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론은 빈칸을 마음대로 채우는 일이 아니다
영어 독해에서 많은 학습자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유형이 추론이다. 문장에 답이 그대로 쓰여 있으면 찾아내면 된다. 그런데 추론 문제는 겉으로 보기에 이렇게 묻는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글쓴이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은?", "밑줄 친 표현이 암시하는 것은?" 그러면 독자는 갑자기 불안해진다. 본문에 없는 내용을 내가 상상해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론은 상상이 아니다. 추론은 본문에 명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글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한 걸음"이다. 반 걸음도 부족하고, 세 걸음은 위험하다.
예를 들어 보자.
The restaurant was almost empty, and the waiter kept checking his watch.
이 문장에는 "식당이 장사가 안된다"는 말도 없고, "웨이터가 집에 가고 싶어 한다"는 말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두 가지 정보를 얻는다. 식당에 손님이 거의 없고, 웨이터가 계속 시계를 본다. 여기서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그 식당은 한가한 상태였고, 웨이터는 시간이 지나가기를 의식하고 있었다" 정도다. 반면 "그 식당은 곧 폐업할 것이다"라고 하면 너무 멀리 간 추론이다. 손님이 거의 없다는 한 장면만으로 폐업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추론 독해의 기본 원리는 단순하다. 본문에 적힌 정보가 출발점이고, 정답은 그 정보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의미다. 정답은 숨어 있지만, 아무 곳에나 숨어 있지 않다. 항상 근거 문장 근처에 있다.

명시된 정보와 추론된 의미
먼저 명시된 정보와 추론된 의미를 구분해야 한다. 명시된 정보는 글에 직접 쓰인 내용이다. 추론된 의미는 직접 쓰이지 않았지만, 그 내용을 읽고 합리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다음 문장을 보자.
Emma brought an umbrella even though the sky was clear.
명시된 정보는 두 가지다. Emma가 우산을 가져왔고, 하늘은 맑았다. 그렇다면 추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Emma가 비가 올 가능성을 예상했거나, 날씨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Emma는 날씨 예보를 보았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럴 수도 있지만, 본문에 근거가 없다.
이 차이가 추론 문제의 성패를 가른다. 영어 시험의 오답은 대개 두 가지 방식으로 독자를 흔든다. 하나는 본문과 관련은 있지만 직접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선택지다. 다른 하나는 상식적으로 그럴듯하지만 본문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선택지다.
추론 문제를 풀 때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이 선택지는 본문 어디에서 나왔는가?"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으면, 아무리 그럴듯해도 정답이 아니다. 추론은 감이 아니라 근거의 기술이다.
추론의 거리: 한 걸음은 정답, 세 걸음은 오답
추론에는 거리가 있다. 글에 적힌 내용과 선택지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단순 반복일 수 있고, 너무 멀면 과잉 추론이 된다. 좋은 추론은 본문보다 조금 더 넓지만, 본문을 벗어나지 않는다.
다음 예문을 보자.
Many employees welcomed the new remote-work policy. However, some managers worried that communication might become less efficient.
이 문장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직원들 다수가 재택근무 정책을 반겼지만, 일부 관리자들은 의사소통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따라서 "새 정책에 대한 반응은 완전히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이것은 본문에서 한 걸음 나아간 의미다.
하지만 "관리자들은 재택근무를 폐지하려고 했다"는 너무 멀다. 걱정했다는 말은 있지만 폐지하려 했다는 말은 없다. "직원들은 사무실 근무를 싫어한다"도 조심해야 한다. 재택근무 정책을 반겼다고 해서 사무실 근무를 싫어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추론 문제의 정답은 보통 이런 위치에 있다. 본문 문장을 그대로 반복하지는 않지만, 본문 문장 없이 설명할 수 없는 선택지다. 그래서 정답을 고를 때는 "본문보다 조금 확장되었는가?"와 "본문으로 다시 돌아와 증명할 수 있는가?"를 동시에 확인해야 한다.
글쓴이의 태도와 어조 읽기
추론 독해에서 자주 묻는 것이 글쓴이의 태도와 어조다. 태도는 글쓴이가 대상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이고, 어조는 그 입장이 문장에 드러나는 분위기다. 같은 사실도 어떤 단어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글쓴이의 태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두 문장을 비교해 보자.
The company changed its privacy policy.
The company quietly changed its privacy policy without clearly informing users.
