전위차를 줄이려 한다. 처음에는 흐름이 크지만, 전위차가 사라질수록 흐름도 약해진다. 결국 두 판의 전위가 같아지면 전류는 멈춘다.

전류가 흐르려면 단순히 전하가 있기만 해서는 부족하다. 전하를 계속 밀어 주는 전위차가 필요하고, 전하가 이동할 수 있는 길도 필요하다. 이 두 조건이 만나는 곳이 바로 회로다.

전류와 기본 회로

전류란 무엇인가

전류는 단위 시간 동안 어떤 단면을 지나간 전하량이다. 물이 파이프를 흐를 때 1초 동안 파이프의 한 지점을 얼마나 많은 물이 지나가는지 생각할 수 있듯이, 전류는 1초 동안 도선의 한 단면을 얼마나 많은 전하가 지나가는지를 나타낸다.

수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다.

$$I = frac{ΔQ}{Δt}$$

여기서 $I$는 전류, $ΔQ$는 지나간 전하량, $Δt$는 걸린 시간이다. 전하량의 단위는 쿨롱(C), 시간의 단위는 초(s)이므로 전류의 단위는 C/s이다. 이 단위를 특별히 암페어(A)라고 부른다.

$$1text{ A} = 1text{ C/s}$$

즉 1 A의 전류가 흐른다는 말은, 어떤 단면을 1초 동안 1 C의 전하가 지나간다는 뜻이다. 2 A라면 1초에 2 C, 0.5 A라면 1초에 0.5 C의 전하가 지나간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류가 전하 하나의 속도를 직접 말하는 양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류는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전하가 지나가는지를 말한다. 도선 속 전자 하나하나가 느리게 움직이더라도, 많은 전자가 동시에 조금씩 이동하면 꽤 큰 전류가 될 수 있다.

전류의 방향과 전자의 방향

처음 전류를 배울 때 많은 사람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금속 도선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입자는 대부분 전자다. 전자는 음전하를 가지고 있으므로, 전기장과 반대 방향으로 힘을 받아 움직인다.

그런데 회로도에서 전류의 방향은 보통 전지의 양극에서 나와 음극으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표시한다. 이것을 관습적 전류 방향이라고 한다. 역사적으로 전류의 방향이 먼저 정해졌고, 나중에 전자가 음전하를 가진 입자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속 도선에서는 다음을 구분해야 한다.

  • 전류의 방향은 양전하가 움직인다고 가정했을 때의 방향이다.

  • 전자의 실제 이동 방향은 전류 방향과 반대다.

  • 회로 문제를 풀 때는 보통 전류 방향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이 차이는 처음에는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익숙해지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도로에서 자동차가 왼쪽으로 움직이든 오른쪽으로 움직이든, 우리가 정한 기준 방향에 따라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 중요한 것은 한 문제 안에서 방향을 일관되게 정하는 것이다.

전류가 흐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전류가 흐르기 위한 가장 기본 조건은 닫힌 길이다. 전지, 전구, 스위치, 도선을 연결했을 때 스위치가 열려 있으면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길이 끊어져 있기 때문이다. 스위치를 닫으면 도선이 이어지고, 전하가 계속 순환할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길만 있다고 전류가 계속 흐르지는 않는다. 전하를 밀어 주는 원인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전압, 더 정확히는 전위차다. 전위차는 전하가 이동할 때 에너지를 주고받게 만드는 전기적 높낮이 차이다.

물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게 하려면 높이 차가 필요하다. 회로에서 전하가 흐르게 하려면 전위차가 필요하다. 전지는 내부의 화학 작용을 이용해 양 끝 사이에 전위차를 유지한다. 그래서 전지는 단순히 전하를 저장한 상자가 아니라, 전하가 회로를 돌며 에너지를 주고받도록 만드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조심해야 한다. 전류가 흐른다고 해서 전하가 전지에서 만들어져 전구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회로 안의 전하는 대체로 계속 순환한다. 전지는 전하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구나 저항은 그 에너지를 빛이나 열로 바꾼다.

