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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플럭스와 가우스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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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전기장선을 '세어 본다'는 생각

앞 장에서 우리는 전기장을 "전하가 주변 공간에 만들어 놓은 영향"으로 보았다. 양전하 근처에 시험 전하를 놓으면 밀려나고, 음전하 근처에 놓으면 끌려간다. 이때 공간 곳곳에 전기장의 방향과 세기를 표시하면 전기장선이라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전기장선은 실제로 공간에 그어진 실은 아니다. 하지만 전기장을 상상하는 데 매우 좋은 도구다. 전기장선이 촘촘한 곳은 전기장이 강하고, 성긴 곳은 전기장이 약하다. 전기장선의 방향은 양전하가 밀려나는 방향, 즉 전기장의 방향을 나타낸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자. 어떤 면을 하나 세워 놓고, 그 면을 통과하는 전기장선이 얼마나 많은지 세어 본다면 어떨까?

바람이 부는 날을 떠올려도 좋다. 창문을 활짝 열어 두면 바람이 창문을 통과한다. 창문을 바람 방향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열면 바람이 많이 들어온다. 반대로 창문을 바람 방향과 나란히 놓으면 바람은 창문을 거의 통과하지 못하고 옆으로 지나간다. 창문이 클수록 통과하는 바람의 양도 많아진다.

전기 플럭스도 비슷하다. 전기 플럭스는 간단히 말해 어떤 면을 통과하는 전기장의 양이다.

전기장을 바람이라고 생각하고, 면을 창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기장이 강할수록, 면의 넓이가 클수록, 그리고 전기장이 면을 정면으로 통과할수록 플럭스는 커진다.

전기 플럭스와 가우스 법칙

플럭스는 면을 통과하는 전기장의 양이다

가장 쉬운 경우부터 생각해 보자. 넓이가 $A$인 평평한 면이 있고, 전기장 $E$가 그 면을 수직으로 통과한다고 하자. 그러면 전기 플럭스 $Phi_E$는 다음처럼 쓸 수 있다.

$$ Phi_E = EA $$

여기서 $Phi_E$는 전기 플럭스를 뜻한다. 그리스 문자 $Phi$는 "파이" 또는 "플럭스"라고 읽는다. 아래첨자 $E$는 전기장과 관련된 플럭스라는 뜻이다.

하지만 전기장이 언제나 면을 정면으로 통과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장이 면에 비스듬히 들어오면, 실제로 면을 뚫고 지나가는 양은 줄어든다. 면과 나란히 지나가는 전기장은 아무리 강해도 그 면을 통과하지 않는다.

그래서 플럭스를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전기장 중에서 면에 수직인 성분이 면을 통과하는 양이다.

수식으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 Phi_E = EAcostheta $$

여기서 $theta$는 전기장 방향과 면에 수직인 방향 사이의 각도다. 면에 수직인 방향을 보통 법선 방향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책상 위에 종이를 놓았을 때 종이에서 똑바로 위로 솟은 방향이 법선 방향이다.

전기장이 법선 방향과 같은 방향이면 $theta=0^circ$이고, $cos 0^circ=1$이므로 플럭스는 $EA$가 된다. 전기장이 면과 나란하면 법선 방향과 $90^circ$를 이루고, $cos 90^circ=0$이므로 플럭스는 0이 된다.

이 한 문장이 플럭스의 핵심이다.

전기 플럭스는 전기장이 얼마나 강한지, 면이 얼마나 넓은지, 그리고 전기장이 그 면을 얼마나 정면으로 통과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열린 면과 닫힌 면

면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열린 면이고, 다른 하나는 닫힌 면이다.

책상 위에 놓인 종이 한 장은 열린 면이다. 종이의 앞면과 뒷면은 있지만, 그 자체로 어떤 공간을 완전히 감싸지는 않는다. 반면 풍선의 표면, 공의 표면, 상자의 겉면은 닫힌 면이다. 닫힌 면은 안쪽과 바깥쪽을 구분한다.

