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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좋은 AlphaFold 예측은 GPU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멋진 3D 그림에서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시작점은 훨씬 작고 조용합니다. 바로 한 줄의 아미노산 서열입니다.

AlphaFold는 "이 단백질의 구조를 알려줘"라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가 아니라,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아미노산 문자열이 접히면 어떤 3차원 모양이 될 가능성이 높은가?"에 답하는 도구입니다. 그러므로 입력 서열이 틀리면, 아무리 최신 모델을 쓰고 옵션을 정교하게 조정해도 결과는 처음부터 다른 문제의 답이 됩니다. 사람 이름이 같다고 같은 사람이 아니듯, 단백질 이름이 같다고 같은 서열도 아닙니다.

이 장에서는 UniProt에서 올바른 단백질 서열을 찾고, AlphaFold에 넣을 수 있는 깨끗한 입력으로 정리하는 방법을 다룹니다. 핵심은 단순합니다. 단백질명을 믿지 말고, accession과 서열 자체를 확인해야 합니다.

서열을 찾고 입력을 준비하는 법

단백질명보다 accession을 먼저 보자

UniProt에서 단백질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백질 이름입니다. 예를 들어 "kinase", "p53", "hemoglobin", "GFP" 같은 이름은 익숙하고 편합니다. 하지만 이름은 생각보다 위험한 안내판입니다. 같은 단백질명이 여러 생물종에서 쓰이기도 하고, 유전자명과 단백질명이 섞여 검색되기도 하며, 오래된 별칭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AlphaFold 입력용 서열을 고를 때는 다음 순서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1. 내가 원하는 생물종의 단백질인가?

  2. UniProt accession이 정확한가?

  3. reviewed, 즉 Swiss-Prot 항목인가, 아니면 자동 주석 TrEMBL 항목인가?

  4. canonical sequence를 쓸 것인가, 특정 isoform을 쓸 것인가?

  5. fragment, precursor, signal peptide, propeptide 같은 표기가 있는가?

  6. 실제로 내려받은 FASTA 서열이 내가 예측하려는 생물학적 형태와 맞는가?

UniProt accession은 단백질 항목을 가리키는 안정적인 식별자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단백질을 논문에서 "human p53"이라고 부르는 대신 P04637처럼 accession으로 적으면 훨씬 덜 헷갈립니다. 단백질명은 바뀌거나 중복될 수 있지만, accession은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특정 항목을 가리키는 손잡이 역할을 합니다.

UniProt 항목에는 Reviewed와 Unreviewed가 있습니다. Reviewed 항목은 흔히 Swiss-Prot이라고 부르며, 사람이 검토하고 정리한 주석이 붙어 있습니다. Unreviewed 항목은 TrEMBL에 해당하며, 자동으로 생성된 주석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Unreviewed가 항상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새로 발견된 단백질이나 비모델 생물종 단백질은 Unreviewed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같은 이름의 후보가 여럿이라면, 보통은 reviewed 항목을 먼저 검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검토된 항목을 찾았다"가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항목의 organism, taxonomy, gene name, protein existence, sequence 길이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특히 사람 단백질을 찾으려 했는데 마우스, 랫, 효모, 세균 동족체를 내려받는 실수는 의외로 흔합니다. AlphaFold는 친절하게 "이건 네가 의도한 생물종이 아닌 것 같은데?"라고 묻지 않습니다. 주어진 문자열을 그대로 구조로 예측할 뿐입니다.

