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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지난 장에서 우리는 머신러닝의 핵심을 아주 단순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학습한다는 것은 오차를 줄이는 일입니다. 모델은 처음부터 똑똑하지 않습니다. 데이터를 보고 예측해 보고, 실제값과 비교하고, 틀린 만큼 자신을 고칩니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조금씩 나아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남습니다.

모든 머신러닝 문제가 같은 방식으로 틀리고, 같은 방식으로 고쳐질까요?

아닙니다. 집값을 예측하는 문제와 스팸 메일을 걸러내는 문제는 다릅니다. 비슷한 고객끼리 묶는 문제와 카드 도용 거래를 찾아내는 문제도 다릅니다. 게임 속 캐릭터가 어떤 행동을 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지 배우는 문제는 또 다릅니다.

머신러닝을 처음 배울 때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감각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풀려는 문제가 어떤 종류의 문제인지 구분하는 능력입니다. 문제 유형을 구분할 수 있으면, 어떤 모델을 써야 할지, 어떤 데이터를 준비해야 할지, 무엇을 기준으로 성능을 평가해야 할지가 훨씬 선명해집니다.

이번 장에서는 머신러닝의 큰 지도를 펼쳐 보겠습니다. 세부 알고리즘을 깊게 파고들기 전에, 먼저 지형을 익히는 시간입니다.

머신러닝 문제 유형 한눈에 보기

문제의 모양이 모델의 모양을 결정한다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많은 사람이 먼저 모델 이름부터 떠올립니다.

선형회귀를 써야 할까? 결정트리를 써야 할까? 랜덤포레스트가 더 좋을까? 딥러닝을 써야 멋져 보일까?

하지만 좋은 순서는 반대입니다. 모델부터 고르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모양부터 봐야 합니다. 마치 여행을 떠날 때 신발부터 고르는 것이 아니라 목적지를 먼저 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등산을 갈지, 해변을 갈지, 도심을 걸을지에 따라 필요한 신발이 달라집니다.

머신러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런 것들입니다.

  • 정답 라벨이 있는가?

  • 예측해야 하는 값이 숫자인가, 종류인가?

  • 사용자의 취향이나 선택을 예측해야 하는가?

  • 평소와 다른 이상한 패턴을 찾아야 하는가?

  • 모델이 행동을 선택하고 보상을 받으며 배워야 하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다 보면 문제 유형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문제 유형이 드러나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덜 막막해집니다.

첫 번째 갈림길: 정답이 있는가

머신러닝 문제를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정답 라벨의 유무입니다. 여기서 라벨은 모델이 맞혀야 하는 정답입니다. 집값 예측 데이터에서 실제 거래 가격은 라벨입니다. 스팸 메일 분류 데이터에서 스팸인지 아닌지 표시된 값도 라벨입니다. 타이타닉 생존 예측 데이터에서 생존 여부 역시 라벨입니다.

정답 라벨이 있는 데이터로 배우는 방식을 지도학습이라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선생님이 옆에서 정답을 알려 주는 상황에 가깝습니다. 모델이 예측을 하면 실제 정답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3억 원짜리 집을 2억 7천만 원이라고 예측했다면 3천만 원만큼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팸 메일을 정상 메일이라고 예측했다면 잘못 분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답 라벨이 없는 데이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쇼핑몰 고객 데이터가 있다고 해 봅시다. 고객마다 방문 횟수, 구매 금액, 관심 카테고리,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 수 같은 정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각 고객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정답으로 표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이때는 모델에게 "정답은 이것이야"라고 알려 줄 수 없습니다. 대신 모델이 데이터 안에서 스스로 구조를 찾아야 합니다.

이런 방식을 비지도학습이라고 합니다. 비지도학습은 정답을 맞히기보다 데이터의 숨은 모양을 발견하는 데 가깝습니다. 비슷한 고객끼리 묶거나, 복잡한 데이터를 더 단순하게 표현하거나, 평소와 다른 특이한 데이터를 찾아내는 식입니다.

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의 차이를 아주 짧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지도학습은 정답을 보고 예측 규칙을 배우고, 비지도학습은 정답 없이 데이터의 구조를 찾습니다.

지도학습: 정답을 보며 배우는 방식

지도학습은 머신러닝에서 가장 익숙하고 많이 사용되는 문제 유형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예측 모델"이라고 부르는 것의 상당수가 지도학습에 속합니다.

지도학습의 기본 구조는 앞에서 계속 반복했던 흐름과 같습니다.

