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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포함된 노트수학 감각을 다시 켜는 법

데이터를 이해하는 수학

Views 23약 11분생성형 AI 활용
Summary

방문자는 늘었는데 왜 매출은 줄었을까?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다고 해보자. 이번 달 방문자 수가 지난달보다 30% 늘었다. 축하할 일처럼 보인다. 광고도 잘된 것 같고, 브랜드 인지도도 올라간 것 같다. 그런데 월말 정산표를 열어보니 매출은 오히려 10% 줄었다.

이상하다. 사람이 더 많이 왔는데 왜 돈은 덜 벌었을까?

이때 필요한 것이 데이터 해석이다. 방문자 수라는 숫자 하나만 보면 사업이 좋아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매출은 방문자 수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방문자가 상품을 봤는지, 장바구니에 담았는지, 결제까지 갔는지, 결제 단가가 얼마였는지, 환불은 늘지 않았는지까지 함께 봐야 한다.

데이터를 읽는다는 것은 숫자를 많이 보는 일이 아니다. 숫자 사이에서 현실의 움직임을 찾아내는 일이다. 동시에 숫자가 보여주지 못한 맥락을 묻는 일이기도 하다.

수학을 배운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아직도 공식과 계산을 떠올린다. 하지만 데이터 시대의 수학은 조금 다르다. 숫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무엇을 더 물어야 하는지 판단하는 힘이 중요하다.

데이터는 답을 자동으로 말해주지 않는다. 데이터는 힌트를 준다. 그 힌트를 읽기 위해 수학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이해하는 수학

데이터는 현실 그 자체가 아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사실부터 붙잡자. 데이터는 현실 전체가 아니다. 데이터는 현실에서 관찰하고 측정한 일부다.

카페 사장이 하루 매출을 기록한다고 해보자. 오늘 매출은 78만 원이다. 이 숫자는 현실의 한 조각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만으로 오늘 카페에서 벌어진 일을 모두 알 수는 없다. 비가 왔는지, 근처 회사가 쉬었는지, 단체 주문이 있었는지, 인기 메뉴가 품절되었는지, 직원이 한 명 결근했는지는 매출 숫자에 직접 쓰여 있지 않다.

데이터는 현실을 숫자로 바꾼 결과다. 이 말은 두 가지를 동시에 뜻한다.

하나는 데이터가 강력하다는 뜻이다. 막연한 느낌을 숫자로 바꾸면 비교할 수 있다. 어제가 더 바빴는지 오늘이 더 바빴는지, 광고 전보다 광고 후가 나아졌는지, 어느 지점의 매출이 높은지 판단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데이터가 불완전하다는 뜻이다. 숫자로 바꾸는 순간 많은 것이 빠진다. 고객의 표정, 불만의 강도, 직원의 피로, 날씨의 느낌, 경쟁 매장의 행사 같은 것들은 기록하지 않으면 데이터에 남지 않는다.

그래서 데이터를 볼 때는 늘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이 숫자는 현실의 어떤 부분을 측정한 것인가?

이 질문을 하지 않으면 데이터는 쉽게 오해된다. 예를 들어 병원의 대기 시간이 평균 12분이라고 하자. 좋은 병원일까? 바로 판단하기 어렵다. 예약 환자만 포함했는지, 응급 환자도 포함했는지, 접수부터 진료실 입장까지인지, 의사와 실제 상담을 시작한 시점까지인지에 따라 숫자의 의미가 달라진다.

데이터는 측정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현실도 무엇을 세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음식점의 성과를 볼 때도 매출, 주문 수, 객단가, 재방문율, 리뷰 평점 중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데이터를 이해하는 첫걸음은 숫자를 믿기 전에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묻는 것이다.

행과 열: 표는 현실을 정리한 작은 지도다

데이터는 보통 표에서 시작한다. 표는 현실을 행과 열로 정리한 것이다. 행은 하나의 관찰 대상이고, 열은 그 대상에 대해 기록한 속성이다.

