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률은 높고, 프로토콜 이름도 익숙하며, 대시보드에는 TVL과 APY가 깔끔하게 표시됩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실제로 떠안는 위험은 화면 밖에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자산이 체인을 건너가는 순간, 핵심은 "이 토큰이 무엇으로 담보되는가"보다 "누가 그 이동이 진짜라고 확인하는가"가 됩니다.
Kelp DAO의 rsETH 브리지에서 약 2억9천만 달러 규모 손실이 발생한 사건은 이 blind spot을 드러냈습니다. LayerZero는 공격자가 자사 DVN이 의존하던 RPC 인프라를 오염시키고, 깨끗한 RPC에는 DDoS를 걸어 잘못된 메시지가 검증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1 이후 LayerZero는 단일 검증자 설정을 허용한 대응이 부적절했다며 사과했고, The Block은 Dune 분석을 인용해 당시 LayerZero OApp의 약 47%가 같은 기본형 1/1 설정을 사용했다고 전했습니다.2
위험은 Kelp의 토큰이 아니라 '검증 경로'에 있었다
많은 사용자는 예치 전 TVL, 감사 보고서, 브랜드, 담보 자산을 확인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은 rsETH 자체의 스테이킹 로직이 아니라, 체인 간 메시지를 승인하는 경로였습니다.
Kelp의 rsETH 브리지는 LayerZero의 DVN 하나만으로 메시지를 승인하는 1-of-1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단 하나의 검증 경로가 잘못된 메시지를 "정상"으로 판단하면, 온체인 계약은 그 판단을 그대로 실행합니다. 스마트컨트랙트가 규칙대로 움직였더라도, 들어온 전제가 틀리면 결과는 틀립니다.
LayerZero는 처음에는 Kelp의 설정 문제를 강조했지만, 이후 "고가치 거래에 자사 DVN이 1/1로 쓰이도록 둔 것"을 실수로 인정했습니다. 동시에 자사 DVN이 앞으로 1/1 구성을 지원하지 않고, 가능한 경로는 5/5, 최소 3/3 구조로 옮기겠다고 밝혔습니다.3
실무적 함의는 분명합니다. "유명 인프라를 쓴다"는 말은 충분한 답이 아닙니다. 어떤 검증자들이, 몇 명의 동의로, 어떤 RPC와 운영 환경을 통해 메시지를 확인하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예치 전 물어야 할 다섯 가지 질문
크로스체인 LST, LRT, 래핑 자산, 리스테이킹 상품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음 질문이 필요합니다.
메시지 검증에 필요한 DVN·검증자 수는 몇 개인가?
그 검증자들은 서로 다른 조직과 인프라를 쓰는가?
기본 설정이 단일 검증자인가, 다중 검증자인가?
비정상적으로 큰 전송을 막는 한도나 지연 장치가 있는가?
브리지 실패 시 담보 부족은 누가, 어떤 순서로 부담하는가?
Hypernative의 분석은 이번 사건에서 116,500 rsETH가 한 번에 빠져나갔고, 해당 전송 규모가 과거 일반적인 흐름과 크게 달랐음에도 별도 한도나 공급량 검증 장치가 없었다고 지적합니다.4 이는 다중 검증자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검증, 한도, 모니터링, 긴급 정지 장치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높은 APY는 종종 '인프라 위험 수당'이다
네이티브 스테이킹은 주로 검증자·슬래싱 위험을 집니다. LST는 여기에 발행자와 유동성 위험이 붙습니다. 리스테이킹은 AVS나 EigenLayer 계층의 위험을 더합니다. 여기에 크로스체인 래핑이 붙으면 브리지, DVN, RPC, 오라클, 대상 체인의 실행 위험까지 추가됩니다.
즉 APY가 높아 보인다면 단순히 "시장 기회"가 아니라 "더 많은 실패 지점에 대한 보상"일 수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lending 시장으로도 번졌습니다. 공격자는 탈취한 rsETH를 Aave 등에 담보로 넣고 WETH를 빌렸고, 이후 여러 대출 프로토콜이 rsETH 관련 시장을 동결했습니다.5 사용자가 한 상품에 예치했다고 생각해도 실제 노출은 브리지, 대출시장, 청산 유동성, 담보 가격까지 이어집니다.
새 기준: 프로토콜이 아니라 의존성 지도를 보라
이 사건의 교훈은 "LayerZero를 쓰지 말라"거나 "Chainlink CCIP면 안전하다"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반론도 가능합니다. 모듈형 보안은 앱마다 위험 수준에 맞게 보안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모든 경로에 과도한 검증을 요구하면 비용과 지연이 늘고, 작은 앱의 실험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선택권이 있을 때 기본값이 무엇이냐입니다. 사용자는 대개 기본값을 신뢰합니다. 개발자도 빠른 배포 과정에서 문서와 샘플 설정을 따릅니다. 그래서 크로스체인 인프라의 기본 설정은 제품 UX가 아니라 보안 정책입니다.
앞으로 DeFi 포지션은 단일 프로토콜이 아니라 의존성 그래프로 봐야 합니다. 브리지, 검증자, RPC, 오라클, 대출시장, 멀티시그, 거버넌스 권한을 이어 그려보면 APY의 실제 가격이 보입니다.
크로스체인 수익 상품을 쓰는 사용자, LST·LRT를 담보로 받는 대출 프로토콜, 여러 체인에 토큰을 배포하는 팀은 이번 사건을 남의 사고로 보면 안 됩니다. 다음에 확인할 것은 "감사받았는가"가 아니라 "단 하나의 관찰자가 틀렸을 때 얼마나 잃는가"입니다.
참고
1KelpDAO Incident Statement | LayerZero
3LayerZero says it 'made a mistake' in $292 Million Kelp exploit
4The KelpDAO Observation-Layer Exploit: $291M Released on a Message That Never Existed
5Kelp DAO Loses $292M in Largest DeFi Exploit of 2026, LayerZero Attributes Attack to Lazarus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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