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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포함된 노트수학 감각을 다시 켜는 법

지수와 로그의 감각

Views 147약 10분생성형 AI 활용
Summary

어느 날 갑자기 커지는 것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아 보였던 일이 어느 순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질 때가 있다. 매달 조금씩 붙는 이자가 몇 년 뒤 생각보다 커져 있고, 작은 유행이 며칠 만에 모두의 대화 주제가 되며, 한 동영상이 갑자기 수백만 조회수를 넘긴다. 감염병도 그렇다. 처음에는 몇 명의 문제처럼 보이다가, 어느 지점을 지나면 숫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런 현상을 볼 때 우리는 자주 이렇게 말한다.

"갑자기 늘었네."

하지만 수학의 눈으로 보면 정말 갑자기 늘어난 것이 아닐 수 있다. 처음부터 같은 방식으로 늘고 있었는데, 그 방식이 우리가 익숙한 직선적 증가가 아니었을 뿐이다.

앞 장에서 우리는 그래프를 관계의 그림 언어로 읽었다. 직선은 일정하게 변하는 관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현실의 많은 변화는 직선처럼 얌전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변화는 처음에는 천천히 움직이다가 점점 가팔라지고, 어떤 변화는 너무 큰 범위에 걸쳐 있어 보통 눈금으로는 한눈에 보기 어렵다.

이 장에서 다룰 지수와 로그는 바로 그런 세상을 읽기 위한 도구다. 지수는 "같은 양이 더해지는 변화"가 아니라 "같은 비율로 커지는 변화"를 설명한다. 로그는 너무 커진 숫자, 너무 넓게 벌어진 숫자의 세계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크기로 접어 보여준다.

지수와 로그는 시험지 속 어려운 기호가 아니다. 복리, 바이럴 확산, 감염, 네트워크, 검색, 추천, 데이터 분석, AI를 이해할 때 반복해서 등장하는 현대 사회의 기본 감각이다.

지수와 로그의 감각

선형 성장은 더하기의 세계다

먼저 우리가 가장 익숙한 변화부터 보자. 매일 10쪽씩 책을 읽는다고 해보자. 하루가 지나면 10쪽, 이틀이면 20쪽, 사흘이면 30쪽이다. 이런 식으로 같은 양이 계속 더해지는 변화를 선형 성장이라고 한다.

선형 성장의 핵심은 "얼마씩 늘어나는가"다. 매달 월급에서 20만 원씩 저축하면, 1개월 뒤에는 20만 원, 2개월 뒤에는 40만 원, 10개월 뒤에는 200만 원이 된다. 시간과 결과를 그래프로 그리면 일정한 기울기의 직선이 된다. 앞 장에서 배운 기울기 감각으로 말하면, 변화율이 일정하다.

선형 성장은 이해하기 쉽다. 머릿속에서 대충 계산하기도 편하다. 10씩 늘면 열 번 뒤에는 100이 늘고, 20씩 늘면 열 번 뒤에는 200이 는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의 많은 변화를 은근히 선형으로 상상한다. 광고비를 두 배 쓰면 매출도 두 배가 될 것 같고, 사람이 두 배 모이면 일도 두 배 빨리 끝날 것 같고, 시간이 두 배 지나면 결과도 두 배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어떤 일은 처음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다가 나중에 급격히 커진다. 반대로 어느 정도까지는 잘 늘다가 어느 순간부터 거의 늘지 않기도 한다. 직선은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직선만으로는 세상의 많은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

지수 성장은 곱하기의 세계다

이번에는 매일 10쪽씩 읽는 것이 아니라, 읽는 양이 매일 두 배가 된다고 해보자. 첫날 1쪽, 둘째 날 2쪽, 셋째 날 4쪽, 넷째 날 8쪽이다. 처음 며칠은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인다. 1쪽, 2쪽, 4쪽 정도는 작다. 그런데 열흘째가 되면 512쪽이 된다. 하루 읽는 양만 보아도 이미 책 한 권 분량에 가까워진다.

이것이 지수 성장이다. 지수 성장은 같은 양이 더해지는 변화가 아니라, 같은 비율이 반복해서 곱해지는 변화다.