즉 회로에서 정말 중요한 흐름은 전하의 흐름이면서 동시에 에너지의 흐름이다.

옴의 법칙: 전압, 전류, 저항의 관계

전류를 이해하는 데 가장 자주 등장하는 관계가 옴의 법칙이다.

$$V = IR$$

여기서 $V$는 전압, $I$는 전류, $R$은 저항이다. 이 식은 단순해 보이지만 회로의 기본 언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전압은 전하를 밀어 주는 전기적 높낮이 차다. 전류는 그 결과로 흐르는 전하의 양이다. 저항은 그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다. 같은 전압을 걸어도 저항이 크면 전류가 작고, 저항이 작으면 전류가 크다.

예를 들어 10 V의 전압을 5 Ω의 저항에 걸면 전류는 다음과 같다.

$$I = frac{V}{R} = frac{10text{ V}}{5text{ Ω}} = 2text{ A}$$

전압을 두 배로 키워 20 V로 만들고 저항은 그대로 두면 전류도 4 A로 두 배가 된다. 반대로 전압은 그대로인데 저항을 10 Ω으로 키우면 전류는 1 A로 줄어든다.

옴의 법칙을 외울 때는 단순히 공식 하나를 기억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 것이 좋다. 다음처럼 말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 전압이 클수록 전류는 커진다.

  • 저항이 클수록 전류는 작아진다.

  • 저항은 전압에 비해 전류가 얼마나 잘 흐르는지를 나타낸다.

모든 물체가 항상 옴의 법칙을 정확히 따르는 것은 아니다. 어떤 부품은 전압이 변하면 저항처럼 보이는 성질도 함께 변한다. 하지만 금속 저항처럼 일정한 온도에서 비교적 일정한 저항값을 가지는 부품은 옴의 법칙으로 잘 설명된다. 이런 물체를 옴성 물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저항은 왜 생길까

금속 안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들이 있다. 전압을 걸면 도선 안에 전기장이 생기고, 전자들은 전기장의 영향을 받아 한쪽 방향으로 조금씩 이동한다. 하지만 전자들이 아무 방해 없이 미끄러지듯 달리는 것은 아니다.

금속 내부에는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고, 그 원자들은 열운동 때문에 조금씩 흔들린다. 전자들은 이동하면서 이 원자들과 상호작용하고, 불순물이나 결함과도 부딪히듯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 결과 전자의 흐름은 방해를 받는다. 이것이 저항의 미시적 그림이다.

저항은 물질의 종류, 길이, 굵기와 관련이 있다. 같은 재료라면 길이가 길수록 전자가 지나가며 방해받을 기회가 많아져 저항이 커진다. 반대로 도선이 굵을수록 전자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이 넓어져 저항이 작아진다.

이 관계는 다음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R = ρfrac{L}{A}$$

여기서 $ρ$는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나타내는 비저항, $L$은 도선의 길이, $A$는 도선의 단면적이다. 이 식을 꼭 복잡하게 외울 필요는 없다. 좁고 긴 복도는 지나가기 힘들고, 넓고 짧은 복도는 지나가기 쉬운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전기 에너지는 어디로 갈까

회로에서 전류가 흐르면 에너지도 이동한다. 전지는 전하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저항은 그 에너지를 다른 형태로 바꾼다. 가장 흔한 형태가 열이다.

전기난로, 토스터, 전기장판은 모두 저항에서 전기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는 원리를 이용한다. 전구의 필라멘트도 높은 저항 때문에 뜨거워지고, 그 과정에서 빛을 낸다. 물론 현대의 LED 조명은 작동 방식이 다르지만, 전기 에너지가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바뀐다는 큰 틀은 같다.

전기 에너지가 얼마나 빠르게 변환되는지를 나타내는 양이 전력이다. 전력은 단위 시간당 에너지 변환량이며, 단위는 와트(W)다.