첫 문장은 중립적이다. 회사가 개인정보 정책을 바꾸었다는 사실만 전달한다. 반면 두 번째 문장은 비판적이다. quietly, without clearly informing users가 들어가면서 "사용자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부정적 평가가 생긴다.
태도는 대개 형용사, 부사, 조동사, 연결어에서 드러난다. 특히 시험 지문에서는 글쓴이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I am angry"처럼 쓰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신 표현 선택을 통해 은근히 드러난다.
다음과 같은 신호를 익혀 두면 태도 파악이 훨씬 쉬워진다.
| 태도 | 자주 보이는 신호 표현 | 읽는 감각 |
|---|---|---|
| 긍정 | beneficial, valuable, effective, promising, improve | 좋게 본다 |
| 부정 | harmful, flawed, ineffective, problematic, fail to | 좋지 않게 본다 |
| 중립 | describe, report, indicate, according to, show | 평가보다 설명한다 |
| 회의 | questionable, uncertain, doubt, may not, unlikely | 쉽게 믿지 않는다 |
| 비판 | misleading, irresponsible, overlook, ignore, should have | 문제를 지적한다 |
| 낙관 | hopeful, potential, opportunity, likely to improve |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을 본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어 하나만 보고 태도를 결정하지 않는 것이다. promising이 있으면 긍정일 가능성이 높지만, "seems promising at first, but…"처럼 이어지면 최종 태도는 회의적이거나 비판적일 수 있다. 태도는 단어가 아니라 흐름 속에서 결정된다.
however가 나오면 태도도 움직인다
연결어는 논리뿐 아니라 태도도 바꾼다. 특히 however는 앞의 내용을 제한하거나 반전시킨다. 앞에서 좋은 이야기를 하다가 however 뒤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글쓴이의 최종 태도는 단순한 긍정보다 신중함이나 비판에 가까워진다.
The new app is easy to use and has attracted many young users. However, it collects more personal data than most users realize.
첫 문장만 보면 긍정적이다. 사용하기 쉽고 젊은 이용자를 많이 끌어들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however 뒤에서 개인정보 수집 문제를 제기한다. 따라서 글쓴이의 태도는 "앱의 장점을 인정하지만 개인정보 문제를 우려한다"에 가깝다. 단순히 "the writer is enthusiastic about the app"이라고 하면 앞부분만 본 오답이다.
surprisingly도 중요하다. 이 단어는 글쓴이가 예상과 다른 결과를 강조한다는 신호다.
Surprisingly, the students who studied alone performed better than those who joined large study groups.
여기서 글쓴이는 혼자 공부한 학생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낸 사실을 뜻밖의 결과로 제시한다. 이 문장이 암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스터디 그룹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을 가능성이다. surprisingly는 단순히 "놀랍게도"라는 감탄이 아니라, 독자가 예상했을 방향과 실제 결과 사이의 차이를 드러낸다.
unfortunately는 부정적 평가를 직접 드러낸다.
Unfortunately, the program reached only a small number of the families it was designed to help.
이 문장은 프로그램의 목표 자체를 비난한다기보다, 실제 도달 범위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아쉽게 본다. 따라서 글쓴이의 태도는 실망, 유감, 비판적 우려에 가깝다.
should와 need to도 태도를 보여 준다. 이 표현들은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현재 상태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포함한다.
Schools should provide students with more opportunities to discuss what they read.
이 문장은 학교가 이미 충분한 토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는 부족하므로 더 제공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should를 보면 "글쓴이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는 태도를 읽어야 한다.
Governments need to address the growing gap between digital access and digital skills.
need to는 필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서는 디지털 접근성과 디지털 활용 능력 사이의 격차가 문제이며,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 드러난다.
긍정, 부정, 중립을 먼저 나누어라
태도 문제를 풀 때 처음부터 "회의적", "풍자적", "낙관적", "비판적"처럼 세밀한 단어를 고르려 하면 어렵다. 먼저 크게 세 방향으로 나누면 실수가 줄어든다. 긍정인지, 부정인지, 중립인지부터 판단하는 것이다.
다음 문장을 보자.
The policy has reduced traffic in the city center, but it has also made commuting more difficult for low-income workers.
이 문장은 한쪽으로만 기울어 있지 않다. 교통량 감소라는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저소득 노동자의 출퇴근 어려움을 지적한다. 따라서 단순 긍정도 아니고 단순 부정도 아니다. 가장 가까운 태도는 balanced, cautious, concerned 정도다.
반대로 다음 문장은 더 분명하다.