선형 성장은 "매번 10씩 증가"처럼 더하기가 중심이다. 지수 성장은 "매번 2배", "매번 10% 증가"처럼 곱하기가 중심이다. 이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단계선형 성장: 매번 10씩 증가지수 성장: 매번 2배
11010
22020
33040
44080
550160
660320
770640
8801,280

처음에는 둘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다. 1단계와 2단계만 보면 똑같아 보인다. 3단계에서도 30과 40이니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몇 번 더 지나면 지수 성장은 선형 성장을 순식간에 앞지른다. 지수 성장의 무서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초반에는 작아 보여서 방심하게 만들고, 후반에는 너무 빨라져서 따라잡기 어렵게 만든다.

수학식으로 쓰면 지수 성장은 보통 이런 모습이다.

처음 값 × 성장 비율의 반복

예를 들어 처음 값이 100이고 매번 10%씩 증가한다면, 한 번 지난 뒤에는 100에 1.1을 곱한다. 두 번 지난 뒤에는 1.1을 두 번 곱한다. 세 번 지난 뒤에는 1.1을 세 번 곱한다.

100 × 1.1 × 1.1 × 1.1

이것을 간단히 쓰면 100 × 1.1³이다. 여기서 위에 작게 붙은 3이 지수다. 지수는 "몇 번 반복해서 곱하는가"를 나타낸다.

중요한 것은 기호가 아니다. 감각이다. 지수는 반복되는 곱셈의 언어다. 그래서 지수 성장을 보면 우리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얼마씩 더해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몇 배씩, 몇 퍼센트씩 커지고 있는가?"

복리는 지수 성장의 가장 친숙한 얼굴이다

지수 성장을 가장 쉽게 만나는 곳은 돈이다. 특히 복리가 그렇다.

단리는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는 방식이다. 100만 원에 매년 10만 원씩 이자가 붙는다면, 1년 뒤 110만 원, 2년 뒤 120만 원, 3년 뒤 130만 원이 된다. 이건 선형 성장에 가깝다. 매년 같은 금액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복리는 조금 다르다. 이자가 붙은 금액 전체가 다음 이자의 기준이 된다. 100만 원에 연 10% 복리라면 1년 뒤에는 110만 원이 된다. 2년째에는 원래 원금 100만 원이 아니라 110만 원에 대해 10%가 붙는다. 그래서 121만 원이 된다. 3년째에는 121만 원의 10%가 붙어 133만 1천 원이 된다.

처음에는 단리와 복리의 차이가 작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복리의 힘을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이는 커진다. 복리는 돈이 돈을 낳는 구조다. 정확히 말하면, 이전 결과가 다음 계산의 기준이 되는 구조다.

이 말은 돈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실력이 쌓이는 과정도 어느 정도 복리와 닮아 있다. 하루 공부했다고 갑자기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늘 이해한 개념이 내일의 이해를 쉽게 만들고, 내일의 이해가 모레의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지식도 서로 연결되면 단순한 더하기 이상으로 커진다.

물론 현실의 복리에는 세금, 수수료, 물가상승률, 위험 같은 요소가 끼어든다. 그래서 "복리니까 무조건 엄청나게 불어난다"는 말은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복리의 기본 구조, 즉 일정한 비율이 반복해서 곱해진다는 감각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감각이 있어야 수익률, 대출, 투자, 물가, 성장률을 읽을 수 있다.

바이럴 확산과 전염은 왜 무서운가

지수 성장은 사람 사이의 연결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한 사람이 두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고, 그 두 사람이 다시 각각 두 사람에게 전한다고 해보자. 처음에는 1명, 다음에는 2명, 그다음에는 4명, 8명, 16명으로 늘어난다.

현실의 바이럴 확산은 이렇게 완벽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같은 수의 사람에게 전하지도 않고, 중간에 관심이 끊기기도 한다. 하지만 핵심 구조는 비슷하다. 전달받은 사람이 다시 전달자가 될 때, 확산은 단순한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의 성격을 띤다.