전기 회로에서 전력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P = IV$$

전류 $I$가 흐르고 전압 $V$가 걸려 있을 때, 그 부품에서 1초마다 변환되는 에너지의 양이 $P$다. 여기에 옴의 법칙 $V = IR$을 결합하면 저항에서의 전력을 다른 형태로도 나타낼 수 있다.

$$P = I^2R$$

또는

$$P = frac{V^2}{R}$$

이 세 식은 서로 다른 공식처럼 보이지만 모두 같은 사실을 말한다. 상황에 따라 알고 있는 값이 다르므로 편한 식을 골라 쓰면 된다.

예를 들어 3 Ω의 저항에 2 A의 전류가 흐르면 저항에서 소비되는 전력은 다음과 같다.

$$P = I^2R = (2text{ A})^2 times 3text{ Ω} = 12text{ W}$$

이는 그 저항에서 1초마다 12 J의 전기 에너지가 열 등의 형태로 바뀐다는 뜻이다.

여기서 소비라는 표현을 자주 쓰지만, 에너지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에너지는 없어지지 않고 형태만 바뀐다. 전기 에너지가 열에너지, 빛에너지, 소리에너지, 운동에너지 등으로 변환되는 것이다.

직렬 회로: 한 줄로 이어진 길

가장 단순한 회로 연결 방식 중 하나는 직렬 연결이다. 직렬 회로에서는 부품들이 하나의 길 위에 차례로 놓인다. 전하가 회로를 한 바퀴 돌려면 모든 부품을 순서대로 지나가야 한다.

직렬 회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전류가 모든 부품에서 같다는 것이다. 길이 하나뿐이므로 어느 지점을 지나든 1초 동안 지나가는 전하량은 같아야 한다. 만약 어떤 지점에서 전류가 더 크고 다른 지점에서 더 작다면, 중간 어딘가에 전하가 계속 쌓이거나 사라져야 한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직렬 회로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 전압은 각 부품에 나뉘어 걸린다. 전지가 공급한 전체 전압은 저항들을 지나면서 나누어 떨어진다. 저항이 큰 부품일수록 더 큰 전압이 걸린다.

직렬로 연결된 저항의 전체 저항은 단순히 더하면 된다.

$$R_{text{전체}} = R_1 + R_2 + R_3 + cdots$$

예를 들어 2 Ω, 3 Ω, 5 Ω의 저항을 직렬로 연결하면 전체 저항은 10 Ω이다. 길을 따라 방해물이 차례로 늘어나는 것이므로 전체 방해도 커진다고 이해하면 자연스럽다.

병렬 회로: 갈림길이 있는 회로

병렬 연결에서는 전류가 여러 갈래 길로 나뉜다. 집 안의 전기 배선을 생각하면 병렬 연결의 의미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거실 전등을 꺼도 냉장고가 꺼지지 않고, 컴퓨터를 켜도 세탁기가 반드시 함께 켜지지 않는다. 각 장치가 독립적인 갈래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병렬 회로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각 가지에 걸리는 전압이 같다는 것이다. 병렬로 연결된 부품들은 같은 두 점 사이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양 끝의 전위차가 같다.

반면 전류는 갈라진다. 전체 전류는 각 가지로 흐르는 전류의 합이다. 저항이 작은 가지에는 더 큰 전류가 흐르고, 저항이 큰 가지에는 더 작은 전류가 흐른다.

병렬 저항의 전체 저항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frac{1}{R_{text{전체}}} = frac{1}{R_1} + frac{1}{R_2} + frac{1}{R_3} + cdots$$

병렬 연결에서는 가지가 많아질수록 전체 저항이 작아진다. 길이 여러 개 생기면 전하가 흐를 수 있는 통로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복도 하나보다 복도 세 개가 동시에 열려 있을 때 사람들이 더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키르히호프 법칙: 회로 속 보존 법칙

회로가 조금만 복잡해져도 단순히 직렬과 병렬만으로 바로 풀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이때 강력한 도구가 키르히호프 법칙이다. 이름은 어렵지만 핵심은 아주 익숙하다. 전하 보존과 에너지 보존이다.