가우스 법칙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닫힌 면이다. 닫힌 면을 하나 상상해 보자. 실제로 금속 껍질이나 유리 구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머릿속으로 그린 가상의 면이어도 된다. 물리학에서는 이런 면을 가우스 면이라고 부른다.

가우스 면은 실제 물체가 아니라 계산을 위해 우리가 선택하는 상상 속의 닫힌 면이다. 이 점이 아주 중요하다. 가우스 면을 잘 고르면 어려운 전기장 계산이 갑자기 쉬워진다.

닫힌 면을 통과하는 플럭스를 생각할 때는 부호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전기장이 닫힌 면의 바깥쪽으로 나가면 플럭스를 양수로 잡고, 안쪽으로 들어오면 음수로 잡는다.

양전하를 감싸는 구면을 생각해 보자. 양전하에서 전기장선은 바깥쪽으로 뻗어 나간다. 따라서 닫힌 면을 빠져나가는 전기장선이 많고, 전체 플럭스는 양수다.

반대로 음전하를 감싸는 구면을 생각해 보자. 전기장선은 음전하를 향해 안쪽으로 들어간다. 따라서 닫힌 면으로 들어오는 전기장선이 많고, 전체 플럭스는 음수다.

그렇다면 닫힌 면 안에 전하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전기장선이 한쪽으로 들어왔다가 다른 쪽으로 나갈 수는 있다. 하지만 들어온 만큼 나간다면 전체적으로는 남는 플럭스가 없다. 즉 전체 플럭스는 0이 된다.

이 생각이 바로 가우스 법칙으로 이어진다.

가우스 법칙의 핵심 문장

가우스 법칙은 전기 플럭스와 전하 사이의 관계를 말해 준다. 말로 쓰면 다음과 같다.

닫힌 면을 통과하는 전체 전기 플럭스는 그 면 안에 들어 있는 전체 전하량에 비례한다.

수식으로는 다음과 같다.

$$ Phi_E = frac{Q_{text{inside}}}{varepsilon_0} $$

조금 더 정식으로 쓰면 이렇게 쓴다.

$$ oint vec{E}cdot dvec{A}=frac{Q_{text{inside}}}{varepsilon_0} $$

처음 보면 기호가 무섭게 생겼지만, 뜻은 단순하다. 왼쪽은 "닫힌 면 전체에서 전기장이 통과하는 양을 모두 더하라"는 뜻이다. 오른쪽은 "그 닫힌 면 안에 들어 있는 전하량을 $varepsilon_0$로 나누라"는 뜻이다.

$Q_{text{inside}}$는 닫힌 면 안에 들어 있는 전체 전하량이다. 면 바깥에 있는 전하는 여기에 포함하지 않는다. $varepsilon_0$는 진공의 유전율이라고 부르는 상수다. 전기장이 진공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나타내는 기본 상수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가장 놀라운 점은 이것이다.

닫힌 면의 모양이 구든, 상자든, 찌그러진 감자 모양이든 상관없다. 그 닫힌 면 안에 들어 있는 전체 전하량이 같다면, 전체 플럭스는 같다.

물론 면 위의 전기장 세기는 위치마다 다를 수 있다. 어떤 곳에서는 강하고, 어떤 곳에서는 약할 수 있다. 하지만 면 전체를 통과하는 플럭스를 모두 합치면 결국 내부 전하량만으로 결정된다.

이 법칙은 전기장선을 이용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양전하에서 전기장선이 시작되고, 음전하에서 전기장선이 끝난다고 생각해 보자. 닫힌 면 안에 양전하가 있으면 그 전하에서 시작한 전기장선이 면 밖으로 빠져나간다. 닫힌 면 안에 음전하가 있으면 전기장선이 면 안으로 들어와 그 전하에서 끝난다. 안에 전하가 없다면 전기장선은 들어온 만큼 나간다.