감염도 마찬가지다. 어떤 감염병이 퍼질 때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오늘 몇 명이 감염되었는가?"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한 사람이 평균적으로 몇 명에게 옮기는가?"다. 이 값이 1보다 크면 감염은 퍼질 가능성이 커지고, 1보다 작으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에서도 기준은 '비율'이다. 한 사람이 평균 1.2명에게 옮기는 상황과 0.8명에게 옮기는 상황은 겉보기에는 숫자 차이가 작아 보인다. 겨우 0.4 차이다. 하지만 반복되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1보다 조금 큰 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방향으로, 1보다 조금 작은 비율은 줄어드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지수 성장에서는 작은 차이가 반복을 만나 큰 차이가 된다. 이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지수적 변화를 다룰 때는 초반 숫자만 보고 안심하면 안 된다. 처음의 작은 변화가 반복될 조건을 갖추었는지 살펴야 한다. 바이럴 콘텐츠, 감염병, 네트워크 서비스, 투자 수익률, 기술 확산은 모두 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이 변화는 한 번으로 끝나는가, 아니면 다음 변화를 다시 만들어내는가?"

네트워크 효과는 연결이 가치를 키우는 방식이다

어떤 서비스는 사용자가 늘수록 그 자체의 가치가 커진다. 전화기를 생각해보자. 세상에 전화기가 한 대뿐이라면 아무에게도 전화를 걸 수 없다. 전화기가 두 대가 되면 한 연결이 생긴다. 전화기가 세 대가 되면 가능한 연결은 더 많아진다. 사람이 늘어날수록 단순히 사용자 수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 사이의 관계도 함께 늘어난다.

메신저, SNS, 중고거래 플랫폼, 결제 서비스, 협업 도구가 이런 성격을 가진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들어올 이유가 생기고, 그 결과 다시 서비스의 가치가 커진다. 이것을 흔히 네트워크 효과라고 부른다.

네트워크 효과는 항상 무한히 계속되지는 않는다.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피로감이 생기고, 품질이 떨어질 수 있으며, 경쟁 서비스가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기에 사용자가 사용자를 부르는 구조가 생기면 성장 곡선은 직선보다 훨씬 가파르게 움직일 수 있다.

여기서도 핵심은 관계다. 앞 장에서 함수는 입력과 출력의 관계라고 했다. 사용자 수가 입력이고 서비스 가치나 확산 속도가 출력이라면, 그 관계는 단순한 직선이 아닐 수 있다. 사용자가 10명에서 20명으로 늘 때와 1,000만 명에서 2,000만 명으로 늘 때는 의미가 다르다. 같은 "두 배"라도 전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지수와 곡선의 감각은 바로 이런 질문을 가능하게 한다.

지수 성장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는다

지수 성장을 배우면 세상이 온통 폭발적으로 커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의 지수 성장은 대부분 어느 시점에서 둔화된다. 돈에는 위험과 한계가 있고, 감염에는 면역과 거리두기와 치료가 있으며, 바이럴 확산에는 관심의 한계가 있다. 시장도 무한하지 않다.

그래서 현실의 성장 곡선은 처음에는 지수처럼 가파르게 커지다가, 나중에는 완만해지는 경우가 많다. 새 앱이 빠르게 퍼지다가 어느 순간 신규 사용자가 줄고, 신제품 판매가 초기에는 급증하다가 시장이 포화되면 안정되는 식이다.

이 점은 중요하다. 지수 성장의 감각은 "모든 것이 끝없이 폭발한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어떤 변화가 왜 갑자기 커지는지, 그리고 언제쯤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지 더 정확히 보게 해준다.

수학은 흥분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판단하기 위한 도구다. "지금 지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말은 멋진 홍보 문구가 아니라, 반복되는 비율 증가가 실제로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주장이다. 매출이 한 달 동안 크게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지수 성장은 아니다. 반복되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고객이 고객을 부르는가, 이자가 다음 이자의 기준이 되는가, 감염자가 다음 감염을 만드는가,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서비스 품질이 다시 좋아지는가를 봐야 한다.

지수 성장을 읽는다는 것은 숫자에 놀라는 일이 아니라 구조를 확인하는 일이다.

로그는 큰 숫자를 접어 보는 방법이다

이제 로그로 넘어가자. 많은 사람이 로그라는 말을 듣는 순간 긴장한다. 학교에서 log라는 기호를 보자마자 마음이 닫혔던 기억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그의 출발점은 꽤 단순하다.

로그는 지수의 반대 질문이다.

지수가 "몇 번 곱하면 어떤 값이 되는가"의 과정이라면, 로그는 "어떤 값이 되려면 몇 번 곱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예를 들어 10을 세 번 곱하면 1,000이 된다.