데이터를 준비합니다. 데이터에는 입력과 정답 라벨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모델은 입력을 보고 예측값을 냅니다. 그 예측값을 실제 라벨과 비교합니다. 얼마나 틀렸는지 계산하고, 그 오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모델을 고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모델은 입력과 정답 사이의 관계를 조금씩 배웁니다.

예를 들어 집값 예측 모델을 생각해 봅시다. 입력은 집의 면적, 방 개수, 지하철역과의 거리, 건축 연도, 주변 학군 같은 특징입니다. 라벨은 실제 거래 가격입니다. 모델은 여러 집의 정보를 보면서 "면적이 넓을수록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구나", "역과 가까운 집은 비싼 경우가 많구나" 같은 관계를 숫자로 배웁니다.

스팸 메일 분류도 지도학습입니다. 입력은 메일 제목, 본문 단어, 발신자 정보, 링크 개수 같은 특징입니다. 라벨은 스팸 또는 정상입니다. 모델은 수많은 예시를 보면서 어떤 단어 조합이나 패턴이 스팸과 자주 연결되는지 배웁니다.

지도학습은 다시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숫자를 예측하면 회귀, 종류를 예측하면 분류입니다.

회귀: 숫자를 예측하는 문제

회귀는 연속적인 숫자를 예측하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연속적이라는 말은 값이 딱 몇 가지 종류로 정해져 있지 않고 넓은 범위 안에서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집값은 3억 원일 수도 있고, 3억 1천만 원일 수도 있고, 7억 8천만 원일 수도 있습니다. 내일 기온도 21도, 21.5도, 22도처럼 숫자로 표현됩니다.

회귀 문제의 예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집값을 예측하는 모델, 다음 달 매출을 예측하는 모델, 중고차 가격을 예측하는 모델, 배달 소요 시간을 예측하는 모델이 모두 회귀에 속합니다.

회귀에서 모델의 예측은 숫자로 나옵니다. 그래서 오차도 숫자 차이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 집값이 5억 원인데 모델이 4억 8천만 원이라고 예측했다면 2천만 원 차이가 납니다. 실제 배달 시간이 35분인데 모델이 50분이라고 예측했다면 15분 차이가 납니다.

물론 실제 머신러닝에서는 이 차이를 그대로 쓰기도 하고, 제곱하거나 평균을 내는 등 여러 방식으로 손실을 계산합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렇게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회귀는 "얼마나 차이 났는가"를 중요하게 보는 문제입니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바로 이 회귀를 더 자세히 다룹니다. 숫자를 예측한다는 단순한 목표가 어떻게 머신러닝의 기본 감각을 잡는 좋은 출발점이 되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분류: 종류를 고르는 문제

분류는 정답이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범주인 문제입니다. 범주는 말 그대로 종류입니다. 스팸 또는 정상, 생존 또는 사망, 이탈 또는 유지, 고양이 또는 강아지처럼 정해진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입니다.

분류 문제에서는 모델이 "얼마인가?"보다 "무엇인가?"에 답합니다. 이 메일은 스팸인가 아닌가? 이 고객은 다음 달에 서비스를 해지할까 아닐까? 이 이미지는 고양이일까 강아지일까? 이 거래는 정상 거래일까 의심 거래일까?

분류는 선택지의 개수에 따라 조금 더 나눌 수 있습니다. 정답이 두 종류뿐이면 이진 분류라고 합니다. 스팸과 정상, 생존과 사망, 이탈과 유지처럼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입니다. 정답이 세 종류 이상이면 다중 분류라고 합니다. 뉴스 기사를 정치, 경제, 스포츠, 연예, 기술 중 하나로 분류하는 문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분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맞고 틀린 개수만이 아닙니다. 어떤 종류의 실수가 더 위험한지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스팸 메일 몇 개가 받은 편지함에 들어오는 것은 불편한 정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정상 메일을 스팸으로 잘못 처리해 버리면 훨씬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의료 진단 모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위험한 환자를 정상이라고 판단하는 실수와, 정상인 사람을 추가 검사 대상으로 분류하는 실수는 무게가 다릅니다.

그래서 분류 문제에서는 정확도뿐 아니라 정밀도, 재현율, F1 점수 같은 여러 평가지표가 등장합니다. 이름은 조금 낯설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뒤에서 하나씩 쉽게 풀어볼 것입니다. 지금은 분류가 "정해진 후보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라는 감각만 잡으면 됩니다.

