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untu 설치는 컴퓨터에 새 가구를 들이는 일과 비슷합니다. 가구 자체는 멋지지만, 방 치수를 재지 않고 들이면 문에 걸리고, 기존 물건을 치우지 않으면 어디엔가 흠집이 납니다. 운영체제 설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설치 프로그램에서 누르는 버튼은 몇 개 되지 않지만, 그 전에 어떤 방식으로 설치할지, 내 파일은 안전한지, USB는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작은 실수가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장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설치 실패와 데이터 손실은 대부분 준비 단계에서 예방할 수 있습니다. Ubuntu를 잘 설치하는 사람은 설치 화면에서 특별한 비법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설치 전에 돌아갈 길을 만들어 둔 사람입니다.

먼저 결정할 것: Ubuntu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까
Ubuntu를 설치한다고 해서 반드시 Windows를 지우고 컴퓨터 전체를 Ubuntu로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Ubuntu를 만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노트북 전체를 Ubuntu로 쓰는 방법도 있고, Windows는 그대로 두고 필요할 때만 Ubuntu를 켜는 방법도 있습니다. 개발 공부가 목적이라면 Windows 안에서 Ubuntu 터미널을 사용하는 WSL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Microsoft는 WSL을 전통적인 가상 머신이나 듀얼 부팅 없이 Windows에서 GNU/Linux 환경과 명령줄 도구를 실행하는 기능으로 설명합니다.1
선택 기준은 "멋져 보이는가"가 아니라 "내 목적에 맞는가"입니다. 웹 서핑, 문서 작업, 개발, 서버 실습, 오래된 노트북 되살리기, Windows 게임과 병행 사용은 각각 알맞은 방식이 다릅니다.
| 방식 | 기존 데이터 보존 | 성능 | 하드웨어 직접 사용 | 복구 난이도 | 추천 상황 |
|---|---|---|---|---|---|
| 단독 설치 | 기존 디스크를 지우면 데이터가 사라짐 | 가장 좋음 | 거의 직접 사용 | 백업이 없으면 어려움 | Ubuntu를 주 운영체제로 쓸 때, 빈 PC나 실습용 PC가 있을 때 |
| Windows와 듀얼 부팅 | 설정을 잘하면 Windows와 파일을 보존 가능 | 거의 네이티브 성능 | 직접 사용 가능 | 중간 이상, 부팅과 파티션 문제가 얽힐 수 있음 | Windows도 계속 써야 하지만 Ubuntu도 본격적으로 쓰고 싶을 때 |
| 가상 머신 | 기존 운영체제를 건드리지 않음 | 호스트 PC 자원을 나눠 쓰므로 다소 느림 | GPU, USB, 특수 장치 사용에 제한 가능 | 쉬움, 스냅샷과 삭제가 간단함 | 연습, 강의, 테스트, 여러 배포판 비교 |
| WSL | Windows를 그대로 둠 | 명령줄 작업은 가볍고 빠름 | 리눅스 데스크톱과 하드웨어 직접 제어에는 제한 | 매우 쉬움 | 개발 도구, Bash, Git, Python, 서버 명령어 학습 |
단독 설치는 가장 깔끔합니다. 전원을 켜면 바로 Ubuntu가 나오고, 디스크와 메모리를 온전히 Ubuntu가 사용합니다. 대신 기존 Windows와 개인 파일을 지우는 선택을 하기 쉽기 때문에 백업이 필수입니다. 오래된 노트북을 Ubuntu 전용 학습기로 만들거나, 새 SSD에 Ubuntu만 설치할 계획이라면 좋은 선택입니다.
듀얼 부팅은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가장 조심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컴퓨터를 켤 때 Windows와 Ubuntu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니 편리합니다. 하지만 한 디스크를 두 운영체제가 나눠 쓰기 때문에 파티션 공간, BitLocker, 부팅 순서, UEFI 설정이 서로 영향을 줍니다. 준비 없이 진행하면 "Windows는 어디 갔지?" 또는 "Ubuntu가 부팅 메뉴에 안 보이네?" 같은 상황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상 머신은 안전한 연습장입니다. VirtualBox, VMware, Hyper-V 같은 프로그램 안에 Ubuntu를 설치합니다. 실제 디스크 파티션을 건드리지 않으므로 겁내지 않고 이것저것 실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래픽 성능이나 USB 장치 연결은 실제 설치보다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WSL은 Ubuntu 전체 데스크톱을 배우기 위한 완전한 대체재라기보다, Windows에서 Linux 명령줄 환경을 쓰기 위한 실용적인 길입니다. 터미널, Git, Python, Node.js, 서버 개발을 배우려는 사람에게는 매우 좋습니다. 반대로 GNOME 데스크톱, 디스크 파티션, 드라이버, 부팅 구조까지 배우고 싶다면 실제 설치나 가상 머신이 더 적합합니다.