The policy ignores the needs of the very people it claims to support.
ignores, claims to support라는 표현에는 강한 비판이 들어 있다. "돕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필요를 무시한다"는 뜻이므로 글쓴이는 정책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태도 문제에서는 선택지 단어의 강도도 중요하다. critical은 비판적이라는 뜻이지만, hostile은 적대적이라는 뜻으로 훨씬 강하다. skeptical은 회의적이지만, dismissive는 아예 무시하는 태도에 가깝다. 본문이 약한 우려를 표현했는데 선택지가 극단적 비난이면 오답일 가능성이 높다.
암시와 전제는 어떻게 다른가
추론 독해에서 암시와 전제를 구분하면 글이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암시는 글이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독자가 알아차리도록 남겨 둔 의미다. 전제는 글이 논리를 세우기 위해 이미 참이라고 깔고 가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보자.
The museum finally added wheelchair ramps to its main entrance.
이 문장이 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전에는 주 출입구에 휠체어 경사로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이다. finally가 그 의미를 강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필요했거나 늦게 이루어진 일이라는 느낌도 있다.
그렇다면 이 문장의 전제는 무엇일까? 박물관 주 출입구에는 휠체어 이용자가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이 전제가 있기 때문에 경사로 추가가 의미 있는 변화로 제시된다.
암시는 문장 표면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숨은 의미다. 전제는 그 문장이 성립하기 위해 배경에 놓인 믿음이다.
다른 예문을 보자.
Even experienced doctors can make mistakes when they are forced to work without enough rest.
이 문장의 암시는 경험 많은 의사라도 피로한 상태에서는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제는 충분한 휴식이 정확한 판단과 안전한 진료에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또 "의사이기 때문에 항상 실수하지 않는다"는 식의 믿음이 틀릴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들어 있다.
암시를 찾을 때는 표현의 뉘앙스를 본다. finally, even, still, no longer, only, hardly 같은 단어는 숨은 의미를 만든다. 전제를 찾을 때는 "이 주장이 말이 되려면 무엇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고 물으면 된다.
암시를 만드는 작은 단어들
영어에서는 작은 단어 하나가 강한 암시를 만든다. 특히 even, still, finally, no longer, only는 자주 출제된다.
Even small changes in sleep habits can affect concentration.
여기서 even은 "작은 변화는 별 영향이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영향을 준다"는 암시를 만든다. 즉 독자의 예상과 다른 점을 강조한다.
The town still relies on a single bridge to connect it to the nearest hospital.
still은 "아직도"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 문장은 단순히 다리 하나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넘어,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었고 어쩌면 개선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준다.
The company no longer offers free repairs for older models.
no longer는 과거에는 무료 수리를 제공했지만 지금은 제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직접 "used to"가 없어도 변화가 암시된다.
Only a few residents attended the meeting.
only는 수가 적다는 평가를 넣는다. "몇 명이 참석했다"와 "겨우 몇 명만 참석했다"는 느낌이 다르다. 따라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낮았거나 참여가 제한적이었다고 조심스럽게 추론할 수 있다.
이런 단어들은 문법적으로 작지만 독해에서는 크게 작동한다. 추론 문제에서 정답의 실마리는 거창한 문장이 아니라 이런 작은 단서에 숨어 있을 때가 많다.
전제를 찾는 질문
전제는 글쓴이가 굳이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생각이다. 그래서 전제를 찾으려면 문장 밖으로 너무 멀리 나가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자연스럽게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찾아야 한다.
다음 문장을 보자.
To improve public health, cities should make walking safer and more convenient.
이 문장이 전제하는 것은 무엇일까? 걷기 환경이 공중 보건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다. 만약 걷기와 건강이 아무 관련이 없다면, 도시가 보행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은 힘을 잃는다.
또 다른 예를 보자.
Online reviews are useful only when readers can tell which ones are genuine.
이 문장의 전제는 가짜이거나 신뢰하기 어려운 리뷰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리뷰의 유용성은 정보의 진정성에 달려 있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전제를 찾을 때는 다음 질문이 도움이 된다.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무엇이 사실이어야 하는가?
글쓴이는 무엇을 굳이 설명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가?
이 전제가 틀리면 글쓴이의 주장이 약해지는가?
전제는 특히 논설문과 칼럼에서 중요하다. 글쓴이의 주장은 보이는 문장 위에 서 있지만, 그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받침대가 있다. 그 받침대가 전제다.