비지도학습: 정답 없이 구조를 찾는 방식

비지도학습은 처음 보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정답이 없다면 모델은 무엇을 배운다는 걸까요?

이 질문은 아주 중요합니다. 비지도학습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안에 숨어 있는 구조를 찾습니다. 쉽게 말해 데이터의 모양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옷장을 정리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누군가가 모든 옷에 "출근용", "운동용", "겨울용", "자주 입는 옷" 같은 라벨을 붙여 주면 정리하기 쉽습니다. 이것은 지도학습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라벨이 없어도 우리는 옷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색이 비슷한 옷끼리, 계절이 비슷한 옷끼리, 자주 입는 옷끼리 묶을 수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정답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물건들의 특징을 보고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비지도학습도 비슷합니다. 고객 데이터를 보고 비슷한 고객끼리 묶을 수 있습니다. 상품 데이터를 보고 서로 비슷한 상품을 가까이 배치할 수 있습니다. 수십 개, 수백 개 특징을 가진 데이터를 더 적은 차원으로 압축해 한눈에 보기 좋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비지도학습의 대표적인 예는 군집화입니다. 군집화는 데이터를 비슷한 것끼리 묶는 방법입니다. 쇼핑몰 고객을 묶어 보니 어떤 그룹은 할인 쿠폰에 민감하고, 어떤 그룹은 신상품을 빠르게 구매하고, 어떤 그룹은 장바구니에 담기만 하고 결제하지 않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고객 유형 라벨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의 패턴을 보고 나중에 사람이 의미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비지도학습이 찾아낸 그룹이 곧바로 진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델은 데이터의 거리나 유사성을 기준으로 묶을 뿐입니다. 그 묶음이 비즈니스적으로 의미 있는지는 사람이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비지도학습은 "정답을 맞히는 도구"라기보다 "데이터를 탐색하고 힌트를 얻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추천: 사람과 아이템 사이의 관계를 배우는 문제

추천은 우리가 매일 만나는 머신러닝입니다. 동영상 플랫폼은 다음에 볼 영상을 추천합니다. 쇼핑몰은 함께 살 만한 상품을 추천합니다. 음악 앱은 좋아할 만한 노래를 추천합니다. 뉴스 앱은 관심 있을 법한 기사를 보여 줍니다.

추천 문제의 중심에는 사용자와 아이템의 관계가 있습니다. 사용자는 사람입니다. 아이템은 추천 대상입니다. 영화, 상품, 음악, 강의, 식당, 뉴스 기사, 채용 공고가 모두 아이템이 될 수 있습니다.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가 어떤 아이템을 좋아할지, 클릭할지, 구매할지, 오래 볼지를 예측하려고 합니다.

추천 데이터는 여러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사용자가 상품에 별점 5점을 남겼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끝까지 시청했을 수도 있습니다. 특정 음악을 반복해서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상품을 클릭했지만 구매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들은 모두 사용자와 아이템 사이의 신호가 됩니다.

추천은 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의 성격을 함께 가질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라는 라벨을 놓고 "구매할 확률"을 예측하면 지도학습처럼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용자와 아이템의 숨은 취향 구조를 찾아 비슷한 사용자, 비슷한 아이템을 연결한다면 비지도학습적인 느낌도 강해집니다.

추천에서 중요한 질문은 "이 사용자에게 지금 무엇을 보여 줄 것인가?"입니다. 단순히 인기 많은 상품을 모두에게 보여 주는 것은 추천이라기보다 순위표에 가깝습니다. 진짜 추천은 사용자마다 다른 선택을 합니다. 같은 영화 목록을 보더라도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폭발 장면이 많은 영화를, 잔잔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감정선이 깊은 영화를 앞에 놓습니다.

추천 시스템은 편리하지만 조심할 점도 있습니다. 추천이 너무 강해지면 사용자는 비슷한 것만 계속 보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추천은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의 균형을 고민합니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것을 보여 주되, 가끔은 새로운 발견의 여지도 남겨야 합니다.

이상치 탐지: 평소와 다른 신호를 찾는 문제

이상치 탐지는 데이터 속에서 보통 패턴과 다른 대상을 찾는 문제입니다. 이상치란 다른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유난히 튀는 값이나 패턴을 말합니다.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 국내에서 소액 결제만 하던 카드가 갑자기 해외에서 고액 결제를 여러 번 시도한다면 이상한 패턴일 수 있습니다. 공장 센서가 늘 비슷한 범위의 온도를 기록하다가 갑자기 크게 흔들린다면 장비 이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 로그인 기록에서 짧은 시간 동안 수백 번의 실패가 발생한다면 공격 시도일 수 있습니다.