처음 배우는 중이라면 가상 머신이나 WSL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룰 Ubuntu Desktop의 전체 경험, 즉 로그인 화면, 파일 관리자, 소프트웨어 설치, 디스크 관리, 드라이버 설정까지 익히려면 실제 PC 설치나 가상 머신 설치를 기준으로 따라오는 편이 좋습니다.
내 PC가 Ubuntu를 감당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Ubuntu는 꽤 많은 컴퓨터에서 잘 작동합니다. 그렇다고 아무 PC에나 무작정 설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설치 전에는 CPU, 메모리, 저장 공간, 그래픽, 부팅 방식 정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Ubuntu 공식 데스크톱 설치 안내는 Ubuntu Desktop 설치에 최소 25GB 이상의 저장 공간이 있는 PC 또는 노트북과 12GB 이상 권장 USB 플래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안내합니다.2 Ubuntu 커뮤니티 시스템 요구사항 문서는 데스크톱 사용을 위한 권장 최소 사양으로 2GHz 듀얼 코어 프로세서, 4GB RAM, 25GB 저장 공간, 1024×768 이상의 화면 해상도 등을 제시합니다.3
| 항목 | 최소로 생각할 기준 | 편하게 쓰기 위한 권장 기준 |
|---|---|---|
| CPU | 64비트 듀얼 코어급 | 4코어 이상이면 쾌적 |
| 메모리 | 4GB | 8GB 이상 권장 |
| 저장 공간 | 25GB 이상 | 50GB 이상, 개발용이면 100GB 이상도 좋음 |
| 저장 장치 | HDD도 가능 | SSD 권장 |
| 화면 | 1024×768 이상 | Full HD 이상이면 작업이 편함 |
| 설치 USB | 12GB 이상 | 16GB 이상이면 여유로움 |
여기서 중요한 숫자는 저장 공간 25GB입니다. 25GB는 "설치가 가능한 공간"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웹 브라우저 캐시가 쌓이고, 업데이트가 내려오고, 사진과 문서가 늘어나고, 개발 도구까지 설치하면 금방 좁아집니다. 매일 사용할 Ubuntu라면 50GB 이상을 잡는 편이 좋고, Docker, 가상 머신, Android Studio 같은 무거운 개발 도구를 쓸 계획이라면 100GB 이상도 전혀 과하지 않습니다.
Windows에서 내 사양을 확인하려면 설정의 시스템 정보, 작업 관리자의 성능 탭, 디스크 관리 도구를 보면 됩니다. CPU 이름, 메모리 용량, 디스크 종류와 남은 공간을 확인하세요. 이미 다른 Linux를 쓰고 있다면 터미널에서 lscpu, free -h, lsblk 같은 명령으로 비슷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령어가 낯설다면 아직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내 컴퓨터가 어느 정도 체급인지 보는 눈"을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오래된 컴퓨터라면 Ubuntu Desktop 대신 Xubuntu나 Lubuntu 같은 가벼운 Ubuntu 계열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기본 Ubuntu Desktop을 중심으로 설명하지만, 메모리가 4GB에 가깝거나 HDD가 느린 노트북이라면 가벼운 데스크톱 환경이 훨씬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설치 USB는 단순한 저장 장치가 아니다
Ubuntu ISO 파일을 USB에 그냥 복사하면 설치 USB가 되지 않습니다. ISO는 설치 디스크의 "이미지", 즉 디스크 전체 구조를 담은 파일입니다. 이를 USB가 부팅 가능한 형태로 기록해야 합니다. 그래서 Rufus, balenaEtcher, Startup Disk Creator, Ventoy 같은 도구가 필요합니다.
설치 USB를 준비할 때는 12GB 이상 USB를 사용할 수 있지만, 여유 있게 16GB 이상의 USB 3.0 제품을 권장합니다. USB 안의 기존 파일은 삭제될 수 있으므로, 중요한 파일이 있다면 먼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특히 여러 개의 외장 디스크가 연결되어 있다면 잠깐 모두 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설치 USB 제작 도구에서 대상을 잘못 고르면 USB가 아니라 외장 하드나 다른 저장 장치를 덮어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USB를 고를 때는 용량만 보지 말고 상태도 보아야 합니다. 오래된 판촉용 USB, 쓰기 오류가 잦은 USB, 실제 용량이 의심스러운 저가 USB는 설치 중 이상한 오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설치 과정에서 "파일을 읽을 수 없습니다" 같은 메시지가 뜨면 Ubuntu 문제가 아니라 USB 문제일 때도 많습니다.