예를 들어 쇼핑몰 주문 데이터가 있다고 해보자.

주문번호주문일고객상품결제금액유입경로
10015월 1일A운동화89,000원검색
10025월 1일B티셔츠29,000원광고
10035월 2일C운동화89,000원광고
10045월 2일A양말9,000원재방문

이 표에서 주문 하나하나가 행이다. 주문일, 고객, 상품, 결제금액, 유입경로는 열이다. 열은 흔히 변수라고 부른다. 변수는 변하는 값을 담는 그릇이라고 앞에서 배웠다. 데이터 표에서 변수는 현실을 어떤 기준으로 관찰했는지 보여준다.

표를 볼 때는 먼저 계산하지 말고 구조를 읽어야 한다. 이 표는 사람을 기준으로 만든 표인가, 주문을 기준으로 만든 표인가, 상품을 기준으로 만든 표인가? 기준이 달라지면 같은 현실도 다른 데이터가 된다.

고객 A는 두 번 주문했다. 주문 기준 표에서는 두 줄로 나타난다. 하지만 고객 기준 표라면 A는 한 줄이고, 총 주문 횟수는 2회, 총 결제금액은 98,000원으로 정리될 수 있다. 즉, 데이터에서 한 줄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같은 사람을 여러 명으로 세거나, 여러 사건을 하나로 뭉개는 실수를 하게 된다.

표를 읽을 때는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 한 행은 무엇을 뜻하는가?

  • 각 열은 무엇을 측정한 것인가?

  • 단위는 무엇인가?

  • 기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가?

  • 빠진 값이나 중복된 값은 없는가?

  • 합계, 평균, 비율 중 무엇을 봐야 하는가?

데이터 분석은 멋진 그래프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좋은 데이터 분석은 표를 천천히 읽는 데서 시작한다. 표는 현실을 정리한 작은 지도이고, 행과 열은 그 지도를 읽는 좌표다.

그래프는 숫자의 표정을 보여준다

표는 정확하지만 한눈에 보기 어렵다. 숫자가 많아질수록 표만 보고 흐름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그래프가 필요하다. 그래프는 숫자의 관계와 흐름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막대그래프는 크기를 비교할 때 좋다. 지점별 매출, 부서별 인원, 상품별 판매량처럼 서로 다른 항목의 크기를 나란히 놓고 볼 수 있다. 막대가 길수록 값이 크다.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선그래프는 시간에 따른 변화를 볼 때 좋다. 월별 매출, 일별 방문자 수, 시간대별 접속자 수처럼 흐름이 중요한 데이터에 어울린다. 선이 올라가면 증가, 내려가면 감소다. 하지만 여기서도 조심할 점이 있다. 선이 올라간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고객 불만 건수, 오류 발생 수, 반품률이 올라가는 것은 좋은 신호가 아닐 수 있다.

산점도는 두 변수의 관계를 볼 때 좋다. 가로축에 광고비, 세로축에 매출을 놓고 점을 찍으면 광고비가 늘 때 매출도 늘어나는지 볼 수 있다. 점들이 오른쪽 위로 함께 올라가면 양의 관계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광고비가 매출 증가의 원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앞에서 배운 것처럼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다르다.

분포는 값들이 어디에 몰려 있고 얼마나 퍼져 있는지 보여준다. 시험 점수, 고객 구매금액, 배송 시간, 앱 사용 시간처럼 숫자가 여러 개 있을 때 평균 하나만 보는 것보다 분포를 보는 편이 훨씬 안전하다.

그래프를 읽을 때는 그림의 인상에 끌려가기 전에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 가로축과 세로축은 각각 무엇을 나타내는가?

  • 축의 시작점은 0인가, 중간부터 시작하는가?

  • 단위는 원, 명, %, 건, 시간 중 무엇인가?

  • 기간은 하루, 한 달, 1년 중 어느 범위인가?

  • 절대값을 보여주는가, 비율을 보여주는가?

  • 평균값인가, 누적값인가, 특정 시점의 값인가?