이상치 탐지가 어려운 이유는 이상한 사례가 원래 드물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분류 문제라면 스팸과 정상 메일 예시를 많이 모아 모델을 학습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기 거래, 장비 고장, 보안 침해 같은 사건은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유형의 이상 행동은 과거 데이터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상치 탐지는 여러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정상 데이터의 일반적인 범위를 배운 뒤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는 데이터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데이터들의 밀도나 거리 관계를 보고 외롭게 떨어진 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알려진 이상 사례가 충분하다면 분류 문제처럼 풀 수도 있습니다.

이상치 탐지에서 중요한 것은 모델이 경고를 많이 내는 것만이 아닙니다. 너무 민감한 모델은 정상 상황에도 계속 경고를 울립니다. 반대로 너무 둔한 모델은 진짜 위험한 신호를 놓칩니다. 화재경보기가 작은 연기에도 늘 울리면 사람들은 무시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화재에 울리지 않는 경보기는 더 위험합니다. 이상치 탐지는 이 균형을 찾는 문제입니다.

강화학습: 행동하고 보상을 받으며 배우는 방식

지금까지 본 지도학습과 비지도학습은 주로 이미 모아 둔 데이터를 바탕으로 패턴을 배우는 방식이었습니다. 강화학습은 조금 다른 분위기를 가집니다. 강화학습에서는 모델이 어떤 환경 안에서 행동을 선택하고, 그 결과로 보상을 받으며 더 나은 행동 방식을 배웁니다.

게임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캐릭터가 왼쪽으로 갈지, 오른쪽으로 갈지, 점프할지, 공격할지 선택합니다. 선택의 결과로 점수를 얻거나 잃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렇게나 움직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높은 점수를 받는 행동을 더 자주 선택하게 됩니다.

강화학습에는 세 가지 핵심 단어가 있습니다. 행동, 보상, 정책입니다. 행동은 모델이 선택할 수 있는 움직임입니다. 보상은 그 행동의 결과로 받는 점수나 신호입니다. 정책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선택할지에 대한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청소 로봇이 방 안을 돌아다닌다고 해 봅시다. 로봇은 앞으로 가기, 방향 바꾸기, 멈추기 같은 행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먼지를 잘 청소하면 보상을 받고, 벽에 부딪히거나 배터리를 낭비하면 좋지 않은 결과를 얻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로봇은 더 효율적으로 청소하는 정책을 배워야 합니다.

강화학습은 매력적이지만 어렵습니다. 이유는 현재의 선택이 당장의 결과뿐 아니라 미래의 결과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손해처럼 보이는 행동이 나중에 더 큰 보상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당장 점수를 얻는 행동이 장기적으로는 나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강화학습은 단순한 예측 문제보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초점이 있습니다.

이 책은 머신러닝의 기초 감각을 잡는 책이므로 강화학습을 깊게 파고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머신러닝의 큰 지도 안에 이런 영역이 있다는 사실은 꼭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특히 AI가 단순히 예측하는 도구를 넘어,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으로 확장될 때 강화학습의 아이디어가 등장합니다.

한눈에 보는 머신러닝 문제 지도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한 장의 지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문제 유형핵심 질문데이터의 특징대표 예시
회귀얼마인가?입력과 숫자 라벨이 있다집값, 매출, 온도, 배달 시간 예측
분류어떤 종류인가?입력과 범주 라벨이 있다스팸 분류, 생존 예측, 고객 이탈 예측
군집화비슷한 것끼리 어떻게 묶이는가?정답 라벨이 없다고객 그룹 분석, 상품 유형 탐색
추천이 사용자에게 무엇을 보여 줄까?사용자와 아이템의 상호작용이 있다영화, 상품, 음악, 뉴스 추천
이상치 탐지무엇이 평소와 다른가?드문 패턴이나 특이한 값이 중요하다사기 거래 탐지, 장비 고장 감지, 보안 이상 탐지
강화학습어떤 행동을 해야 보상이 커지는가?행동과 보상, 환경이 있다게임 AI, 로봇 제어, 자율주행 의사결정

이 표를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각 문제 유형이 던지는 질문의 차이를 느껴야 합니다. 회귀는 숫자를 묻습니다. 분류는 종류를 묻습니다. 군집화는 구조를 묻습니다. 추천은 관계를 묻습니다. 이상치 탐지는 낯선 신호를 묻습니다. 강화학습은 행동을 묻습니다.