canonical sequence와 isoform 사이에서 선택하기

UniProt 항목 하나가 항상 단백질 하나만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유전자에서 alternative splicing, 다른 번역 시작점, 단백질 가공 차이 등에 의해 여러 isoform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UniProt은 대표 서열을 canonical sequence로 지정하고, 다른 isoform 서열도 함께 제공할 수 있습니다. UniProt 도움말에서도 canonical sequence와 isoform을 구분해 설명하며, isoform 서열은 별도로 FASTA 형식으로 받을 수 있음을 안내합니다.1

canonical sequence는 "가장 기본으로 보여주는 대표 서열"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대표 서열이 항상 내 연구 질문의 정답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질병 변이가 특정 isoform에만 존재하거나, 어떤 조직에서 특정 isoform만 발현된다면 canonical sequence로 구조를 예측해도 해석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체 단백질의 일반적인 도메인 구성을 보고 싶다면 canonical sequence가 좋은 출발점일 수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isoform 차이를 모른 채 결과를 해석하는 경우입니다. 어떤 isoform은 N-말단이 짧고, 어떤 isoform은 특정 도메인이 빠져 있으며, 어떤 isoform은 C-말단 꼬리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AlphaFold 결과에서 "이 영역은 무질서해 보인다"라고 말했는데, 사실 내가 고른 isoform에는 실험에서 관심 있던 결합 부위가 애초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서열을 고를 때는 연구 질문을 먼저 문장으로 써보면 좋습니다. 질문이 "이 단백질의 전체 접힘을 보고 싶다"라면 canonical sequence가 자연스러운 출발점입니다. 질문이 "암 관련 변이가 구조를 어떻게 바꿀까?"라면 변이가 실제로 들어 있는 isoform을 골라야 합니다. 질문이 "두 종 사이에서 보존된 도메인의 차이를 비교하고 싶다"라면 각 종의 ortholog, 즉 공통 조상에서 갈라진 대응 단백질을 정확히 맞춰야 합니다.

다음처럼 간단한 선택 메모를 남겨두면 나중에 결과를 해석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연구 질문우선 선택할 서열메모할 내용
전체 단백질 구조를 보고 싶다UniProt canonical sequenceprecursor 여부, 긴 무질서 영역, 도메인 구성
특정 도메인만 안정적으로 보고 싶다도메인 경계에 맞춰 자른 서열사용한 residue 범위, 자른 이유
질병 변이를 비교하고 싶다변이가 포함된 isoform 서열변이 위치 번호 체계, 기준 서열
종간 구조 차이를 보고 싶다각 종의 ortholog 서열organism, taxonomy ID, accession
실험에 쓴 construct와 맞추고 싶다실험 construct 서열태그, linker, 절단 부위, 돌연변이

이 표는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가 무엇을 예측했는지 미래의 나에게 설명하는 문서"입니다. AlphaFold 예측은 몇 분에서 몇 시간이면 끝나지만, 잘못된 isoform으로 만든 결과를 발견하는 데는 몇 주가 걸릴 수 있습니다.

precursor, signal peptide, fragment 표기를 가볍게 넘기지 말자

UniProt에서 서열을 내려받기 전에 반드시 Sequence와 Features 영역을 살펴보세요. 특히 다음 단어들이 보이면 잠시 멈춰야 합니다.

  • Precursor

  • Signal peptide

  • Propeptide

  • Transit peptide

  • Transmembrane

  • Fragment

  • Low complexity

  • Coiled coil

  • Disordered

Precursor는 단백질이 처음 번역될 때의 전구체 형태를 뜻합니다. 분비 단백질이나 막 단백질은 N-말단에 signal peptide를 달고 만들어진 뒤, 세포 내 이동 과정에서 이 부분이 잘려 성숙 단백질이 됩니다. UniProt의 canonical sequence는 이런 전구체 서열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알고 싶은 구조가 세포 밖으로 분비된 성숙 단백질이라면 signal peptide를 포함한 전체 precursor를 그대로 예측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Fragment 표기도 중요합니다. Fragment는 전체 단백질이 아니라 일부 서열만 알려진 항목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측 자체는 가능하지만, "전체 단백질 구조"라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동 주석된 단백질을 다룰 때는 fragment 항목이 섞여 들어오기 쉽습니다.