10 × 10 × 10 = 1,000

이것을 지수로 쓰면 10³ = 1,000이다. 로그는 이 관계를 거꾸로 묻는다.

"10을 몇 번 곱해야 1,000이 되는가?"

답은 3이다. 그래서 log₁₀(1,000) = 3이라고 쓴다. 말로 풀면 "10을 밑으로 하는 1,000의 로그는 3"이다. 하지만 지금은 표현보다 감각이 더 중요하다. 로그는 큰 숫자를 '몇 번의 곱셈으로 도달한 크기인가'로 바꾸어 읽는 방식이다.

10, 100, 1,000, 10,000을 보자. 보통 숫자 눈금으로 보면 차이가 점점 커진다. 10과 100의 차이는 90이고, 100과 1,000의 차이는 900이며, 1,000과 10,000의 차이는 9,000이다. 그런데 로그의 눈으로 보면 이들은 한 단계씩 올라간다.

숫자10을 몇 번 곱한 크기인가로그 감각
1010¹1
10010²2
1,00010³3
10,00010⁴4

로그는 숫자 자체의 차이보다 '몇 배의 단계'를 본다. 그래서 너무 큰 숫자나 너무 넓은 범위를 다룰 때 유용하다.

로그 축은 곡선을 직선처럼 보이게 한다

앞 장에서 그래프의 축을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지수와 로그를 만나면 축의 의미가 더 중요해진다.

일반적인 그래프의 세로축은 같은 간격이 같은 차이를 뜻한다. 0, 100, 200, 300처럼 눈금이 놓여 있다면, 한 칸 올라갈 때마다 100씩 증가한다. 이것은 선형 눈금이다.

하지만 로그 축은 다르다. 로그 축에서는 같은 간격이 같은 차이가 아니라 같은 비율을 뜻한다. 예를 들어 세로축 눈금이 1, 10, 100, 1,000, 10,000처럼 놓여 있다면, 한 칸 올라갈 때마다 10씩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10배가 된다.

이런 축은 처음에는 이상해 보인다. 하지만 넓은 범위를 한 그림 안에 담을 때 매우 강력하다. 어떤 값은 1이고 어떤 값은 1,000,000이라면, 일반 축에서는 작은 값들이 바닥에 달라붙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로그 축을 쓰면 작은 값과 큰 값을 함께 비교할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지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로그 축에 그리면 직선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수 성장은 매번 같은 비율로 커지는 변화이고, 로그 축은 같은 비율을 같은 간격으로 보여주는 축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그래프를 읽을 때 아주 중요하다. 어떤 그래프가 직선처럼 보인다고 해서 항상 선형 성장은 아니다. 로그 축 위의 직선은 "일정한 양이 더해지고 있다"가 아니라 "일정한 비율로 커지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따라서 그래프를 볼 때는 반드시 축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세로축 눈금이 0, 10, 20, 30처럼 가는지, 아니면 1, 10, 100, 1,000처럼 가는지 살펴야 한다. 전자는 차이의 눈금이고, 후자는 배율의 눈금이다.

수학 문해력은 바로 이런 곳에서 빛난다. 같은 그래프도 축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그는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룰 수 있게 만든다

로그를 "큰 숫자를 작게 만드는 도구"라고만 이해하면 조금 부족하다. 로그는 큰 차이를 숨기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너무 큰 차이를 사람이 볼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장치다.

예를 들어 어떤 온라인 쇼핑몰에 상품 A, B, C가 있다고 하자. A는 하루 조회수 10회, B는 1,000회, C는 1,000,000회다. 일반 숫자로 보면 C가 압도적으로 커서 A와 B의 차이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로그로 보면 10은 10¹, 1,000은 10³, 1,000,000은 10⁶이다. 이제 우리는 각각을 1, 3, 6이라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물론 1,000,000과 1,000의 실제 차이는 여전히 크다. 로그를 취했다고 해서 현실의 차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 큰 숫자에 시야가 압도당하지 않도록, 차이를 '배율의 단계'로 바꾸어 보는 것이다.