키르히호프 법칙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접합점 법칙이다. 회로의 한 점에서 전류가 여러 갈래로 나뉘거나 합쳐질 때, 들어오는 전류의 합은 나가는 전류의 합과 같다.

$$sum I_{text{들어옴}} = sum I_{text{나감}}$$

이것은 전하 보존을 회로에 적용한 것이다. 접합점에 전하가 계속 쌓이지 않는다면, 들어온 만큼 나가야 한다. 물이 흐르는 관의 갈림길에서도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갈림길로 초당 10 L의 물이 들어왔다면, 특별히 물이 새거나 저장되지 않는 한 나가는 물의 총량도 초당 10 L이어야 한다.

둘째는 고리 법칙이다. 회로의 닫힌 고리를 한 바퀴 돌 때 전압 변화의 합은 0이다.

$$sum ΔV = 0$$

이것은 에너지 보존을 회로에 적용한 것이다. 전하가 전지를 지나며 에너지를 얻고, 저항을 지나며 에너지를 잃는다. 닫힌 회로를 한 바퀴 돌아 원래 위치로 돌아오면 전하 한 개가 가진 전기적 에너지는 처음과 같아야 한다. 따라서 얻은 전압과 잃은 전압을 모두 더하면 0이 된다.

예를 들어 12 V 전지에 저항 두 개가 직렬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자. 전류가 흐르면서 첫 번째 저항에서 5 V만큼 전압이 떨어지고, 두 번째 저항에서 7 V만큼 전압이 떨어진다면 전체 전압 강하는 12 V다. 전지가 12 V만큼 전압을 올려 주고, 저항들이 합쳐서 12 V만큼 전압을 낮춘다. 한 바퀴 돌면 전체 변화는 0이다.

$$+12text{ V} - 5text{ V} - 7text{ V} = 0$$

이 식은 단순한 계산을 넘어 중요한 그림을 보여 준다. 전지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곳이고, 저항은 에너지가 변환되는 곳이다. 회로 전체에서는 에너지가 보존된다.

회로 문제를 읽는 순서

회로 문제를 만나면 많은 학생이 먼저 공식을 찾는다. 하지만 좋은 출발점은 공식이 아니라 흐름을 보는 것이다. 전류가 어디서 갈라지고 어디서 다시 합쳐지는지, 전압이 어느 부품에 걸리는지, 에너지가 어디서 공급되고 어디서 소비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간단한 회로를 분석할 때는 다음 순서가 도움이 된다.

  • 회로가 닫혀 있는지 확인한다.

  • 직렬 부분과 병렬 부분을 구분한다.

  • 같은 전류가 흐르는 곳과 같은 전압이 걸리는 곳을 찾는다.

  • 옴의 법칙으로 전압, 전류, 저항 중 모르는 값을 구한다.

  • 전력이 필요하면 $P = IV$, $P = I^2R$, $P = V^2/R$ 중 알맞은 식을 사용한다.

  • 복잡한 갈림길과 고리가 있으면 키르히호프 법칙을 적용한다.

이 순서는 단순한 요령이 아니라 회로를 물리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전류는 전하 보존을 따라 흐르고, 전압은 에너지 보존을 따라 분배된다. 회로 문제는 결국 이 두 보존 법칙을 숫자로 표현하는 일이다.