막관통구간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AlphaFold는 막 자체를 명시적으로 넣지 않고 단백질 서열만으로 예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막 단백질의 막관통 나선은 비교적 잘 예측될 수 있지만, 막 안팎의 loop나 복합체 조립 상태는 상황에 따라 해석이 까다롭습니다. 예측 전에 "이 단백질은 soluble protein인가, membrane protein인가?"를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그림을 잘못 읽을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새로 예측하기 전에 AlphaFold DB부터 확인하기

서열을 찾았다면 곧바로 ColabFold나 AlphaFold Server에 넣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AlphaFold DB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AlphaFold DB는 UniProt을 폭넓게 기반으로 한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 예측을 공개하고 있습니다.2 이미 동일 accession에 대한 구조가 있다면, 새 계산을 하기 전에 그 모델을 먼저 보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길입니다.

확인 방법은 단순합니다. AlphaFold DB 검색창에 UniProt accession을 넣습니다. 단백질명보다 accession으로 검색해야 실수가 적습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명이 흔한 효소라면 여러 종의 비슷한 항목이 쏟아질 수 있지만, accession은 특정 UniProt 항목을 바로 가리킵니다.

다만 AlphaFold DB 모델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내 입력과 같다고 보면 안 됩니다. AlphaFold DB의 파일 이름은 보통 AF-[UniProt accession]-F[fragment number] 형태를 사용하며, 데이터셋에는 각 entry의 UniProt accession, residue 범위, AlphaFold DB identifier 등을 담은 목록과 전체 예측 서열 FASTA도 제공됩니다.3 즉, 모델이 어떤 accession과 어떤 residue 범위를 기준으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해야 할 일은 "서열 대조"입니다. 내가 UniProt에서 내려받은 서열과 AlphaFold DB 모델의 서열이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accession이라도 UniProt 서열이 갱신되었거나, isoform이 다르거나, 긴 단백질이 fragment로 나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매우 긴 단백질은 전체 구조 하나가 아니라 겹치는 조각 모델로 제공될 수 있습니다. AlphaFold DB 다운로드 안내에는 2700개 아미노산보다 긴 단백질의 경우 1400개 아미노산 길이의 겹치는 fragment가 제공될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4

이 말은 중요합니다. 내가 보고 있는 모델이 단백질 전체인지, 일부 조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5000개 아미노산짜리 거대 단백질의 F1 fragment만 열어놓고 "C-말단 도메인이 없다"고 말하면 안 됩니다.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조각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UniProt과 AlphaFold DB는 살아 있는 데이터베이스다

데이터베이스는 책장에 꽂힌 인쇄본이 아닙니다. 계속 바뀌는 살아 있는 지도에 가깝습니다. UniProt 서열은 새 증거가 추가되면 수정될 수 있고, annotation도 업데이트됩니다. AlphaFold DB 역시 새 서열과 새 기능을 반영하며 확장됩니다. 최근 AlphaFold DB 관련 보고에서는 새로 생성된 MSA와 isoform-specific prediction 확대가 언급되었고,5 AlphaSync 같은 보완 자원은 UniProt 변화와 구조 모델을 맞추는 일이 왜 중요한지 보여줍니다.6

따라서 논문, 보고서, 실험노트에 "AlphaFold로 예측했다"라고만 쓰면 재현성이 부족합니다. 최소한 다음 정보는 남겨야 합니다.