그래서 가우스 법칙은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전기장선이 닫힌 면을 통해 순수하게 얼마나 빠져나가는지는, 그 안에 전하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로 결정된다.

왜 가우스 법칙이 강력한가

가우스 법칙은 언제나 성립한다. 전하가 하나만 있어도 성립하고, 전하가 수천 개 있어도 성립한다. 전하가 규칙적으로 놓여 있어도 성립하고, 제멋대로 흩어져 있어도 성립한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 가우스 법칙이 항상 성립한다는 말과, 가우스 법칙으로 전기장을 항상 쉽게 구할 수 있다는 말은 다르다.

가우스 법칙으로 전기장을 쉽게 구하려면 전기장이 면 위에서 아주 단순한 모양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가우스 면 위에서 전기장의 크기가 어디서나 같고, 방향도 면에 수직이거나 나란해서 플럭스 계산이 쉬워야 한다. 그래야 복잡한 적분을 하지 않고도 식을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대칭성이다.

대칭성이란 대략 이런 뜻이다. 어떤 물체를 돌리거나 옮기거나 뒤집어도 상황이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성질이다. 완벽한 구 모양 전하 분포는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같다. 아주 길고 균일한 직선 전하는 축을 중심으로 돌려도 같다. 무한히 넓은 평면 전하는 평면 위에서 어느 곳으로 옮겨도 같다.

이런 경우에는 전기장이 어떤 방향을 가져야 하는지, 같은 거리에서는 세기가 같아야 하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면 가우스 면을 영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

가우스 법칙을 잘 쓰는 비결은 법칙 자체보다도 가우스 면을 고르는 눈에 있다.

가우스 면을 고르는 기본 원칙

가우스 면은 아무렇게나 골라도 된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고르면 계산이 어려워진다. 좋은 가우스 면은 전기장과 잘 맞아떨어지는 면이다.

전기장을 구하고 싶은 지점이 있다면, 그 지점을 지나면서도 전하 분포의 대칭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닫힌 면을 선택한다. 구대칭이면 구면, 원통대칭이면 원통면, 평면대칭이면 작은 원기둥 모양의 면을 자주 쓴다.

좋은 가우스 면을 고르면 다음 일이 일어난다.

  • 면의 일부에서 전기장의 크기 $E$가 일정해진다.

  • 전기장이 면에 수직이어서 플럭스가 $EA$처럼 단순해진다.

  • 전기장이 면과 나란해서 그 부분의 플럭스가 0이 된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만 일어나도 계산이 쉬워지고, 여러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면 계산은 거의 한 줄로 끝난다.

이제 대표적인 세 가지 대칭성을 차례로 살펴보자.

구대칭: 점전하와 구 모양 전하 분포

가장 친숙한 예는 점전하다. 점전하 $Q$가 공간 한가운데 놓여 있다고 하자. 이 전하는 모든 방향으로 똑같이 전기장을 만든다. 위쪽이라고 특별히 강하지 않고, 오른쪽이라고 특별히 약하지도 않다. 점전하에서 같은 거리만큼 떨어진 지점들은 모두 같은 전기장 세기를 가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구 모양 가우스 면을 고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점전하를 중심으로 하고 반지름이 $r$인 구면을 상상해 보자.

이 구면 위의 모든 점은 점전하로부터 거리가 $r$로 같다. 따라서 전기장의 크기 $E$도 구면 전체에서 같다. 또한 점전하가 만드는 전기장은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뻗어 나가므로, 구면에 수직이다. 구면의 각 지점에서 바깥쪽 법선 방향과 전기장 방향이 일치한다.

그러면 플럭스 계산이 매우 쉬워진다.