Ubuntu ISO는 공식 페이지에서 받고, 체크섬으로 확인하기
Ubuntu ISO는 반드시 공식 Ubuntu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받는 습관을 들이세요. 검색 결과 상단에 보이는 아무 사이트에서나 받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운영체제 이미지는 컴퓨터의 가장 깊은 곳에 설치되는 파일입니다. 출처가 불분명하면 설치 후 아무리 조심해도 찜찜함이 남습니다.
다운로드가 끝났다면 체크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크섬은 파일의 지문 같은 것입니다. 같은 ISO라면 같은 체크섬 값이 나와야 합니다. 다운로드 중 파일이 손상되었거나 누군가 변조했다면 체크섬 값이 달라집니다. Ubuntu의 검증 안내는 SHA256SUMS와 SHA256SUMS.gpg 파일을 이용해 다운로드한 이미지의 무결성과 서명을 확인하는 절차를 설명합니다.4
가장 쉬운 단계는 SHA256 값 비교입니다. Ubuntu나 다른 Linux 환경에서는 ISO 파일이 있는 폴더에서 다음처럼 확인할 수 있습니다.
sha256sum ubuntu-24.04-desktop-amd64.iso출력된 긴 문자열을 공식 다운로드 페이지나 SHA256SUMS 파일에 적힌 값과 비교합니다. 파일명이 다르면 여러분이 받은 ISO 이름에 맞게 바꾸면 됩니다. 고급 확인까지 하고 싶다면 SHA256SUMS.gpg 서명을 검증해 체크섬 파일 자체가 Ubuntu에서 온 것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복잡해 보여도 원리는 단순합니다. "내가 받은 ISO가 공식 ISO와 같은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Windows에서는 명령 프롬프트나 PowerShell에서 해시값을 계산한 뒤 공식 값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명령어가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파일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작지 않은지, 다운로드가 중간에 끊기지 않았는지, 브라우저가 경고를 표시하지 않았는지 확인하세요. 그래도 가능하면 체크섬 확인까지 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설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가 났을 때 "ISO가 손상된 건 아닐까?"라는 의심 하나를 줄일 수 있습니다.
USB 제작 도구 고르기
도구 선택은 현재 사용 중인 운영체제와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Ubuntu 공식 설치 안내는 ISO를 USB에 기록하려면 단순 복사가 아니라 별도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Windows, macOS, Linux에서 사용할 수 있는 balenaEtcher를 예로 듭니다.2 Windows 사용자라면 Rufus도 널리 쓰입니다. Ubuntu의 Rufus 안내는 대상 USB 선택과 기록 과정에서 USB 데이터가 삭제된다는 경고를 분명히 보여 줍니다.5 이미 Ubuntu를 사용 중이라면 Startup Disk Creator를 사용할 수 있고, Ubuntu 커뮤니티 문서는 이 도구가 Ubuntu 계열 설치 USB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고 설명합니다.6 여러 ISO를 한 USB에 넣어 다니고 싶다면 Ventoy가 편리합니다. Ventoy는 ISO, WIM, IMG 같은 이미지 파일을 USB에 복사해 두면 부팅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입니다.7
| 도구 | 주 사용 환경 | 장점 | 주의할 점 |
|---|---|---|---|
| Rufus | Windows | 빠르고 옵션이 많음 | 대상 USB를 반드시 확인해야 함 |
| balenaEtcher | Windows, macOS, Linux | 단순하고 직관적 | 기록 후 USB가 일반 파일 탐색기에서 이상해 보일 수 있으나 정상일 수 있음 |
| Startup Disk Creator | Ubuntu | Ubuntu에서 바로 사용하기 좋음 | Ubuntu 계열 ISO에 적합하며 대상 장치를 덮어씀 |
| Ventoy | Windows, Linux | 여러 ISO를 한 USB에 보관 가능 | 처음 Ventoy를 설치할 때 USB가 초기화될 수 있음 |
초보자라면 단일 Ubuntu 설치 USB를 만들 때 balenaEtcher나 Rufus를 추천합니다. 둘 다 "ISO 선택 → USB 선택 → 기록" 흐름이라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쉬운 도구일수록 한 가지를 더 조심해야 합니다. USB 선택 화면에서 드라이브 이름과 용량을 다시 보세요. 16GB USB를 만들려는데 1TB 외장 SSD가 선택되어 있다면 즉시 멈춰야 합니다.