  • 빠진 구간이나 제외된 대상은 없는가?

그래프는 좋은 설명 도구이지만 동시에 강한 착시를 만든다. 세로축을 좁게 잡으면 작은 변화도 크게 보인다. 반대로 세로축을 넓게 잡으면 큰 변화도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인다. 누적 그래프는 대부분 올라가는 모양을 만들기 때문에 성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프는 숫자의 표정을 보여준다. 하지만 표정만 보고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 없듯, 그래프만 보고 현실을 다 알 수는 없다.

평균보다 먼저 분포를 보라

데이터를 볼 때 많은 사람이 평균부터 찾는다. 평균 매출, 평균 점수, 평균 연봉, 평균 체류 시간. 평균은 편리하다. 여러 숫자를 하나로 줄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균은 때때로 너무 많은 것을 숨긴다.

두 음식 배달 가게의 평균 배달 시간이 모두 30분이라고 해보자. A 가게는 대부분 28분에서 32분 사이에 도착한다. B 가게는 어떤 날은 10분 만에 도착하고, 어떤 날은 60분이 걸린다. 평균은 같지만 고객 경험은 완전히 다르다. A는 안정적인 가게이고, B는 예측하기 어려운 가게다.

이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분포다. 분포는 데이터가 어떻게 흩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숫자들이 한곳에 몰려 있는지, 넓게 퍼져 있는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지, 두 덩어리로 나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 구매금액의 평균이 5만 원이라고 하자. 이 숫자만 보면 대부분의 고객이 5만 원 정도를 쓰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분포는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은 1만 원짜리 소액 상품을 사고, 일부 고객이 50만 원짜리 고가 상품을 사서 평균을 끌어올렸을 수도 있다.

이때 평균 고객을 상상하면 위험하다. 실제로는 평균처럼 행동하는 고객이 거의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에서 평균은 대표값이지만, 현실에서 평균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때가 많다.

분포를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가능해진다.

  • 값들이 어느 구간에 가장 많이 몰려 있는가?

  • 한쪽으로 길게 늘어진 꼬리가 있는가?

  • 평균과 중앙값이 크게 다른가?

  • 두 개 이상의 집단이 섞여 있지는 않은가?

  • 유난히 크거나 작은 값이 전체 해석을 흔들고 있지는 않은가?

분포를 본다는 것은 숫자들의 성격을 보는 일이다. 평균이 한 문장 요약이라면, 분포는 전체 이야기의 줄거리다.

이상치는 버릴 것인가, 붙잡을 것인가

데이터를 보다 보면 유난히 튀는 값이 나온다. 이것을 이상치라고 부른다. 이상치는 다른 값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값이다.

예를 들어 한 쇼핑몰의 하루 주문금액이 보통 3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인데, 어느 날 한 고객의 주문금액이 1,200만 원으로 기록되어 있다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이 값은 오류일 수도 있고, 매우 중요한 신호일 수도 있다.

만약 직원이 120,000원을 12,000,000원으로 잘못 입력했다면 이상치는 오류다. 이 경우 그대로 평균을 내면 전체 매출 분석이 왜곡된다. 데이터 분석에서는 이런 값을 확인하고 수정하거나 제외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기업 고객이 대량 주문을 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이상치는 버릴 값이 아니라 붙잡아야 할 기회다. 누가 왜 대량 주문을 했는지, 비슷한 고객이 더 있는지, B2B 판매 전략을 만들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상치는 귀찮은 예외가 아니다. 이상치는 데이터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물론 모든 이상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센서 고장, 중복 입력, 단위 오류, 누락값 처리 실수 때문에 생기는 이상치도 많다. 그러나 이상치를 무조건 지우면 현실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건을 놓칠 수 있다.

병원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대부분의 환자가 진료 후 3일 안에 회복되는데, 어떤 환자들은 3주 이상 걸린다고 하자. 이 값을 단순한 예외로 치우면 안 된다. 특정 연령대인지, 기저질환이 있는지, 치료 방식이 달랐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상치는 위험 신호일 수도 있고, 새로운 발견의 출발점일 수도 있다.