추론 문제의 근거 문장 찾기
추론 문제를 풀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선택지를 읽고 마음에 드는 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근거 문장을 찾는 것이다. 근거 문장은 대개 문제에서 묻는 대상, 표현, 사람, 사건이 등장하는 문장 주변에 있다.
예를 들어 문제에서 "What can be inferred about the old library?"라고 묻는다면 old library가 언급된 문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주변에서 도서관의 상태, 이용자 반응, 변화, 비교 표현을 찾아야 한다. 추론 문제라고 해서 글 전체를 막연히 다시 읽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근거 문장을 찾은 뒤에는 선택지를 세 가지로 분류한다.
본문과 바로 연결되는 합리적 추론
본문과 관련은 있지만 근거가 부족한 추측
본문과 반대되거나 지나치게 강한 단정
정답은 첫 번째다. 두 번째가 가장 위험하다. 영어 독해에서 매력적인 오답은 대개 "관련은 있다." 하지만 관련이 있다는 것과 근거가 충분하다는 것은 다르다.
다음 짧은 지문을 보자.
The city opened a new public garden last year. While many residents enjoy the space, the garden has become difficult to maintain because it requires more water than expected.
질문: What can be inferred about the public garden?
정답에 가까운 선택지는 "It has created an unexpected maintenance challenge."이다. 본문에 물이 예상보다 더 많이 필요해 관리가 어려워졌다고 했기 때문이다. 반면 "The city plans to close the garden"은 너무 멀다. 관리가 어렵다고 해서 폐쇄 계획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Residents do not like the garden"도 틀렸다. many residents enjoy the space라고 했으므로 오히려 반대다.
선택지의 강도를 조심하라
추론 문제에서 오답을 만드는 대표적인 장치가 강도다. 본문은 "일부", "가능성", "우려" 정도로 말했는데 선택지는 "항상", "완전히", "반드시"처럼 강하게 말한다. 이런 선택지는 의심해야 한다.
본문에 some, may, can, tend to, often, likely 같은 표현이 있으면 선택지도 그 정도의 조심스러운 결론이어야 한다. 반대로 선택지에 always, never, all, completely, impossible, only가 나오면 본문이 그만큼 강한 근거를 제공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Some students find digital textbooks convenient, but others say they remember information better when reading printed books.
이 문장에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의 선호와 학습 경험이 모두 같지는 않다"이다. 그러나 "Digital textbooks are ineffective for all students"는 틀렸다. some students find digital textbooks convenient라고 했기 때문이다. "Printed books are always better than digital textbooks"도 지나치다. 본문은 일부 학생의 기억 경험을 말할 뿐, 모든 경우의 우열을 말하지 않는다.
추론의 정답은 보통 겸손하다. 지나치게 단정적인 선택지는 근거보다 앞서 달려간다.
실전 루틴: 근거에서 한 걸음만
추론 문제를 만났을 때는 다음 순서로 움직이면 된다.
질문이 묻는 대상을 확인한다.
본문에서 그 대상이 등장하는 문장과 앞뒤 문장을 찾는다.
연결어, 평가어, 조동사, 비교 표현을 표시한다.
선택지가 본문보다 한 걸음 나아갔는지, 세 걸음 멀어졌는지 판단한다.
정답을 고른 뒤 근거 문장을 다시 읽어 설명 가능한지 확인한다.
이 루틴의 핵심은 마지막 단계다. 정답을 고른 뒤 "왜?"라고 물었을 때 본문 문장으로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느낌상 맞다"는 추론이 아니다. "이 문장에서 이렇게 말했기 때문에 이렇게 알 수 있다"가 되어야 한다.
좋은 독해자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아니라, 근거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다. 추론 독해는 창의력 시험이 아니다. 본문이 허락한 만큼만 생각을 확장하는 훈련이다.
실전 연습 1: 태도 추론
다음 지문을 읽고 글쓴이의 태도로 가장 적절한 것을 생각해 보자.
Many schools have introduced tablets into classrooms, hoping that digital tools will make lessons more engaging. However, technology alone does not guarantee better learning. Without thoughtful guidance from teachers, tablets can become little more than expensive notebooks.
이 글은 태블릿 사용을 완전히 반대하지 않는다. 첫 문장에서 수업을 더 흥미롭게 만들기 위한 기대를 인정한다. 그러나 however 뒤에서 기술만으로는 학습 향상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마지막 문장의 little more than expensive notebooks는 비판적 표현이다. 태블릿이 교사의 세심한 지도 없이 쓰이면 비싼 공책에 불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글쓴이의 태도는 "신중하고 비판적"이다. 단순히 optimistic이라고 하면 첫 문장만 본 것이고, hostile이라고 하면 너무 강하다. 글쓴이는 기술 자체를 적대시하지 않는다. 다만 기술 활용 방식에 조건을 붙이고 있다.