이 감각은 데이터 분석에서 자주 쓰인다. 소득, 조회수, 매출, 팔로어 수, 파일 크기, 도시 인구처럼 값의 범위가 매우 넓은 데이터는 그대로 보면 큰 값 몇 개가 전체 인상을 지배한다. 로그를 사용하면 작은 값들의 차이도 함께 볼 수 있고, 전체 패턴을 더 안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로그는 숫자의 망원경이자 압축 렌즈다. 너무 멀리 떨어진 크기들을 한 시야 안에 들어오게 한다.

검색과 추천은 왜 로그 감각을 필요로 할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검색과 추천 시스템에도 지수와 로그의 감각이 숨어 있다. 물론 실제 알고리즘은 훨씬 복잡하다. 하지만 기본 생각은 어렵지 않다.

검색에서 어떤 단어가 모든 문서에 너무 자주 등장한다면, 그 단어는 검색 결과를 구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대로 드물게 등장하지만 특정 주제를 잘 가리키는 단어는 중요할 수 있다. 이때 단어의 흔함과 드묾을 단순한 횟수만으로 다루면 문제가 생긴다. 어떤 단어는 수백만 번 나오고, 어떤 단어는 몇 번만 나오기 때문이다. 범위가 너무 넓다.

이런 넓은 범위를 다룰 때 로그 감각이 필요하다. 큰 횟수의 영향은 눌러주고, 배율의 차이를 더 읽기 쉽게 만들기 때문이다. "10번 나온 단어와 100번 나온 단어의 차이"와 "100,000번 나온 단어와 100,090번 나온 단어의 차이"는 둘 다 숫자 차이만 보면 90일 수 있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다. 로그 감각은 이런 차이를 더 현실적으로 보게 해준다.

추천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 조회수 100회인 콘텐츠와 1,000회인 콘텐츠의 차이는 꽤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조회수 1,000,000회와 1,000,900회의 차이는 숫자로는 900이지만 추천 판단에서는 그리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큰 숫자가 무조건 모든 판단을 지배하지 않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데이터의 세계에서는 원래 숫자를 그대로 쓰지 않고 변환해서 보는 일이 많다. 로그 변환도 그중 하나다. 변환한다는 것은 현실을 속인다는 뜻이 아니다. 질문에 맞게 숫자를 읽기 좋은 언어로 바꾼다는 뜻이다.

AI에서 지수와 로그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

AI를 깊이 공부하려면 선형대수, 확률, 미분 같은 수학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지수와 로그의 감각도 중요하다. AI는 많은 경우 가능성과 오차를 다룬다. 어떤 문장이 다음에 올 확률, 어떤 이미지가 고양이일 확률, 어떤 사용자가 이 영화를 좋아할 확률처럼 말이다.

확률은 0과 1 사이의 작은 숫자로 표현된다. 그런데 작은 확률들이 여러 번 곱해지면 숫자는 매우 빠르게 작아진다. 예를 들어 0.1을 여러 번 곱하면 0.01, 0.001, 0.0001처럼 순식간에 작아진다. 이런 값을 그대로 다루면 계산하기 불편해진다. 로그를 사용하면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어 다룰 수 있어 훨씬 안정적이고 편리해진다.

또 AI 모델은 오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학습한다. 이때 어떤 오차를 얼마나 크게 볼 것인지, 어떤 예측을 얼마나 나쁘다고 판단할 것인지에 로그가 들어간 방식이 쓰이기도 한다. 특히 확률 예측에서는 "정답에 높은 확률을 주었는가, 낮은 확률을 주었는가"를 평가할 때 로그 감각이 중요해진다.

지수도 자주 등장한다. 어떤 값을 확률처럼 바꾸는 과정, 아주 큰 값과 작은 값의 상대적 차이를 조정하는 과정, 성장이나 감소를 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지수 함수가 쓰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장 공식을 외우는 일이 아니다. AI가 다루는 세계에는 작은 차이가 반복되어 큰 차이를 만들고, 너무 넓은 범위의 숫자를 압축해서 봐야 하는 일이 많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AI는 마법이 아니다. 많은 데이터를 숫자로 바꾸고, 그 숫자들 사이의 관계를 함수로 만들고, 오차를 줄이도록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이 흐름 속에서 지수와 로그는 숫자의 크기와 변화를 다루는 중요한 언어가 된다.