업무 데이터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영업사원의 계약 성공률이 다른 사람보다 지나치게 높다면 입력 오류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특별한 영업 방식을 쓰고 있을 수도 있다. 한 제품의 반품률이 유난히 높다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품질 문제의 신호일 수 있다.

이상치를 만났을 때 좋은 질문은 이것이다.

이 값은 잘못 기록된 것인가, 아니면 현실에서 정말 일어난 특별한 사건인가?

수학적으로 보면 이상치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흔들 수 있는 값이다. 하지만 데이터 해석의 관점에서는 이상치가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문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삭제하지 않고 먼저 이유를 묻는 태도다.

데이터 분석은 세 가지 질문으로 시작한다

데이터 분석이라고 하면 복잡한 프로그램, 어려운 통계 모델, 멋진 대시보드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좋은 분석은 대개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이 변했는가다.

매출이 줄었는가, 방문자가 늘었는가, 전환율이 떨어졌는가, 환불이 증가했는가, 특정 상품의 판매가 갑자기 늘었는가. 먼저 변화를 찾아야 한다. 변화가 없으면 설명할 것도 적다. 데이터에서 중요한 순간은 대개 이전과 달라진 지점이다.

두 번째 질문은 왜 변했는가다.

매출이 줄었다면 방문자가 줄어서인지, 구매 전환율이 떨어져서인지, 객단가가 낮아져서인지, 환불이 늘어서인지 나누어 봐야 한다. 이때 앞에서 배운 식이 도움이 된다.

매출 = 방문자 수 × 구매 전환율 × 객단가

이 식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매출이라는 결과를 세 부분으로 나누면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볼 수 있다. 방문자 수가 늘었는데 매출이 줄었다면 전환율이나 객단가를 의심해야 한다. 전환율이 그대로인데 매출이 줄었다면 방문자 수나 객단가를 봐야 한다.

세 번째 질문은 다음에 무엇을 볼 것인가다.

데이터 분석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하나의 숫자는 다음 질문을 만든다. 전환율이 떨어졌다면 어느 유입경로에서 떨어졌는지 봐야 한다. 광고 유입에서만 떨어졌다면 광고 문구와 실제 상품 페이지가 맞지 않았을 수 있다. 모바일에서만 떨어졌다면 결제 화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정 시간대에만 떨어졌다면 서버 속도나 고객 응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좋은 분석가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보려 하지 않는다. 큰 질문을 작은 질문으로 쪼갠다. 그리고 다음에 확인할 숫자를 정한다.

데이터 분석의 흐름은 대체로 이렇다.

  • 무엇이 달라졌는가?

  • 어디에서 달라졌는가?

  • 언제부터 달라졌는가?

  • 누구에게서 달라졌는가?

  • 왜 달라졌다고 볼 수 있는가?

  • 다음에 어떤 데이터를 확인해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복잡한 공식보다 중요하다. 공식은 계산을 돕지만, 질문은 방향을 정한다. 방향이 틀리면 아무리 정교하게 계산해도 좋은 답에 도달하기 어렵다.

숫자에서 의미를 뽑아내는 법

데이터를 읽을 때 우리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숫자가 가리키는 현실을 봐야 한다. 숫자를 의미로 바꾸는 과정에는 몇 가지 기본 동작이 있다.

먼저 비교한다. 이번 달 매출 1억 원은 큰 숫자처럼 보이지만, 지난달이 1억 5천만 원이었다면 감소다. 반대로 작년 같은 달이 7천만 원이었다면 성장이다. 데이터는 기준 없이 말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나눈다. 전체 매출만 보면 흐름이 흐릿하다. 지역별, 상품별, 고객군별, 유입경로별로 나누어 보면 패턴이 보인다. 전체로는 평범해 보이던 변화가 특정 집단에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을 세그먼트로 나누어 본다고 말한다. 세그먼트란 비슷한 특징을 가진 집단이라는 뜻이다.