구의 겉넓이는 $4pi r^2$이므로,

$$ Phi_E = E(4pi r^2) $$

가우스 법칙에 따르면 이 플럭스는 내부 전하량을 $varepsilon_0$로 나눈 값이다. 구면 안에는 점전하 $Q$가 들어 있으므로,

$$ E(4pi r^2)=frac{Q}{varepsilon_0} $$

따라서 전기장의 크기는

$$ E=frac{Q}{4pivarepsilon_0 r^2} $$

이 식은 앞에서 배운 쿨롱 법칙의 전기장 형태와 같다. 가우스 법칙으로 점전하의 전기장을 다시 얻은 셈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계산 과정이다. 쿨롱 법칙을 직접 이용해 여러 전하 조각이 만드는 전기장을 모두 더하려면 어려운 적분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전하 분포가 구대칭이면, 가우스 면을 구로 선택해서 전기장을 매우 쉽게 구할 수 있다.

구대칭 전하 분포에서는 바깥쪽 전기장이 마치 전체 전하가 중심에 모여 있는 것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전하가 균일하게 퍼진 구나 얇은 구껍질의 바깥쪽에서는, 바깥에 있는 관찰자 입장에서 전체 전하가 중심에 모여 있는 것처럼 전기장이 보인다.

물론 구 내부에서는 내부에 실제로 얼마만큼의 전하가 들어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가우스 법칙의 오른쪽에는 항상 전체 전하가 아니라, 선택한 가우스 면 안에 들어 있는 전하만 들어간다.

이 점은 실수하기 쉽다. 반지름 $r$인 가우스 구면을 그렸다면, 그 구면 안에 들어온 전하만 $Q_{text{inside}}$다. 바깥에 있는 전하는 전체 플럭스에는 직접 들어가지 않는다.

원통대칭: 길게 뻗은 선전하

이번에는 아주 길고 곧은 선에 전하가 균일하게 퍼져 있다고 하자. 예를 들어 길게 뻗은 전하 띤 실을 상상하면 된다. 실제로 무한히 긴 실은 없지만, 관찰하는 위치가 실의 끝에서 충분히 멀다면 무한히 긴 선전하처럼 근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전기장은 선에서 바깥쪽으로 퍼져 나간다. 선을 중심으로 오른쪽, 왼쪽, 위, 아래 어느 방향을 보아도 상황은 같다. 또한 선을 따라 위아래로 조금 움직여도 전하 분포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대칭성을 원통대칭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우스 면도 원통 모양으로 고른다.

전하가 놓인 선을 원통의 중심축으로 삼고, 반지름이 $r$, 길이가 $L$인 원통형 가우스 면을 생각하자. 이 원통은 닫힌 면이므로 옆면과 양쪽 뚜껑을 모두 포함한다.

전기장은 중심축에서 바깥쪽으로 향한다. 원통의 옆면에서는 전기장이 옆면에 수직으로 지나간다. 또한 옆면 위의 모든 점은 중심축에서 같은 거리 $r$만큼 떨어져 있으므로 전기장의 크기도 같다.

반면 원통의 양쪽 뚜껑에서는 어떨까? 뚜껑의 법선 방향은 원통의 축 방향이다. 그런데 전기장은 축에서 바깥쪽으로 퍼지는 방향, 즉 뚜껑 면과 나란한 방향이다. 따라서 뚜껑을 통과하는 플럭스는 0이다.

결국 전체 플럭스는 원통의 옆면에서만 나온다. 원통 옆면의 넓이는 $2pi rL$이므로,

$$ Phi_E = E(2pi rL) $$

선전하의 단위 길이당 전하량을 $lambda$라고 하자. 이것을 선전하 밀도라고 부른다. 길이 $L$만큼의 선에 들어 있는 전하량은 $lambda L$이다. 따라서 가우스 법칙을 적용하면,

$$ E(2pi rL)=frac{lambda L}{varepsilon_0} $$

양쪽에서 $L$이 사라진다.

$$ E=frac{lambda}{2pivarepsilon_0 r} $$

점전하의 전기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했다. 하지만 무한히 긴 선전하의 전기장은 거리에 반비례한다. 왜 다를까?