전류는 느리지만 전기적 변화는 빠르다

전류를 배울 때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스위치를 누르면 전등은 거의 즉시 켜진다. 그래서 우리는 전자가 전지에서 출발해 도선을 빠르게 달려 전구에 도착한다고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금속 도선 속 전자들의 평균적인 이동 속도, 즉 드리프트 속도는 매우 느린 편이다. 전자들은 원래도 열운동 때문에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전기장이 걸렸을 때 한 방향으로 서서히 치우쳐 이동한다. 그럼에도 전등이 빠르게 켜지는 이유는 회로 전체에 전기적 영향이 매우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긴 물이 가득 찬 호스를 생각해 보자. 한쪽 끝에서 물을 조금 밀면 반대쪽 끝의 물도 거의 즉시 움직인다. 물 분자 하나가 호스 전체를 순식간에 달려간 것이 아니라, 밀림의 효과가 호스 전체를 통해 전달된 것이다. 회로에서도 비슷하게, 도선 속 전하들이 이미 곳곳에 존재하고 있으며 전기장이 형성되면서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시작된다.

이 관점은 전류를 더 깊게 이해하게 해 준다. 회로는 전하가 긴 여행을 떠나는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전기장이 형성되고 에너지가 전달되는 공간이다. 이 생각은 뒤에서 자기장과 전자기파를 배울 때 더욱 중요해진다.

짧은 예제로 정리해 보기

9 V 전지에 3 Ω 저항 하나를 연결했다고 하자. 옴의 법칙에 따라 전류는 다음과 같다.

$$I = frac{V}{R} = frac{9text{ V}}{3text{ Ω}} = 3text{ A}$$

이 저항에서 소비되는 전력은

$$P = IV = 3text{ A} times 9text{ V} = 27text{ W}$$

또는

$$P = I^2R = (3text{ A})^2 times 3text{ Ω} = 27text{ W}$$

로 계산할 수 있다.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번에는 9 V 전지에 3 Ω 저항과 6 Ω 저항을 직렬로 연결해 보자. 전체 저항은 9 Ω이다.

$$R_{text{전체}} = 3text{ Ω} + 6text{ Ω} = 9text{ Ω}$$

전체 전류는

$$I = frac{9text{ V}}{9text{ Ω}} = 1text{ A}$$

이다. 직렬 회로에서는 모든 저항에 같은 전류가 흐르므로 두 저항 모두 1 A가 흐른다. 3 Ω 저항에 걸리는 전압은 3 V, 6 Ω 저항에 걸리는 전압은 6 V다.

$$V_1 = 1text{ A} times 3text{ Ω} = 3text{ V}$$

$$V_2 = 1text{ A} times 6text{ Ω} = 6text{ V}$$

두 전압을 더하면 9 V다. 전지가 올려 준 전압이 두 저항에서 나뉘어 떨어진 것이다. 이것이 키르히호프 고리 법칙의 한 예다.

전류에서 자기장으로

이번 장에서는 정지한 전하에서 움직이는 전하로 시야를 넓혔다. 전류는 단위 시간당 흐르는 전하량이고, 전압은 그 흐름을 만들어 내는 전기적 높낮이 차이며, 저항은 그 흐름을 방해하는 성질이다. 옴의 법칙은 이 세 양을 연결하고, 전력 공식은 전기 에너지가 얼마나 빠르게 다른 형태로 바뀌는지를 알려 준다. 키르히호프 법칙은 복잡한 회로에서도 전하 보존과 에너지 보존이 여전히 중심 원리임을 보여 준다.

여기까지 오면 전기 회로가 단순한 부품 연결도가 아니라는 사실이 보인다. 회로 안에서는 전기장이 전하를 움직이고, 전위차가 에너지를 공급하며, 저항이 그 에너지를 열이나 빛으로 바꾼다. 우리가 앞에서 배운 전기장과 전위의 개념이 실제 장치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움직이는 전하는 또 다른 현상을 만들어 낸다. 전류가 흐르는 도선 주변에 나침반을 가까이 가져가면 바늘이 흔들린다. 전하가 움직이면 주변 공간에 자기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 새로운 장, 자기장으로 들어간다. 전기와 자기는 서로 다른 현상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깊이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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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전자기학: 전하에서 빛까지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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