그다음 연결한다. 방문자 수, 전환율, 객단가, 재구매율은 따로 떨어진 숫자가 아니다. 서로 연결되어 매출을 만든다. 데이터 분석은 변수들을 따로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관계를 찾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마지막으로 의심한다. 숫자가 너무 깔끔하면 오히려 측정 방식을 의심해야 할 때도 있다. 갑자기 성과가 좋아졌다면 실제로 좋아진 것인지, 집계 기준이 바뀐 것인지, 특정 데이터가 빠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앱의 하루 이용 시간이 크게 늘었다고 하자. 사용자가 서비스를 더 좋아하게 된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앱이 오류 때문에 꺼지지 않고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실행되었을 수도 있다. 숫자만 보면 성장이고, 맥락을 보면 버그일 수 있다.

데이터를 읽는 힘은 믿음과 의심 사이에 있다. 숫자를 무시하면 감으로 판단하게 되고, 숫자를 맹신하면 현실을 놓치게 된다. 좋은 데이터 해석은 숫자를 존중하되, 숫자에게 계속 질문하는 태도다.

데이터는 다음 장의 AI로 이어진다

이제 우리는 데이터가 무엇인지 조금 더 분명히 볼 수 있다. 데이터는 현실에서 관찰한 일부를 숫자와 범주로 정리한 것이다. 표는 그 데이터를 정돈한 형태이고, 그래프는 관계와 흐름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분포는 숫자들이 어떻게 퍼져 있는지 알려주며, 이상치는 오류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신호일 수도 있다.

이 관점은 다음 장에서 AI를 이해할 때 매우 중요하다. AI는 마법처럼 스스로 세상을 이해하지 않는다. AI는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 사진 데이터, 음성 데이터, 문장 데이터, 구매 데이터, 위치 데이터가 모두 AI의 재료가 된다.

하지만 데이터가 현실 전체가 아니라면, AI 역시 현실 전체를 그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AI는 주어진 데이터 안에서 패턴을 찾는다. 데이터가 치우쳐 있으면 AI의 판단도 치우칠 수 있다. 데이터에 중요한 맥락이 빠져 있으면 AI도 그 맥락을 모른다.

그래서 AI 시대에 필요한 수학은 어려운 공식만이 아니다. 데이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무엇을 대표하는지, 어떤 관계를 담고 있는지, 무엇을 빠뜨렸는지 묻는 수학 감각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이해한다는 것은 숫자를 빨리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다. 숫자가 현실을 어떻게 잘라내고, 정리하고, 때로는 왜곡하는지 아는 능력이다.

한 줄 정리

데이터를 읽는다는 것은 숫자에서 의미를 뽑아내고, 동시에 숫자가 빠뜨린 맥락을 묻는 일이다.

생각 문제

한 온라인 강의 플랫폼에서 이번 달 신규 가입자가 지난달보다 40% 늘었다. 회사는 광고가 성공했다고 판단하려 한다. 그런데 동시에 유료 결제율은 8%에서 5%로 떨어졌고, 평균 결제금액도 6만 원에서 4만 5천 원으로 낮아졌다.

이 상황을 보고 바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다음 질문을 차례로 생각해보자.

  • 신규 가입자는 어떤 경로에서 늘었는가?

  • 유료 결제율은 왜 떨어졌는가?

  • 결제금액이 낮아진 이유는 할인 때문인가, 저가 상품 판매 증가 때문인가?

  • 전체 매출은 실제로 늘었는가 줄었는가?

  • 다음에 확인해야 할 데이터는 무엇인가?

계산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다. 가입자 수, 결제율, 결제금액은 따로 움직이는 숫자가 아니다. 이 숫자들은 함께 매출이라는 결과를 만든다. 데이터를 읽는 사람은 하나의 큰 숫자에 흥분하기보다, 그 숫자가 어떤 작은 숫자들의 관계로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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