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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스크롤 규제의 시작: EU가 겨냥한 '중독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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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스크롤 규제의 시작: EU가 겨냥한 '중독 설계'

"딱 5분만" 보려던 앱을 40분 뒤에야 닫는 경험은 더 이상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멈추려는 순간 다음 영상이 자동 재생되고, 피드는 끝나지 않으며, 알림은 사용자를 다시 호출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약해서가 아니라, 멈추기 어렵게 설계된 환경 안에 있다는 점입니다.

EU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TikTok의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푸시 알림 같은 "중독적 설계"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Instagram과 Facebook의 미성년자 보호 문제도 함께 언급했습니다.1 중요한 변화는 이것입니다. 소셜미디어 규제가 이제 "유해 콘텐츠 삭제"를 넘어, 앱의 기본 작동 방식 자체를 소비자 보호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중독 설계'는 버튼 하나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중독 설계는 단순히 무한 스크롤 하나를 뜻하지 않습니다. 여러 장치가 결합될 때 강해집니다.

무한 피드는 멈춤 지점을 없앱니다. 자동재생은 사용자가 다음 행동을 결정할 필요를 줄입니다. 푸시 알림은 앱 밖에 있는 사람을 다시 끌어옵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오래 머물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계속 골라냅니다. 여기에 좋아요, 댓글, 팔로워 수, 스트릭 같은 사회적 보상이 붙으면 "그만 보기"는 심리적으로 더 비싸집니다.

EU 집행위원회는 TikTok에 대한 예비 판단에서 무한 스크롤, 자동재생, 푸시 알림, 고도로 개인화된 추천 시스템을 문제 삼았습니다. 특히 이런 기능이 사용자를 '자동조종' 상태로 밀어 넣고, 미성년자의 야간 사용 시간이나 앱을 여는 빈도 같은 강박적 사용 지표를 충분히 평가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2

실무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기능 자체"보다 "목적과 조합"입니다. 무한 스크롤이 사진 갤러리나 지도 탐색에서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광고 매출과 체류 시간이 핵심 지표인 서비스에서, 끝없는 피드와 개인화 추천, 알림, 사회적 보상이 한꺼번에 작동한다면 규제 리스크가 커집니다.

EU가 바꾸려는 것은 화면 시간이 아니라 기본값이다

현재 확인된 것은 TikTok에 대한 DSA 조사가 진행 중이고, EU가 플랫폼의 위험 평가와 완화 조치를 문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집행위는 TikTok의 화면 시간 관리 도구나 부모 통제 기능이 쉽게 무시되거나 부모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고 봤습니다.2

여기서 나올 수 있는 변화는 꽤 제품 레벨에 가깝습니다.

  • 자동재생 기본값을 끄거나 제한

  • 일정 시간 이후 강한 휴식 마찰 도입

  • 청소년 계정의 야간 사용 제한

  • 추천 알고리즘의 민감 콘텐츠 연쇄 추천 축소

  • 무한 스크롤 대신 "더 보기"나 명확한 종료 지점 제공

  • 알림 빈도와 재참여 유도 문구 제한

아직 모든 조치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EU는 "사용자가 설정에서 알아서 관리하라"는 접근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기본 설계를 바꿔야 한다는 쪽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TikTok에만 머물 가능성이 낮습니다. DSA는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시스템적 위험 평가와 완화 의무를 부과하며, 특히 월간 EU 이용자 4,500만 명 이상인 초대형 플랫폼에 더 강한 의무를 적용합니다.3 또한 폰데어라이엔은 향후 Digital Fairness Act에서 중독적이고 유해한 설계 관행을 다루겠다고 밝혔습니다.4

부모, 크리에이터, 스타트업은 무엇을 봐야 하나

부모에게 필요한 것은 "사용 시간"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언제 앱을 여는지, 잠들기 전 사용이 반복되는지, 특정 콘텐츠를 본 뒤 더 극단적인 콘텐츠로 이어지는지 봐야 합니다. 설정도 점검해야 하지만, EU가 지적했듯 부모 통제 기능은 종종 너무 복잡합니다. 그래서 기기 차원의 취침 시간 제한, 알림 차단, 침실 밖 충전 같은 환경 설계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에게는 다른 리스크가 있습니다. 플랫폼이 체류 시간 극대화 기능을 줄이면, 자극적인 후킹·연속 시청 유도·댓글 싸움 유발 같은 성장 전략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저장할 만한 콘텐츠, 검색 가능한 콘텐츠, 뉴스레터나 커뮤니티처럼 플랫폼 밖 관계를 만드는 전략은 더 중요해집니다.

제품팀과 스타트업은 지금부터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리텐션이 오르는가?"만 묻지 말고 "사용자가 원할 때 쉽게 멈출 수 있는가?"를 함께 봐야 합니다. 무한 피드를 쓴다면 종료 신호, 사용량 피드백, 야간 모드, 알림 절제, 청소년 기본 보호값을 설계 문서에 포함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이것이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컴플라이언스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기통제의 문제가 플랫폼 책임의 문제로 이동한다

이번 흐름의 핵심은 소셜미디어 금지 논쟁이 아닙니다. 더 큰 변화는 디지털 소비자 권리의 확장입니다. 식품에 영양성분표가 붙고 담배에 경고 문구가 붙듯, 앞으로는 피드·추천·알림·보상 구조가 이용자의 판단 능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고 제한해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계도 있습니다. 너무 강한 규제는 합법적 표현과 창작 유통을 위축시킬 수 있고, 연령 확인은 프라이버시 논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EU도 자체 연령 확인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도입 과정에서는 익명성, 데이터 최소화, 오남용 방지가 쟁점이 될 것입니다.1

그럼에도 바뀐 기준은 분명합니다. 앞으로 좋은 디지털 제품은 오래 붙잡는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가 후회 없이 떠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합니다. 부모, 크리에이터, 창업자, 디자이너라면 지금 봐야 할 것은 규제 문구가 아니라 기본값입니다.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누가 결정하고 있는가. 그 답이 플랫폼 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다면, EU의 다음 표적은 생각보다 가까울 수 있습니다.

참고

1EU Commission President Ursula von der Leyen says the EU will take action against "addictive design" on TikTok and Instagram, including "endless scrolling" (Sawdah Bhaimiya/CNBC)

2Commission preliminarily finds TikTok's addictive design in breach of the Digital Services Act

3How Have Platforms Addressed Addictive Design Under DSA

4EU chief turns up heat on social media's 'addictive'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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