Ventoy는 여러 운영체제 ISO를 자주 다루는 사람에게 훌륭합니다. 예를 들어 Ubuntu, Windows 설치 이미지, 복구 도구 ISO를 하나의 USB에 넣고 다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Ubuntu를 설치하는 단계에서는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 헷갈릴 수 있습니다. 단순함이 필요하다면 Rufus나 balenaEtcher가 더 낫습니다.
USB 기록이 끝난 뒤에는 바로 뽑지 말고 운영체제의 "꺼내기" 또는 "안전하게 제거" 기능을 사용하세요. 쓰기 작업이 끝난 것처럼 보여도 캐시에 남은 데이터가 마저 기록되는 중일 수 있습니다. 안전 제거는 작지만 중요한 습관입니다.
백업: 설치 전 가장 중요한 보험
Ubuntu 설치 준비에서 가장 지루하지만 가장 중요한 작업은 백업입니다. 설치 화면의 "디스크 지우기" 버튼은 농담을 하지 않습니다. 한 번 진행하면 복구가 어렵습니다. 듀얼 부팅을 선택하더라도 파티션 조정 중 전원이 꺼지거나 잘못된 디스크를 선택하면 데이터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백업은 단순히 바탕화면 파일 몇 개를 USB에 복사하는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잃어버리면 곤란한 것들을 기준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문서, 사진, 동영상, 다운로드 폴더의 개인 파일
브라우저 북마크, 저장된 암호, 확장 프로그램 설정
개발 프로젝트, 아직 원격 저장소에 올리지 않은 코드,
.env같은 설정 파일SSH 키, GPG 키, 인증서, VPN 설정 파일
유료 프로그램 라이선스 키, 제품 등록 정보, 설치 파일
2단계 인증 복구 코드, 비밀번호 관리자 복구 키
세금, 계약서, 학교 과제, 회사 자료처럼 다시 구하기 어려운 파일
가장 안전한 방식은 외장 저장장치와 클라우드를 함께 쓰는 것입니다. 외장 SSD에 한 번, 클라우드에 한 번 저장하면 마음이 훨씬 편합니다. 백업 후에는 반드시 열어 보세요. 백업 파일이 실제로 열리는지 확인하지 않은 백업은 반쪽짜리 백업입니다.
듀얼 부팅을 계획한다면 Windows 복구 키와 BitLocker 상태도 확인해야 합니다. Ubuntu 공식 설치 안내는 Windows BitLocker가 켜져 있으면 Ubuntu가 Windows와 함께 안전하게 설치하기 위해 필요한 드라이브 정보를 얻지 못할 수 있으며, 이 경우 Windows에서 BitLocker를 비활성화하라는 안내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2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BitLocker를 만지기 전에 복구 키를 확인하고, Microsoft 계정이나 회사 관리 정책에 묶인 장치인지 알아야 합니다. 회사나 학교에서 지급한 노트북이라면 관리자 허가 없이 듀얼 부팅을 시도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백업의 마지막 단계는 "돌아갈 방법"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Windows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은 Windows 복구 드라이브나 설치 USB를 만들어 두면 좋습니다. Ubuntu만 설치할 계획이라도 기존 운영체제로 돌아갈 수단이 있으면 마음이 훨씬 가볍습니다.
UEFI와 BIOS: 부팅의 문지기 이해하기
컴퓨터 전원을 켜면 운영체제가 바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전에 UEFI 또는 BIOS라는 펌웨어가 먼저 움직입니다. 펌웨어는 어떤 디스크에서 부팅할지, USB 부팅을 허용할지, 보안 부팅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문지기 역할을 합니다.
요즘 PC는 대부분 UEFI 방식을 사용합니다. Windows가 UEFI로 설치되어 있다면 Ubuntu 설치 USB도 UEFI 모드로 부팅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USB가 부팅 메뉴에서 두 개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 하나는 UEFI: USB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그냥 USB 이름일 수 있습니다. 듀얼 부팅을 할 계획이라면 UEFI:가 붙은 항목을 선택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부팅 메뉴 키는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Ubuntu 공식 설치 안내는 F12가 흔하고 Esc, F2, F10도 자주 쓰인다고 설명합니다.2 전원을 켠 직후 로고가 뜰 때 해당 키를 여러 번 누르면 부팅 장치 선택 화면이 나타납니다. 실패해도 당황하지 마세요. 너무 늦게 눌렀거나, 다른 키를 써야 하거나, 빠른 부팅 때문에 화면이 빨리 지나갔을 수 있습니다.
설치 전에 UEFI 설정에서 확인할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팅 모드가 UEFI인지, Legacy 또는 CSM과 섞여 있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USB 부팅이 가능한지, 부팅 메뉴에서 USB를 선택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Secure Boot가 켜져 있는지 기록해 둡니다.