  • 데이터베이스 이름: UniProt, AlphaFold DB, AlphaSync 등

  • UniProt accession: 예를 들어 P04637

  • isoform ID: 예를 들어 P04637-1, P04637-2처럼 구분되는 경우

  • sequence version 또는 다운로드 날짜

  • 사용한 residue 범위: 예를 들어 45–312

  • 서열 수정 여부: signal peptide 제거, 변이 도입, tag 추가, domain construct 등

  • 예측 도구와 버전: ColabFold, AlphaFold Server, AlphaFold 2 local, AlphaFold 3 local 등

특히 sequence version 또는 다운로드 날짜는 사소해 보이지만 중요합니다. 오늘 내려받은 서열과 1년 뒤 내려받은 서열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떤 문자열을 넣었는가?"를 남기지 않으면, 같은 accession으로 다시 예측해도 완전히 같은 입력을 재현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metadata.tsv 같은 작은 표를 하나 만들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sample_iddatabaseaccessionisoformresiduessequence_source_datemodificationnote
TP53_fullUniProtP04637canonical1-3932026-05-11nonehuman TP53 full-length
ProteinX_domainUniProtQxxxxisoform 2120-3482026-05-11signal peptide removedcatalytic domain only
ComplexA_chainBlab constructcustomNA1-2102026-05-11His-tag removedconstruct used in assay

이 표는 나중에 구조 그림, FASTA 파일, 결과 폴더를 서로 연결해주는 지도 역할을 합니다.

FASTA 파일은 단순하지만 엄격하다

AlphaFold 입력의 가장 기본 형태는 FASTA입니다. FASTA는 >로 시작하는 헤더 줄과, 그 아래의 서열 줄로 이루어진 간단한 형식입니다.

>my_protein
MEEPQSDPSVEPPLSQETFSDLWKLLPENNVLSPLPSQAMDDLMLSPDDIEQWFTEDPGP

보기에는 간단하지만, 실제 오류의 상당수는 이 단계에서 생깁니다. 복사해 붙여넣는 과정에서 공백이 들어가거나, PDF에서 줄 번호가 딸려 오거나, stop codon *가 남아 있거나, 소문자와 특수문자가 섞이는 식입니다. AlphaFold Server 안내에서도 단백질 입력에는 표준 one-letter amino acid sequence를 사용하며, B, J, O, U, X, Z 같은 비표준 코드는 지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7

AlphaFold 입력용 FASTA를 만들 때는 원본과 입력본을 분리해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본 FASTA는 UniProt에서 받은 그대로 저장하고, 입력본은 예측 목적에 맞게 정리한 파일로 따로 둡니다. 그래야 나중에 "내가 어디를 잘랐는지", "어떤 문자를 바꿨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 FASTA는 사람이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입력으로는 좋지 않습니다.

>sp|P00000|EXAMPLE_HUMAN Example protein OS=Homo sapiens
1 MEEPQSDPSV EPPLSQETFS DLWKLLPENN 30
31 VLSPLPSQAM DDLMLSPDDI EQWFTEDPGP 60
*

여기에는 숫자, 공백, stop codon 표시가 섞여 있습니다. 입력용으로는 다음처럼 정리해야 합니다.

>EXAMPLE_HUMAN_P00000_res1-60
MEEPQSDPSVEPPLSQETFSDLWKLLPENNVLSPLPSQAMDDLMLSPDDIEQWFTEDPGP

헤더는 짧고 안전하게 쓰는 편이 좋습니다. 공백, 괄호, 슬래시, 콜론 같은 문자는 도구나 운영체제에 따라 파일명·결과 폴더명 처리에서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헤더에 모든 설명을 우겨 넣기보다, 자세한 정보는 metadata 파일에 따로 적는 편이 깔끔합니다.

입력 직전에는 다음 항목을 확인하세요.

  • 서열에 공백, 숫자, 탭, 특수문자, *가 없는가?

  • 아미노산 문자가 표준 20종 ACDEFGHIKLMNPQRSTVWY로만 구성되어 있는가?

  • 소문자를 대문자로 바꾸었는가?

  • 헤더 줄은 >로 시작하고, 서열 줄과 섞이지 않았는가?

  • 여러 사슬을 넣는 경우 각 사슬이 별도의 FASTA entry로 분리되어 있는가?

  • 내가 예측하려는 construct와 residue 범위가 일치하는가?

여기서 U는 selenocysteine, O는 pyrrolysine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생물학적으로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용하는 AlphaFold 도구가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넣을 수 없습니다. 임의로 C나 K로 바꾸는 일은 구조 해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근거와 변경 내용을 기록해야 합니다.