실전 연습 2: 암시 추론
다음 문장을 읽어 보자.
After years of complaints from local residents, the factory finally installed filters to reduce air pollution.
이 문장에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finally와 after years of complaints가 핵심 단서다. 공장은 오래전부터 주민들의 불만을 받아 왔고, 공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늦게 취했다는 암시가 있다. 따라서 "주민들은 공장의 오염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를 제기해 왔다"는 추론은 타당하다.
하지만 "공장은 법을 어겼다"라고 하면 조심해야 한다. 공기 오염이 있었고 주민 불만이 있었다는 말은 있지만, 법 위반 여부는 제시되지 않았다. "공장은 곧 문을 닫을 것이다" 역시 근거가 없다.
추론 문제에서 finally는 자주 "늦게 이루어진 변화"를 암시한다. 그러나 그 변화의 원인이나 법적 결과까지 마음대로 붙이면 오답이 된다.
실전 연습 3: 전제 찾기
다음 주장을 읽고 전제를 찾아보자.
Companies should not measure productivity only by the number of hours employees spend at their desks.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어떤 생각이 깔려 있어야 할까? 글쓴이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생산성을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생산성은 시간뿐 아니라 결과, 집중도, 창의성, 업무의 질과도 관련이 있다는 전제가 있다.
여기서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일하기 싫어한다"라고 추론하면 너무 멀다. 글은 직원 감정이 아니라 생산성 측정 기준을 다룬다. "근무 시간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도 지나치다. only가 중요하다. 글쓴이는 근무 시간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 근무 시간이 아무 의미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
전제 문제에서는 only, should not, must, need to 같은 표현을 잘 보아야 한다. 이런 표현들은 글쓴이가 무엇을 문제로 보고 무엇을 바꾸려 하는지 보여 준다.
실전 연습 4: 근거보다 멀리 간 선택지 피하기
다음 지문을 읽고, 가장 타당한 추론을 골라 보자.
A small bookstore in the neighborhood recently began hosting weekly reading nights. The events do not bring in much direct profit, but they have attracted people who had rarely visited the store before.
선택지:
A. The bookstore is likely using the events to build a stronger connection with the community.
B. The bookstore will soon become the most profitable shop in the neighborhood.
C. People in the neighborhood no longer buy books online.
D. The bookstore started the events because it was about to close.
정답은 A다. 행사 자체가 큰 직접 이익을 내지는 않지만, 이전에 거의 오지 않던 사람들을 끌어들였다고 했다. 따라서 이 행사가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
B는 profitable이라는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갔다. C는 온라인 구매에 대한 정보가 없으므로 근거가 없다. D는 폐업 위기라는 내용이 없다. 이처럼 오답은 대개 본문에 있는 단어 하나를 잡아 더 큰 이야기로 부풀린다. 직접 이익이 많지 않다는 말은 폐업 직전이라는 뜻이 아니다.
추론 독해의 핵심 정리
추론 독해는 글의 빈 공간을 읽는 기술이다. 그러나 그 빈 공간은 아무렇게나 채우는 공백이 아니다. 본문이 이미 선을 그어 놓은 공간이다. 우리는 그 선 안에서 의미를 완성해야 한다.
이 장에서 기억해야 할 핵심은 분명하다. 추론은 명시된 정보에서 합리적으로 도출되는 의미다. 글쓴이의 태도는 평가어, 연결어, 조동사, 부사에서 드러난다. however는 흐름과 태도를 바꾸고, surprisingly는 예상과 다른 결과를 드러내며, unfortunately는 부정적 평가를 보여 준다. should와 need to는 현재 상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담는다.
암시는 표현이 남기는 숨은 의미이고, 전제는 글의 주장이 기대고 있는 배경 생각이다. 이 둘을 구분하면 글쓴이가 직접 말하지 않은 부분까지 더 정확히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추론 문제의 정답은 언제나 근거 문장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본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선택지는 정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근거보다 멀리 달아난 선택지는 아무리 그럴듯해도 오답이다.
영어 독해에서 깊이 읽는다는 것은 더 많이 상상한다는 뜻이 아니다. 더 정확하게 연결한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는 문장과 문단의 표면을 넘어, 글이 조용히 기대고 있는 생각까지 읽을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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