점전하에서 전기장선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구면 전체에 넓게 나뉜다. 구의 겉넓이는 $r^2$에 비례해서 커진다. 그래서 전기장은 $1/r^2$처럼 약해진다. 반면 긴 선전하에서는 전기장선이 원통 옆면으로 퍼진다. 원통 옆면의 넓이는 $r$에 비례해서 커진다. 그래서 전기장은 $1/r$처럼 약해진다.

공간에서 전기장선이 어떻게 퍼지는지 생각하면, 식의 모양도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평면대칭: 넓게 퍼진 전하판

이번에는 아주 넓은 평면에 전하가 균일하게 퍼져 있다고 하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 전하판을 상상하면 된다. 실제로 무한히 넓은 판은 없지만, 판의 가장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중앙 근처에서는 무한 평면처럼 근사할 수 있다.

평면 위 어느 곳을 보아도 전하 분포가 같고, 평면을 회전해도 특별한 방향이 없다. 따라서 전기장은 평면에 수직인 방향으로만 생긴다. 만약 평면을 따라 옆으로 향하는 전기장 성분이 있다면, 어느 쪽을 특별히 선택했다는 뜻이 되므로 대칭성에 어긋난다.

양전하가 균일하게 퍼진 평면이라면 전기장은 양쪽으로 똑같이 밀려 나간다. 위쪽으로도 나가고, 아래쪽으로도 나간다.

이 상황에서는 작은 원기둥 모양의 가우스 면을 쓴다. 모양이 알약 상자나 짧은 캔처럼 생겼다고 해서 흔히 "필박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원기둥이 전하판을 관통하도록 놓는다. 원기둥의 윗면은 평면 위쪽에, 아랫면은 평면 아래쪽에 있고, 옆면은 전하판을 가로지른다.

전기장은 평면에 수직이다. 따라서 원기둥의 윗면과 아랫면에서는 전기장이 면을 수직으로 통과한다. 윗면에서는 위쪽으로 나가고, 아랫면에서는 아래쪽으로 나간다. 둘 다 닫힌 면의 바깥쪽으로 나가는 방향이므로 플럭스는 양수다.

반면 원기둥의 옆면에서는 전기장이 옆면과 나란하다. 그래서 옆면을 통과하는 플럭스는 0이다.

윗면과 아랫면의 넓이를 각각 $A$라고 하자. 그러면 전체 플럭스는

$$ Phi_E = EA + EA = 2EA $$

평면의 단위 넓이당 전하량을 $sigma$라고 하자. 이것을 면전하 밀도라고 부른다. 가우스 면이 전하판과 겹치는 면적이 $A$라면, 그 안에 들어 있는 전하량은 $sigma A$다.

가우스 법칙을 적용하면,

$$ 2EA=frac{sigma A}{varepsilon_0} $$

따라서

$$ E=frac{sigma}{2varepsilon_0} $$

흥미로운 점은 이 전기장이 거리 $r$에 따라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한히 넓은 평면에서는 가까이 있든 멀리 있든 전기장의 크기가 같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무한 평면이라는 이상화된 상황을 생각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로는 전하판의 크기가 유한하므로 아주 멀리 가면 점전하처럼 보이기 시작하고 전기장도 약해진다. 그러나 판의 중앙 근처, 판의 크기에 비해 가까운 거리에서는 무한 평면 결과가 좋은 근사가 된다.

가우스 법칙으로 문제를 푸는 순서

가우스 법칙 문제를 처음 만나면 어떤 면을 골라야 할지 막막할 수 있다. 그럴 때는 먼저 전하 분포의 모양을 보아야 한다. 전하가 점이나 구처럼 모든 방향으로 대칭인지, 긴 선처럼 축을 중심으로 대칭인지, 넓은 판처럼 평면에 대해 대칭인지 판단한다.