입력에는 필요한 사슬만 남긴다

UniProt FASTA 헤더에는 많은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sp|, accession, entry name, protein name, organism, gene name, protein existence, sequence version 같은 내용이 한 줄에 길게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정보는 출처 기록에는 유용하지만, 예측 입력에서는 오히려 복잡성을 늘릴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원본 FASTA와 정리된 입력 FASTA를 나누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project/
  raw_sequences/
    P04637_uniprot_2026-05-11.fasta
  input_fastas/
    TP53_P04637_canonical.fasta
  metadata/
    sequence_metadata.tsv

raw_sequences에는 다운로드한 원본을 그대로 둡니다. input_fastas에는 AlphaFold에 넣을 서열만 둡니다. metadata에는 accession, isoform, residue 범위, 수정 사항을 적습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결과를 다시 확인할 때 "입력 파일이 원본이었나, 가공본이었나?"를 두고 추리 게임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단일 단백질을 예측한다면 FASTA entry 하나면 충분합니다. 복합체를 예측한다면 각 사슬을 별도의 entry로 넣어야 합니다. 같은 단백질이 두 개 들어가는 homodimer라면 도구에 따라 같은 서열을 두 번 넣거나 copy 수를 지정합니다. AlphaFold Server는 여러 단백질 서열이 담긴 FASTA를 붙여 넣으면 여러 entity로 인식할 수 있고, 같은 entity가 여러 copy로 존재하는 경우 copy 수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8

예를 들어 heterodimer를 준비한다면 다음처럼 사슬을 분리합니다.

>chainA_ProteinA
MSTNPKPQRKTKRNTNRRPQDVKFPGGGQIVGGVYLLPRRGPRLGVRATRKTSERSQPR
>chainB_ProteinB
GSHMASMTGGQQMGRDLYDDDDKDRWGSMADQLTEEQIAEFKEAFSLFDKDGDGTITTK

여기서 주의할 점은 tag와 linker입니다. 실험 construct에는 His-tag, GST-tag, FLAG-tag, TEV cleavage site, flexible linker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구조 예측 목적이 "세포 안의 자연 단백질"이라면 이런 tag를 제거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험에서 실제로 사용한 construct의 구조적 영향을 보고 싶다면 tag를 포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왜 포함했는지" 또는 "왜 제거했는지"를 기록해야 합니다.

여러 isoform, 변이체, 종 동족체 중 무엇을 고를까

서열 선택은 정답 맞히기 문제가 아니라 연구 질문에 맞춘 설계입니다. 같은 유전자라도 질문에 따라 다른 서열이 필요합니다.

질병 변이를 다룰 때는 기준 서열이 특히 중요합니다. 변이 표기 R175H는 "175번 arginine이 histidine으로 바뀐다"는 뜻이지만, 175번이라는 숫자는 기준 서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signal peptide를 제거한 성숙 단백질 번호와 precursor 번호가 다를 수도 있고, isoform마다 위치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변이 구조를 예측하기 전에 변이 위치가 내가 사용하는 FASTA의 몇 번째 residue인지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종간 비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단백질과 마우스 단백질을 비교한다고 할 때, 단순히 이름이 비슷한 항목을 고르면 paralog, 즉 같은 종 안에서 유전자 중복으로 생긴 비슷한 단백질을 잘못 고를 수 있습니다. ortholog인지 확인하려면 UniProt의 taxonomy, gene name, cross-reference, 계통 정보 등을 함께 봐야 합니다.

특정 도메인만 예측할 때는 도메인 경계를 신중히 잡아야 합니다. 너무 짧게 자르면 접힘에 필요한 helix나 strand 일부가 빠져 구조가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너무 길게 남기면 양쪽의 무질서 꼬리가 예측 시간을 늘리고 결과 해석을 흐릴 수 있습니다. 도메인 경계는 UniProt feature, Pfam, InterPro, 실험 construct, 논문 정보를 함께 참고해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가장 좋은 습관은 "선택하지 않은 서열"도 메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isoform 1을 선택했다면 isoform 2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 줄이라도 적어둡니다.