Windows 듀얼 부팅이라면 BitLocker 복구 키를 먼저 확보합니다.
디스크 모드가 Intel RST 또는 RAID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AHCI 전환 절차를 조사합니다.
Ubuntu를 설치할 빈 공간이나 줄일 수 있는 Windows 파티션 여유 공간이 충분한지 확인합니다.
Secure Boot는 이름 그대로 부팅 과정에서 신뢰되지 않은 소프트웨어가 끼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기능입니다. Ubuntu는 많은 환경에서 Secure Boot가 켜진 상태로도 부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무조건 끄기보다 켠 상태로 시도해 보고, 그래픽 드라이버나 부팅 문제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접근이 좋습니다. 설정을 바꾸기 전에는 원래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두세요. 나중에 되돌릴 때 큰 도움이 됩니다.
Intel RST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일부 PC는 저장 장치 모드가 Intel RST로 설정되어 있는데, Ubuntu 설치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Ubuntu 공식 설치 안내도 Intel RST가 사용 중인 일부 PC에서는 BIOS 메뉴에서 RST를 비활성화해야 설치를 계속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2 다만 이 설정은 Windows 부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듀얼 부팅 사용자라면 검색을 통해 자신의 노트북 모델과 Windows 안전 모드 전환 절차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듀얼 부팅을 위한 디스크 공간 만들기
Windows와 Ubuntu를 함께 사용할 계획이라면 Ubuntu가 들어갈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Windows 안에서 디스크 관리 도구를 열고 Windows 파티션을 줄여 "할당되지 않은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Ubuntu 설치 프로그램은 이 빈 공간을 이용해 Ubuntu 파티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는 Windows에서 미리 ext4 파티션을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Windows는 Linux 파일 시스템을 제대로 다루지 못합니다. Windows에서는 파티션을 줄여 빈 공간만 만들어 두고, Ubuntu 설치 프로그램에서 그 공간을 사용하게 하는 편이 단순합니다.
공간은 넉넉하게 잡으세요. 단순 실습이라면 30GB도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을 생각한다면 50GB 이상을 권장합니다. 개발 공부를 하거나 사진, 영상, 가상 머신을 다룰 계획이면 100GB 이상도 고려하세요. 디스크 공간은 책상 넓이와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책상도 괜찮아 보이지만, 노트북, 책, 커피잔, 메모지가 올라가면 금방 좁아집니다.
Windows 쪽에도 여유 공간을 남겨야 합니다. Ubuntu에 공간을 너무 많이 주면 Windows 업데이트가 실패하거나 성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두 운영체제가 모두 숨 쉴 공간을 가져야 듀얼 부팅이 오래 갑니다.
설치 전 최종 체크리스트
설치 USB를 꽂고 재부팅하기 전, 아래 항목을 천천히 확인하세요. 하나씩 체크하다 보면 불안감이 줄어듭니다.
Ubuntu를 단독 설치, 듀얼 부팅, 가상 머신, WSL 중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 결정했다.
PC가 Ubuntu Desktop 기본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저장 공간을 최소 25GB 이상 확보했다.
설치 USB로 사용할 12GB 이상, 가능하면 16GB 이상의 USB를 준비했다.
Ubuntu ISO를 공식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받았다.
가능하면 SHA256 체크섬으로 ISO 무결성을 확인했다.
Rufus, balenaEtcher, Startup Disk Creator, Ventoy 중 내 환경에 맞는 USB 제작 도구를 골랐다.
USB 기록 전에 대상 드라이브가 정확한지 확인했고, USB 안의 파일을 백업했다.
개인 파일, 브라우저 데이터, 개발 프로젝트, 라이선스 키, 인증 키를 백업했다.
듀얼 부팅이라면 BitLocker 상태와 Windows 복구 키를 확인했다.
UEFI 부팅, USB 부팅 메뉴 키, Secure Boot 상태, 디스크 여유 공간을 확인했다.
이제 준비는 끝났습니다. 좋은 설치는 설치 버튼을 누르기 전에 이미 절반 이상 결정됩니다. USB 하나와 백업 하나, 그리고 몇 가지 설정 확인이 여러분의 파일과 시간을 지켜 줍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준비한 USB로 실제 Ubuntu Desktop 설치 화면에 들어가, 언어와 키보드, 디스크 선택, 사용자 계정 설정을 차근차근 진행하게 됩니다.
참고
1Windows Subsystem for Linux Documentation
3Installation/SystemRequirements - Community Help Wiki
4How to verify your Ubuntu download
이 노트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의가 있으시면 에서 알려주세요.