그다음에는 전기장의 방향을 상상한다. 양전하라면 바깥쪽으로, 음전하라면 안쪽으로 향한다. 구대칭이면 중심에서 방사형으로, 원통대칭이면 축에서 바깥쪽으로, 평면대칭이면 평면에 수직으로 향한다.

마지막으로 전기장과 잘 맞는 닫힌 면을 고른다. 면 위에서 전기장의 크기가 일정한 부분이 있는지, 전기장이 면에 수직인 부분과 나란한 부분이 어떻게 나뉘는지 확인한다. 그러면 플럭스를 간단히 쓸 수 있다.

정리하면 가우스 법칙 문제의 기본 흐름은 다음과 같다.

  • 전하 분포의 대칭성을 찾는다.

  • 그 대칭성에 맞는 가우스 면을 고른다.

  • 면의 각 부분에서 플럭스가 얼마인지 계산한다.

  • 가우스 면 안에 들어 있는 전하량 $Q_{text{inside}}$를 구한다.

  • $Phi_E=Q_{text{inside}}/varepsilon_0$에 대입해 $E$를 구한다.

이 순서를 반복하다 보면, 가우스 법칙은 외워야 할 공식이 아니라 전기장을 바라보는 습관이 된다.

가우스 법칙이 말해 주는 것과 말해 주지 않는 것

가우스 법칙은 매우 강력하지만, 만능 계산기가 아니다. 이 법칙은 닫힌 면 전체를 통과하는 플럭스와 내부 전하량의 관계를 알려 준다. 하지만 면 위의 각 지점에서 전기장이 정확히 얼마인지 자동으로 알려 주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찌그러진 모양의 전하 덩어리가 있다고 하자. 그 주위에 아무 닫힌 면이나 그리면 가우스 법칙은 여전히 성립한다. 면 안에 들어 있는 전하량을 알면 전체 플럭스도 알 수 있다. 하지만 면 위의 어떤 부분에서는 전기장이 강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약할 것이다. 방향도 제각각일 수 있다. 이 경우 전체 플럭스를 안다고 해서 특정 지점의 전기장을 바로 알 수는 없다.

반대로 구대칭, 원통대칭, 평면대칭처럼 대칭성이 큰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대칭성 덕분에 면 위에서 전기장의 크기와 방향을 미리 알 수 있다. 그러면 전체 플럭스 식에서 $E$를 밖으로 꺼낼 수 있고, 전기장을 간단히 구할 수 있다.

따라서 가우스 법칙을 배울 때 꼭 구분해야 한다.

가우스 법칙은 항상 맞다. 하지만 전기장 계산에 특히 유리한 경우는 대칭성이 클 때다.

이 문장을 기억하면 가우스 법칙을 엉뚱하게 쓰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안에 있는 전하만 중요하다는 말의 진짜 뜻

가우스 법칙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이 있다. "닫힌 면 안에 있는 전하만 중요하다." 이 말은 조심해서 이해해야 한다.

닫힌 면 바깥에 있는 전하는 전체 플럭스의 오른쪽, 즉 $Q_{text{inside}}$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바깥 전하는 닫힌 면을 통과하는 순플럭스를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바깥 전하가 면 위의 전기장을 전혀 만들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바깥 전하도 분명히 전기장을 만든다. 다만 그 전기장선은 닫힌 면의 한쪽으로 들어왔다가 다른 쪽으로 나간다. 들어온 양과 나간 양이 같으므로 전체적으로 더하면 0이 된다.

즉 바깥 전하는 면의 각 부분에서 전기장을 바꿀 수 있지만, 닫힌 면 전체를 통과하는 순플럭스는 바꾸지 못한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가우스 법칙이 훨씬 선명해진다. 가우스 법칙은 "전기장이 전혀 없다"를 말하는 법칙이 아니라, "닫힌 면 전체를 통과하는 전기장의 순수한 흐름이 얼마인가"를 말하는 법칙이다.