선택: isoform 1, residues 1-612
제외: isoform 2는 residues 301-348 구간이 결실되어 catalytic loop 비교에 부적합
이유: 문헌에서 사용한 항체와 변이 번호가 isoform 1 기준임

이런 메모는 나중에 결과가 예상과 다를 때 큰 단서가 됩니다. 구조 예측에서 이상한 결과가 나왔을 때 원인은 모델이 아니라 서열 선택일 때가 많습니다.

긴 단백질은 먼저 지도를 그린다

긴 단백질을 AlphaFold에 통째로 넣는 것은 매력적입니다. 버튼 한 번으로 전체 구조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긴 단백질일수록 예측은 어려워지고, 결과 해석도 복잡해집니다. 특히 여러 도메인이 flexible linker로 연결된 단백질은 각 도메인의 국소 구조는 그럴듯해도 도메인 간 상대 배치는 불확실할 수 있습니다.

입력 전에 단백질 지도를 먼저 그려보세요. 꼭 예쁜 그림일 필요는 없습니다. 표 하나면 충분합니다.

구간residue 범위특징입력 전략
Signal peptide1-24분비 경로로 보내는 신호성숙 단백질 예측에서는 제거 고려
Domain 145-180안정한 접힘 예상단독 예측 가능
Low-complexity linker181-230유연한 연결부낮은 pLDDT 예상, 해석 주의
Domain 2231-420ligand-binding domain관심 부위라면 포함
C-terminal tail421-510무질서 가능목적에 따라 제거 가능

이 표는 나중에 pLDDT와 PAE를 읽을 때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linker의 pLDDT가 낮게 나온다면 예측 실패가 아니라 실제로 유연한 구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안정한 도메인 중심부의 pLDDT가 낮다면 서열 경계, MSA 품질, isoform 선택, domain construct 설계를 다시 봐야 합니다.

긴 단백질을 자를 때는 residue 번호를 반드시 명확히 기록해야 합니다. domain.fasta처럼 모호한 이름 대신 ProteinX_P12345_res45-420.fasta처럼 범위를 포함한 파일명을 쓰면 실수가 줄어듭니다. 단, 파일명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관리가 불편하므로 자세한 설명은 metadata에 넘기는 편이 좋습니다.

복합체 입력은 사슬 목록부터 만든다

복합체 예측에서는 서열 하나를 잘 고르는 것만으로 부족합니다. 어떤 사슬이 몇 개 들어가는지, 같은 사슬인지 다른 사슬인지, 입력 순서를 어떻게 둘지 미리 정리해야 합니다. 복합체 예측에서 흔한 실수는 homodimer를 monomer로 넣거나, heterotetramer의 copy 수를 잘못 지정하거나, 같은 단백질의 isoform을 사슬마다 다르게 섞어 넣는 것입니다.

복합체 입력 전에는 다음 표를 먼저 만드세요.

chain labelprotein/entityaccession 또는 출처isoformresidue 범위copy 수비고
AProtein APxxxxxcanonical1-3202homodimeric core
BProtein BQxxxxxisoform 245-2101binding partner
CDNAcustomNA24 nt2double-stranded DNA
LATPCCD: ATPNANA1ligand, AF3에서 사용

AlphaFold 2 계열의 multimer 예측에서는 주로 단백질 사슬 조합을 다룹니다. AlphaFold 3 계열에서는 단백질뿐 아니라 DNA, RNA, ligand, ion, 일부 modification까지 입력할 수 있으므로 입력 설계가 더 중요해집니다. 로컬 AlphaFold 3는 JSON 입력을 사용하며, GitHub 예시에서도 protein entity의 id, sequence, modelSeeds, dialect, version 같은 정보를 담은 JSON 형식을 보여줍니다.9 이 책의 뒤쪽 장에서 JSON 형식은 따로 자세히 다루겠지만, 지금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JSON을 만들기 전에 사슬 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복합체에서는 순서도 관리 대상입니다. 많은 도구가 입력 순서를 결과 파일의 chain ID 또는 entity 순서와 연결합니다. 나중에 구조를 열었을 때 chain A가 무엇인지 헷갈리지 않으려면, 입력 FASTA의 헤더와 사슬 표의 label을 일치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처럼 준비할 수 있습니다.