지수와 로그를 일상 언어로 번역하기

지수와 로그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호가 먼저 등장했기 때문이다. 2⁵, 10³, log 같은 표현을 보면 마치 낯선 외국어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일상 언어로 바꾸면 훨씬 덜 무섭다.

지수는 이렇게 읽으면 된다.

"같은 비율의 변화가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

로그는 이렇게 읽으면 된다.

"이 큰 숫자는 몇 단계의 배율로 이루어진 걸까?"

예를 들어 "사용자가 매달 20%씩 늘고 있다"는 말은 지수적 가능성을 품고 있다. 매달 같은 수의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사용자 수를 기준으로 20%가 늘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1,000명일 때의 20%는 200명이지만, 100만 명일 때의 20%는 20만 명이다. 같은 20%라도 기준이 커지면 증가량도 커진다.

반대로 "조회수가 100에서 10,000,000까지 다양하다"는 말은 로그 감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숫자 범위가 너무 넓어서 그대로 보면 큰 값만 보이고 작은 값들은 묻힌다. 이때 우리는 "몇 배 차이인가", "몇 자리수 차이인가", "10의 몇 제곱 정도인가"를 생각할 수 있다.

일상에서 지수와 로그를 만났을 때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면 좋다.

  • 이 변화는 같은 양이 더해지는가, 같은 비율이 곱해지는가?

  • 이 성장은 다음 성장을 다시 만들어내는 구조인가?

  • 숫자의 범위가 너무 넓어서 로그처럼 접어 봐야 하는가?

이 질문만으로도 많은 숫자가 다르게 보인다.

직선으로 상상하면 놓치는 것들

우리는 직선적 사고에 익숙하다. 어제보다 오늘 10이 늘었으면 내일도 10쯤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보다 이번 달 매출이 100만 원 늘었으면 다음 달도 그 정도 늘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추정이 틀린 것은 아니다. 많은 상황에서는 꽤 유용하다.

하지만 지수적 변화가 숨어 있는 상황에서 직선적 사고만 하면 크게 빗나간다. 감염 초기의 작은 숫자를 보고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고, 복리의 장기 효과를 과소평가할 수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의 파급력을 늦게 알아차릴 수 있다. 반대로 단기간의 높은 성장률을 보고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다.

지수 감각은 우리에게 조심성을 준다. "처음에는 작아 보여도 반복되면 커질 수 있다." 로그 감각은 우리에게 균형감을 준다. "너무 큰 숫자에 압도되지 말고 배율의 단계로 보자."

이 둘은 서로 반대 방향의 도구처럼 보이지만 사실 한 쌍이다. 지수는 작은 반복이 어떻게 거대한 차이를 만드는지 보여주고, 로그는 그렇게 커진 차이를 다시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단계로 접어준다.

한 줄 정리

지수는 같은 비율이 반복되어 커지는 변화를 읽는 언어이고, 로그는 너무 큰 숫자와 넓은 범위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접어 보는 언어다.

생각 문제

어떤 앱의 사용자가 매달 1만 명씩 늘어나는 경우와 매달 10%씩 늘어나는 경우를 비교해보자. 처음 사용자가 10만 명이라면 첫 달에는 두 경우 모두 1만 명이 늘어난다. 그런데 1년 뒤에도 두 성장은 비슷할까? 어느 쪽이 더 빠르게 커질까?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 하나 생각해보자. 어떤 뉴스에서 "A 회사의 이용자는 100만 명, B 회사의 이용자는 1억 명"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차이는 9,900만 명이다. 그런데 로그 감각으로 보면 100만은 10⁶, 1억은 10⁸이다. 이 차이를 "100배 차이" 또는 "두 단계 차이"로 읽으면 어떤 점이 새롭게 보이는가?

마지막으로, 앞으로 그래프를 볼 때 세로축을 확인해보자. 눈금이 0, 100, 200처럼 일정한 차이로 늘어나는가? 아니면 1, 10, 100, 1,000처럼 일정한 배율로 늘어나는가? 축이 바뀌면 같은 데이터의 인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해보자.

다음 장부터는 시선을 공간으로 옮긴다. 지금까지 숫자와 관계, 그래프를 읽었다면 이제는 길이, 넓이, 부피, 각도처럼 우리가 몸으로 살아가는 세계를 수학의 언어로 다시 바라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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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감각을 다시 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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