질문이 달라지면 모델도 달라지고, 손실을 계산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평가 방법도 달라집니다. 이것이 머신러닝 문제 유형을 먼저 구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데이터도 질문에 따라 다른 문제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데이터라도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머신러닝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쇼핑몰 고객 데이터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고객의 나이, 방문 횟수, 구매 금액, 관심 상품, 쿠폰 사용 여부, 최근 접속일 같은 정보가 있다고 합시다.

이 데이터로 다음 달 구매 금액을 예측한다면 회귀 문제가 됩니다. 고객이 서비스를 떠날지 남을지 예측한다면 분류 문제가 됩니다. 비슷한 고객끼리 묶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싶다면 군집화 문제가 됩니다. 고객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보여 주고 싶다면 추천 문제가 됩니다. 평소와 다른 수상한 결제 패턴을 찾고 싶다면 이상치 탐지가 됩니다.

데이터는 같아도 질문이 바뀌면 문제 유형이 바뀝니다. 그래서 머신러닝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어떤 모델을 쓸까?"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싶은가?"입니다.

이 질문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좋은 모델을 만들어도 쓸모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 이탈을 막고 싶은데 고객을 단순히 여러 그룹으로 묶기만 하면 직접적인 답을 얻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고객 유형을 이해하고 싶은데 이탈 여부만 예측하면 데이터의 넓은 구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좋은 머신러닝 프로젝트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평가 방법도 문제 유형을 따라간다

문제 유형을 구분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평가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모델이 잘했는지 못했는지 판단하려면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회귀 모델과 분류 모델을 같은 방식으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집값 예측 모델은 실제 가격과 예측 가격의 차이가 작을수록 좋습니다. 따라서 평균적으로 얼마나 빗나갔는지, 큰 오차가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를 봅니다. 반면 스팸 분류 모델은 몇 개를 맞혔는지도 중요하지만, 정상 메일을 스팸으로 잘못 분류한 경우와 스팸을 정상으로 놓친 경우를 나누어 봐야 합니다.

추천 시스템은 또 다릅니다. 사용자가 실제로 클릭했는지, 구매했는지, 오래 시청했는지, 추천 목록의 위쪽에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있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군집화는 정답 라벨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숫자 점수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군집이 실제 업무나 분석 목적에 도움이 되는지 사람이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이상치 탐지도 독특합니다. 진짜 이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정상 데이터를 너무 많이 이상하다고 판단하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강화학습은 누적 보상, 즉 시간이 지났을 때 전체적으로 얼마나 좋은 결과를 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처럼 머신러닝에서 평가는 단순한 채점이 아닙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성공 기준을 숫자로 표현하는 일입니다. 문제 유형을 제대로 알아야 그 성공 기준도 제대로 세울 수 있습니다.

이번 장의 핵심 정리

머신러닝은 하나의 기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종류의 문제를 다루는 넓은 분야입니다. 그중 가장 큰 갈림길은 정답 라벨이 있는지 없는지입니다. 정답 라벨이 있으면 지도학습으로 접근할 수 있고, 정답 없이 데이터의 구조를 찾고 싶다면 비지도학습으로 접근합니다.

지도학습 안에서는 예측 대상이 숫자인지 범주인지가 중요합니다. 숫자를 예측하면 회귀, 범주를 예측하면 분류입니다. 추천 문제는 사용자와 아이템의 관계를 다루며, 이상치 탐지는 보통 패턴과 다른 신호를 찾습니다. 강화학습은 모델이 행동을 선택하고 보상을 받으며 더 나은 정책을 배워 가는 방식입니다.

이제 우리는 머신러닝의 큰 지도를 손에 넣었습니다. 다음부터는 이 지도 위의 한 영역씩 걸어 들어가 볼 차례입니다. 가장 먼저 만날 영역은 회귀입니다. 회귀는 숫자를 예측하는 문제이며, 머신러닝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기에 아주 좋은 출발점입니다.

다음 장에서는 모델이 어떻게 집값, 매출, 온도처럼 숫자로 된 값을 예측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제 머신러닝은 더 이상 막연한 검은 상자가 아닙니다. 질문의 종류에 따라 길이 나뉘는 지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방금 그 지도의 첫 장을 펼쳤습니다.

책 목록

처음 만나는 머신러닝: 데이터가 스스로 규칙을 배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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