>A_ProteinA_Pxxxxx_res1-320_copy1
MNN...
>A_ProteinA_Pxxxxx_res1-320_copy2
MNN...
>B_ProteinB_Qxxxxx_res45-210
GAT...

도구가 copy 수를 따로 지정하는 방식이라면 같은 서열을 반복하지 않고 copy number를 입력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최종 결과를 해석할 사람이 "이 사슬이 무엇인지" 즉시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입력 전 마지막 10분 점검

AlphaFold 예측을 실행하기 전 10분만 더 쓰면, 며칠짜리 삽질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음 질문에 모두 답할 수 있으면 입력 준비가 잘 된 것입니다.

  1. 이 서열의 출처 database와 accession을 알고 있는가?

  2. organism과 taxonomy가 내 연구 대상과 맞는가?

  3. canonical sequence인지 isoform인지 명확한가?

  4. precursor, signal peptide, fragment 여부를 확인했는가?

  5. 성숙 단백질, 도메인 construct, full-length 중 무엇을 예측하는지 정했는가?

  6. AlphaFold DB에 같은 accession의 기존 모델이 있는지 확인했는가?

  7. 기존 모델이 있다면 내가 쓰는 서열과 같은지 대조했는가?

  8. FASTA에서 공백, 숫자, 특수문자, 비표준 문자를 제거했는가?

  9. 복합체라면 각 사슬의 순서와 copy 수를 표로 정리했는가?

  10. sequence version 또는 다운로드 날짜를 기록했는가?

이 점검은 형식적인 행정 절차가 아닙니다. AlphaFold의 출력은 매우 그럴듯하게 생겼기 때문에, 입력이 틀렸다는 사실을 결과 그림만 보고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잘못된 서열로 만든 구조도 예쁘게 접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작은 서열 파일 하나가 전체 해석을 결정한다

AlphaFold를 처음 쓰는 사람은 보통 실행 버튼과 결과 그림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알게 됩니다. 구조 예측의 성패는 실행 전, 서열을 고르는 순간에 상당 부분 결정됩니다.

좋은 입력 파일은 단순히 오류 없이 돌아가는 파일이 아닙니다. 좋은 입력 파일은 연구 질문과 일치하는 파일입니다. UniProt accession이 명확하고, isoform 선택 이유가 있고, residue 범위가 기록되어 있으며, FASTA가 깨끗하고, 복합체 사슬 정보가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준비된 입력은 예측 결과를 해석할 때도 힘을 발휘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새 예측을 실행하기 전에 이미 계산되어 공개된 구조를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AlphaFold DB에서 모델을 찾고, 다운로드하고, 내 서열과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은 "예측을 잘하는 법"만큼이나 중요한 "예측을 굳이 다시 하지 않는 법"입니다.

참고

1UniProt canonical sequence and isoforms help

2AlphaFold Protein Structure Database

3AlphaFold DB dataset README

4AlphaFold DB downloads

5AlphaFold Protein Structure Database 2025: redesigned interface and updated data

6AlphaSync is an enhanced AlphaFold structure database synchronized with UniProt

7EBI AlphaFold Server step-by-step input guide

8AlphaFold Server guides

9Google DeepMind AlphaFold 3 GitHub repository

책 목록

AlphaFold 실전 사용법: 서열 준비부터 구조 해석, AlphaFold 3와 재현 가능한 보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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