작은 예시로 감각 다지기

닫힌 구면 안에 $+Q$와 $-Q$가 함께 들어 있다고 하자. 전체 전하량은 0이다. 따라서 가우스 법칙에 의해 닫힌 면 전체를 통과하는 순플럭스는 0이다.

하지만 이것이 구면 위의 전기장이 0이라는 뜻은 아니다. $+Q$와 $-Q$가 만드는 전기장이 공간 곳곳에 존재한다. 다만 어떤 곳에서는 전기장선이 면 밖으로 나가고, 어떤 곳에서는 면 안으로 들어온다. 전체를 합치면 나간 양과 들어온 양이 같아서 순플럭스가 0이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닫힌 구면 안에 $+2Q$가 있고, 바깥에 $-Q$가 있다고 하자. 구면 바깥의 $-Q$도 구면 위 전기장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가우스 법칙의 오른쪽에는 구면 안의 $+2Q$만 들어간다. 따라서 전체 플럭스는

$$ Phi_E=frac{2Q}{varepsilon_0} $$

이다.

이 예시는 가우스 법칙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가우스 법칙은 내부 전하량과 전체 플럭스를 연결한다. 면 위의 세부적인 전기장 분포를 모두 알려 주는 법칙은 아니다.

전기 플럭스에서 맥스웰 방정식으로

가우스 법칙은 전자기학 전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나중에 우리는 전기와 자기의 법칙들을 한데 묶은 맥스웰 방정식을 만나게 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전기장에 대한 가우스 법칙이다.

맥스웰 방정식은 처음 보면 어렵지만, 그 출발점은 지금 배운 생각과 같다. 전기장은 전하와 연결되어 있다. 양전하는 전기장선의 출발점처럼 행동하고, 음전하는 전기장선의 도착점처럼 행동한다. 닫힌 면을 통과하는 전기장의 순수한 양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전하량이 결정한다.

이 단순한 생각이 전자기학의 큰 구조를 이루는 기둥 중 하나다.

이번 장의 핵심 정리

전기 플럭스는 면을 통과하는 전기장의 양이다. 전기장이 강할수록, 면이 넓을수록, 전기장이 면을 정면으로 통과할수록 플럭스는 커진다. 전기장이 면과 나란하면 그 면을 통과하는 플럭스는 0이다.

가우스 법칙은 닫힌 면을 통과하는 전체 전기 플럭스가 그 면 안에 들어 있는 전체 전하량과 연결된다는 법칙이다.

$$ oint vec{E}cdot dvec{A}=frac{Q_{text{inside}}}{varepsilon_0} $$

이 법칙은 항상 성립한다. 하지만 전기장을 쉽게 구하는 도구로 쓰려면 대칭성이 필요하다. 구대칭에서는 구면, 원통대칭에서는 원통면, 평면대칭에서는 짧은 원기둥 모양의 면을 선택하면 계산이 단순해진다.

가우스 법칙을 잘 쓴다는 것은 복잡한 적분을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다. 전하 분포의 대칭성을 보고, 전기장이 어떤 방향일지 상상하고, 그 전기장과 가장 잘 맞는 닫힌 면을 고르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전기장을 힘의 관점뿐 아니라 공간을 통과하는 흐름의 관점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장에서는 이 전기장을 다시 한 번 다른 언어로 바꾸어 볼 것이다. 바로 전위와 전기 에너지다. 전기장이 "어느 방향으로 밀고 당기는가"를 말해 준다면, 전위는 "전기적으로 얼마나 높은 곳인가"를 말해 준다. 산에서 공이 굴러 내려오듯, 전하도 전기적 높낮이에 따라 움직인다.

책 목록

처음 배우는 전자기학: 전하에서 빛까지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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